올 상반기 V3 '울고' 알약 '웃었다'

올 상반기 실적에서 안철수연구소와 이스트소프트가 대조적인 성적표를 제출했다.

국내 보안업체 1위이자 V3를 필두로 안티 바이러스 업계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해온 안철수연구소가 다소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것.

반면 뒤늦게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보안 분야로 뛰어든 이스트소프트는 최근 코스닥 입성과 동시에 쾌속 성장을 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 무료 백신 '알약'은 최근 사용자를 꾸준히 늘리며, 안철수연구소의 'V3'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27일 코리안클릭 조사 등에 따르면, 25일 현재 '알약' 사용자수는 1천50만명으로 V3 턱 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V3 사용자가 1천4백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알약이 개인용 백신 시장을 양분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관련업계는 이스트소프트가 안티 바이러스 업계 후발주자임에도 불구, 무료 백신이라는 강점을 활용해 단시간에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안연구소, 무료 백신 여파로 영업이익 감소

이 같은 시장 상황은 올 상반기 실적에도 반영됐다.

안철수연구소(대표 오석주 www.ahnlab.com)는 올 상반기 매출액 31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24.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전년 동기 62억원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2007년 상반기 매출과 비교해볼 때 매출은 254억원에서 317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62억원에서 54억원으로 줄어, 수익성이 악화됐다.

올 2분기 실적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4억, 24억원으로, 1분기 매출 143억, 영업이익 30억에 비해 영업이익이 줄었다.

또 올 초 온라인보안서비스 '빛자루' 무료화와 최근 V3 백신 엔진 오진 사태 등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무료백신 등의 영향으로 안티 바이러스 분야가 침체 기조를 보인 데다, 상반기 잡혀 있던 네트워크보안 분야 공공 프로젝트가 하반기로 지연되면서 영업익이 감소했다"며 "하지만 지난 4월 출시한 V3 365 클리닉에 대한 반응이 서서히 오고 있어 하반기 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스트소프트, 알약 사업 '청신호'

반면 지난 1일 코스닥에 상장한 이스트소프트는 올 상반기 실적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올 2분기 매출 54억원, 영업이익 25억원으로 전기대비 각 5.77%, 3.77% 증가한 것. 2007년 2분기 매출이 24억원, 영업이익 3억6천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출, 영업이익 모두 월등히 증가했다.

이스트소프트 알약 사업을 담당하는 알툴즈사업본부의 매출도 1, 2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스트소프트 김명섭 팀장은 "무료백신인 알약 개인용의 경우 사용자가 1천 50만명 정도에 이르며, 유료인 기업용 제품은 천개의 고객사를 확보한 상태"라며 "알약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차츰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알툴즈사업본부, 게임산업본부, 스토리지소프트웨어사업본부를 두고 있는 이스트소프트는 알약의 선전 외 게임산업본부의 해외 매출 증가도 실적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료 백신의 등장으로 안티 바이러스 업체의 지형도가 서서히 변모하고 있다"며 "그 여파가 아직 기업용 백신 시장까지 미치지는 않지만, 향후 안티 바이러스 업체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by 100명 2008. 7. 27. 1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