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러브스쿨은 잊혀졌는가?


시대의 흐름을 놓치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인터넷 인적 커뮤니티의 변화는 동창 찾기라는 사회 트렌드가 점차 시들해져 가고 경쟁업체들이 개인 블로그를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도입하는 시대로 가고 있었다. 기술과 아이디어는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고 어느 정도의 붐이 일어나면 반드시 식어버리고 대체 상품이 등장하는 사회 문화적 추세를 고려했을 때 아이러브스쿨의 경우는 큰 결단을 내렸어야 했다.




그러한 추세에 발빠르게 대응하여 아이러브스쿨의 컨텐츠를 대대적으로 개인 사용자 중심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었다. 아이러브스쿨만이 가진 동창에 대한 컨텐츠를 충분히 독창적으로 활용하였다면 현재의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같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물론 아이러브스쿨도 뒤늦게나마 블로그를 도입하여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따라가기에 급급한 전략이어서 이미 타 업체에 시장을 선점 당해 버렸기에 그 의미는 그리 크지 않다.



그리고 그것이 아니라면 네티즌들이 프리첼이나 싸이월드의 커뮤니티와 미니홈피 등으로 이동할 수 없게끔 만드는 독창적인 리뉴얼이 반드시 필요했다.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사이트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고 네티즌들의 새로운 관심을 끌 수 있는 동창 관련 컨텐츠에 집중하였다면 2000년만큼은 아닐지라도 동창 사이트로서의 확실한 명맥을 유지해 올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만날 사람은 다 만났고, 찾고 싶은 사람을 찾고 나니 또 다른 욕구가 생겼는데 서비스가 그것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회사측 자체 결론 역시 이를 뒷받침 한다.



하지만 아이러브스쿨은 이미 확보한 거대한 고객수를 바탕으로 단기적인 수익사업에만 집착하는 등 일종의 따라하기 전략을 구사했으며, 결과적으로 사이트가 발전할 수 있는 큰 기회를 놓쳤던 것이다.



정체성을 잃은 사이트 운영


아이러브스쿨은 회원수가 증가율이 둔화되고 인기가 식어가자 초반의 동창 사이트라는 정체성을 유지하지 못한 채, 마구잡이식 컨텐츠를 개설하기에 이른다. 종합 포털 사이트로서의 전반적인 리뉴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정쩡하게 포털 사이트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아이템을 뒤쫓아가기에 급급했다. 그리고 아이러브스쿨과 관련이 있을 법한 컨텐츠를 나름대로 내 놓았으나 그 역시 핵심적인 사이트의 정체성을 훼손시키는 결과만 가져왔다.




대표적으로 예로 임신/육아와 관련된 컨텐츠를 신설하고 심지어는 결혼 미팅 sector까지 추가했던 경우를 들 수 있다. 결과적으로 동창회 사이트인지, 종합 결혼/부인생활 정보 사이트인지 혼란스러울 정도로 일관성 없는 컨텐츠의 다양화와 확장을 시도하면서 유저들에게 외면당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회원자녀를 위한 교육서비스 실패를 들 수 있다. 이는 아이러브스쿨의 회원들의 사이트에 대한 충성도가 그들의 자녀들에게 승계될 것이라는 안이한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 밖에 취업정보라던가, 대입상담, 게임과 운세 등 조금만 인기가 있는 컨텐츠다 싶으면 바로바로 뛰어들었지만 후발 주자로서 수익성을 얻은 것보다는 아이러브스쿨의 브랜드 정체성을 악화시켰고, 좋은 일을 한다는 취지로 추진한 ‘미아찾기 캠페인’ 등 공익사업 역시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단발적으로 추진한 전략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상의 모든 것들이 아이러브스쿨의 초창기 모습에서 훨씬 벗어나 있으며 동창 사이트도 아닌, 그렇다고 종합 포털 사이트도 아닌 어정쩡한 포지셔닝을 만드는 데 일조하였던 것이다.

by 100명 2005. 2. 22. 1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