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침체기 이유는?] 3개 투자 - 배급사 진단

대박 기대작
줄줄이 흥행 참패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관객수 등 2년연속 1위에도 총매출액은 감소
 '전년 대비 매출액 3.98% 감소, 당기 순이익 53.94% 감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이하 쇼박스)의 올 2월 공시자료 중 일부 내용이다.

 지난 2002년 영화사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지 불과 3년 만에 CJ와 업계 양강 체제를 구축한 쇼박스는 지난해에도 '관객수, 수익률, 편당 관객수 등 3개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총 28편의 영화를 배급해 56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용은 썩 알차지 못했다.

 '괴물' '미녀는 괴로워' 등이 대박을 터뜨리긴 했지만, '야수' '그 해 여름' '사랑따윈 필요없어' 등 기대작들이 줄줄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총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이 2005년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쇼박스는 시련을 겪고 있는 올해의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정작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어 영화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쇼박스 측은 다만 '올해도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외화 4~5편을 포함, 총 28~30개 영화에 투자-배급할 예정'이라며 '내실 있는 성장을 목표로 삼아 수익률을 높이고,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작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쇼박스는 최근 화제의 블록버스터 '디 워'(감독 심형래, 제작 영구아트무비)와 관련해서도 여러모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쇼박스는 지난해 3월 '디 워'의 국내 배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늦어도 연내로 전세계 동시개봉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디 워'의 개봉일정은 아직도 오리 무중이다. 오히려 지난해 11월 아메리칸필름마켓(AFM) 이후엔 '너무 큰 기대를 하지는 말아달라'며 조심스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

 제작비 규모 공개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4년 전, 최초 기획 당시 150억원 규모였던 '디 워'의 총 제작비는 700억원 이상으로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쇼박스 측은 "뒤늦게 투자 배급에 합류했기 때문에 우리도 정확한 제작비 규모를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 김천홍 기자 flash@sportschosun.com>

 

롯데엔터테인먼트

평균작 수준 흥행…소극적 투자 비난도 받아
 지난해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한국영화 성적표는 '수우미양가' 중 어느 쪽에 가까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지난해 롯데엔터테인먼트가 투자 개봉한 한국영화는 총 12편. '홀리데이'가 전국 관객 약150만, '아랑'이 약112만이다. 평균작 수준이라 할 수 있으나, 이 두 작품이 지난해 롯데엔터테인먼트로선 최고 흥행작이다.

 2005년 개봉한 'B형 남자친구'가 약150만, '미스터 소크라테스'가 약126만, '몽정기2'가 약118만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그동안의 부진을 털기 위한 노력이 무위에 그친 셈이다. 이른바 세간에 화제가 될 만한 대박 작품이 없으니, 한국영화로는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올해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영화 투자를 시작한 이후 최고 블록버스터라 할 수 있는 송강호 주연의 '우아한 세계'가 최근 개봉됐기 때문이다.

 '우아한 세계'를 통해 한국영화 투자의 파워 지형을 바꿔놓고자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이후 한국영화 11편 정도를 관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개봉을 기다리는 작품은 6월 관객들과 만나는 '사랑방선수와 어머니'를 비롯해 '가면', '마이 파더' 등이 있다.

 그러나 정작 충무로에선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돌 다리도 두드려 보는 식'의 소극적 투자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도 그럴 게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올해 한국영화 개봉 편수는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실제 투자가 확정된 작품은 7편 정도. 나머지 4편은 검토 중이다. 계획대로 11편의 한국영화가 개봉될 지도 미지수다. 상황에 따라 투자 폭이 더욱 축소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과 관련,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한국영화 투자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요즘 한국영화 투자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비용절감을 위해 지출 금액을 줄이고 프린트 필름 비용을 아끼는 등의 자구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CJ엔터테인먼트

대작들 참패`쇼크'… 스타감독들 동원 반등노려
 '269억 쇼크 극복하나?'

 지난해 CJ엔터테인먼트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정우성 김태희란 빅카드를 내민 '중천'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했지만 참담한 흥행 성적을 거뒀다. 판타지 대작으로 연말 극장가 성수기에 관객 몰이를 노렸으나 200여만명을 넘기지 못하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며 체면을 구겼다.

 역시 연말에 개봉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도 흥행에선 참패했다. 박찬욱 감독과 가수 비, 임수정이란, '이보다 더 화려할 수 없는' 캐스팅을 내세웠지만 관객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에 앞서 개봉된 '국경의 남쪽'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이로 인해 CJ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기록한 지분법 손실은 총 269억원. 엄청난 적자폭으로, 증권가에선 이를 놓고 '쇼크'라는 표현을 썼을 정도다. 모 회사인 CJ의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은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도 잇달았다.

 한편, 올해 CJ엔터테인먼트는 투자배급작 '그놈 목소리' '1번가의 기적' 등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분위기 전환에 일단 성공했다.

 6월 개봉작으로, 자체 제작 작품인 황정민 주연의 '검은 집'도 기대를 걸고 있는 작품 중 하나. 100억여원이 들어간 대작 '화려한 휴가'도 상반기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이후 라인업도 화려하다. 올 가을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이준익 감독('즐거운 인생'), 내년 초 극장가를 장식할 정지우 감독('모던 보이'), 김유진 감독('신기전') 등 소위 스타 감독들이 줄줄이 포진해있다.

 CJ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예전처럼 미리 날짜를 확정하지 않고 개봉 2~3개월전에 확정, 마케팅하는 전략를 구사하고 있다"면서 "유연하게 배급 시점을 선택하기 위한 것으로, 이미 발표된 작품 외에도 두서너편에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명가로서 자존심을 회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by 100명 2007. 4. 12. 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