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첨단기술 제품이 주요 트렌드였다면 올해는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담은 상품이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이에프네트워크 측은 “40~50대도 젊은 층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삶에 투자하고 가꾸는 경향이점차 두드러질 것”이라며 “결국 40~50대 장년층을 위한 마케팅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실제 전자제품 전문점에서도이 같은 열풍을 엿볼 수 있다. 전자전문점 테크노마트에서는 충전식 라디오, 다이얼을 돌려서 주파수를 맞추는 아날로그 라디오, 미니 컴포넌트 등 구형 음향기기 판매가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지난해 말 태엽을 감아 쓰는 ‘기계식’ 손목시계를 선보였다. 최고급 명품 시계 브랜드들이 수백만, 수천만원대의 고가 기계식 시계를 만든 적은 있었지만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패션 브랜드에서 기계식 시계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이 시계를 수입 판매하는 갤러리어클락 측은 “기계식 시계에 관심 갖는 사람이 늘면서 40만∼50만원대 제품을 내놨다”며 “기계식 시계에 아날로그 감성을 넣은 게 주효했다”고 전했다. 옥션에서도 수동 필름 카메라판매량이 점차 늘고 있다. 2005년 8500대, 지난해에는 1만3800대가 팔렸지만올해 3월 현재까지만 1만8500대가판매돼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동카메라 마니아 층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러시아산 로모카메라는 5~7만원대로 옥션에 하루 평균 40여개의 매물이 올라오고 있을 정도다. 라디오에 대한 수요도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디오의 경우 옥션에서 2005년 1분기 판매량이 3500여대에 불과했지만 2006년 같은 기간 5600대, 올해 3월 14일까지 9000여대가 판매돼 수동카메라와 함께 아날로그 가전제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부엌가구업체 에넥스는 최근 옛날 한옥 마당에 있었던 평상과 온돌, 창호문 등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부엌 디자인 ‘안채’를 선보였다. ■ 레트로(Retro) 가전 전문몰도 등장 ■ 인터넷쇼핑몰 CJ몰은 지난해 8월부터 레트로 가전을 팔고 있다. CJ몰이 최근 복고 트렌드에 맞춰 내놓은 ‘명장 황충길 예산옹기 맛 가마솥’이 대표적. 부엽토와 잿물을 입히고 13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굽는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작한 것이다. 이 상품은 소비자들 사이에 전기밥솥보다 밥맛이 좋고 건강에도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황토 등 순수 자연소재로 만든 황토 쌀독도 주목받는 히트 상품이다. 플라스틱 쌀통에 비해 정감이 느껴지는 데다 통풍과 온도조절이 탁월해 쌀벌레가 생기지 않는 등 기능성이 강조되면서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외국에도 복고 열풍에 동참한 제품들이 많다. 일본 티악사의 ‘SL-D900’은 196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라디오 제품의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 놨다. 사각형의 빨간 상자 모양을 가진이 제품은 USB 단자가 내장돼 있어 CD 재생은 물론 MP3플레이어 재생도 가능하다. 가격은 일반 라디오에 비해 두 배가량 비싸지만 올 들어 매달 평균 30~40대씩 팔리고 있다. 초소형 콤팩트 스피커인 ‘스칸디나 마이크로포드 SE’ 역시사이즈는 작지만강력한 음질을 자랑한다. 미국 티볼리사의 ‘모델원’은 30cm 정도 크기의 고풍스러운 갈색 원목 케이스로 만든 라디오. 라디오 기능만을 지원하는데도 20만원대로 고가다. 금속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중저음 덕분에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말 판매를 시작한 이후 매달 평균 50~60대씩 팔리고 있다. 검정 케이스의 중후한 느낌을 주는 미국 크로슬리사의 ‘크로슬리 턴테이블’은 레코드 기능이 내장된 제품. 비행기 계기판과 같은 앞면의 작동 패널이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일반 카페나 레스토랑을 비롯해레코드를 통해 추억의 음악을 듣기 위한 중장년층의 구매가 늘면서 지난해 말 이후 매달 평균 100대씩 팔리고 있다. 이런 열풍 덕분에 레트로 가전만 따로 취급하는 쇼핑몰도 등장했다. 온라인 쇼핑몰 리얼심플은 100여종의 레트로 가전을 팔고 있다. 가격은 10만~30만원대. 미국의 가전 및 디자인회사 크로슬리사로부터 제품을 수입 판매하고 있다. 월 평균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처음 문을 연 4년 전보다 150%나 증가했다. 특히 ‘크로슬리 앤틱 공중전화기’는 1950년대의 미국 공중전화기 모양을 본떠 만든 가정용 전화기로 월 평균 100대씩 팔리고 있다. 휴대전화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 휴대전화 4위 업체인 소니에릭슨은 음악 기능을 강화한 ‘워크맨폰’ 시리즈를 선보였다. ‘워크맨’은 소니사의 음악 플레이어 브랜드로 1979년 출시된 이후 3억4000만대나 팔린 인기 제품. 모토로라코리아도 90년대 중반 히트폰인 ‘스타택’을 모델로 한‘스타택Ⅲ’를 출시했다. 스타택은 국내 출시 후 4년간 130만대가 팔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끈 모델. 스타택Ⅲ는 스타택 고유의 디자인을 살리기 위해 카메라도 장착하지 않았다. 모토로라는 스타택Ⅲ 마케팅에도 60년대 복고풍 콘셉트를 적용할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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