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근 국내에서 세계 첫 3차원(3D) TV들이 상용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진정한 3D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내놓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광운대학교 3D디스플레이연구센터(3DRC) 김은수 센터장(전자공학과 교수)은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스테레오 방식의 3D TV는 여러 가지 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3DRC는 국내 최대 3D 디스플레이 연구소. 김은수 센터장은 이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김은수 센터장은 "진정한 입체영상을 구현하는 홀로그램 방식은 오는 2015년 이후나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3D분야는 원천기술 면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디스플레이 연계 기술에서는 일본과 대만이 시장 개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 기술력과 우수한 3D 연구인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정부와 함께 보조를 맞춰 3D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D 디스플레이는 크게 스테레오방식과 리얼3D 방식으로 나뉜다. 현재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는 스테레오 방식은 지난 1838년 영국의 찰스 위트스톤이 개발한 스테레오스코픽 방식이 효시. 그러나 170년의 역사를 가진 스테레오 방식은 아직까지 시야각이 좁고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스테레오 방식은 사람의 왼쪽과 오른쪽 눈으로 보는 영상을 2대 이상의 카메라로 각기 다르게 찍어 합쳐주는 방식"이라며 "사람이 실제 여러 각도로 움직이면서 수많은 입체영상을 보는 것과 달리, 제한된 위치에서 카메라가 찍은 제한된 영상만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아이티가 출시한 3D 평판 TV의 경우도 스테레오 방식으로, 시청자가 눈의 방향을 이리저리 움직이면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셔터글래스 또는 편광 방식의 안경을 채용해야 한다는 점도 불편사항. 패럴렉스베리어 등 광학판을 화면의 앞 또는 뒤에 붙이는 무안경 방식 역시 스테레오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
미국 시스코는 지난연말 인도지사 설립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던 마팅 드 비어 부사장이 3D 입체영상으로 인도 행사장에 나타나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시현했다. 이는 리얼 3D 방식의 하나인 공간영상디스플레이 기술과 특수효과를 이용한 것.
스테레오 방식과 다른 리얼 3D 방식은 홀로그램을 비롯해 영상을 띄우거나, 디스플레이 안쪽에 보이도록 해 입체감을 살리는 플로팅 등의 공간영상디스플레이 기술을 포함한다.
시스코 사례와 같이 현재 일부 전시회나 광고, 영화 등에 쓰이는 공간영상디스플레이는 입체감을 살려주지만 카메라가 찍은 2차원(2D) 화면에 입체감을 부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즉 3D 영상에서 보이는 모습의 옆이나 뒤쪽 모습은 볼 수 없게 되는 것.
김 센터장은 "눈의 피로 없이 실제로 사람이 보는 모든 방향의 입체영상을 디스플레이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홀로그램"이라며 "이는 빛의 회절과 간섭을 이용해 어떠한 방향의 입체영상이든 모두 보여줄 수 있는 궁극적인 3D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사람이 실제 보는 것과 같은 홀로그램을 디스플레이, 방송과 결합하려면 특수 소자와 함께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압축 및 전송기술 등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다.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에선 오는 2020년을 전후로 홀로그램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산·학·연의 연구개발과 정부지원이 병행되고 있다.
독일의 홀로그램 전문기업 씨리얼은 3D 홀로그램 TV의 상용화를 위해 우리나라 대기업과 협의에 나서고 있다. 이 업체는 오는 2010년 홀로그램 TV 시제품을 선보이고, 오는 2015년경부터는 본격적으로 제품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씨리얼이 국내 디스플레이 선두권 기업과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처럼, 진정한 3D 영상의 구현을 위해 우수한 디스플레이 기술력 또한 뒷받침이 돼야 하는 상황이다.
김 센터장은 "현재 대만을 비롯해 각국에서 리얼 3D 방식의 입체영상 및 관련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자리잡을 3D 기술의 선점을 위해 정부와 디스플레이 기술을 축적한 기업, 학계·연구기관의 면밀한 공조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3DRC는 옛 과학기술부의 국가지정연구실, 옛 정보통신부의 대학 우수연구센터 등으로 지정되면서 국내 최대 3D 디스플레이 연구소로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광운대, 서울대, 연세대, 충북대 등의 교수진 10여명과 석·박사 연구인력 50명을 보유하고 있는 3DRC는 국내 주요 대기업 및 국책연구소는 물론 해외 대학과 연구센터 등과 제휴·협력에 나서고 있다.
스테레오 방식은 물론 리얼 3D 방식의 다양한 기술 개발과 연구로 3D 디스플레이 시대의 개막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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