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라이프, 말만 하지 말고 증명해 보라
세컨드 라이프에서는 버튼만 누르면 아바타가 날아다닌다. 어쩌면 이 가상 세계의 열정적인 팬들이 현실 세계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일지도 모른다.
지난 주말에 열린 세컨드 라이프 커뮤니티 컨벤션에서 세컨드 라이프를 개발한 린든 랩을 세운 필립 로즈데일은 종종 큰소리치는 것처럼 “세컨드 라이프는 지상의 모든 사람이 사용하게 될 어떤 것”이며 가상 세계가 “웹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선언했다.
하지만 불과 몇 분 전, 로즈데일은 서버 랙타임, 계획된 유지관리와 계획되지 않은 유지 관리, 때때로 사용자의 가상 인벤토리를 사라지게 만드는 갑작스러운 고장 등과 관련된 세컨드 라이프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파워포인트 자료를 보여주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그는 “세컨드 라이프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며 매우 작다”며 몇 달 전에 가상 세계로 시선을 집중시켰던 언론의 호들갑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충실한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주민들로 구성된 청중들에게 제스처를 취하며 “언론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이곳에 모인 사람들보다 너무 앞서간다. 모든 사람이 앞질러 가기를 원하기 때문에 ‘오 하느님 미래가 이런 것이군요!’라고 말한다. 당연히 이런 표현은 세컨드 라이프와 같은 새로운 시스템을 근시안적으로 보는 견해다”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낙관적인 태도가 나타났다. “(외부인들은) 이것이 얼마나 커질 것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라고 로즈데일은 말했다. 사실, 흥분하여 요란을 떠는 매스미디어계의 이상주의적 태도와 ‘잠깐만 우리를 과대 광고하지 마!’라는 식의 신중한 태도 사이를 연결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세컨드 라이프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다소 어렵다.
설사 그런 견해가 있다 하더라도, 결실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기업 마케팅 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언론 보도와 세컨드 라이프에서의 과대광고는 열광적인 팬들을 자극하여 현재 진행되는 상황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로즈데일이 지난주 토요일 아침에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것처럼, 이번 컨벤션에는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였다. 모인 군중은 (린든 랩의 고향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작년에 열린 컨벤션보다 수백명이 더 많은) 800명으로 추정됐으며, 많은 패널 토의와 강의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서 참석자들이 강의실 뒤에 서 있거나 바닥에 앉아야 했다.
지난 주말에 다룬 주요 내용은 네 가지 분야로 비즈니스, 교육, 소셜 네트워킹, 그리고 머시니마(machinima, 3차원 가상 영화)이며, 각 분야마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태도가 주류를 이루었다.
비즈니스 분야에서 다룬 주제는 (현재까지 가장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는 내용인) 가상 플랫폼을 통하여 실제 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가능성에서부터 지적 재산권 표준 세계의 발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소셜 분야는 이벤트 기획, 가상 관계를 현실 세계의 관계로 발전시키는 것, 세컨드 라이프를 통해 직업 음악가 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 등에 대해 다뤘다.
또 머시니마 분야는 영화 제작(가상 세계나 비디오 게임을 사용하는 애니메이션)의 형태로 금전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많은 수의 학급과 튜토리얼이 특징이었다. 영화 제작은 코카콜라 광고와 ‘사우스 파크’에서 활용할 정도로 주류 문화로 성장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 언급된 가능성은 훨씬 더 고상했다. 즉 비상 상황 대비 교육, 비영리적인 이유로 모이는 것, 그리고 이미 즈윙토피아나 클럽 펭귄과 같은 가상 세계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여준 아이들 세대의 교육 환경을 강화하는 것 등을 위한 플랫폼으로, 거기에 세컨드 라이프의 사용을 토의했다.
린든 랩 가상 세계를 최근의 디지털 학습 이니셔티브 주요 부분으로 포함시킨, 맥아더 재단의 인간 및 커뮤니티 개발 프로그램 교육 담당 이사인 코니 요웰은 “클럽 펭귄과 이빌을 사용하는 아이들의 경우,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는 세컨드 라이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빠져 죽을 것이냐, 헤엄칠 것이냐”
하지만 다행히도 세컨드 라이프의 몇몇 주요 인물들은 이 열광적인 팬들이 단순히 꿈을 꾸는 것 이상의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가상 세계 개발 회사인 일렉트릭십 컴퍼니의 CEO인 시블리 버벡은 세컨드 라이프의 비즈니스 기회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하는 십여명의 사람들을 위한 연설에서 “우리 모두 가상 세계 안에 있다. 개방형 가상 세계 만큼이나 새로운 산업계, 그리고 세컨드 라이프 만큼이나 새로운 플랫폼에서, 우리는 함께 빠져 죽거나 함께 헤엄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굳이 수영에 비유한다면 헤엄쳐 가야 할 섬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린든 랩이 세컨드 라이프를 만들면서 개입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은 귀중한 자산이면서 동시에 진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세컨드 라이프는 대체로 회원들이 구축한 세계이다.
린든 랩은 세컨드 라이프의 기술적인 안정성에 대해 책임을 지고 그 나머지는 사용자들에게 맡겨 두고 싶어 한다. 그 덕분에 창조성이 폭발적으로 발휘되었고 롤플레이 아나키스트에서부터 ‘털북숭이 괴물’ 그리고 가상 좀비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가상 세계 내 하위 문화가 확산됐다.
하지만 동시에, 이로 인해 외부인들이 조각조각이 나고, 돌아다니기 어렵고, 심지어는 초점이 없는 것으로 쉽게 오인할 수 있는 세계가 생겼다.
현재까지 세컨드 라이프는 아직은 새로운 사람들이 몰려오게 만들고, 반복하여 들어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고 자랑할 수 없다.
세컨드 라이프가 노력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일은 바로 그처럼 일반 대중이 몰려오게 만드는 것이다. SLCC는 주말마다 ‘인공섬’에 가상 세계 허브를 구축하고, 그 행사에서 나오는 실시간 콘텐츠와 스폰서들의 가상 부스를 제공했다.
그것은 멋진 구상이었으며 정말 군중이 모여들었다(“세컨드 라이프는 비어 있다”라는 비평 참조). 하지만 이 행사로 인해 서버는 폭주 상태가 되었고, 기자의 컴퓨터는 여러 차례 다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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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일렉트릭십 컴퍼니 시블리 버벡 CEO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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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린든 랩은 그런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없었고 그런 문제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하면서, 현재의 주민들과 주민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그런 실험 매체에서는 그런 문제를 필수적인 요소로 받아들이라고 격려했다.
로즈데일은 세컨드 라이프가 현재 상태에 도달한 것은 묘안이 저절로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의 방식대로 멈추어서 주의 깊게 생각하고 의견을 수렴하면서 모든 사람의 (생각)을 잘 받아 들였다면, 1999년에 시작하여 이 모든 것의 산파 역할을 한 기업가로서 우리는 이곳에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맨 처음에 세컨드 라이프를 시작한 것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즉시 행동으로 옮기는 전략 덕분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렉트릭십의 버벡은 그 시절은 지나갔다고 주장했다. 세컨드 라이프의 새로운 주민 열 명 중 아홉 명은 그런 방식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는 유용성을 향상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버벡은 “우리는 들어오는 새로운 사람들의 관점에서 세컨드 라이프에서 할 수 있는 멋진 일들을 안내해 주는 서비스를 마련해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표현일지는 모르지만, 세컨드 라이프의 사용 환경을 조금이라도 ‘AOL화’할 필요가 있다- 버튼을 눌러 AOL로 들어가면 이전에는 본 적이 없는 환경이 펼쳐지고 갑자기 메일이 날아온다. 정말 멋진 일이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보내주고 있으며 바로 코앞에서 오락, 정보, 학습 등의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버벡의 강연을 들은 청중은 AOL을 언급하자 불쾌하다는 듯이 낄낄댔지만 그 비유는 딱 맞다. 1990년대 많은 사람들의 경우, AOL 초기 버전은 이 특색이 없는 ‘인터넷’이 실제로 자신의 삶,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실제로 관련이 있다는 첫 번째 증거였다.
SLCC 참석자들은 색다른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가상 세계가 성장하고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어했다. 특히 그 성공에 재정적/기업적인 이익이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그러했다.
모인 사람들 중에는 세컨드 라이프 내에 (예를 들면) 패션 디자인, 부동산, 상거래 및 포드캐스팅 등의 창업 기업을 만든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은 세컨드 라이프가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개방되기를 원한다.
이미 간섭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린든 랩조차도 유용성을 개발하는 방법을 포용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로즈데일은 새로운 세컨드 라이프 주민들이 현재 동일한 형태의 ‘오리엔테이션 아일랜드’ 보다 비교적 개인화된 환경을 통해 메타버스에 접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설명했다.
현재 교육자, 일본 원어민 및 무수하게 많은 틈새시장을 겨냥한 ‘커뮤니티’ 오리엔테이션이 있다.
로즈데일은 “우리는 세컨드라이프닷컴 등록자 중 약 40%를 그런 커뮤니티 페이지로 보내고 있다. 가장 사업을 잘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는 사실 우리보다 실적이 더 좋다”라고 말했다.
버벡은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CBS와 함께 일렉트릭십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에 대해 암시했다. 이것은 인기 프로그램인 CSI와 함께 대화식 끼워넣기 광고를 세컨드 라이프에 도입하려는 프로젝트이다.
그는 새로운 대중을 이 가상 세계로 끌어 들일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면서도, 한 번의 멋진 마케팅 캠페인으로는 사람들이 계속 남아 있게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미끼는 있어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사람들이 수에 관계 없이 이메일을 통해 지구 반대쪽에 있는 사람과 통신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체험해 볼 때까지는 (포르노와 터무니없는 일의 온상인) 인터넷을 믿지 않았다.
세컨드 라이프에는 바로 그런 ‘이메일 모먼트’가 필요하며, 거대한 포부를 가지고 SLCC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바로 그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싶어한다.
공정하게 표현하면, 성인 전용 아바타 노출증 환자의 철학적인 세부점을 검토한 ‘세컨드 라이프에서의 섹스’ 패널처럼 많은 사람들이 운집한 컨벤션의 상당한 수 패널은 바깥쪽이 아니라 안쪽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그들은 세컨드 라이프가 유명해진 이유인, 우호적이 아닌 메타버스 세계의 핵심 주민들, 즉 고트족 복장이나 해적 복장을 하고 토요일 밤의 SLCC 가장 무도회에 나타난 사람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하지만 그 ‘털북숭이 괴물들’과 가죽옷을 입은 롤플레이어들도 포부가 컸다. 린든 랩의 세계는 그들의 경외하는 어떤 것이며, 그들은 그것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
그 성공이 이루어질 때까지, 인터넷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린든 팀의 주장은 이제 막 시작한 가라지 밴드가 비틀즈보다 더 위대한 악단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세컨드 라이프가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말만 하지 말고, 실제로 증명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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