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총액 기준으로는 재계 23위에 불과하지만 계열사 숫자로는 재계 빅3를 넘나드는 CJ그룹. 계열사 숫자가 많다보니 그룹 본사 직원이라고 해도 전체 계열사와 관련된 일들을 일일이 챙기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최근 CJ의 계열사 직원 2명이 관계회사 대표이사와 함께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들이 받고 있는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사기)위반으로, 회사의 누적부채를 털어내기 위해 한 중소기업을 계획적으로 속였다는 의혹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 본지가 CJ그룹 측에 처음 접촉했을 때 접한 반응은 “그런 회사도 있었냐?”는 것이었다. 계열사 숫자가 하도 많다 보니 그룹의 말단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해도 될 듯하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이 사건 피해자인 (주)현대금속 관계자들을 5월8일 서울 논현동의 현대금속 서울 사무소에서 만나 사건의 전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편 이 사건에는 CJ 외에 한국마이크로소프트도 핵심 이해관계자로 얽혀 있지만 성의 있는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현대금속 “CJ직원들만 믿고 투자했는데…” 분통
지난해 여름 게임유통회사 링크업의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한국MS)와 CJ조이큐브에 대한 공정위 제소로 게임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Xbox360 게임기’ 덤핑 논란이 법정으로 옮아갔다.
당시 ‘한국MS 등이 덤핑판매를 강요했다’고 주장하면서 게임전문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증거를 폭로했던 링크업의 김아무개 사장과 CJ조이큐브 직원 김아무개 사업본부장, 이아무개 영업팀장 등 3명이 최근 사기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 4월28일 CJ그룹의 계열 회사인 CJ조이큐브 직원 2명 및 이들과 공모한 링크업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등 3명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혐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CJ 직원들과 링크업 대표이사는 지난해 초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던 현대금속에 접근, 껍데기만 남은 회사(링크업)를 인수하게 하고, 이 회사를 통해 CJ조이큐브의 누적 부채와 악성재고를 처분했으며, 이 과정에서 현대금속은 70억여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
현대금속 관계자 일문일답
-최근 증권거래소에서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 공고가 나왔던데. 어떻게 된 일인가.
▲이 사건 관련 소송에 대한 공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분기·반기 사업보고서 등 정기공시에는 소송 관련 내용을 다 넣었지만, 이러한 내용을 별도로 공시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하더라.
공시규정 책자에는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는데, 아직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은 아니고 물품대금청구소송과 근저당권 설정등기 말소 및 선급금 등 반환 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어서 규정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착오한 것이었다.
-대기업 직원들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사기를 벌였다는 내용이 충격적이다.
▲돌이켜 보면 CJ 직원들이 처음부터 속이려고 들어왔던 것 같다. 다분히 의도적이었다고 본다. 이번 구속 사건에서 문제가 된 ‘사기’는 인수과정에서 벌어진 것과 인수 후에 벌어진 매출관련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M&A 사기
▲우리 회사(현대금속)가 링크업을 인수하던 당시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하 플스)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가 새로운 버전의 콘솔게임기를 출시하고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던 시기였다.
콘솔게임 시장에서 소니의 플스2에 밀려 고전했던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새 버전인 Xbox360으로 국내 1위가 되겠다는 의지가 있었고, 엑스박스의 한국총판을 맡고 있는 CJ조이큐브가 이를 반영해 링크업에 무리한 영업을 시켰던 것이 근본적인 화근이었다.
CJ조이큐브는 링크업을 통해 엑스박스를 유통했는데, 조이큐브에서 물건이 나오면 링크업이 이 물건을 깡(헐값 처분)을 해서 과대 매출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2006년에 10만 대에 달하는 판매고를 기록했고 국내에서 다 소화를 못해서 역수출까지 벌였다.
엑스박스360의 현 소매가격은 37만4000원(출시 당시 권장가격 40만원)인데, 링크업이 들여오는 가격은 36만원 정도였고, 실제 판매는 32만원대에 이뤄졌다. 콘솔시장이 원래 본체는 이익이 별로 안 남고 게임타이틀 판매로 이익을 보전하는 사업구조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1대를 팔 때마다 7만원씩 손해보는 것이어서 CJ조이큐브는 부실이 누적되고, 링크업은 껍데기만 남은 상태였다. 그런 방식으로 영업을 하다가 부채규모가 한계에 달하자 부실을 메우기 위해서 깨끗한 담보와 돈을 채워 넣을 곳이 필요했을 것이다.
※ 편집자 주 : CJ조이큐브는 2007년 10월과 11월 감자에 이은 증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초 CJ조이큐브의 김○○ 사업본부장이 우리 회사로 와서 “MS와 함께 하는 그럴싸한 사업이 있다”며, “링크업을 인수하면 연 300억원 매출에 10%의 영업이익이 남는다”고 인수를 제의했다. 신규 사업을 모색하고 있었고, 게임에도 관심이 있었던 경영진으로서는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 조사에서 링크업 김XX 사장은 우리와 인수 협상 당시 실사과정에 제출한 자료들은 전부 위조였다고 시인했다. ‘깡’으로 물건을 팔면 바로 현금이 생기기 때문에 링크업에는 매출채권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당시 회계사 사무실에 마련된 장부는 전부 위조했던 것으로, 실사과정에 링크업에 부채가 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대해서도 “이것은 CJ가 가지고 있는 링크업에 대한 담보물을 정리하면 모든 것이 깨끗해진다”고 설명했다.
링크업의 주된 채권자인 CJ조이큐브 직원들이 실사하는 곳까지 나와서 “링크업의 주요채무는 CJ와 관련된 것인데, 문제 없다”고 말한 것이다. 완벽한 실사서류와 ‘깡’을 통해 이루어진 전년도의 훌륭한 매출실적, 포장된 이득, 위조된 대량의 매출채권을 보면서 장밋빛 전망치와 예쁜 그림만을 보고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그린 것은 회계팀이 실사를 하면 알 수 있지 않나.
▲당연히 회계법인에 용역을 줘서 회계팀을 보냈다. 그쪽에서는 세무사 사무실에
등 관련 서류를 비치해 놓고 있었는데, 회계기준인 2006년 12월 시점의 자료로 실사했고, 2007년 3월에 1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인수하는 것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그 사이인 1∼2월에 전부 마이너스를 때려 버리면 없어지는 것이다.
※ 2007년 4월14일 공시된 링크업의 2006년도 감사보고서는 회사 측의 자료제출 거부에 따른 의견표명 유보로 나와 있다.
매출 사기
-매출에 대한 사기는 어떻게 된 것인가.
▲총 64억원인데, CJ조이큐브가 현대금속을 통해 링크업으로 매출을 일으킨 것이었다. 이렇게 매출 처리된 제품도 링크업이 전부 다시 깡을 했는데, 그 자금이 현대금속을 통해서 입금이 됐으면 문제가 덜 커졌을 것이다.
하지만 물건은 CJ조이큐브→현대금속→링크업으로 가놓고 링크업이 깡을 통해서 받은 대금은 링크업에서 바로 CJ로 가버렸다. 현대금속은 매출처가 없이, 채무만 남아버린 것인데, 그 상황에서 CJ가 돈 달라고 물품대금 청구소송까지 제기했다.
※ CJ 관계자는 이 돈이 CJ로도 입금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대금속은 CJ에 2007년 7월 초 선급금 등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CJ가 현대금속에 7월 말 물품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우리가 국세청에 매출이 없다고 이의신청을 했는데, CJ는 계약 당시인 2007년 2월 말 근저당 설정된 토지에 대해 경매를 시도했고, 우리가 경매 중단을 해놓은 상태이다.
CJ 의심하게된 계기는 ‘썩은 재고’
-근저당 설정이 좀 헷갈리던데, CJ에 담보가 잡혀 있다는 링크업 자산과 별개인가.
▲근저당 설정은 계약의 담보조건으로 요구된 것이었다. 원래 상장사에는 담보를 안 받는 것이 관례인데, CJ쪽에서 6개월만 담보를 가져가자고 요구해서 우리 공장부지를 근저당 설정해주게 됐다. 링크업의 자산이 CJ에 담보로 잡힌 것은 대전과 광주의 부동산이다.
당시 링크업 지분 매매 과정에 계속 관여했던 CJ조이큐브의 이○○ 영업팀장은 “우리가 링크업에 받을 돈이 있지만 담보로 잡고 있는 링크업 땅이 대전 광주 합쳐서 100억은 된다”며, “대전 것만 55억원에 외환은행 PB팀과 매매 협상 중인데, 이 돈을 받아서 부채를 상환하면 링크업은 부채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이야기를 링크업 사장이 말했으면 안 믿었을 텐데 이○○ 팀장이 이야기해서 믿었다. 문제가 불거지고 고소 고발이 이뤄지는 과정에 대전 땅을 확인해 보니까 이미 근저당 설정 1순위로 농협에 24억여원이 되어 있고, CJ는 2순위였다.
-등기부등본을 떼보면 사전에 다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링크업의 최대 채권자인 CJ쪽에서 그렇게까지 이야기하는데 믿을 수밖에 없었다. 이 팀장은 “링크업을 10억원에 넘겨주지만 이 땅은 못 넘겨준다. 이 땅까지 합치면 1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땅과 건물에 대해서는 건드리지 말라”고까지 말했다.
농협에 24억원 근저당이 설정된 것보다 더 어이없었던 것은 대전 부동산에서 땅은 링크업 소유가 아니고 건물뿐이었으며, 공시가격도 30억원 미만이었다는 점이다. 근저당 설정된 부분을 제외하면 실제로 남는 가치가 전혀 없었다는 말이다.
-CJ가 의도적으로 속였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겠다.
▲CJ와 링크업이 처음부터 공모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CJ조이큐브의 지분은 CGV가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도 CJ
소유로 CJ의 100% 자회사이다. 부실화된 부분을 처리함으로써 최대 수혜자는 CJ라는 말이다.
-링크업 지분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나.
▲현대금속이 투자한 10억원어치(24.27%)와 별도로 링크업 사장과 체결한 합의서에 따라 나머지 6만 주(75.72%)도 받기로 약속했었는데, 가처분 사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금속은 링크업에 투자했던 10억원 어치의 지분은 이미 지분법 손실로 계상해 놓은 상태이다. 그리고 10억원어치 주식을 갖고 있지만 사기에 의해 인수한 것이니까 계약을 무효화해 달라고 CJ에 요구하고 있다.
-사건이 처음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 작년 4∼5월인데 1년이나 걸렸다.
▲1년 이상 끌어온 사건이다. 검찰로 바로 고소장을 제출했으면 빨리 진행됐을지도 모르겠는데 경찰을 거쳐가면서 오래 걸렸다.
나중에 되돌아보니 국내 게임기 시장 자체가 그렇게 없었던 것 같다. 덤핑으로 매출을 부풀려 놓기는 했는데, 더 이상 물건을 뺄 수가 없을 정도로 채무가 쌓이고, MS에서 빚 독촉이 계속되자 CJ조이큐브 입장에서는 상황을 돌파할 대안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번에 구속된 CJ 직원들이나 링크업 사장이 돈을 빼가서 착복을 했다면 이들의 개인비리가 될 텐데, 이런 거래과정을 거쳐서 최대의 수혜를 입은 당사자는 CJ조이큐브이다. 누적적자 폭을 상쇄시킨 결과를 낳았으니 회사 차원에서의 개입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링크업 사업에
개발도 있던데.
▲개발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앞으로 하려고 했던 것이다. 계약 당시 그쪽에서 “소방방재청에 엑스박스360 게임기를 1만 대(300억원) 납품할 계획이고, 일부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빨리 계약을 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우리는 링크업을 통해 신규사업에 처음 뛰어든 상황에서 CJ와 링크업이 소방방재청 이야기를 하니까 ‘관에까지 납품을 하는가 보다’ 했는데 거짓말이었다. 소방방재청에 물어보니 “재난안전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것도 아닌데 무슨 엑스박스 기계를 먼저 사는가”라고 반문하더라.
사실 우리 경영진 입장에서는 이만한 액수의 물건을 소화할 곳이 없을 텐데 굳이 우리 자산을 담보로 잡으면서까지 물건을 내려오나 의문이 들었지만, 소방방재청 같은 특판이 있다면 정해진 판로가 있기 때문에 담보로 매입을 끊어도 문제가 없게 말을 맞춘 것 같다.
심지어 2007년 3월 말에는 연세대학교 방재안전관리연구센터에서 재난안전 선포식도 있었는데, MS와 CJ조이큐브, 링크업, 현대금속, 재난안전네트워크 등이 참가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나라에서 국고보조를 받는다 어쩐다 했다.
정말 뭐가 있는 줄 알았고, 제대로 기반을 갖춰서 게임 사업을 잘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인수하고 한 달쯤 지나 4월 중순부터 수금이 잘 안 들어와서 도대체 뭘 매입했는지 자료를 달라고 해서 확인해보니까 썩은 재고를 넘겼더라.
-썩은 재고라니.
▲CJ조이큐브에서 링크업의 썩은 재고를 반납받았다가 우리에게 64억원어치 매출이 넘어가는 것에 포함시켜서 되넘겼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경영진 중에 있으니까 눈에 걸린 것이다.
원래 게임 타이틀은 1년 이상 지나면 못 쓰는 것인데, 새로운 64억원 매출에 옛날 게임들을 섞어서 넘긴 것으로, 수량도 많았다. 그것을 보고 지분인수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한 달 만에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김○○, 이○○, 김XX 다 이 자리에 불러 모아놓고 “썩은 재고가 여기에 왜 섞여 들어와 있냐”고 난리를 쳤더니 반품해주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반품도 안 해주고 있다.(CJ가 제기한 물품대금 청구소송 64억원이 이 매출에 대한 것이다)
그러고 나서 매출처를 가져와 봐라 했더니 처음에는 못 주겠다고 버티더라. 전부 깡을 해버렸으니 못 줄 수밖에 없었겠지. 우리가 난리를 치니까 매출처를 일부 줬는데, 그 중에서 가장 큰 곳에 가서 확인을 해봤더니 그런 내용이 없다며 오히려 받을 것이 있다고 하더라.
사기 당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5월2일 고소를 했다. 계약서 사인을 2007년 3월14일 했는데 한 달 반 만에 고소하게 된 것이다. 64억원 매입한 제품에 썩은 재고가 대량으로 섞인 것을 몰랐으면 계속 피해규모가 커졌을 것이다.
-고소장을 제출하고 딱 1년 만에 구속됐다. 그 사이에 도망도 안 가고.
▲그들이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이 아니라서 도망을 안 갔다고 본다. 파봐야 알겠지만 그 중에서 일부 개인적으로 빼먹은 것이 있을 수는 있어도 기본적으로 회사를 위해 한 것 아니겠나. 우리 입장에서는 CJ가 모든 것을 없었던 것으로 합의를 해주면 된다고 본다.
-사건이 꽤 복잡하다. 걸려 있는 소송도 많고…. 손해배상청구도 할 예정인가.
▲2007년 7월3일 민사소송을 제기했는데, 재판부에서 형사결과를 지켜보겠다고 해서 그동안 진행이 안 되고 있었다. 결과가 나왔으니까 이제 재판을 속개해서 빠른 판결을 받아야 할 것이다.
지금 진행 중인 재판은 근저당권 말소 및 선급금반환청구에 대한 것이고, 이것과 별도로 정신적·시간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변호사와 상의를 하고 있고, 형사사건 진행을 보면서 진행할 것이다. 지난 1년 간 손실에도 반영이 되고 회사 이미지에도 악영향이 있었는데, 그런 것까지 판단을 해봐야할 것이다. CJ가 도의적으로는 합의를 해야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CJ 쪽에서 특별한 언질이 있었나. CJ그룹에서는 “그런 회사도 있냐”는 반응을 보이던데.
▲CJ 본사에는 아직까지 보고가 안 올라간 듯하다. 계열사가 워낙 많아서 우리 사건에 전혀 신경을 안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감이 있다.
kt@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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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홈페이지 계열사 소개에 나온 CJ조이큐브 관련 이미지. 그러나 매장 사업을 접은 지는 오래됐다는게 CJ관계자의설명이다. |
“접은 지 오래된 사업”이 CJ조이큐브 핵심 사업 이라고?
CJ조이큐브는 어떤 회사일까. CJ그룹 홈페이지에는 CJ조이큐브가 “국내 첫 홈 엔터테인먼트 전문 스토어 시지비 조이큐브(CGV Joycube)를 선보인 홈엔터테인먼트 전문기업”으로, 온 가족 모두가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Enjoy Home’(집에서 노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되어있다.
또한 2005년 8월부터 MS의 차세대 비디오게임 시스템인 엑스박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유통을 시작했고, 2006년 2월에 발매된 엑스박스360을 기반으로 국내 콘솔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 이를 기반으로 게임소프트웨어 개발, 제작, 배급 등 관련분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CJ조이큐브에 연락을 시도했더니 CJ조이큐브에는 언론대응업무를 하는 부서가 없고, 회사 관련 대외업무는 모두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서 담당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언론홍보 홍보담당자인 임대환 과장은 5월9일 전화통화에서 “이 사건에 관련된 한국MS의 공식 홍보자료는 없다”며, “우리와 무관한 일로 CJ쪽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링크업이 제기한 것으로 보도된 공정위 제소에 대해 임 과장은 “제소된 것은 아니고 공정위 홈페이지에 투고한 것”이라며, “공정위에서 이와 관련해 전혀 조사가 없었다. 민사소송이 제기됐지만 우리는 (계약 당사자가 아니어서) 소송 대상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현대금속에 대한 64억원 사기 매출 의혹과 연관된 소방방재청의 방재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사업 및 엑스박스 구입 계획에 대해 임 과장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알아보고 알려주겠다”며 기자의 연락처를 받았다.
그런데, 임 과장은 전화를 끊은 직후 사무실을 비워 전화를 다시 받지 않았고, 기자에게 전화를 걸지도 않았다. 5월15일 한국MS에 전화를 다시 걸었을 때는 임 과장이 5월13일 미국으로 출장을 가서 19~20일경 돌아온다는 답변을 들었고, 다른 담당자도 자리에 없었다.
이와 관련해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실무를 담당하기로 했던 연세대학교 방재안전관리연구센터 관계자는 15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3월말 협약식을 체결한 직후 관계사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해 게임 개발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소방방재청이 게임소프트웨어 개발 완료 시 보급에 협조하겠다고 했을 뿐 게임기를 구매하겠다는 등의 언질은 없었다고 밝혔다.
CJ조이큐브의 지분 97.41%를 가지고 있는 CJ CGV의 이상규 팀장은 9일 전화통화에서 CJ조이큐브 직원 두 명이 구속된 것과 관련해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해서 회사가 공식 코멘트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다만 “이 직원들이 법적으로 이 사건에 얼마나 연루가 된 것인지는 검찰 수사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지만 일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며,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사건이 불거진 직후 면직 처리됐다”고 밝혔다.
구속된 CJ조이큐브 직원들이 사업본부장과 영업팀장이라는 직책으로, 사업본부장이면 임원급으로 회사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자리이지 않느냐고 묻자 이 팀장은 “직책은 본부장이지만 직제상 이사는 아니었고, 부장급이어서 임원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이 사건은 본질적으로 링크업과 현대금속 양 사 사이에 발생한 대금회수 분쟁에서 촉발된 것인데, 링크업이 영세한 회사이고 인지도 또한 낮아서 현대금속이 대기업인 CJ를 걸고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또한 “CJ는 현대금속을 상대로 물품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인데, 저쪽의 주장과 달리 CJ로는 물품대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며, “조이큐브와 링크업, 현대금속 사이에 걸려 있는 민사상의 소송도 여러 건이라 상당히 복잡하게 얽힌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링크업과 CJ의 관계에 대해 그는 “CJ조이큐브는 엑스박스360 총판을 맡은 회사이고, 링크업은 CJ조이큐브와 대리점 계약을 맺었다. 총판과 그 이하의 문제는 그쪽에서 알아서 하는 문제여서 CGV가 조이큐브의 모회사라고 해도 CGV 차원에서 언급할 내용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종합엔터테인먼트 그룹을 추구하고 있는 CJ에서 CJ조이큐브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핵심적인 회사는 아니고, 조이큐브는 엑스박스360 단일 제품의 유통 판매만을 맡고 있는 회사”라며, “게임사업에서 비중이 큰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CJ 홈페이지 계열사 소개에 나오는 홈엔터테인먼트 전문 스토어 체인 ‘CGV 조이큐브’ 사업에 대해 이 팀장은 “접은 지 좀 오래 됐다”고 밝혔다. CJ가 무수히 많은 계열회사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일각의 시선을 재확인시켜준 셈이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CJ조이큐브의 CEO가 1년에 한 번꼴로 바뀌어왔다는 점이다. CJ가 CJ조이큐브(구 씨씨씨코리아)를 계열사로 편입한 것은 지난 2003년 4월1일인데, 당시 인수당시 대표이사는 서영식이었다.
이후 CJ조이큐브의 대표이사는 2005년 6월 김강용 CJ CGV 사업기획실장으로 교체된 데 이어, 2006년 3월 박동호 CJ CGV 대표이사, 2007년 3월 김일천 신임 CJ CGV 대표이사, 2008년 2월 정성모 ㈜프리머스시네마 대표이사로 계속 바뀌어 1년을 넘기는 사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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