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의 헐리우드
2007-03-09 1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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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명성성문)

중국 서북지역의 넓은 사막에는 역사적으로 많은 보루들이 남아 내려오고 있다. "동방의 헐리우드"로 불리우는 진북보(鎭北堡, Zhenbeibao) 영화 세트장이 바로 이런 고대보루이다.

중국 서부의 녕하(寧夏, Ningxia) 회(回, Hui)족 자치구 소재지 은천(銀川, Yinchuan)에서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진북보는 원래 청(淸, Qing)조말에 만든 성이었다. 이 보루는 AD 16세기 명(明, Ming)조 만력(萬歷, Wanli)년간에 건설된 "명성(明城)"이라는 이름의 옛 보루와 1740년 청조 건륭(乾隆, Qianlong)년간에 건설된 "청성(淸城)"이라는 이름의 신 보루로 구성된다. 험준한 산세를 따라 만들어진 "명성"은 예로부터 중요한 요새였고 오늘날도 내외 영화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곳의 끊어진 성, 황폐한 기와집들은 그 자체가 영화세트장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영화는 수도 헤아릴수 없이 많다. 그래서 진북보 영화세트장은 "중국영화가 세계로 나간 시발점"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 곳에서 10년간을 근무해온 가이드 우숙혜(牛淑慧, Niusuhui)씨는 자신은 이 진북보를 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를 돌이켜 보면서 그 때 이 곳에는 수도물도, 도로도 없었고 심지어 전기도 없었는데 지금 이 곳은 영화세트장뿐만이 아니라 중국 서북지역의 전통민속문화를 보여주는 관광명소로도 부상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사진설명: 거리)

1981년 중국의 유명한 작가 장현량(張賢亮, Zhang Xianliang)이 최초로 진북보를 세인의 앞에 세웠고 이 곳에서 영화를 촬영한 최초의 감독은 <하나와 여덟개>라는 영화를 찍은 장군소(張軍釗, Zhang Junzhao)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촬영은 지금 유명감독으로 부상한 장예모(張藝謀, Zhang Yimou)였다. 장예모는 바로 그 때 중국서부의 경관을 축소해놓은 이 보루와 첫 눈에 정이 들어 자신의 영화주제를 늘 중국서부와 연관시킨다. 1988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금곰상"을 수상한 <붉은 수수(紅高梁)>가 바로 장예모 감독이 이 곳에서 촬영한 것이다. 그 후 이 곳에서는 <황하의 노래(黃河謠)>, <대화서유(大話西遊)>, <교가대원(喬家大院)>을 비롯한 영화와 드라마들이 연속 촬영되었고 세계는 중국의 영화와 중국의 서부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명성"에는 황토로 만든 건물들이 아주 많다. 영화인들은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이런 노란 흙집들을 통해 약동하는 오늘날의 중국을 보여준다. 이 것이 바로 예술의 능력이리라.

(사진설명: 명성의 거리)

"청성"은 세월의 풍상고초를 겪은 "명성"과 사뭇 다르다. "청성"의 성은 지금도 아주 잘 보전되어 있다. 이 성의 성문에 대해 장현량선생은 자신의 소설 <녹화수(綠化樹)>에서 이렇게 묘사했다. "흙담의 문은 벌써 없어져 오가는 사람들은 입술없는 이빨사이와 같은 구멍으로 나들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2000년에 문화재 담당부처의 허가를 거쳐 "청성"의 성문을 원 모양대로 복원해 푸른 벽돌의 성문은 고풍스러움을 자랑하며 그 자리에 다시 섰다.

"청성"에 들어서면 과거로 돌아간듯한 감을 느끼게 된다. 정육점으로부터 과거 개인이 운영했던 은행-전장(錢庄)에 이르기까지, 다방으로부터 원단가게에 이르기까자, 극장으로부터 수루에 이르기까지 이 곳은 수천년 중국의 역사를 담은 듯 하다. 과거의 무대를 받치고 있는 기둥에는 이런 주련이 걸려 있다. "여기의 모든 것 거짓이되, 사랑과 정은 모두 진실이여라." 이 곳에서는 매일 상이한 영화가 촬영된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이 곳에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진실한 무대를 펼칠수 있다. 적지 않은 관광객들은 이 곳 세트장에서 소품과 의상을 무료로 사용해 자신의 드라마를 촬영한다.

"청성"성문에 올라서서 저 멀리 바라보면 하란산(賀蘭山)이 저녁놀속에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발 아래는 고대보루가 한 눈에 안겨오는데 오늘도 진행되는 스토리속에 예술과 현실을 분간하기 힘들다.

(사진설명: 청성의 성문)

진북보는 교통편이 아주 편리하다. 은천시 서문(西門, Ximen)에서 진북보까지 직행하는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그리고 은천시 남관(南關, Nanguan) 이슬람 사원부근에서 진북보를 오가는 버스가 있는데 12분에 1차 발차하고, 은천에서 진북보까지는 약 1시간 10분이 소요, 요금은 5원(RMB)이다.

진북보의 입장원은 "명성"과 "청성"을 망라해 40원(RMB)이고 가이드가 무료로 안내서비스를 제공한다. 진북보는 일교차가 심하고 일조가 강하다. 여름이라고 해도 옷을 많이 준비하고 썬글라스와 썬크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끝)

by 100명 2007. 3. 19. 06:51

송강호-조재현-박해일, 스크린 '노크'...한국영화 부활 신호탄?
[스포츠조선 2007-03-18 12:01]

'침체기 부활의 신호탄을 쏴 올려줄까?'

 한국영화가 좀체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송강호 조재현 박해일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잇따라 스크린을 찾아온다.

 올들어 한국영화는 설 연휴 흥행 1위 성적이 100만명이 채 안 될 만큼 가라앉은 분위기인데다 극장가의 전통적인 비수기(3~5월)까지 겹친 불황.

 이 때문에 더욱 이들 세 배우들에 대한 영화관계자들의 기대와 관심은 크다.

 가장 먼저 관객들을 찾아오는 배우는 송강호(40). 송강호는 4월 첫째주 목요일(5일) 자신의 첫 멜로영화이기도 한 '우아한 세계'(감독 한재림, 제작 루씨필름)로 한국영화 부활의 서막을 알린다는 각오다.

 국내 최정상급의 개성파 연기자답게 '넘버3' 이후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반칙왕' '살인의 추억' '괴물' 등 굵직한 작품을 이끌어왔다.

 조재현(42)과 박해일(30)은 4월 둘째주 목요일(12일) 각기 다른 색깔로 맞대결을 펼친다.

 조재현은 '서편제2'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천년학'(감독 임권택, 제작 키노투), 박해일은 스릴러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감독 김한민, 제작 MK픽쳐스)의 주인공을 맡았다.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정상급 성격파 배우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조재현은 '천년학'을 통해 스크린에 흙냄새와 전통의 소리를 울려퍼지게 할 작정이다. 조재현과 함께 오정해도 오랜만에 출연해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을 빛낸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빅3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박해일은 '살인의 추억' '인어공주' '연애의 목적' '괴물' 등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펼쳐보였다.

by 100명 2007. 3. 18. 12:37
티엔터테인먼트, 시오필름 인수

2007.03.15/온라인 편집부

엔터테인먼트 기업 ㈜티엔터테인먼트(대표 김태은)는 영화 <쏜다>의 제작사 시오필름(대표 임승용)을 인수한다고 15일 밝혔다. 티엔터테인먼트는 구주취득에 의한 출자방식으로 시오필름의 지분 29.3%, 총 190,832주(22억9000만 원)를 인수하고, 지분매각 금액 중 일부인 18억 2500만원은 시오필름의 임승용 대표가 제3자 배정형식으로 티엔터테인먼트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지난해 11월 바른손의 경영권을 인수해 송일국, 손예진, 배두나 등 스타 연기자들을 확보한 바 있는 티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음반, 연예 매니지먼트에 이어 영화 산업을 통합해 종합엔터테인먼트사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매년 5편 이상의 영화를 안정적으로 제작,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시오필름은 지난 2003년 <올드보이>의 프로덕션에서 출발해 <주먹이 운다> <언니가 간다> <쏜다> 등 다수의 영화를 기획, 제작한 영화 제작사다.

by 100명 2007. 3. 16. 11:26
<`한국의 할리우드' 문경시에 조성된다>
"문경을 한국의 할리우드로"
(문경=연합뉴스) 15일 경북 문경시청에서 문경시와 국내 굴지의 영화.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김종학 프로덕션 관계자들이 문경읍과 가은읍 일대에 세계적 수준의 영상문화관광단지를 건립한다는 내용의 MOU에 서명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종학 프로덕션의 박창식 전무, ㈜강제규 필름의 강제규 대표,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대표, 신현국 문경시장, 아이리컬 캐피털 이세종 대표, ㈜이데아의 김재현.민선홍 공동대표.<<전국부 기사 참조>>
<<문경시 제공>>
(끝)

영화 기획사 대거 참여..영상단지 건립

(문경=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문경시가 한국의 할리우드로 조성된다.

문경시는 문경읍과 가은읍 일대에 세계적 수준의 영상문화관광단지를 건립키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문경 영상문화관광단지 조성에 국내 굴지의 영화.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대표 이수만), 김종학 프로덕션(대표 김종학), ㈜강제규 필름(대표 강제규)을 비롯해 아이리컬 캐피털(대표 이세종), ㈜이데아 등이 사업시행자로 참여한다.

문경시는 문경읍과 가은읍 일대 924만㎡ 부지에 문화콘텐츠 산업단지, 영상전문대학.학원단지, 고급 휴양단지, 영상테마파크, 전시.공연장, 스타박물관, 레저시설 등을 만들 계획이다.

이미 문경시는 2005년 6월 가은읍 왕릉리 일대에 300억원을 들여 영화와 드라마 등을 촬영할 수 있는 영상테마파크를 조성키로 했었다.

약 1조6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문경 영상문화관광단지는 영상테마파크를 포함하는 훨씬 큰 규모로 건설된다.

문경시는 1단계 사업으로 가은.새재지구에 영상테마파크를 조성하고 2단계로 종합영상레저단지를 개발할 예정이다.

문경시는 이날 문경시청에서 이수만 대표와 강제규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8월 중 본 협약을 체결키로 했다.

문경시 관계자는 "지역 주요 산업이었던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영상문화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향후 지역을 이끌어 갈 대체산업으로서 고용창출이나 경제 부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y 100명 2007. 3. 15. 22:25
충무로 노사협상 타결 임박!
2007.03.05/장병원 기자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영화노사의 단체교섭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최대 쟁점 사안이었던 임금에 대해 노사 양측의 이견이 거의 좁혀져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3월 안에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한국 영화산업 구조변화에 태풍의 핵이 될, 한국영화제작가협회 교섭대표단(이하 '제협 교섭단')과 전국영화노동조합(이하 '영화노조') 간의 최초 단체교섭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2월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17차 본교섭에서 노사 양측은 가장 첨예한 쟁점 사안이었던 임금 문제에 대해 상당부분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동안 시급 산출을 두고 제협 교섭단과 영화노조의 시각차가 확연했으나, 26일 열린 6시간 동안의 마라톤 회의 끝에 이 사안에 대해 거의 '합의'단계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제협 교섭단 단장으로 나선 싸이더스FNH 차승재 대표는 "교섭 초기엔 시급에 대한 노사의 안이 큰 차이를 보였지만 지속적인 협상 끝에 거의 좁혀졌다"며 "시급에 대해 조율이 덜 됐고 2~3개 굵은 사안에 대한 논의를 더 진행해야 하지만 노사 모두 타결을 전제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 대표는 또한 "일부 사안들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면서, 늦어도 3월 말에는 노사가 서명하는 조인식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27일 시작된 노사 간 단체교섭은, 약 8개월간 17차에 걸친 본교섭과 9차에 거친 실무교섭을 통해 다양한 합의안을 끌어냈다. 10개월간 끌어온 노사협상을 통해 노사 양측이 합의한 내용들은 한국 영화산업 시스템의 고질적 문제들에 대한 총체적 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협상과정에서 가장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됐던 사안은 '노동시간'과 '임금협약'. 특히 임금협약은 노사협상에서 가장 가시적으로 눈에 띄는 내용 중 하나. 영화산업의 모든 주체들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임금협약과 관련해 지금까지 알려진 노사 간 합의에 따르면, 조수급 스탭들의 실질임금 상승 폭은 편당 1억 1천만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금 상승에 따른 관리 시스템, 제작관리 강화 등에 소요될 비용과 신규 인력 인건비 등 부대비용이 4천만 원 정도 추가돼 제작비는 편당 1억 5천만 원 정도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영화 평균 순 제작비를 30억 원으로 봤을 때, 순 제작비의 5% 정도가 상승하는 셈이다. 막내급 조수의 경우, 월 150만 원 정도의 임금을 받게 될 전망이다. 상당한 상승비율이라고 볼 수 있지만 종래의 임금구조가 워낙 열악했던 것을 생각하면, 적정선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전에 거의 전무했던 복지문제에 대해서도 진일보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 1일 휴일보장, 건강진단, 현장에서의 안전보호조치 등이 이뤄지며 4대 보험도 적용될 전망이다.

이 같은 실질임금 상승보다 제작현장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바꿀 주요 변수는 노동시간이다. 영화노조 최진욱 위원장은 "돈 문제보다 시간규정이 더 중요하다"며 "시간은 시스템과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합의를 본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노동시간에 대한 엄격한 규정은 방만하게 운영된 프로덕션에 제동을 거는 것은 물론, 배우 스케줄 조정, 적정 스탭들의 수, 효율적인 인력 운용 등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노사가 합의한 노동시간에 대한 규정을 보면, 임금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표준 노동시간은 촬영횟수 60회차, 촬영기간 3.5개월, 일일 근로시간 12시간. 만약 8시간이 넘을 경우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고 기본 근로시간 12시간 외에 3시간은 노조와 협의 없이 사측이 연장할 수 있다. 3시간이 넘을 경우는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렇게 되면 종래에 촬영기간이나 회차, 근로시간 등을 명확히 못박지 않아 제작기간이 한없이 늘어져도 제어할 수 없었던 폐단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한 영화에 매어 스탭들이 자기 생활을 계획할 수 없게 되는 현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규정된 노동시간을 최대한 지키려는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규정된 노동시간 조건들을 어길 경우 제작사로서는 추가비용 지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스케줄 작성과 계획성 있는 프로덕션 관리, 효율적인 스탭 관리가 필요하다. 과거 충무로엔 '시간은 돈'이라는 금언이 통하지 않았지만 이제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등식이 성립하게 되는 셈이다. 시간에 따른 급여와 휴일, 야간, 할증 등 세세한 규정들이 뒤따르고 그에 따른 회계처리의 투명성도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노동시간 규정은 직접적인 시스템 개선과 연결되는 핵심 고리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이에 대비해 사측에서는 그동안 방만하게 운용돼왔던 프로덕션의 합리화는 물론, 제작비 상승으로 인한 리스크를 분담하기 위해 고액 개런티를 받는 스탭이나 감독, 배우들의 개런티, 지분문제까지 공론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통분담의 차원에서 부풀려진 거품을 빼고 제작 시스템의 합리화를 위한 계기로 삼자는 것. 제협 대표단 차승재 대표는 "시간 규정에 의해 관리가 빡빡해질 것"이라며 "근퇴 관리, 시급 규정, 현장 인력 수 감축, 관행적으로 이뤄져왔던 제작 파트에서의 누수를 막는 조치 등 철저한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협약으로 임금은 상승했지만 프리 프로덕션, 촬영, 마케팅 등에서 전면적인 제작비 감축을 위한 조치들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차 대표는 "단체교섭을 통해 임금은 오르겠지만 전체 제작비는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며 "현재 한국영화 한 편당 평균 순 제작비 30억 원, 마케팅비 20억 원 정도를 써 총제작비가 50억 원에 이르지만 이를 40억 원 정도까지 끌어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공언이 현실화될 경우, 현재 150만 명 선이었던 한국영화 평균 손익분기점은 110~120만 명 선으로 내려가게 된다.

차승재 대표는 "지금까지 제작자들은 근로기준법을 안 지키면서 스스로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그만큼 영화노사 간의 단체교섭은 조항 하나하나가 지닌 효력을 넘어 한국 영화산업의 구조혁신을 가져올 전환점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단체교섭이 타결 직전까지 갔지만 아직도 변수는 남아 있다. 임금에 대한 완전 합의가 이뤄진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부분 조율이 필요하고, 협상안을 저예산 영화에 적용하는 문제 등에 대해서도 추가논의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차승재 대표는 "저예산 영화에 어떤 기준을 적용할 것인가는 교섭이 타결된 뒤에도 지속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섭이 타결된 후, 제협에서는 교섭을 위임한 제작사들에게 교섭내용을 알리고 설득해야 하는 과정이 남았다. 노조 측 역시 조합원들에게 찬반을 묻는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7월 1일까지 단체교섭의 효력 발휘를 유예한 것은, 이 같은 조정기간을 거쳐야 할 필요성 때문이었다. 최진욱 영화노조 위원장은 "지금까지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 수는 약 1천 명 정도"라며 "거의 매일 새로운 조합원이 가입하고 있고 교섭이 타결될 시점에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막판에 교섭 자체가 무산되지 않는 한, 7월 1일부터 이 모든 변화가 시작된다.

by 100명 2007. 3. 6. 07:40
제천 폐철도에 '철도종합촬영소' 설립 추진
【제천=뉴시스】

충북 제천시가 중앙,태백선 철도 외곽이설로 용도가 폐기되는 신백동과 장락동 지역 옛 도심철도에 '철도종합촬영소' 설립을 추진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천시는 폐철도 부지에 아시아 최대의 철도종합촬영소 설립하는 계획 안을 마련, 철도공사와 문광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등과 협의 중 이라고 1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영진위와 철도공사는 사업추진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상 중이며, 영진위는 2일 실사를 위해 제천을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아시아권에 철도와 관련한 영화촬영시설은 전무한 실정이어서 제천시의 이번 시도는 매우 주목할 만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천~장락 간 14km 구간의 옛 철도에는 촬영소와 함께 철도를 응용한 레일바이크, 철도촬영 체험장 등 각종 관광시설도 갖춰질 예정이다.

무엇보다 촬영소가 들어설 경우 관련 종사자 채용 등으로 수십명의 고용효과가 창출되고, 영화 촬영팀이 주면 숙박시설과 식당 등을 이용함에 따라 지역경기 부양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시 관계자는 "영진위 남양주 촬영소의 촬영지는 임대료와 관람객 유치로 연간 5억8000여만원의 직접수입을 올리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철도종합촬영소 계획 추진에 앞서 부작용과 환경에 미칠 영향 등을 면밀히 조사 분석하기 위한 타당성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y 100명 2007. 3. 2. 13:35
"조미료 안들어간 건강 영화 제작할 터"

`벌이 날다'’`괜찮아, 울지마'의 민병훈(38) 감독이 6년 만에 새 영화를 들고 관객과 만난다.
22일 개봉되는 `포도나무를 베어라'(제작 엔터파워)는 가톨릭 신학생 수현(서장원)을 통해 종교와 인간적인 삶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영화는 지난해 광주가톨릭대학에서 촬영돼 화제가 됐다.
“처음에는 가톨릭 측에서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싫어하셨습니다. 그래서 영화가 갖는 의미를 설명드렸죠. `포도나무를 베어라'는 신을 부정하는 영화가 아니거든요”
민 감독은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을 섭외하는 데 1년 이상 걸렸고, 1천 군데도 넘는 성당을 전전한 끝에 전남 나주의 글라렛선교수도회 영성의 집을 섭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위한 일이었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쌓이는 집념이 내 영화의 초석이 된다”고 말했다.
`포도나무를 베어라'는 촬영과정만큼이나 힘들게 만들어진 영화다.
2002년 7월 기획에 들어갔으니 영화가 선보이기까지는 6년이나 걸렸다. 민 감독은 “제작비를 마련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술회했다.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작비로 4억원, 마케팅 비용으로 5천만원을 지원받았습니다. 그리고 부산영화제 사전투자 프로젝트인 `PPP'(Pusan Promotion Plan)를 통해 2천만 원을 투자받았죠. 순제작비 8억 원 중 나머지는 스태프들이 댔어요. 인건비를 받지 않고 일했고, 돈을 댄 친구들도 있죠”
그는 “이런 과정이 영화를 더 풍부하게 했다”고 말했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고난과 감동 등이 영화를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고.
민 감독은 `포도나무를 베어라'를 통해 “두려움과 구원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인간의 두려움과 불안감은 외부로부터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부자가 되면, 성공하면 모두 잘되겠지 생각하죠. 그렇지만 이는 해결방법이 아닙니다. 영화는 인간이 살면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들을 보여주고 관객이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과정은 인생에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구원을 받는 방법으로 작용하죠”
민 감독은 최근 한국영화의 문제점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한국영화는 재미있느냐 없느냐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의미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논외가 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영화가 오락이 아닌 예술이라고 한다면, 예술은 어려워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앞장서서 관객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매일 먹는 김치찌개, 된장찌개가 아닌 다른 메뉴의 영화를 관객에게 제공하고 싶어요. 가능한 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상태의 건강한 자연식품 같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영화세계입니다”라며 힘주어 말한다.

by 100명 2007. 2. 22. 08:24
'잘 고른 만화 한편', 기울던 영화사 살린다
[OSEN 2007-02-19 10:20]

[OSEN=손남원 기자]'만화방에서 숨겨진 보물을 찾아라.' 요즘 영화 제작자들은 만화책 읽기에 바쁘다. 최신 인터넷 연재 만화에서부터 20~30년 지난 옛날 작품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다. 영화 소재로 쓸수 있는 알짜를 고르기 위해서다.

영화 제작편수가 늘어나면서 충무로는 시나리오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연간 100여편의 영화가 쏟아지다보니 창작 시나리오로 그 양을 감당하기는 무리다. 만화나 소설의 영화화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특히 영화 제작자들은 만화에 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스토리 전개와 분위기가 소설보다는 영화로 만들기 쉽고 더 잘맞기 때문. 베스트셀러 만화를 잘 고르면 대박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원작 만화의 판권료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타짜'로 메가히트를 기록한 허영만 화백의 경우 작품 판권을 사려는 감독과 제작자들로 늘 문전성시다. 동명 베스트셀러 만화를 영화로 만든 '타짜'는 지난해 추석 대목에 맞춰 개봉, 전국 690만명 관객을 모으는 대성공을 거뒀다. 영화 제작비는 80억원 선. 순수익만 수백억원을 벌어들였지만 원작 사용료는 5000만원에 불과했다.

허 화백이 '타짜' 판권을 넘긴 건 지난 2003년. 한 영화 제작자가 6개월 동안 머리를 조아린 끝에 겨우 '영화로 만들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당시 만화의 영화 판권료로는 최고 수준인 500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과 출연진을 결정해 영화가 크랭크 인 할 때까지 3년여 시간이 흘렀다. 현재 영화사는 시리즈로 발간된 원작 가운데 나머지 2~4부의 영화 판권을 따내기 위해 허 화백을 조르고 있다. '타짜' 1편이 대성공을 거둠에 따라 판권료는 수직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 연말 돌풍을 일으킨 '미녀는 괴로워'는 철지난 일본 만화를 갖고 대박을 터뜨렸다. 주 제작사는 KM컬쳐스로 알려져 있지만 원작 만화의 판권을 가진 영화사가 공동 제작으로 참여했다. 싸이더스FNH가 주도적으로 '타짜'를 만들었지만 그 판권을 따낸 영화사는 따로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 이들은 영화 흥행에 따른 수익금을 일정 비율 분배받는 조건으로 제작에 참여, 큰 돈을 벌었다. 둘 다 한방 뒤집기에 성공했다. 잘 고른 만화 판권으로 사세를 다시 일으킨 셈이다.

이같이 만화 판권을 따낸 군소 영화사들이 공동 제작의 형태로 메이저 스튜디오들과 힘을 합하는 사례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by 100명 2007. 2. 19. 11:31
'충격적인 역사 실화' 극장가 장악!
[ 이양애 기자] 충격적인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극장가를 장악했다.

역사적 실화를 다룬 <아버지의 깃발>, <더 퀸>, <동경심판>이 연이어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

3월 1일, 삼일절에 개봉 예정인 <동경심판>은 '제2차 세계대전' 종결 후, 1946년 일본 동경에서 미국, 중국, 영국을 비롯한 11개 국을 대표하는 11명의 법관이 모여 일본의 A급 전범 28명에 대한 재판을 벌였던 역사적인 사건을 그린 실화 영화이다.

일본 전범 재판 60주년을 기해 제작된 <동경심판>은 아직까지도 추악한 전쟁범죄에 대한 공식적인 사죄와 적절한 보상을 하고 있지 않은 일본을 향한 질타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동경심판'을 진행했던 11명의 법관 중 당시 최대의 피해국 중의 하나인 중국측 법관 메이의 시선을 통해 심판의 진행 상황을 리얼하게 담아내고 있는 <동경심판>은 당시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일본의 모든 치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최소 30만 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난징 대학살과 만주사변에 대한 증언 장면은 그 때의 공포를 바로 옆에서 보는 듯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뿐만 아니라 <동경심판>은 1946년 당시 실제 심판의 현장을 담은 흑백 영상을 곳곳에 삽입하여 그 당시 엄숙함과 비장했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

한편, <동경심판>에 앞서 개봉하는 <아버지의 깃발> 역시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실제 일어났던 이오지마 전투에 참가하였던 군인의 아들이 아버지의 발자취를 추적하면서 알게 된 이야기를 담은 실화 소설 '아버지의 깃발'이 원작이다.

또한,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을 소재로 한 <더 퀸>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충격적인 죽음으로 패닉 상태에 빠진 영국 국민들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갈등을 사실에 근접하게 재구성해낸 작품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어떤 역사 교과서에서도 만나보지 못 해던 충격적인 역사를 바탕으로 한 <동경심판>과 <아버지의 깃발>, <더 퀸>을 통해 숨겨진 역사의 한 단면을 만나볼 수 있게 된 극장가에서 과연 어떤 작품이 관객들의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by 100명 2007. 2. 18. 21:23

음란의 바다에 빠진 댄서의 순정
영화 홍보 홈피 음란 사이트 둔갑…제작사 상영 끝나면 '나 몰라라'
불법 사이트 운영자 먹잇감 노출

지난 주말 영화 <말아톤> DVD를 감명 깊게 본 김미정(26)씨는 16일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검색창에 ‘말아톤’을 치고 공식 홈페이지(www.run2005.co.kr)를 찾아 접속했다가 화들짝 놀랐다. 기대했던 영화 관련 정보는 온데 간데 없고 화면이 온통 야한 동영상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국내 영화제작사들이 개봉작 홍보용으로 ‘쓰다 버린’ 상당수 홈페이지가 불법 음란사이트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구매사이트 등으로 둔갑해 ‘재활용’ 되고 있다. 이 중에는 <태극기 휘날리며> <박수칠 때 떠나라> <댄서의 순정> <클래식> 등 유명 영화도 포함돼 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영화제작사들의 무관심이 이 같은 상황을 만든 주범이라고 입을 모은다. 영화제작사는 직접 또는 홍보대행사를 통해 홈페이지 제작회사에 개봉영화 홍보용 홈페이지 제작을 의뢰한다. 이 때 제작회사는 도메인 관리ㆍ판매 회사로부터 영화 이름이나 관련 단어가 들어간 도메인을 6개월~1년 기간으로 구입한다. 비용은 1년에 2만6,000원.

문제는 영화가 극장 상영을 끝낸 뒤에는 어느 누구도 홍보용 사이트를 관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온라인 홍보대행사 아이시네라인 박세환 실장은 “조금만 신경을 쓰면 홈페이지를 잘 관리할 수 있는데도 일부 시리즈 영화를 빼곤 영화제작사나 홈페이지 제작회사 모두 홈페이지를 내팽개치기 일쑤”라며 “이는 영화팬을 골탕 먹이고 영화와 영화사 이미지만 망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결국 영화사들의 무관심 탓에 영화 홍보용 홈페이지들이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도메인 관리ㆍ판매 사이트를 통해 도메인 사용 계약기간이 언제 끝나는 지를 확인했다 기간 만료와 동시에 도메인을 사버린다.

반면 외국영화 홍보용 사이트는 이런 문제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직배사 차원에서 ‘www.sony.co.kr/***’ 같은 전용 서버를 운영하는데다 영화 상영이 종료된 뒤에도 꾸준히 관련 정보를 업데이트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홍보대행사 Y사 관계자는“극장 상영이 끝나도 DVD, 영화 관람 사이트 등 다양한 경로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영화제작사들이 홍보용 사이트 관리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by 100명 2007. 2. 18. 21:14
제작자가 살아야 영화가 산다, 차승재 싸이더스FNH 공동대표

차승재 싸이더스FNH 공동대표의 이미지는 아웃사이더의 그것이다. 학생 시절, 침을 찍찍 뱉으면서 짝다리도 꽤 짚어봤을 법한 인상의 그는 영화계에 들어와서도 주류의 안정적인 길보다는 자신만의 주변부 노선을 밀어붙여왔다. 같은 말이라도 단상에 올라 정돈된 태도로 하기보다 청중 뒷줄에서 육두문자를 써가면서 이야기할 것만 같은 그는 이를테면 비주류형 인간이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 무슨 ‘장’자 붙은 자리를 맡아본 적”도 없었을 그가 한국제작가협회(이하 제협)의 신임 회장이 됐다는 소식은 다소 의외였다. 그것도 한국 영화계가 혹한의 시련을 앞두고 있으며, 제작자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진 이 위기의 순간에 말이다. 하긴, 난세에는 무과를 나온 엘리트 장군보다 민병들을 이끄는 평민 출신 우두머리가 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했으니 그가 이 시점에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60여개 회사의 수장이 된 것은 괴이한 일만이 아닐 수도 있다. 제협 회장 당선 직후 그가 밝힌 “격랑을 헤쳐가야 하는 선장의 심정”이라는 소감으로부터 200분 동안의 인터뷰는 시작됐다.

-제협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다소 의미심장한 소감을 밝혔는데.
=프로듀서들 입장에서 보면 지금 환경이 좋지 않다. 프로듀서 고유의 영역이 점점 위축돼가고 있다. 이를테면 수익을 배분하는 문제도 그렇다. 과거에는 투자사와 제작사가 5 대 5로 배분하던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도 돈을 번 회사가 없었다. 영화를 통해서 자산을 축적한 회사가 단 한곳도 없단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감독들도 절반쯤 가져가야겠다고 나서고 대기업도 직접 제작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다. 과연 제작자가 남아날 수 있을까 하는 위기감이 있다. 그게 내적인 어려움이라면, 외적 환경으로는 현재 평균제작비가 30억원 정도인데, 5년 전만 해도 15억원에서 20억원 정도 아니었나. 엄청나게 오른 거다. 그래도 그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건 일본이라는 수익원이 있었기 때문인데, 지금은 그마저도 죽어버렸다. 그렇다고 제작비가 내려간 것도 아니지 않나. 한마디로 머리가 아픈 상황인 것이다.

-제협의 현안은 어떤 것들이 있나.
=가장 큰 현안은 제작자들의 위상을 다시 세우는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제작자들이 거의 필요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 경우까지 있다. 나는 한국의 영화산업을 그래도 이만큼 키워온 원동력이 제작자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제협은 제작 프로듀서들의 연합체니까 그 자리를 재정립하겠다는 게 첫 번째 현안이다.

-그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제협 차원에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제협 회원사들이라도 각성해서 제작비를 내리는 작업을 해보려 한다. 그렇다고 인건비를 줄일 수는 없을 것 같다. 결국 영화의 규모를 좀 작게 할 수 있는 기획을 자꾸 만들어야 한다. 규모보다는 스토리 중심의 이야기를 한다든가, 참신한 기획을 만든다든가 해서 돌파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결국 프로듀서 중심의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인가.
=프로듀서들이 영화를 좀더 통제할 수 있고, 관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통제, 관여’라고 하면 감독들이 싫어할 텐데. (웃음) 하여간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기 위한 제협 차원의 방안은 무엇인가.
=일단 제협을 단단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저작권 신탁사업 같은 일을 통해서 제협의 재정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그 다음에는 목소리내는 것밖에 없다. 이러다가는 다 죽는다고. 제작자가 없으면 영화를 누가 만드냐. 영화라는 큰 배의 방향은 감독이 정하지만, 그 동력은 프로듀서가 제공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문제는 그 동력의 힘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거다. 배는 점점 커지는데 말이다. 우리가 이런 문제를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배분에 대한 문제라면 극장과의 부율 조정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하고 싶다. 그런데 영화를 투자, 배급하는 대기업이 극장들을 갖고 있으니까 안 되고 있다.

-복안은 있나.
=아직은 없다. 관람료 인상도 하나의 계기일 수는 있지만, 절대적인 조건은 아니라고 본다. 관람료가 오른다고 부율을 바꿔준다는 법은 없잖나. 만약 인상된다면 그때가 문제를 제기할 적절한 타이밍이긴 한데, 아직 관람료에 관해서는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

-얘기를 듣다보면 제작자들의 피해의식 같은 게 느껴진다.
=영화를 만들어 빚지는 사람은 제작자밖에 없다. 실제로 제작자 중엔 빚더미에 앉아 있는 사람이 많잖나. 우회상장처럼 금융논리로 돈을 번 사람은 있는데 영화로 번 사람은 거의 없다.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맞아서 연기자들의 개런티가 올랐고, 감독은 개런티가 상승했을 뿐 아니라 수익지분도 가져간다. 스탭들의 개런티도 현실화됐다. 게다가 필름회사, 장비 대여업체, 극장 모두 돈을 벌었는데, 가장 한심한 게 제작자다. 지금은 제작비 30억원에 마케팅 비용 20억원을 쓰면 전국 관객 147만명이 들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제작자는 그런 손익분기점을 갖고 제작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불쌍한 존재다. 그렇다면 거기에 맞춰서 계속 제작을 해야 하냐. 나는 그것을 끌어내리기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는 거다.

-어디 잘 나서는 성격은 아닌 듯 보이는데, 제협 회장에 출마하게 된 배경은.
=강권에 못 이겨서다. (웃음) 다들 하라고 하니까. 그리고 이건 봉사직이라 무슨 돈 생기는 일도 아니고, 이권이 있는 것도 아니다. 김형준 전 회장이 4년 동안 했는데, 2년을 더 하라고 하기엔 미안한 점도 있었다. 그리고 영화산업노조가 출범하는데, 그들과의 관계를 위해서라도 교섭단장을 했던 내가 지금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노조와의 협상에서 제협쪽 교섭단장은 어떻게 맡게 됐나.
=그것도 다들 안 한다고 그래서. (웃음) 교섭단에 누가 참여하느냐에 따라 교섭의 무게도 의미가 달라진다고 봤다. 다른 몇 사람에게 교섭단장을 맡으라는 말을 했더니 껄끄러워하더라. 욕 얻어먹는 자리라는 생각도 있었고. 나 또한 봉변을 당할 각오를 하고 시작했다. 노조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변화인데 껄끄럽다고 해서 비교적 산업적 영향력이 작은 사람이 교섭에 나선다면 그 의미 또한 그리 중요하게 반영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욕을 좀 먹더라도 내가 나서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거다.

-노조를 껄끄럽게 생각지 않았다는 건가.
=나는 우리 영화산업 안에 건강한 노조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 업계의 그 누구도 공익적인 발언을 할 수 없는 입장 아닌가. 뭐라고 하면 다 밥그릇 싸움한다고 말하고. 노조가 공공단체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공공성을 띨 수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노조와의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16차 교섭까지 했는데, 단체협상은 지난해 끝냈고 이제는 임금협상의 막바지다. 시급문제만 해결되면 된다. 현재 실무 소위를 구성해서 막후 협상 중인데 설이 지나면 끝나지 않을까 생각된다.

-협상이 타결돼 시행에 들어가면 제작비가 얼마나 오를 것으로 보는가.
=전체 제작비의 5% 정도가 인상되지 않을까 싶다. 30억원 기준으로 보면 1억5천만원 정도인데 사실 엄청 큰 거다. 특히 인건비 대비로 따지면 3분의 1가량이 오르는 거다.

-노조와의 협약이 현장에서 잘 소화될 것이라고 보는가. 어떤 대비를 하고 있나.
=우리 회사는 1달쯤 전부터 매주 월요일, 수요일에 제작쪽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각 분야 스탭들이 와서 전문적인 내용을 가르친다. 이를테면 18kW 조명이 어느 정도 범위를 비추는지 알아야 예산서를 제대로 짤 것 아니냐. 이제는 모든 것을 정교하게 계산하지 않으면 곧바로 돈이 불어나게 된다.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프로듀서라는 직업이 전문화된 듯하면서도 또 아무나 하기도 한다. 이제는 변별력있는 프로듀서가 나와야 하고 변별력있는 제작사가 나와야 한다. 그 변별력이 곧 제작비 구조와 연결된다고 본다.

-제협 차원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나.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도 돈이 없다. 지금 제협의 재정은 2900만원인가 3900만원인가에서 적자 상태다. 그래서 당장은 교육 계획이 없지만 영진위의 영화인 재교육 프로그램 등을 활용할 생각이다.

-싸이더스FNH는 한국의 ‘영화공장’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였는데, 최근 들어 신작이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어깨 너머의 연인>과 <이장과 군수>가 후반작업 중이고, 그외엔 새로 들어간 영화가 없다. 사실, 쉴 때도 있는 것 아닌가. 우리 회사는 이번이 처음 쉬는 거다. 지난해에 우리가 워낙 많은 작품을 미리 당겨서 하기도 했고, 캐스팅이 잘 안 되기도 해서 자연스럽게 이렇게 된 거지 의도한 것은 아니다. 지금이라도 캐스팅만 되면 들어갈 수 있는 영화도 꽤 된다. 그리고 우리가 300억원짜리 펀드를 결성했잖나. 기존의 90억원과 합치면 390억원이 있는 셈인데, 앞서 펀드를 만든 곳들을 보면 자금을 믿고 너무 자신감있게 영화를 만들다가 퍽퍽퍽 깨지더라. 그런 것을 본 내가 똑같이 할 필요는 없잖나. 오히려 자체 펀드로 제작할 때는 좀더 엄격하게 해보자, 이런 생각이 있다.

-지난해 흥행성적이 워낙 안 좋다보니 최대주주인 KT가 프로젝트를 중단시켰다는 이야기도 하던데.
=전혀 아니다. KT는 회사의 자금 집행과 관련되는 부분은 거의 다 관여하지만 어떤 영화를 찍냐에 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KT는 그 비슷한 지시를 내린 적도 없다.

-하여간 싸이더스FNH의 지난해 성적은 안 좋았다.
=첫째로, 환경이 너무 안 좋았다.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가 108편이었다. 그중 손익분기점 근처에라도 간 영화는 20편이 안 되잖나. 우리는 지난해 12편을 개봉했는데, <타짜>와 <달콤, 살벌한 연인>이 돈을 벌었고, <비열한 거리>와 <각설탕>은 손익분기점 가까이 벌었다. 그렇게 보면 평균 이상의 타율 아닌가. 그리고 둘째로, 워낙 많은 작품을 만들다보니 역량이 분산됐던 것 같다.

-흥행도 흥행이지만 차승재다운 영화도 부족했던 것 아닌가.
=아니다. <비열한 거리>나 <열혈남아>는 누가 봐도 내 영화다. <천하장사 마돈나>는 <플란다스의 개>나 <지구를 지켜라!>와 유사하지 않냐. 그리고 <타짜>나 <달콤, 살벌한 연인>까지, 각각 보면 차승재스럽지 않은 영화가 없다. 다만 <각설탕>이 조금 소프트한 영화고, <사랑따윈 필요없어>가 기대에 비해 실패를 했지만, 그런 작품도 자꾸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KT의 자본도 유입되고 좋은영화와 합병도 하면서 영화의 색깔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인가.
=과거 우노필름이나 싸이더스의 이름으로 1년에 3∼5편을 만들 때는 회사의 색깔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금도 3∼5편은 싸이더스스러운 영화를 만들 거다. 물론 FNH스러운 영화도 그만큼 나올 거다. 그리고 또 싸이더스FNH라는 브랜드로 더욱 다양한 영화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지난해 말 김미희 대표와의 관계를 새로 정립했다고 들었다.
=그렇다. 나와 김미희 대표의 영화에 대한 색깔이 다르니까 각자 기획을 하자는 쪽으로 정리했다. 사실, 나는 <Mr. 로빈 꼬시기>나 <이장과 군수> 같은 영화는 시나리오만 놓고 판단할 수가 없다. 김미희 대표 또한 <열혈남아>나 <비열한 거리>에 대해서는 완성작을 보고는 얘기할 수 있지만, 시나리오 단계에서는 감을 못 잡는다. 그래서 각자 준비하는 것을 각자 꾸리자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과거에는 서로 동의하는 작품만 제작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제는 김미희 대표건 나건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되면 들어간다는 거다.

-하나의 회사에서 그렇게 일을 한다는 게 이상하지는 않나.
=기획 단계만 그렇게 한다는 거다. 그 이후의 일은 회사 차원에서 같이 한다. 이를테면 공장은 하나지만 상품기획을 두 군데서 하는 것인데 뭐가 이상한가.

-싸이더스FNH가 올해 제작할 영화로는 어떤 게 있나.
=황석영 선생의 원작으로 만드는 필감성 감독의 <무기의 그늘>이 있고, 이승무 감독의 시대극 <자객>, 김용균 감독의 액션멜로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정영아 감독의 로맨틱코미디 <식탐남녀>, 양종현 감독의 킬러 이야기 <킬 미>, 백운학 감독의 공포영화 <귀신>, 여균동 감독의 코믹액션사극 <기방난동사건>, 하기호 감독의 <라디오데이즈>(가제) 등이 있고 그외에도 많이 준비하고 있다.

-대략 몇편이나 들어가게 될 것 같나.
=여러 변수가 있지만 8편 정도일 것 같다. 내가 기획하는 영화 절반, 김미희 대표가 기획하는 작품 절반이 될 거다.

-그중에 대작도 있나.
=<무기의 그늘> <자객> <불꽃처럼 나비처럼> 등이 큰 영화다. <무기의 그늘>은 대략 60억∼70억원, <자객>은 80억원 정도로 생각 중이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김미희 대표가 기획하는 영화라 정확한 규모는 잘 모른다.

-최동훈 감독은 <화산고2>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던데.
=최동훈 감독이 연출하는 것은 아니고 최화진 감독이 만들게 되는데 두 사람이 열심히 쓰고 있다.

-<타짜2>는 만들어지는 것인가.
=기획은 하고 있다. 잘 알려진 감독을 기용해 1편보다 규모를 키울 생각도 하고 있다.

-시장이 안 좋다면서도 여전히 대작을 기획하고 있다.
=대작임에도 제작비를 최대한 줄이려 한다. 또 순제작비 50억원이 넘어가는 프로젝트라면 외국에서 투자가 들어올 경우만 만들 계획을 세웠다.

-외국이라 하면 결국 일본일 텐데 거기서 지명도 있는 배우를 기용해야 하는 건가.
=그래서 큰 프로젝트에는 그런 배우를 쓰려고 한다. <무기의 그늘>은 배우 A를 생각하고 있고. <자객>은 B를 생각 중이다. <사막전사>는 C와 할 계획이다.

-해외 합작에서는 선구자 격인데, 해외와 관련된 프로젝트는 없나.
=우선 홍콩의 프로듀서 테렌스 창과 함께 LA를 배경으로 <첩혈쌍웅> 리메이크를 추진 중이다. 보람영화사와 공동제작하는 이승무 감독의 <사막전사>도 해외 합작영화다. 여기엔 <반지의 제왕> 등의 프로듀서 배리 오스본이 참여한다. 둘 다 미국에서 촬영되고 미국 배우들이 주가 되는 영화다. 미국시장을 보자는 거다. 그리고 <독비도>, 그러니까 ‘외팔이’ 리메이크는 홍콩쪽과 준비 중이다. 올해 말까지 준비해서 내년 초에는 촬영에 들어갈 것이다. 홍콩 감독을 써서 한국에서 촬영하려고 한다. <자객> 또한 일본과 합작을 추진하고 있다.

-싸이더스FNH의 장기적 방향은 무엇인가.
=영화에 대한 의존도를 많이 줄여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올해 드라마를 한편 만들 계획이고, 자금이 된다고 하면 케이블TV의 PP(프로그램 공급자)도 해보고 싶다. 영화 채널에 참여한다든지, 싸이더스 브랜드를 단 채널을 만든다든지. 김미희 대표나 나나 뮤지컬에도 관심이 있고, 연극도 할 생각이 있다. 결국 수익원이 다각화됐으면 좋겠다.

-꾸준히 논의돼왔던 배급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단독으로 배급하는 것보다는 다른 곳과 협업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 현재 한 업체와 합작 회사를 구상중이다. 현재로선 거기까지만 이야기할 수 있다. 협상 중인 내용을 모두 비밀로 한다는 서류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3월 정도면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

-동국대 연극영화과 교수이기도 한데, 회사 일보다는 교수직에 더 관심을 쏟는 것 같다는 주변의 이야기도 있다.
=그럴 리가 없잖은가. 강의가 토요일 오전 3시간, 수요일 오전 3시간 정도라 일에 부담을 주는 정도는 아니다.

-그럼 교수직은 노후대책인가.
=이런 거다. 업계에서 노추가 되긴 싫고, 그렇다고 영화와 무관하게 살 자신은 없고. 만약 내가 실력이 없어서 영화산업에서 은퇴를 해야 한다면 부산영화제에 가서 얼쩡거릴 수가 없잖나. 그런데 영화과 교수는 부산영화제도 갈 수 있고, 그런 거다. (웃음) 사실, 책도 많이 낸다. 영화 제작 매뉴얼도 학교와 공동으로 만들고 있다.

-허문영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씨네21> 기자 시절이던 1999년, 차승재의 힘은 ‘사람 본위’의 노선에서 나온다고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요즘 보면 주변에 득시글거리던 사람들이 하나씩 다 떠나는 것 같다.
=감독들도 그런데 주위 사람들이 떠나는 것은 내가 그들이 원하는 만큼 많이 못 해주니까 떠나는 거다. 많이 달라고 하는데 나는 그걸 충족시켜줄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이를테면 어떤 감독들은 제작 지분의 50%를 달라고 하는데, 나는 못한다. 어떤 선배가 그러더라. 그러지 말고 50%를 주고 붙잡아두라고. 그런데 문제는 그래도 업계에서 영향력이 좀 있다는 내가 50%를 주기 시작하면 다른 데 가서는 60~70%를 받을 수 있다는 거다. 그건 프로듀서를 다 죽이는 일 아닌가.

-프로듀서의 자존심 문제라는 얘기인가.
=누군가 크게 돼서 나가면 또 새로운 사람을 키우면 된다. 신인이나 전작이 부진했던 감독을. 그동안 계속 그렇게 해왔다. 그리고 그게 프로듀서의 능력이자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프로듀서란 감독한테 빌붙어서 먹고사는 존재가 아니란 얘기다.

-그러니 요즘엔 영화 만드는 맛도 예전과 다를 것 같다.
=그렇다. 손맛이 아주 다르다.

-그럼 무슨 재미로 일하나.
=식구들 먹여살리는 재미다. 회사를 끌고 가는 것 말이다.

-그건 재미라기보단 책임감 아닌가. 책임감이 개인적 욕망에 앞서는 삶이라니.
=그래서 빨리 내가 위로 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렇게 올라가다가 갈 데가 없으면 집에 가야지 별 다른 수가 있겠나.

by 100명 2007. 2. 13. 20:02

초당 척수표 (feet/sec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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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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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39.0

97.5

by 100명 2007. 2. 13. 19:29

심형래 '디워' 한국적인 정서 놓치지 않았다

심형래 감독의 야심작 ‘디워’의 미국 내 개봉시기 확정이 초 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국내 개봉을 여름방학 시즌으로 결정지은 만큼 미국내 개봉도 비슷한 시기에 잡을 예정이다.

배급사 결정문제로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한 심형래는 8일 스포츠서울과의 국제통화에서 “배급사 결정문제를 거의 마무리지었다. 10일(한국시간) 한국 배급사인 쇼박스 관계자와 함께 미국측 관계자와 중요한 미팅을 남겨둔 상태다. 11일 잠시 귀국한 뒤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이어 “‘디워’는 미국 배우 출연과 미국 내 촬영 등으로 진행됐지만. 영화의 처음과 끝은 최대한 한국적인 것을 부각시켰다. 국내 최초로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개봉할 예정인만큼 한국적인 것을 놓치지 않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심형래는 얼마전 유명 메이저 배급사와 계약이 성사단계에 이르렀다가 국내 개봉일정과 전혀 다른 4월을 요구해 과감히 포기했다고 전했다. 스크린 수는 2000개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미국 배급사가 결정된 후에도 DVD. TV판권 등 세밀한 조정사항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올 여름까지 계속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바쁘게 지낼 예정이다.

영화가 국내 최초로 미국 전역 개봉을 시도하는 만큼 자부심도 크다. 이러한 맥락에서 영화의 첫 시작을 조선시대 재현 장면을 선택했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선 우리민요 아리랑이 배경음악으로 나온다. 아리랑은 150인조 오케스트라에 90인의 합창단이 불러 웅장하면서도 중후한 멋을 풍긴다.

심형래는 “메이저 배급사와의 계약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실속을 챙기는 게 중요하다”면서 “적절한 수위를 맞춰 우리쪽에 유리하게 계약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에서도 마지막 장면에 대한 평가가 좋다. 특히 아리랑을 듣고난 뒤 ‘고급스럽다’며 칭찬이 자자했다”면서 “자신있게 만들었고. 작품성 또한 훌륭하다. 모든것은 영화가 개봉되면 다 밝혀질 것”이라면서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디워’는 조선시대 이무기들의 여의주 쟁탈전을 소재로 해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판타지 액션물. 700억원의 순수제작비가 투입됐으며 순수 한국 CG기술 적용과 제이슨 베어. 아만다 브룩스 등 할리우드 배우 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by 100명 2007. 2. 12. 07:20

CJ, 식품팔아 번 돈 영화에서 '야금야금'

CJ(001040)가 본업인 식품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영화를 비롯한 자회사 손실로 실망스러운 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CJ는 지난해 매출액 2조6504억원, 영업이익 1917억원, 경상이익 2157억원, 순이익 139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0.4% 줄었지만,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7.7%와 5.6%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자회사인 리엔터테인먼트의 보유지분 매각으로 발생한 546억원의 대규모 지분법이익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40% 가까이 감소하게 된다.

그만큼 지난해 사업에서 충분한 이익을 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연초에 CJ가 실적예상 공시를 통해 밝힌 2006년 순이익 전망치는 2240억원이었다.

◇영화배급 사업에서만 269억 손실

지난해 CJ가 기록한 지분법손실은 총 120억원이다. 하지만 자회사인 리엔터테인먼트로부터의 차감액을 제외한 지분법손실은 666억원(120+546)이 된다.

그 가운데서 가장 큰 손실은 엔터테인먼트 쪽에서 나왔다. 영화 배급사업을 하는 CJ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269억원의 지분법손실을 기록했다. `중천` 등 대규모 제작비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신규 성장동력 사업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CJ미디어와 엠넷미디어도 적자를 기록하면서 각각 42억원과 95억원의 지분법손실을 입혔다.

이밖에 라이신을 생산·판매하는 PT.CJI가 92억원, 학교급식사태로 손실을 기록한 CJ푸드시스템이 123억원의 지분법손실을 가져왔다.

의미있는 규모의 이익을 가져다준 자회사는 CJ투자증권뿐이다. CJ는 CJ투자증권에서 101억원의 지분법 이익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식품사업 실적과 `대조`

본업인 식품사업에서는 자회사들과 달리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식품 매출은 2005년 대비 11.6% 증가했고, 이중 가공식품 매출 성장률이 26.9%로 두드러졌다.

햇반, 맛밤 등 편의식품부문 매출이 프리미엄 제품과 신제품 판매 호조로 73.4%나 증가하면서 효자 노릇을 했다. 제약부문도 고수익 완제의약품의 판매량 증가로 매출이 2.8% 증가하고 매출이익도 20.7% 증가했다.

한편 공격적인 기업인수 등을 위한 차입금 증가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지난해 이자비용은 620억원을 기록, 2005년보다 293억원 증가했다.

by 100명 2007. 2. 12. 07:17
아카데미 상타면 국내 흥행 망한다?
아카데미는 그들만의 잔치인가? 올해 역시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과 관련해 기이한 일이 벌어질 것인가.

기이한 일이라고 하는 것은 그 어떤 영화 뉴스보다 비중있고 폭넓게 다뤄짐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 후보작들 혹은 수상작들은 정작 극장개봉 과정에서는 국내 관객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해 시상식을 전후해 크게 화제를 모았던 5편의 작품상 후보작들, 곧 <브로크백 마운틴>과 <크래쉬><뮌헨><카포티><굿나잇 앤 굿럭> 등은 국내 흥행에서 거의 참패하다시피 했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경우 가까스로 체면치레를 했지만 스티븐 스필버그의 <뮌헨>이나 조지 클루니 감독 겸 주연작인 <굿나잇 앤 굿럭> 등은 이름값도 변변히 하지 못한 채 극장에서 사라졌다. 트루만 카포티의 생애를 그린 <카포티>는 평단과 저널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간판만 올렸다 내리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2월 마지막 주말 혹은 3월 첫째 주말에 열리며 올해 제79회 행사는 2월25일로 예정돼 있다. 국내 언론들 역시 이 시상식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뉴스를 전한다. 일부 케이블TV의 경우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미국 현지시간에 맞춰 이 시상식을 현지 생중계할 정도.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작품들을 배급할 예정인 국내 메이저 직배사 혹은 수입사들은 해당 영화들의 언론 노출을 유심히 지켜보며 홍보와 마케팅전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들. 대개는 시상식 직후에 배급날자를 잡아, 주요 부문에서 수상을 했을 경우의 반사이익을 노린다. 현재 국내에서 전설적인 여성 흑인보컬 그룹 슈프림즈의 활동을 그린 <드림 걸즈>를 비롯해 이오지마의 전투를 미국내 시각으로 그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버지의 깃발>, 멕시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바벨> 등이 아카데미 후보작임을 내세워 치열한 마케팅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그때문이다.

하지만 영화계 일각에서는 '이 역시 도로(到勞)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제 할리우드 영화가 영향력을 현저하게 잃은데다 특히 영화제와 관련된 작품의 경우, '예술적인 것'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돼 관객들에게 외면받기 일쑤라는 것이다. 아카데미상은 영화제가 아닌, 미국 국내의 일개 시상식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관객들에게는 여타 영화제와 비슷하게 인식되고 있는 상황.

'아카데미가 아니라 아카데미 할아버지가 와도 힘들다'는 외화 관계자들의 푸념은 얼마전 국내 관객들의 영화관람행태를 조사집계한 영화진흥위원회의 자료를 통해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영진위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국내 영화관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라의 영화는 바로 한국영화이며(59.2%)이며 또 가장 좋아하는 영화 장르는 코미디인 것으로(21.7%) 나타났다. 곧 한국 관객들은 한국 코미디를 가장 좋아하고 있다는 것으로 할리우드와 할리우드의 '예술성'을 내세우는 아카데미는 별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인과 미국 영화인들의 잔치에 불과한 아카데미 시상식 영화들이 국내 흥행에서 뒤처진다는 것이 문제일 수는 없다. 하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버지의 깃발> 등 비교적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들까지 미국영화라는 이유로 외면받는 것 또한 일종의 편식증일 수 있다는 것이 영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수상결과와 그에 따른 국내 흥행여부가 역설적으로 주목되는 건 바로 그때문이다.
by 100명 2007. 2. 9. 08:38
필름 대명사 코닥, "필름사업 정리한다"

노지선 기자 blueness00@akn.co.kr

디지털사업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세계 최대 필름회사 이스트만 코닥이 지난 100여년간 '간판사업' 필름부문을 정리할 것으로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신문 더 타임스가 월가 소식통들을 인용, 코닥이 필름사업 정리를 통해 최대 15억달러를 확보할 것으로 보이며 이미 코닥 이사회에서도 논의가 마무리 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코닥 안토니오 페레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타임스 회견에서 디지털카메라 확산과 함께 필름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필름 시장이었던 헐리우드에서도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3년이면 필름시장이 완전히 사장될 것이라며 사업 정리 배경을 설명했다.

휴렛팩커드(HP) 부사장으로 디지털 미디어·마케팅 부문을 담당했던 페레스는 2003년 25년간 근무한 HP를 떠나 코닥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된 후 지난해 CEO에 취임했다.

취임 직후 페레스는 디지털 기술부문에 투자를 집중, 디카시장에 전방위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페레스가 "디카 시장 1위가 되겠다"고 선언했을 때 대부분 사람들은 콧방귀를 꼈지만 4년 뒤 코닥은 캐논과 소니를 제치고 미국 디카 시장 판매 1위로 부상했다.

필름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페레스의 결정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코닥이 최근 초점을 맞추고 있는 프린팅과 디지털 쪽에 더 많은 역량을 집중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코닥의 결정이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필름사업이 아직은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북미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필름 수요가 급감하고 있지만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가에서는 향후 몇 년간 필름 수요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의 헐리우드'라고 불리는 인도의 '발리우드' 역시 아직은 필름 영화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

한편 페레스는 이같은 주위 우려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 '제3의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레스는 "앞으로 3년 안에 코닥은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변화의 사례로 꼽히게 될 것"이라며 필름, 혹은 디카와 같은 제품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근본적을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by 100명 2007. 2. 9. 08:14

코닥, 간판 필름사업 100여년 만에 정리하나

코닥의 간판 사업으로 지난 100여년 지속돼온 필름 부문이 매각될지 모른다고 영국신문 더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월가 소식통들을 인용해 코닥이 필름 사업 정리를 통해 최대 15억달러를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3년 전 코닥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된 안토니오 페레스도 필름 사업이 더 이상 비전이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필름 비즈니스 정리 문제는 코닥 이사회에서도 이미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페레스는 타임스 회견에서, 디지털 카메라가 급속히 확대되면서 할리우드가 필름의 최대 수요처로 남은 실정이라면서 할리우드 역시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10년 안에 그나마 시장도 없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할리우드의 디지털화가 현재 초기 단계이지만 3년 가량이면 상당한 진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 관계자들은 코닥의 필름사업 정리가 회사에 큰 의미를 갖는 것이라면서 최근 초점을 맞추고 있는 프린팅과 디지털 쪽에 더욱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필름 비즈니스가 아직은 시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필름 시장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으나 아시아를 비롯한 제 3세계의 경우 여전히 필름 수요가 향후 몇년간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에 코닥이 서둘러 이 부문을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아시아 영화 허브인 인도 ’볼리우드’ 역시 디지털화에서 아직은 먼 상태라는 점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JP 모건 관계자는 코닥의 필름 부문이 올해 약 34억달러, 내년에는 27억달러의 매출을 각각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코닥의 필름사업 정리와 관련해 이쪽에 있는 상당수의 부동산의 값이 뛸 전망이라는 점도 회사측이 고심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by 100명 2007. 2. 9. 08:12
“한국영화는 할리우드 新라이벌”

美‘포린 팔러시’誌분석

한국영화가 세계적인 외교 문제 전문잡지로부터 미국영화의 새로운 라이벌 중 하나로 꼽혔다.

미국의 외교 전문 격월지인 ‘포린 팔러시’(Foreign Policyㆍ이하 FP) 2월호 인터넷판은 인도를 제외한 국가 중 할리우드의 라이벌이라고 할 만한 주요 영화강국으로 한국을 꼽았다. ‘발리우드(Bollywood)’라는 애칭을 얻은 인도는 여러 해 전부터 미국의 할리우드보다 연간 더 많은 영화를 제작하고 있어 할리우드의 신흥 라이벌 리스트에서는 빠졌다.

FP는 ‘할리우드의 새로운 라이벌 리스트(The List : Hollywood’s New Rivals)’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영화의 수출액 및 수출건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등 한국영화는 지금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고 있다”면서 “잘 만든 한국영화들은 영화의 테크놀로지가 뛰어날 뿐더러 내용도 기발한 것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FP는 ‘꼭 봐야할 한국영화’로 ‘올드보이’와 ‘괴물’을 꼽았다. FP는 ‘올드보이’를 “과도한 폭력과 근친상간 등으로 다소 거북스러운 영화”라고 소개하면서 “지난 2004년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올드보이’로 인해 한국영화에 대해 세계 영화계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괴물’에 대해서는 ‘똑똑한 스릴러물(a smart thriller)’이라고 표현했다. FP는 “한국에서 흥행 최고 기록을 깬 ‘괴물’이 오는 3월 9일부터 미국에서 상영된다”고 덧붙였다

by 100명 2007. 2. 9. 08:11

"한국영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
[오마이뉴스 2007-02-07 14:07]
[오마이뉴스 천호영 기자]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네자 그는 "차례가 돌아와 맡은 업계 당번일 뿐"이라며 웃었다. 차승재(47) 신임 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 회장. 하지만 그의 너스레와는 달리 '한국영화의 위기'를 운운하는 요즘 특히 그에게 거는 영화계 안팎의 기대는 자못 크다.

단지 현재 61개 회원사가 모여 국내영화 제작편수의 50%를 소화하고, 국내영화 관객점유율의 70%대를 유지하고 있는 제협의 회장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국내 최대 제작사인 싸이더스FNH의 공동대표로, 지난해 <씨네21>이 선정한 '영화산업 파워 50인'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실제로도 지난해 12편의 영화를 개봉, 국내 영화관객(외화 포함)의 10%를 넘는 1700만 명을 모아 그 '파워'를 입증했다.

라틴어 '싸이더스'의 뜻처럼 '스타' 제작자인 차승재 대표. 2일 서울 충무로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그 흔한(?) 상패 하나 없이 책장은 시나리오와 책들로 빼곡했다. 체 게바라 사진이 들어 있는 대형 패널과 최근 배우기 시작했다는 골프클럽이 공존하는 풍경 속에서 인터뷰는 1시간 40분이 넘게 진행됐다.

"파티는 끝났다"... 그리고 '고난의 행군'

▲ 차승재 영화제작가협회장
ⓒ2007 싸이더스FNH
차승재 대표는 협회장 당선 후 취임 일성으로 "한국영화의 파티는 끝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영화 개봉편수는 108편. 그 가운데 손익을 제대로 맞춘 영화는 12, 13편밖에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그 같은 환경이 '한국영화 위기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영화는 2006년 상반기에 정점에 다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파티는 끝났다'는 얘기를 한 거죠. 108편 중 13편만 되고 나머지가 안됐다는 건 그만큼 돈이 태워졌다(burn out)는 얘기거든요. 돈이 들어갔다가 본전이 나오든지 붙어서 나와야 되는데, 상당 부분 파티 하면서 다 태워버린 거예요. 그러니 올해 불붙일 돈이 별로 없는 거죠."

그는 실제로 그런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업계 자본도 신중해졌고, 또 그런 행태를 보면서 신규로 유입될 자본들도 주춤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대목에서 한국영화의 현실을 '배추농사'에 빗대 설명했다.

"그런데 구조가 왜곡되지 않은 상황에선 한해 정도 농사가 안됐다고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가령 배추농사 같은 것도 작년에는 금값이었다가 올해는 '그냥 뽑아 가세요' 그러거든요. 하지만 배추의 유통구조나 소비성향이 정상적이면 한해 농사가 안됐다가도 정상 복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저희가 당면한 문제는 좀 다릅니다."

그는 그 다른 '당면 문제'로 "수익원은 줄었는데 제작비 구조는 그대로"인 문제를 지적했다. 그리고 '수익원 상실'의 첫 번째로 이유로 해외수출 시장 급감을 들었다. 2001년부터 매해 30% 이상씩 가파르게 성장하던 영화 수출액이 지난해엔 전년 대비 68%나 감소했다. 특히 일본시장의 경우 전년 대비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는 그 원인을 '한탕주의'에서 찾았다.

"해외수출의 70% 정도를 일본시장에 의존하고 있었어요. 의존하더라도 일본 수입업자들에게 적정 이윤을 보장해줘 시장을 계속 살려나갔으면 괜찮죠. 그런데 그걸 과당경쟁을 붙여서 마이너스 구조를 만들어버렸거든요. '캐시 카우'를 살살 달래가면서 계속 젖을 짤 생각을 안 하고 최대까지 올려 받은 거예요. 그러니 우유를 더는 못 짜내고 젖소가 죽어버린 거죠. 한탕주의예요. 우리 사회에서 제일 문제가 건강한 자본주의 방식으로 차근차근 쌓아나가는 것이 아니라 한탕에 해결하려고 하는 거잖아요. 이런 사고방식 그대로 한 거예요."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한국 영상 콘텐츠 자체가 전멸한 건 아니"라면서 "붐은 끝났지만 시장을 고착화하는 데는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또 그 대안으로 중국 시장에 주목했다. 당장은 중국시장이 '불법복제의 천국'이라 돈이 안 되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중국의 WTO 유예기간이 끝나는 2010년까지 어느 정도 정비가 되면 이후로는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파티는 2006년에 끝났고, 앞으로 2007~2009년 3년이 한국영화의 고난의 행군 시기"라고 했다.

한국영화계의 '카니발리즘'

그는 수출시장 격감에 이어 "국내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정점을 찍었다"는 것, 또 디비디(DVD), 케이블 등 2차 부가판권시장의 위축을 언급하며, 이 세 가지를 한국영화를 현재 위협하고 있는 '삼각파도'로 꼽았다. 특히 부가판권 시장과 관련 "극장 대 부가판권의 수입이 이전엔 6:4 정도 됐는데, 지금은 8.5:1.5도 안나온다"고 걱정했다. 그 까닭은?

"우리가 IT강국이기 때문입니다. 불법 다운로드 받아 디비디 화질로 집에서 볼 수 있으니 한 푼도 돈을 받아낼 수 없는 거죠."

그럼에도 그는 앞으로 온라인시장이 오프라인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기에 더욱더 대책이 고민스럽고, 그만큼 정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다.

"가장 기본적인 법정신에 관한 문제거든요. 법이 있으면 위법하는 것을 단속해야 하는데, 현재 행정력으론 단속이 안 되는 수준까지 온 거죠. 그럼 캠페인이라도 벌여서 이 자체가 위법이고 산업을 좀먹는 거고, 지금에는 공짜로 즐기지만 나중에는 즐길 물건조차도 없어진다는 것을 깨우쳐줘야 하는데 수수방관하고 있거든요."

그 같은 환경에서 제협 회장으로서의 최우선 과제를 묻자 다시 '제작비 구조' 문제로 돌아왔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평균제작비는 40.2억원. 제작비 10억 미만인 '저예산' 영화를 제외하면 평균 51.1억원이다.

"순제작비 30억, 마케팅비 20억으로 평균이 50억인데 그 정도면 관객 147만 명이 이븐 포인트예요. 그런데 요즘은 100만 명 넘기가 힘들 정도로 영화 편수가 늘었거든요. 한국영화가 한국영화의 숫자를 뜯어먹는, 일종의 카니발리즘이 있는 거예요. 배추 농사 와장창 지으면 배추 값이 폭락하는 것처럼. 그래서 공급편수를 적정 편수로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협회에서 너는 몇 편 하라고 할 수는 없으니, 공감대를 가지고 스스로 조금씩 자제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겠죠."

또한 "편당 제작비도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마케팅비는 몰라도 순제작비를 줄이면 영화의 품질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영화를 들여다보면 재밌는 게 인건비 비율이 60% 이상이에요. 그중에서도 상당히 고액의 개런티를 받는 연기자나 스태프가 있거든요. 그 사람들에게 고액의 개런티를 주기 위해 하부를 구성하고 있는 스태프들의 인건비는 많이 깎았는데 올해는 그것도 안 됩니다. 이제는 노조환경 안에서 영화를 만들어야 하거든요. 그러니 톱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얼마만큼 끌어 내리느냐가 제작비를 줄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죠."

그리고는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도 반성할 게 좀 더 합리적인 구조로 제작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 그런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하나로 제협 차원에서 표준제작규약을 준비하고 있다.

"계속 긁어먹다 보면 결국 프라이팬이 '빵구'난다"

- 스타의 개런티를 줄이려고 하면 저항이 있지 않을지?
"단순히 줄이는 게 아니고 방법들을 찾아봐야죠. 스타는 상대적 가치란 게 없습니다. 스타 시장은 공급자 우선이기 때문에 자기자격을 자기가 매기거든요. 그러나 스타도 결국은 산업이 존재해야 계속 스타로서의 위치를 유지할 거 아닙니까. 산업 전체를 공멸로 몰고 갈 제작비 구조를 유지하는 데 자신들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 스스로 조금 양보를 해야죠."

▲ 2005년 6월 영화제작가협회의 '영화산업 정상화를 위한 기자간담회' 장에서. 가운데가 차승재 대표.
ⓒ2007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 2005년 6월 강우석 감독이 스타배우 실명을 거론하며 영화 출연 시 제작 수익 지분까지 요구한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이후 제협은 '영화산업 정상화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타권력화' 현상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그때 안타까웠던 게, 제작자와 스타의 밥그릇싸움, 파이싸움으로 비쳤는데, 그건 파이싸움이 아니라 프라이팬이 아예 없어진다는, 계속 긁어먹다 보면 결국 프라이팬이 '빵구'난다는 문제였어요. 그래서 그걸 좀 막아보자는 거였죠."

- 요즘도 그 같은 지분 요구를 하는 스타들이 있는지?
"그렇죠, 지금도… 그때는 지분요구 수준이 아니라 공동제작을 해서 아예 이익의 반, 1/3을 가져가겠다고 해서 문제를 제기한 거죠. 영화 제작사는 영화산업의 엔진입니다. 동력이거든요. 영화사가 돈을 벌면 그 돈을 땅 사고 집사는 데 쓰는 게 아닙니다. 새로운 영화에 계속 투자해서 그게 돌아가면서 산업이 유지되는 건데, 그리로 갈 연료를 딴 데서 뽑아가는 거죠. 그러면 산업 동력의 젖줄이 자꾸자꾸 줄어드는 거거든요. 지금도 그 문제는 아주 심각합니다."

그는 이어 "스타배우들은 요즘 정상적인 방법으로 제작업에 뛰어들면서 그런 부분이 줄어들었는데, 그 빈자리를 스타감독들이 메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타감독들도 '권력화'됐다는 것이다.

"내가 하면 흥행이 되니까 남는 것에서 나눠달라 하는데… 어느 정도 파이가 나오면 인센티브를 주는 건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건 성과에 대한 보상이죠. 그런데 인센티브의 수준을 넘어서 제작사 지분의 50%까지 요구하는 감독들이 등장하고 있으니까…. 결국은 동력의 젖줄을 약하게 만드는, 연료를 뺏어가는 현상이 똑같이 나타나는 거죠."

그는 "산업이 발전하면 그 정점에 스타가 있을 수밖에 없는 건 인정한다"고 했다. 또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부를 일구고, 자기의 경쟁력을 재화로 바꾸는 건 자유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것이 전체 공익을 해칠 때는 문제가 있다고 보는 거죠. 전체가 말라죽을 만큼 영향을 끼치는 행위는 사실 공정하다고 볼 수는 없거든요."

"영화노조는 건강한 영화인"

반면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영화노조)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사측 교섭단 대표를 맡아 영화노조와 단체교섭을 벌여왔다. 한국영화사 100년사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외부에서 노사 단체교섭 장면들을 보면 사실 춥잖아요(웃음). 그래서 처음엔 상당히 긴장들을 하고, 교섭단 되는 것조차도 회피를 했죠. 저는 영화노조는 구성원들이 건강하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산업이 잘 유지돼야 한다는 전제에서 본인들의 권익을 주장하는 것 같아요. 훨씬 열악한 구조에서 일하면서도 고액 개런티 받는 사람들과는 정반대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훨씬 건강한 영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단체협약은 "극히 일부 유예조항을 빼놓고는 합의가 됐"고, 임금협상은 "시급의 격차, 분배를 논의하고 있다". 실제 적용은 오는 7월 1일부터 될 예정이다. 그는 단체협약이 정식 발효되면 영화 산업환경과 제작환경이 많이 바뀌리라고 예상했다.

"제작 시스템이 훨씬 더 정교해질 수밖에 없죠. 예전에 인건비 같은 경우 계약기간은 작품이 끝날 때까지, 이런 식으로 돼 있었거든요. 이제 시급과 주급으로 바뀌면 하루가 늘어날 때 직간접비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당장 계산할 수 있죠. 그러니 예전엔 업력(業力)이 없더라도 돈만 있으면(제작을 했는데), 지금은 스케줄링이라든지 버지팅(예산편성)이라든지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아무나 제작을 하지 못할 것 같아요."

스크린쿼터를 쌀이랑 바꾼다면...

그는 지난해 삼일절에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24번째 주자로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 시위를 벌였다. 피켓에는 '경술국치를 아십니까? 한미FTA, 경술국치와 다르지 않습니다. 스크린쿼터 축소를 반대합니다. <살인의 추억> 제작자 차승재'라고 적었다.

스크린쿼터 문제를 묻자 "굉장히 복잡한 생각이 있다"고 했다. 물론 스크린쿼터가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시골에서 노인들이 꼬부랑허리로 농사짓는 농산물도 다 내놓는 마당에 젊은 놈들이 하는 영화가 그걸 지켜야 되겠다고 하면 이기주의적으로 비칠 수 있기에" 생각이 복잡하다. 그러면서 "만약 스크린쿼터가 없어진다면 정말 쌀하고 바꾸고 싶다"고 했다.

▲ 차승재 대표는 "만약 스크린쿼터가 없어진다면 쌀하고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저희는 젊으니까 그나마 머리 싸매고 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데, 사실 피폐해진 농촌에서는 그런 경쟁력이 나오기가 힘들잖아요. 그런 거랑 바꿔야 해요. 그래야 저희의 양보나 희생이 힘이 있는 거죠. 그런데 협상 개시 전에 (스크린쿼터 일수를) 반토막 내버린 것은 정말 바보짓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해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이 60%를 넘어섰는데도 필요한지?
"1, 2년은 파고를 버티고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야금야금 고사될 수밖에 없는 골격을 갖고 있거든요. 결국 10, 20년 뒤 한국영화 점유율이 다시 10%대로 떨어지는 건 명약관화합니다. 그 안에 산업구조를 건강하게 만들고 절치부심해가면서 버텨내느냐의 문제만 남아 있는 거예요."

- 스크린쿼터 문제에 앞서 스크린독과점 현상을 비판하는 영화인들도 적지 않은데?
"일견 일리 있는 얘기지만, 같이 비판의 대상으로 하기엔 논쟁의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스크린쿼터가 있어야 하는 건 가장 원론적인 문제구요. 스크린독과점은 그 작은 부작용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그럼 스크린독과점 현상 자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는 반대합니다. 쉽게 얘기해서 아주 짧은 장사를 하는 거거든요. 결국 장기적으로 가면 산업 전체를 위축시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에서 왕창 벌면 뭐합니까, 다른 투자한 영화들이 다 망하는데. 그런 게 실적주의가 낳는 폐해거든요."

- 한 편에선 '극장이 원하니까, 관객이 원하니까'라는 이유를 내세우는데?
"아니죠, 그 관객이 어디로 가냐구요. 650개관 걸 것을 350개, 400개 하면 되고, 그 외 250개관에선 다양한 영화들이 자본을 회수해갈 수 있는 룸을 열어줘야죠. 사실 좀 더 오랜 기간을 유지하면 되거든요. 예전엔 1개관에서 6개월씩 했습니다. <장군의 아들> <투캅스>는 6개월씩 했습니다. 그러니 거짓말을 하는 거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거죠."

하반기부터 직접 배급 계획

그는 2005년 6월 자신이 운영하던 '싸이더스픽쳐스'와 김미희 대표의 '좋은영화'를 합쳐 싸이더스FNH를 만들었다. '싸이더스픽처스'에서 '싸이더스'를, '좋은영화'에서 영문명인 'Fun & Happiness'를 따왔다. 현재 직원은 89명. 김미희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호흡이 잘 맞는지 물어보자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고 대답했다.

"영화 컬러가 워낙 달라요. 서로 다른 색깔의 영화를 조화롭게 같이 만들자, 그게 저희 목표입니다. 어정쩡하게 수정주의적인 방향으로 가면 다 몰락할 수 있거든요. 서로 영화노선을 인정하면서 전방위적인 대역폭을 가져보자는 게 합친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에 따라 쉽게 말해 그는 '무거운 영화'를, 김 대표는 '가벼운 영화'를 맡기로 했다. 그렇게 지난해 개봉작품은 12편. 그러나 수익을 올린 작품은 <달콤, 살벌한 연인>과 <타짜>, 단 2편뿐이다. 매출이 400억원을 넘고 "흑자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흑자"를 기록했지만, 그 역시 <타짜>의 대박과 <달콤, 살벌한 연인>의 선전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아픈 곳을 건드렸다.

"개봉 시기가 좀 어정쩡해서 손익분기점 근처까지 갔다가 돌파를 못한 게, 월드컵에 하나 죽은 게 <비열한 거리>가 있구요. <괴물>의 후폭풍에 말려서 그나마 150만으로 선전한 영화로 <각설탕>이 있습니다. 그런 배급 상황의 불운만 없었으면 한 4편 정도가 손익분기점을 돌파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2편으로 그쳤죠."

단지 개봉시기 때문일까. 영화계 일부에선 싸이더스FNH가 '질보다는 양을 추구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그 역시 비판을 일면 인정했다. 그럼에도 "올해 배급업에 뛰어들기 전 미리 생산능력을 확인해보기 위해 전략적으로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올 하반기부터 실제 배급행위가 이뤄질 것"이라며, 그를 위해 "이미 4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놓았다"고 밝혔다.

- 왜 직접 배급을 하려고 하는지?
"제작사의 수익은 흥행 수익을 투자자와 나눠 갖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흥행은 항상 들쑥날쑥하거든요. 흥행의 수익구조는 안정적이지 않은 거죠. 그런데 배급수익은 표현이 좀 그렇습니다만 '인두세'입니다. 한 사람이 들어가면 거기서 몇 퍼센트(부가세를 제외한 입장료 1/2의 10%)가 배급수수료로 나오거든요. 그만큼 안정적인 거죠."

▲ 싸이더스FNH 사무실 부근 충무로 지하철역사 벽에는 2003년 <살인의 추억>으로 대종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는 그의 사진이 걸려 있다.
ⓒ2007 오마이뉴스 천호영
올해 계획하고 있는 작품은 8-9편.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장과 군수>로 시작해 야설록 소설 원작의 <불꽃처럼 나비처럼>과 황석영 소설 원작의 <무기의 그늘>, 그리고 <자객>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 <식탐남녀> <라디오 데이즈> <킬링 미> <기방난동사건> 등을 준비하고 있다.

배급과 관련 영화계 현안 중 하나는 부율(배급사와 극장 측이 수익을 나누는 비율) 조정 문제다. 현재 외국영화는 6:4인 데 비해 한국영화는 5:5 구조다. 제작사들은 외국영화 수준의 부율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지만, 극장 측은 완강하고, 배급사는 미온적이다.

"협의가 진행이 안 되죠. 협의를 진행해야 할 주체가 배급사인데, 초록은 동색이라고 같은 집안(CJ엔터테인먼트-CGV, 쇼박스-메가박스 등처럼 대형 멀티플렉스는 배급사와 극장이 계열구조를 갖추고 있다)이니 얘기가 안돼요."

그렇다면 앞으로 직접 배급을 하게 되면 부율 문제를 협의할 것인지 슬쩍 물어보았다. 그는 대답에 앞서 너털웃음부터 터뜨렸다.

"저희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거겠지만 하여튼 목소리는 내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작사들이 다 멸종이 돼버리면, 프로덕트가 안 나오고, 프로덕트가 안 나오면 유통구조 자체도 없어지는 거거든요. 그 생각들을 안 해요. 제일 중요한 것은 상품을 만드는 데가 건강해져야 한다는 거죠."

감독은 선장, 제작자는 기관장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제공하는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 사이트에서 '차승재'로 검색하면 92년 <걸어서 하늘까지>부터 2006년 <올드미스 다이어리>까지 58편의 영화 목록이 뜬다. 아쉬운 작품을 물었더니 예상했듯이 "대부분"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특히?"라고 되물었다.

"<화산고>가 아쉬움이 좀 많이 남아요. 굉장히 참신한 기획이고 유니크한 상상력을 가진 거였는데, 그때는 그렇게 큰 작품을 처음 핸들링하면서 오는 미숙함도 있었고, 그래서 좀 더 극대화시키지 못했죠. 그리고 절대영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웃음). 항상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모델을 향해 갈 뿐이지 그것에 도달할 수는 없거든요. 그러니까 작품을 하면 하는 대로 다 반성만 있어요."

<화산고>의 김태균 감독은 그와 대학(외국어대) 친구이기도 하다. 카페, 옷가게를 하던 그가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도 김 감독과의 친분에서 비롯했다. 그가 특히 아쉬움을 느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문일까. 현재 최화진 감독이 <화산고2>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다.

- 그럼 정말 제작을 잘했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제작이 잘했다는 건 없습니다. 감독들이 잘한 거죠. 그런데 <살인의 추억>(봉준호 감독)이란 영화는 감독이 잘 만들 수 있도록 동력을 제공했던 것 같구요. <8월의 크리스마스>(허준호 감독)도 그렇구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봄날은 간다>(봉준호 감독)를 참 좋아합니다."

그 같은 '동력'의 덕일까. 그는 '스타감독 제조기'로도 알려져 있다. 그가 '입뽕(데뷔)'시킨 감독만도 앞서 언급한 감독 이외에 김상진(<돈을 갖고 튀어라>), 임상수(<처녀들의 저녁식사>, 장준환(<지구를 지켜라>), 최동훈(<범죄의 재구성>) 감독 등등으로 화려하다. 그렇기에 특히 신인감독들은 그의 말 한마디에 고무되기 마련이다.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 감독은 <씨네21>에 기고한 연출기에서 "초고를 읽은 차승재 대표가 말했다. '돈 냄새 나는 시나리오가 있고 기분이 좋아지는 시나리오가 있는데, 이 작품은 후자다. 기분 좋게, 한번 잘해보자. 노력하면 200만 못하겠냐' 이런 말을 해주는 제작자라니, 감동이다. 그의 구두에 불광이라도 내주고 싶다"고까지 밝혔다.

▲ 차승재 대표는 '영화공장 공장장'을 자처한다.
ⓒ2007 싸이더스FNH
이해영 감독처럼 직접 쓴 시나리오를 들고 그를 찾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도 그가 시나리오나 작품 아이디어를 갖고 적절한 감독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가 최동훈 감독에게 <타짜>를 세 번이나 의뢰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결국 감독은 해석기관이거든요. 문자텍스트를 영상으로 복원하는 해석 장치란 말이에요. 그런데 감독들마다 어떤 인생을 살고, 어떤 사회적 인식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해석하는 성향들이 달라요. 그것과 시나리오가 잘 맞아야 해요. 그래야 좋은 결과물이 나오거든요."

그는 시나리오와 감독의 관계를 '설계도와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관계'로 풀어 설명한 뒤 제작자와 감독의 관계에 대해서도 나름의 해석을 들려줬다.

"영화를 배로 보면 감독은 선장이고, 제작자는 기관장이에요. 영화를 만들고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은 기관에서 제공하죠. 기름 냄새나고 어두침침한, 표면에 잘 안 드러나지만 배 가장 밑바닥에서 기관을 돌리는 거구요. 그 배가 어디로 가느냐는 방향은 선장, 감독에게 많이 의존하죠."

- 감독과 의견이 안 맞을 때는?
"절대 원칙은 연출자의 존재감을 말살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연출 자체가 자기존재감을 확인하는 작업이거든요. 그러니 일을 시작하기 전에 많이 얘기하죠. 배가 떠나면 결국은 선장을 믿고 갈 수밖에 없어요. 항해를 시작하기 전에 어디를 갈 건데, 어떻게 갈 건데, 그런 얘기를 많이 해놔야죠."

"영화는 시대와 같이 호흡합니다"

그는 감독뿐만 아니라 시나리오 작가들이 원고를 가장 보여주고 싶어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단지 국내 최대 제작사 대표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만큼 시나리오를 잘 읽어내는 사람도 드문 까닭이다. 그가 그렇게 읽는 시나리오는 1달에 10권 정도. 그렇지만 "영 감을 못 잡는 시나리오도 있다"고 고백했다.

"코미디영화는 잘 몰라요. 스릴러영화도 잘 모르구요. 그래서 공포영화를 한 편도 못 만들어봤어요. 다만 좀 사실주의적인 성향이 있는, 리얼리즘 계통의 시나리오,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이야기 구조를 갖춘 시나리오는 무슨 뜻인지 좀 읽어내는 편입니다."

그의 이런 시나리오 읽기는 그의 독서편력에도 힘입고 있다. 그는 소문난 독서광으로 1년에 1백권 정도의 책을 읽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KBS-1TV 서평 프로그램 'TV, 책을 말하다'의 '독서클럽'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쓸데없는 것을 많이 읽는다"며 요즘 보는 책으로 <20세기 문화지형도> <쿠바이야기> 등을 소개했다.

- 독서가 제작에도 실제 도움이 되는지?
"무조건 되죠. 왜냐면 영화의 기본은 서사거든요. 서사 안에 보면 캐릭터도 있고 드라마 구조도 있고, 그런 것들이 다 도움이 되죠. 아예 서사구조가 없는, 문학작품이 아닌 것조차도 결국은 이 사회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동시대에 필요한 감정은 무엇인가, 무슨 문제를 안고 있나, 이런 것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화에 다 도움이 됩니다. 현실을 떠나서 뜬금없는 얘기가 영화가 아니거든요."

▲ '영화산업 파워 1위' 차승재 대표
ⓒ2007 싸이더스FNH
그는 또한 "영화는 유기체 같다"고 말했다.

"시대와 같이 호흡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 당시의 사회적 상황, 대중의 욕구, 그리고 경제트렌드, 문화트렌드, 이런 것들이 영화를 소비하는 데 다 영향을 끼칩니다. 그런데 기획은 2년 전, 3년 전에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살아서 움직일지 몰라요. 한일합작으로 한일간 역사의 깊은 골을 메워보는 영화를 해보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3년 뒤 독도문제로 한일관계가 악화된다, 그런 상황에서 나가면 그건 그냥 죽는 거예요."

그의 꿈은 얼마 전까지는 아시아 최대 영화제작사였다. 지난해 이미 제작 편수만으로는 그 목표를 달성했다. 다음 꿈은? "미국의 메이저 스튜디오 같이 스튜디오를 한번 해보는 겁니다." 전성기 때 홍콩의 골든하베스트나 쇼브라더스를 모델로 삼고 있다. 그는 또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면"이라는 단서를 단 뒤 "예전 사회주의 국가의 영화들처럼 인간의 삶에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그런데 절대로 그럴 수가 없겠죠."

그는 몸집이 크다. 언젠가 봉준호 감독은 <괴물>의 크기를 설명하면서 "아가리는 덩치 큰 차승재 대표가 입에 통째로 들어가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한국영화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자신의 몸집을 훨씬 뛰어넘는다. 그가 한국영화계에서 그저 파워와 덩치만 큰 '괴물'이 될지, 아니면 고난의 행군을 승리로 이끄는 '거인'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일단은 그의 마지막 '당부 말씀'을 믿어보기로 했다.

"업계 내부 문제를 제가 자꾸 공론화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업계 안에서 각자 위치에 있는 사람들간의 이기적인 밥그릇싸움으로 비칠까 봐 겁이 납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한국영화가 한국대중문화의 굉장히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데, 그 뿌리를 좀 더 깊게 내리고 좀 더 굵은 나무를 키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by 100명 2007. 2. 7. 14:53

'그놈…' 영화 사상 최초로 교도소 간다
내일 서울구치소 시사회

‘그놈’의 목소리가 교도소를 찾아간다.

영화 <그놈 목소리>(감독 박진표ㆍ제작 영화사 집)가 오는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오는 8일 서울 구치소에서 시사회를 갖는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영화의 취지가 더 많은 이들이 범인의 목소리를 알리고 기억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도소를 찾아가 시사회를 갖게 됐다. 제소자들의 교정 교육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 측에서 이런 취지에 공감해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교도소 내 시사회를 허가하게 됐다. 현재 영화 상영 회수, 장소, 시간 등의 일정을 논의 중에 있다.

이 관계자는 “범죄 특성 상 재소자 중에 ‘그놈’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이가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영화를 통해 유괴 범죄의 잔혹성이 잘 드러나 교정 교육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놈 목소리>는 실제 사건인 1991년 고(故) 이형호군 유괴 사건을 극화했다.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영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범인을 검거해 보자고 관객에게 호소하고 있다.

영화는 극중 앵커로 등장하는 주인공(설경구)이 ‘그놈’의 목소리를 직접 들려주며 함께 기억하고 잡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파격적인 엔딩 장면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놈 목소리>는 개봉 첫 주만에 전국 관객 140만7,000명을 불러 모으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당초 상영관 수도 397개에서 530개로 확대하면서 본격적인 ‘그놈’ 잡기에 나서게 됐다.

by 100명 2007. 2. 7. 14:50

"한국영화계 제작비 줄여야"
10년새 3배 늘었지만 수익낸 영화 극소수
"과당경쟁 지양·HD등 새 제작방식 도입을"

특정 영화에만 몰리는 한국영화계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제작비 절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영화 시장이 양ㆍ질적으로 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제작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정작 이에 맞춰 수익을 내는 영화는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마케팅 비용은 이런 제작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 제작비 10년 만에 세배 가까이 상승=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06년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2006년 한국영화 평균제작비는 40억 2,000만원. 40억은 최소 관객 130만 명이 들어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액수. 지난해 총 110편이 개봉한 한국영화 중 130만 명 이상의 관객이 든 영화는 22편에 불과했다.

이 22편 중에는 '한반도' '중천' 등 대규모 제작비가 소요됐으나 손해를 본 대형 블록버스터도 끼어있기 때문에 실제 이익을 본 영화는 20편 이하가 될 전망이다. 지난 1998년의 경우 한국영화 편당 제작비는 15억원. 10년 만에 3배 가까이나 늘었다.

◇과당경쟁이 만들어낸 마케팅 비용 상승이 주요인= 이 같은 제작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특히 마케팅 비용이다. 많은 스크린에 한꺼번에 영화를 걸어 짧은 시간에 관객몰이를 하는 이른바 '와이드 릴리즈(wide release)'방식이 일반화되면서 마케팅비용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

1998년 영화제작비의 20%인 편당 평균 3억원에 불과하던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는 영화의 35% 수준인 14억 4,000만원까지 올라갔다. 특히 TV나 인터넷 언론을 통한 사전 홍보가 점점 중요해지면서 이런 미디어 노출을 위한 비용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요즘은 영화제작과정에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제작발표회의 경우 고급 호텔에서 가든파티 형식으로까지 치러지며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우들의 개런티도 문제다. 관객인지도와 홍보의 유리함 때문에 제작사들이 일부 인기 배우들만을 선호하면서 이들의 출연료가 수억 원을 호가하게 된 것.

하지만 지난해에도 일급 스타들이 출연한 영화들 상당수도 줄줄이 참패, '스타가 흥행을 보장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제작자들에게 각인시켰다.

◇과당경쟁 줄이고 새로운 제작방식 지속 도입해야=제작비 상승과 관련, 새로운 제작 방식의 도입이 시급한 문제다. 최근 영화계에 점차 활성화 되고 있는 HD영화 제작은 그 같은 차원의 시도다.

HD영화는 모든 제작과정이 디지털로 제어돼 최대 97%까지도 제작비 절감이 가능하다. 지난해 CJ엔터테인먼트가 편당 5억원이라는 적은 제작비로 4편의 공포영화를 시리즈로 내놓은 '어느날 갑자기'가 대표적 경우다.

지난해 22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흥행 10위에 오른 '달콤 살벌한 연인'도 HD영화로 제작돼 불과 9억원의 순제작비만 들었다.

해외촬영시 해외 인력을 적극 활용해 제작비를 절감하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중천'의 경우 중국스텝을 적극 활용해 제작비를 줄였으며, 최근 제작되고 있는 김태경 감독의 '므이'도 촬영지인 베트남의 인력을 대거 기용, 제작비를 줄여나가고 있다.

한편 영화계는 무엇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과당경쟁을 줄여 나가는 점에 입을 모으고 있다. 경쟁을 줄이고 홍보, 유통과정의 합리화를 통해 제작비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CJ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800억원의 투자를 발표하면서 "'P&A(영화 프린트 및 광고비용)'을 줄여 제작비를 합리화하겠다"고 밝힌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영화계 전반에서도 "영화인들간의 과당경쟁을 줄여 마케팅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큰 힘을 얻고 있다.

by 100명 2007. 2. 7. 07:42
`제작비 눈덩이 … 스토리 중심 영화를` [중앙일보]
신임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차승재 대표
싸이더스FNH 차승재(47.사진) 공동대표가 최근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신임회장에 선출됐다.

차 대표는 1990년대 시작된 이른바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이끈 충무로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비트' '8월의 크리스마스' '살인의 추억' 등 도전정신과 대중성을 갖춘 다양한 화제작을 만들어 왔다. 2년 전 김미희 공동대표와 손잡고 만든 싸이더스FNH는 현재 규모로도 충무로 최대 제작사다. 지난해만도 12편의 영화를 개봉했다.

명실상부하게 제작사 입장을 대변하게 된 그는 요즘 충무로의 어려운 형편, 특히 급격히 위축된 영화사의 위상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어려운 시기에 큰 책임을 졌다.

"제작자의 위상 추락이 협회 내적인 문제라면, 밖으로는 제작비가 문제다. 5년 전 15억~20억원이면 영화 한 편 만들던 것이 이제는 평균 30억원이다. 여기에 마케팅비 20억원을 합하면 관객이 최소 147만 명이 들어야 수지를 맞춘다. 한동안 일본시장이 도움이 됐지만, 요즘은 아니다. 회원사부터 각성해야 한다. 외형보다 스토리 위주의 영화를, 제작자 중심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누가 중심이든 좋은 영화가 나오면 되는 것 아닌가.

"영화의 방향은 감독이 결정하지만 그 엔진은 제작자다.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연 주역이 제작자 아닌가. 막말로, 제작자는 돈 벌어서 '딴 짓'하지 않는다. 수익은 거의 영화시장에 재투입된다. 스타배우나 감독의 개런티는 올라간 반면 제작사는 점점 돈 벌기가 힘들어졌다. 배는 커졌는데 정작 엔진은 작아졌다고 할까. 공장이 열악한데 좋은 물건이 나오겠나."

-제작사 측 교섭단장으로 영화노조와 노동시간.급료 등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예정대로 7월 1일부터 표준안이 적용되면 영화계의 오랜 숙제였던 스태프 처우 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제작비는 결국 상승하지 않겠나.

"이전에 많이 받던 쪽에서 덜 받아야 한다. 여러 방안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인상분은 제작비의 5%쯤이다. 줄 수 있으면 많이 주는 게 좋지만, 노조 측도 판을 깰 정도로 많이 받자는 건 아니다. 노사협상안은 영화산업 합리화의 터닝포인트다. 음식을 만드는 데도 간장 한 술, 소금 반 술 하는 계량이 있는데, 수십억 원짜리 영화를 만들면서는 그게 없었던 거다. 이제는 정교하게 제작하지 않으면 바로 비용에 반영되는 구조다. 사실 다른 나라도 다 그렇게 해왔다. 변별력 있는 제작사, 제작자가 나와야 할 때다."

-싸이더스FNH의 지난해 성적이 그리 좋진 않다. 개봉작 12편 중 돈 번 것은 '타짜' '달콤살벌한 연인' 두 편이다.

"손익분기점을 맞춘 건 '비열한 거리''각설탕'까지 네 편이다. 지난해 전체적으로 환경이 안 좋았다. 110편이나 쏟아졌으나 돈을 번 영화는 20편도 안 된다. 그에 비하면 나쁜 성적이 아니다. 물론 매달 한 편꼴로 개봉하다 보니 역량이 분산된 점이 있다. 올해는 조금 줄이려고 한다. 목표는 8편인데, 막상 시작하면 10편쯤 될 것 같다."

-영화계 안팎에서 인간관계가 두텁다. 정작 감독들이 영화를 만들어 성공한 뒤에는 대개 다른 영화사로 떠나곤 하는데.

"사람을 좋아한다. 영화 일도 사람이 공장이고, 사람이 설비다. 감독들이 떠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지분요구 등을 원하는 대로 해줄 수는 없으니까. 어느 정도 크면 떠나는 게 인지상정이다. 섭섭하단 생각은 해본 적 없다. 새로운 재능을 찾아내고 키우는 게 프로듀서의 책무이자 프라이드다. 잘나가는 감독을 무리하게 스카우트한 적이 없다. 요구하는 대로 데려와서 수익을 내는 방법도 있겠지만, 우리 회사가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한국영화계를 어떻게 내다보나.

"지난해 국내 관객 1인당 관람 횟수가 3.4회다. 미국 등을 제외하면 거의 세계적인 수준이다. 시장은 커질 대로 커졌는데, 막상 수익을 내지 못하는 현실이 무섭다. 이 상황이 오래가면 망한다. 낙관의 여지는 두 가지다. 하나는 디지털 유통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것이다. 협회 차원에서 저작권 신탁을 받아 불법 다운로드에 대처하려고 한다. 다른 하나가 해외다. 중국이 남아 았다. 불법시장에서 한국영화에 중독된 관객이 상당하다. 그 큰 시장에서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면…."
by 100명 2007. 2. 6. 0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