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경제 규모 커졌는데 국민 호주머니는 ‘썰렁’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5% 성장했지만, 국민총소득(GNI)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3% 성장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06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GDP 성장률은 5%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질 GNI는 2005년 675조원에서 2006년 691조원으로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에 비해 0.7% 늘어난 것이지만 실질 GDP 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GNI 성장률이 GDP 성장률을 밑도는 현상은 2002년(7%로 두 가지가 같았음)을 제외하면 지난 95년 이래 11년째 계속되는 현상이다.

경제성장률과 국민소득 사이의 괴리 현상은 수출 품목이 정보기술(IT) 분야에 치중된 데다 원유 등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반도체 등 주요 수출 품목의 단가는 하락한 반면 원유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은 올라 교역조건이 악화됐고, 이로 인해 실질 무역 손실은 사상 최고치인 68조1182억원에 달했다.

GDP보다 GNI 성장률이 낮다는 것은 경제 외형은 커졌지만 국민들의 호주머니에 들어온 돈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근래 들어 체감 경기가 좀처럼 좋아지지 않는 배경이다.

■ 한은, ‘격차 줄어든다’ 낙관 ■ 한국은행은 괴리 현상에 대해 일단 낙관적인 분위기다.
이광준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올해는 유가가 안정된 데다 반도체의 가격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GDP와 GNI 간 격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 역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4.4%로 지난해의 5.0%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실질소득과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하반기 소비 증가와 체감 경기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경제연구소 일각에선 “유가상승폭은 둔화하고 있지만 다른 원자재 가격이 계속 뛰고 있는 데다, 주력 수출품의 수출경쟁력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낙관은 금물”이라고 경고한다.

한편 1인당 GNI는 1만8372달러로 11.9% 증가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 미국 달러화로 환산한 금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화 기준 1인당 GNI는 1755만원으로 4.4% 증가에 그쳤다.

환율 하락의 도움을 받을 경우 올 연말쯤 1인당 GNI가 2만달러로 올라설 수 있다.

한은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많지만 연평균 환율이 930원대에 머무른다면 2만달러 시대도 멀지 않은 것 같다”고 전망했다.

2만달러에 도달하려면 지난해 기준으로 1인당 GNI가 8.7% 증가해야 하는데, 올해 경제성장률을 4.4%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나머지는 환율 하락에서 얻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 잠깐용어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생산 측면에서 본 경제 활동 수준 지표. 한 국가에서 생산된 총 생산량으로, 외국인이 한국에 공장을 짓고 물건을 만들어도 포함됨. ·국민총생산(GNI; Gross National Income):실질구매력을 반영하는 지표.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외에 상관없이 일정 기간 생산 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벌어들인 소득의 합계를 일컬음.
by 100명 2007. 4. 4. 1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