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미디어, 매출확대 불구 적자행진 계속 "하다하다 안되니까 밤 문화까지 넘보냐?"
'생활문화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CJ그룹이 드디어 국민들의 밤 문화까지 책임지겠다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CJ 계열사인 엠넷미디어는 최근 몇 개월 사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케이블채널 프로그램 대부분을 제작방송한 회사로 이번에는 나이트클럽 투자를 발표했다. 엠넷미디어가 지난 11일 "케이블채널 강화를 위해 오프라인 문화클럽 사업에도 참여하겠다"고 발표하자 여러 언론들은 재벌기업이 이제는 향락사업에까지 진출하겠다는 거냐며 일제히 비판기사를 쏟아냈다. <사건의내막>은 지난 몇 개월 사이 CJ그룹의 묻지마 확장경영에 대한 우려를 전하는 기사를 여러차례 내보낸 바 있으며, 최근에는 CJ그룹이 형편없는 실적에 따른 주가폭락을 막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 검토' 관련 허위공시를 내보낸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검찰 룸싸롱 영화 「보스상륙작전」 2탄? "대한민국 재벌이 나이트를 개업했다!" CJ그룹 계열사로서, 대표적인 음악&엔터테인먼트 케이블 채널 <Mnet>과 <km>을 운영하고 있는 엠넷미디어가 지난 11일 "젊고, 트렌디한 채널 이미지 강화를 위해 고품격 클럽 사업에도 참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엠넷미디어는 "이를 위해 국내 클럽 인프라에 우선적 방송 권리 확보 차원에서 10%대의 지분 참여를 결정했다"며, "단순 투자자의 형식으로 참여하게 되며 실질적인 클럽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엠넷미디어가 지분투자를 하기로 한 '고품격 클럽'이란 서울 강남의 S호텔 지하에 있는 호텔나이트클럽. 나이트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나이트는 국내 최대규모인 동시에 최고급 클럽이라고 한다. 지난 3월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 오는 6월초 개장을 앞두고 있는 이 나이트클럽을 위해 투자된 돈은 보증금 23억원을 포함해 총 70억 원에 가까운 거액으로, 엠넷미디어와 함께 이 나이트에 투자한 박 아무개씨는 강남의 또다른 유흥업소 업주로 알려졌다. 엠넷미디어 측은 나이트클럽 투자 목적에 대해 "지분출자를 통해 방송 컨텐츠 제작 편리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만, 젊은 계층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이 집결되는 클럽을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개장 후에는 이곳에서 <Mnet>과 <km>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엠카운트다운'이나 '정재용의 더 순결한19' 등과 같은 프로그램 촬영을 실행할 예정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끝이 안보이는 적자행진 뜬구름 잡는 실적 전망 코스닥 상장기업인 엠넷미디어는 지난 15일 분기보고서를 발표해 올해 1분기에 매출액은 75억6천8백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4.1%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 51억6천5백만원, 당기순손실 54억8천4백만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엠넷미디어의 실적 관련 보도들을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영업이익 1억7천2백만원 당기순이익 8천8백만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적자 전환했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까지 적자행진을 계속 이어왔다. 엠넷미디어의 실적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연간 순손실은 4백58억원으로, 이는 전년도(2005년) 적자 규모 1백53억원 보다 세 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며, 영업손실의 경우 전년도 17억8천여만원에 달했던 것이 지난해에는 101억여원으로 여섯배 가까이 확대됐다. 수익성이 나날이 악화되는 가운데 매출액의 경우 2백26억원으로 전년대비 37.9% 증가했는데, 이에 대해 엠넷미디어 측은 지엠기획 및 에이디이천엔터테인먼트와의 합병으로 인한 감액손실과 판매관리비 증가에 따라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엠넷미디어는 지난 4월 17일 올해 1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영업손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매출액도 1천2백1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34.4% 늘어날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이러한 실적 목표치는 이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합병 관련 사안을 반영한 것으로, 엠넷미디어는 5월 31일을 기준으로 CJ뮤직을 흡수합병하면서 방송 등 사업부문을 추가하게 된다. 엠넷미디어 발표 자료에 따르면 매출액 4.3배 증가 추정의 근거는 ①방송채널의 시청율 및 점유율 상승에 따른 광고매출 증가 ②음악사업은 기 조성된 음악펀드 등을 통한 음반기획사 네트워크 강화 ③ 포탈사업은 이동통신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신규매출 증가 ④기 확보된 연예인 라인업과 온-오프매체(방송,포탈)와의 시너지 강화를 통한 연예매출 증가 등. 또한 영업이익 증가 추정의 근거는 ①컨텐츠 제작 및 공연사업 등과의 시너지를 통한 제작원가 절감과 효율적 편성을 통한 제작원가 개선 ②국내 최고의 유통력을 기반으로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유통이익 달성 ③일반경비는 원가상승률을 적용 보수적으로 적용 등이다. 일단 매출 증가의 근거로 들은 부분은 뭐 그렇다 치고, 영업이익 증가 추정의 근거는 허무맹랑하다는 느낌이다.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유통이익을 달성"과 "일반경비 증가는 원가 상승률을 적용 보수적으로 계산했다"는 말은 단적으로 해석하면 들어올 돈은 최대한 늘려 잡고 나갈 돈은 최소로 줄여 잡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컨텐츠 제작 및 공연사업 등과의 시너지를 통한 제작원가 절감과 효율적 편성을 통한 제작원가 개선"이라는 첫 번째 부분 역시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시너지'나 '효율적 편성'이라는 것은 사전에 검증하거나 미리 예측할 수 없는 변수이다. 오죽하면 한 재계 관계자는 CJ그룹의 나이트클럽 진출 소식에 대해 "하다하다 안되니까 이제는 물장사까지 하겠다고 나서나 보다"라며, CJ그룹의 방만한 경영 방식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대기업이 향락산업까지… 엠넷미디어의 나이트클럽 인수 참여 소식을 전하면서 여러 언론들은 굳이 대기업에서 유흥·향락산업에까지 손을 뻗어야 하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12일자 기사에서 클럽문화협회 이승환 기획팀장의 "대규모 자본과 매체 파워를 가진 대기업이 나이트클럽에 관여할 경우 마케팅이나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문화적 숙성이 필요한 클럽 문화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을 전했다. <경향신문>은 또한 모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련자의 입을 빌려 "tvN 등 CJ가 운영하는 몇몇 채널은 이미 '부비부비' 등 선정적 댄스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내 비난을 받고 있는데 계열사가 나이트클럽 지분까지 갖게 되면 채널의 선정성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활동가인 김형진씨도 "엔터테인먼트 요소로써 보다 나은 음악과 영상을 위한다면 굳이 나이트클럽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주류를 판매하는 유흥업소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아우르는 문화적 공간 확보가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은 덧붙였다. CJ그룹 계열사가 나이트클럽에 투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자의 머리에 처음 떠오른 것은 지난 2002년 개봉한 영화 '보스상륙작전'이었다.(업소 이름도 비슷하다) 지난 2002년 "대한민국 검찰이 룸싸롱을 개업했다"는 메인 카피와 함께 역대최다 개봉관 수를 기록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이 영화는 '그렇고 그런 쌈마이 조폭 영화'의 틀을 벗지 못했다는 악평에도 불구하고 그 해 한국영화 관객동원 19위를 차지하는 등 비교적 손해보지 않는 장사를 했다. 이 영화는 특히 '장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아들의 병역비리로 지지율이 떨어지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과정에 조폭 자금을 동원한다는 내용의 현실정치에 대한 직설적인 풍자 설정으로 영화 마케팅 사상 최악의 노이즈마케팅 사례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가장 보수적이고 명예에 민감한 거대 조직으로 손꼽히는 검찰과 한나라당을 자극해 '영화 홍보 재료로 사용하겠다'는 속내가 뻔히 엿보였던 이 영화에 대해 당시 검찰은 별일 아니라는 태도로 넘긴 반면 한나라당은 발끈해서 비난 성명을 발표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CJ, 노이즈마케팅 재미 들렸다? 케이블채널 논란 프로그램 대부분 CJ 언론들이 CJ그룹 계열사 엠넷미디어의 나이트클럽 투자 계획 발표를 범상치 않게 받아들이게 된 데에는 이 회사가 그동안 벌여온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각종 논란들이 그 배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분투자한 나이트클럽에서 촬영을 할 예정이라는 <km> 채널의 '재용이의 더 순결한 19'는 진행자 이재용이 직설적인 연예인 비난발언이 계속해서 물의를 빚으면서 연예부 기자들의 필청 프로그램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Mnet>채널에서 방송되는 '조정린의 아찔한 소개팅'은 방영 초기부터 프로그램 포맷을 표절한 것 아니냐는 시비가 붙었고, 최근에는 재미를 위해 가짜 연출을 일삼거나 출연자가 허위 경력으로 방송에 출연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줄곧 폐지 압력을 받아왔다. 엠넷미디어만 문제를 일으켜 온 것이 아니다. CJ미디어가 지난해 말 개국한 종합방송채널 <tvN>의 경우 지나치게 선정적인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내거나, 리얼다큐를 가장한 페이크(가짜)다큐로 시청자를 속였다는 비난을 받는 등 문제가 끊이지 않아 왔다. <tvN> 자체제작 프로그램중 하나인 '티비엔젤스'의 경우 남녀 미팅을 주선하는 프로그램의 취지를 넘어 최근에는 여성 출연자가 남성 출연자를 유혹하기 위해 팬티를 벗어 던지거나 여성 출연자가 상반신 누드 사진을 찍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 물의를 빚었다. 또한 미국의 불륜 고발 프로그램 '치터스'를 모방한 '독고영재의 현장르포 스캔들'은 리얼다큐인 '치터스'와 다른 '재현 프로그램'이지만 거친 욕설과 주먹다짐 등 선정적인 장면이 고스란히 방영되면서 일반 시청자들에게 리얼 다큐로 잘못 알려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12일자 「노이즈 마케팅 '맛들린' CJ, 왜 이러나」라는 기사를 통해 "CJ그룹이 최근 잇따라 '노이즈 마케팅' 논란에 휩싸이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며, 나이트클럽 투자도 이러한 노이즈마케팅 수법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CJ가 노이즈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이 단기간에 인지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CJ 관계자의 "내부적으로도 노이즈 마케팅을 계속해야 할지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는 노이즈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많은 상황"이라는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 노이즈마케팅(Noise Marketing) : 자신들의 상품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 상품의 품질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상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각종 이슈를 요란스럽게 치장해 구설수에 오르도록 하거나, 화젯거리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현혹시켜 판매를 늘리는 기법으로, 정확한 영어표현은 버즈 마케팅(buzz marketing)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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