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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문화공룡의 침공…어떻게 막을 것인가?
[ 2007-04-11 오전 10:37:15 ]
지난 2일 문화관광부 김명곤 장관의 한미 FTA 타결에 대한 브리핑에서 "이번 협상 과정에서 우리 문화의 다양성과 공공적인 측면을 고려해 개방에 신중을 기했다"라며 "협상 결과가 우리 문화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선진화 진입의 기반 마련에 기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시청각 콘텐츠와 지상파 방송, 신문 분야 등을 지켜내고 CNN 등 미국 뉴스의 더빙을 막아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선방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잃은 부분도 그 못지않게, 그 이상으로 크다.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이다. 먼저 케이블TV 방송시장은 외국인의 간접투자를 100% 허용해 사실상 완전 개방되고,국산 프로그램 의무편성 비율도 5%씩 축소된다.
또, 지난해 7월 종전의 절반인 73일로 축소된 스크린쿼터제는 '현행 유보'로 결정돼 한국영화의 점유율이 떨어져도 다시 늘릴 수 없게 된다.
출판계 역시 저작권보호기간이 작가 사후 50년에서 20년이 더 연장돼 로열티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 美, 거대 미디어그룹 공세 앞두고 중소 PP들 풍전등화
☞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김영철 콘텐츠사업지원국장
미국의 미디어 공룡들의 침공을 받게 된 국내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즉 프로그램 제작·공급업체들은 짙은 위기감에 빠져 있다.
전 세계 방송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거대 미디어그룹과는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 중소 PP업체는 물론,국내 콘텐츠 제작 기반마저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김영철 콘텐츠사업지원국장은 "미국의 미디어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재유통시켜서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미국 드라마들이 실시간으로 밀려들면서 국내 영상콘텐츠 제작 기반 자체가 송두리째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의 문화와 정서를 전달하는 안방극장이 미국 프로그램에 완전히 노출되리라는 점이다.
김영철 국장은 "미국의 영화, 애니메이션 등이 여과 없이 들어오면서,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미국적인 가치와 사상에 물들어 갈 것이 우려된다"라며 "시간이 갈수록 그 충격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보호기간 20년 연장…EU 등으로 확산
☞ 한국출판인회의 김기옥 정책기획위원장
저작권보호 기간 연장으로 문화산업 분야에서 향후 20년간 예상되는 추가적인 국가적 손실은 정부 추산으로만 2천100억 원이 넘는다. 저작권료를 20년 더 지불해야 하는 부담은 결국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넘겨지게 된다.
한국출판인회의 김기옥 정책기획위원장(한즈미디어 대표)은 "고전, 학술, 기본소양 서적들은 주로 출간된 지 오래된 책인데, 그런 책들을 저가나 무료로 읽을 수 있는 시점이 20년 더 미뤄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독자들에게 재정적 피해가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저작권보호기간의 연장은 1996년 한국이 가입한 베른협약의 상호주의에 따라 유럽연합에도 자동으로 적용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다.
김기옥 위원장은 "저작권보호기간 연장은 미국과의 문제만이 아니"라며, "유럽연합(EU) 역시 자동적으로 70년으로 늘어나게 되고, 일본도 국내법을 70년으로 개정을 추진하는 등 조만간 전 세계에서 70년이 글로벌 스탠더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번역도서 출판 비율이 23%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국내 출판계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는 사라지는가?
☞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 양기환 대변인
영화계는 지난해 스크린쿼터의 축소 여파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FTA결과는 치명적이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에는 한국영화 점유율이 70%에 이르렀지만 올 1분기에는 할리우드 영화가 70%, 한국영화는 30% 선으로 역전됐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투자 위축 가속화에 따른 제작 감소이다.
이미 지난해 제작 과잉에 따른 손실로 투자자들이 조금씩 손을 떼고 있는 상황에서 스크린쿼터 축소마저 고착화되면서 한국영화는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이란 지적이다.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 양기환 대변인은 "이제 소수 메이저 회사들만 살아남아 흥행성 위주의 작품만을 만들게 될 것"이라며, "'왕의 남자' 등과 같은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간 작품들은 사라지고 한국영화는 역동성과 다양성을 상실한 채, 짧았던 르네상스를 마감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물고기를 낚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 방송위원회 곽진희 국제교류부장
문화관광부는 곧바로 5년간 영화 300여 편 투자와 예술독립영화 지원책, 그리고 세계 5대 출판지식강국 도약 방안 등 발빠르게 대책을 발표했다.
방송위원회 역시 케이블TV 방송시장 경쟁력 강화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방송위원회 곽진희 국제교류부장은 "3년간의 유예기간 동안 프로그램 제작·공급업체 경쟁력 강화 방안, 전용제작센터 설립, 불공정거래 개선방안 마련 등 다양한 보완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업계에서는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임시방편으로는 문화종속의 시일만을 조금 늦출 수 있을 뿐, 근본적인 개선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김영철 국장은 "제작시스템과 업계 체질 개선, 인력 육성 등 보다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라며, "물고기를 주는 것도 좋지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튼튼한 낚싯대와 좋은 낚시꾼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국내 창작 인력의 발굴·육성, 동영상이나 모바일을 활용한 상품 개발, 제작인프라 구축 등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온라인 시청각 콘텐츠와 지상파 방송, 신문 분야 등을 지켜내고 CNN 등 미국 뉴스의 더빙을 막아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선방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잃은 부분도 그 못지않게, 그 이상으로 크다.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이다. 먼저 케이블TV 방송시장은 외국인의 간접투자를 100% 허용해 사실상 완전 개방되고,국산 프로그램 의무편성 비율도 5%씩 축소된다.
또, 지난해 7월 종전의 절반인 73일로 축소된 스크린쿼터제는 '현행 유보'로 결정돼 한국영화의 점유율이 떨어져도 다시 늘릴 수 없게 된다.
출판계 역시 저작권보호기간이 작가 사후 50년에서 20년이 더 연장돼 로열티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 美, 거대 미디어그룹 공세 앞두고 중소 PP들 풍전등화
☞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김영철 콘텐츠사업지원국장
미국의 미디어 공룡들의 침공을 받게 된 국내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즉 프로그램 제작·공급업체들은 짙은 위기감에 빠져 있다.
전 세계 방송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거대 미디어그룹과는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 중소 PP업체는 물론,국내 콘텐츠 제작 기반마저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의 문화와 정서를 전달하는 안방극장이 미국 프로그램에 완전히 노출되리라는 점이다.
김영철 국장은 "미국의 영화, 애니메이션 등이 여과 없이 들어오면서,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미국적인 가치와 사상에 물들어 갈 것이 우려된다"라며 "시간이 갈수록 그 충격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보호기간 20년 연장…EU 등으로 확산
☞ 한국출판인회의 김기옥 정책기획위원장
저작권보호 기간 연장으로 문화산업 분야에서 향후 20년간 예상되는 추가적인 국가적 손실은 정부 추산으로만 2천100억 원이 넘는다. 저작권료를 20년 더 지불해야 하는 부담은 결국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넘겨지게 된다.
한국출판인회의 김기옥 정책기획위원장(한즈미디어 대표)은 "고전, 학술, 기본소양 서적들은 주로 출간된 지 오래된 책인데, 그런 책들을 저가나 무료로 읽을 수 있는 시점이 20년 더 미뤄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독자들에게 재정적 피해가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저작권보호기간의 연장은 1996년 한국이 가입한 베른협약의 상호주의에 따라 유럽연합에도 자동으로 적용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다.
김기옥 위원장은 "저작권보호기간 연장은 미국과의 문제만이 아니"라며, "유럽연합(EU) 역시 자동적으로 70년으로 늘어나게 되고, 일본도 국내법을 70년으로 개정을 추진하는 등 조만간 전 세계에서 70년이 글로벌 스탠더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번역도서 출판 비율이 23%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국내 출판계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는 사라지는가?
☞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 양기환 대변인
영화계는 지난해 스크린쿼터의 축소 여파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FTA결과는 치명적이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에는 한국영화 점유율이 70%에 이르렀지만 올 1분기에는 할리우드 영화가 70%, 한국영화는 30% 선으로 역전됐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투자 위축 가속화에 따른 제작 감소이다.
이미 지난해 제작 과잉에 따른 손실로 투자자들이 조금씩 손을 떼고 있는 상황에서 스크린쿼터 축소마저 고착화되면서 한국영화는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이란 지적이다.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 양기환 대변인은 "이제 소수 메이저 회사들만 살아남아 흥행성 위주의 작품만을 만들게 될 것"이라며, "'왕의 남자' 등과 같은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간 작품들은 사라지고 한국영화는 역동성과 다양성을 상실한 채, 짧았던 르네상스를 마감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물고기를 낚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 방송위원회 곽진희 국제교류부장
문화관광부는 곧바로 5년간 영화 300여 편 투자와 예술독립영화 지원책, 그리고 세계 5대 출판지식강국 도약 방안 등 발빠르게 대책을 발표했다.
방송위원회 역시 케이블TV 방송시장 경쟁력 강화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방송위원회 곽진희 국제교류부장은 "3년간의 유예기간 동안 프로그램 제작·공급업체 경쟁력 강화 방안, 전용제작센터 설립, 불공정거래 개선방안 마련 등 다양한 보완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업계에서는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임시방편으로는 문화종속의 시일만을 조금 늦출 수 있을 뿐, 근본적인 개선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김영철 국장은 "제작시스템과 업계 체질 개선, 인력 육성 등 보다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라며, "물고기를 주는 것도 좋지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튼튼한 낚싯대와 좋은 낚시꾼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국내 창작 인력의 발굴·육성, 동영상이나 모바일을 활용한 상품 개발, 제작인프라 구축 등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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