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효과’ 없다, 스피드레이서 아시아에서도 몰락

기사입력 2008-06-17 15:12

‘비 효과’ 없다, 스피드레이서 아시아에서도 몰락

【서울=뉴시스】

한국의 가수 겸 배우 비(26)가 출연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피드레이서’가 흥행에 참패했다. 상영 6주째를 맞이한 13~15일 미국에서 18만8736달러를 버는데 그쳤다. 박스오피스 16위다. 관객 하락폭은 -57.1%에 달한다. 현지에서는 영화관 상영이 마무리 되는 분위기다.

누적 흥행성적은 4250만4512달러로 45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제작비를 2억달러 이상 쓴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손실이다. 제작사 워너브라더스가 홍보비 8000만달러의 절반 정도만 건졌다는 사실에 할리우드는 충격에 휩싸였다.

‘스피드레이서’는 비를 비롯해 사나다 히로유키 등 다국적 배우들을 기용, 세계화 전략을 썼다. 특히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높은 비에 거는 기대가 컸다. 아시아용 포스터에서 비를 부각시키고 대규모 프로모션을 벌여주면서 비가 아시아 관객을 끌어오기를 원했다.

하지만 ‘비 효과’는 우리나라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에서 505만5748달러를 번 것을 빼면 ‘스피드레이서’는 아시아 국가들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대만(27만8422달러), 홍콩(35만6947달러), 인도네시아(48만3670달러), 말레이시아(44만3862달러), 싱가포르(59만7942달러) 등 초라하다. 의외로 멕시코(564만1068달러)에서 많이 봤다.

할리우드 영화산업지 ‘버라이어티’는 최근 ‘스피드레이서’가 실패한 10가지 이유를 분석했다.

①타깃 관객층에 비해 돈을 너무 많이 들였다 ②제작자 조엘 실버는 3년째 실패 가도였다 ③프랜차이즈 열기 탓에 워쇼스키에게 전권을 맡겨 버렸다 ④감독과 제작자는 R등급 폭력물로 떴는데 영화는 PG등급 아동용이라 브랜드 혼동이 일었다 ⑤마케팅이 잘못됐다. 성인의 노스탤지어를 노렸지만 영화는 원작을 모르는 어린이들이 봤다.

⑥픽셀 피로감이 일었다. 어린이들은 예고편만 봐도 밝은 컬러와 초고속 화면에 감각적 과부하를 일으켜 영화를 보기 싫어했다 ⑦영화의 독창적인 비주얼은 더 높은 연령층이 받아들인다 ⑧상영시간이 가족영화치고는 너무 길었다 ⑨세계 어디서든 안 먹힐 콘셉트였다. ‘폴라 익스프레스’의 톰 행크스같은 스타도 없었다 ⑩시대를 지나치게 앞서간 영화일 수 있다. 하지만 추후에 평가받게 될는지는 미지수다.

한편, 비는 이런 워쇼스키가 제작하는 영화 ‘닌자 어새신’에 주연으로 나선다.
by 100명 2008. 6. 17.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