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다운’이라는 말이 있다. 휴대폰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히 알려져 있는 말로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제작한 휴대폰에도 불구하고, 해외용과 국내용의 차이를 일컫는 말이다. 다시 말해 해외용의 경우 고사양의 휴대폰을 내놓는 반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휴대폰은 상대적으로 싼 모듈을 사용하여 단가를 낮추는 행위를 말한다. 비단 휴대폰 시장뿐만 아니라 자동차시장까지 만연해 있는 이 같은 현상은 치솟는 통신비와 고유가와 겹쳐 소비자들의 분노로 돌아오고 있기도 하다. 특히 포화상태라 할 수 있는 휴대폰 시장에서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스펙다운‘행위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지만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휴대폰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 휴대폰 시장의 씁쓸한 현실을 들여다봤다.
휴대폰 전문사이트 ‘세티즌’ 리뷰 통해 국내용·해외용 휴대폰 가격·기능비교 ‘눈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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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용과 해외용 휴대폰이 가격이나 사양면에서 이처럼 차이를 보이는 사실을 알고 있는 소비자도 많지만, 휴대폰 사용자 규모에 비하면 이 같은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안타깝게도 그런 소비자들은 현란한 광고에 취해 국산 휴대폰 성능에 대한 자부심에 사로잡혀 의심 없이 휴대폰을 구입한다.
설사 ‘스펙다운’에 얽힌 비화를 알고 있다고 해도 공급이 수요를 강요하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구매할 수밖에 없는 현 상황에서 거부할 별 도리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국내용 휴대폰이 스펙다운(값싼 모듈 사용) 되어 단가가 절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오히려 올라간다는 데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80만원대 휴대폰도 ‘풀 터치스크린’이라는 트렌드를 형성하며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한다.
휴대폰 비교전문사이트로 잘 알려져 있는 ‘세티즌’(www.cetizen.com)은 리뷰코너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고발했다.
‘withmark’의 아이디를 쓰는 곽영도 리뷰어(세티즌 운영개발팀장)은 “한국 vs 해외 휴대폰 가격비교 리뷰”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현실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특히 주요 휴대폰 제조사별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휴대폰을 비교해가며 구체적인 근거를 들이댔다. 이에 그의 리뷰 중 핵심내용을 요약해 소개하고자 한다.
기업들 문제의식 ‘실종’
그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가격이 비싸지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렇듯 스펙은 예전보다 한없이 떨어지고(한동안 휴대폰의 화소 경쟁이 치열했던 2004년부터 2005년 초까지를 생각하면, 지금의 200만 화소 모듈을 채택하여 출시되는 고가의 휴대폰들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며, 해외에서는 중고가의 휴대폰들은 이미 모두 AF모듈이 탑재된 고화소의 카메라가 기본 장착되어 출시가 된다)가격은 한 없이 올라가는 기형적인 구조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제조사별 최신휴대폰 선정 조사결과 수출용에 있는 몇몇 기능 내수용에 빠져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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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햅틱폰'은 국내용과 해외용의 기능 차이가 엿보였다. ©브레이크뉴스 |
또한 기업들 사이에 만연한 문제의식의 실종도 꼬집었다. 실제로 이런 문제가 언론에 대두될 때 마다 그 기사에 늘 달리는 코멘트를 풍자하며 "OO전자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이 따로 있기 때문에 다른 기능을 배제하고 이 기능을 넣었다. 출고가는 한국이 비싸지만, 실질적으로 구매하는 구매비용은 한국이 훨씬 싸다. 보조금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식으로 언론의 한켠을 장식 하고 있다며 비판한다.
이에 세티즌은 과연 한국에서 구매하는 휴대폰들이 해외보다 싼지, 가격대 성능비가 정말 한국의 소비자들이 상대적인 피해를 입을 만한 수준인지 아닌지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실 구매가격에 대한 비교 이전에 위에서 언급한 ‘스펙다운’이 과연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거론했다.
비교대상에 포함된 제조사는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삼성과 LG,
로 선정하였으며, 모델은 최신폰/고스펙/고가폰의 기준으로 선정하였다고 세티즌은 밝혔다.
최신폰 가격비교해보니…
먼저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휴대폰 중 하나인 삼성전자 ‘햅틱(SCH-W420)’에 대한 스펙을 살펴본 결과 스펙다운의 가장 대표적인 부분인 카메라 부분은 해외(GSM) 휴대폰의 경우 500만 화소에 AF 모듈이 탑재된 비교적 고성능의 카메라 이지만, 국내에서는 200만 화소의 고정 초점 휴대폰으로 둔갑 하였다고 세티즌은 지적했다.
또한 벨소리의 경우도 해외에서 출시되는 대부분의 휴대폰은 MP3 파일을 벨소리로 설정 할 수 있는 커다란 장점이 있으며 오디오잭의 경우 한국에서 출시된 햅틱은 일반 20핀 단자에 이어 마이크폰을 꼽는 방식으로 단자 분실 등으로 인한 불편요소가 다분하지만, 해외에서는 3.5mm의 일반적인 오디오잭이 있어 편리함을 강조했다고 비교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용의 경우 MP3/AAC/AAC+/WMA 파일포멧의 음악을 플레이 할 수 있으며, WMV/MPEG4/H.263/H.264 코덱의 동영상을 볼 수도 있다며 해외용만이 ‘진정한 멀티 플레이어’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일 모델도 해외용과 다른 조건에 소비자들 ‘볼멘소리’…‘울며 겨자 먹기’식 구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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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내용 햅틱의 유일한 장점은 HSDPA의 속도를 소프트웨어적으로 7.2Mbps까지 올렸다는 것과 새로운 UI에 대한 부분이라고 언급하며 소프트웨어적 장점 몇 가지를 제외하면 하드웨어적 성능은 해외 휴대폰이 훨씬 우위에 있다고 고발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 할 가격을 비교했다. 초기 출고가를 보면 국내용 햅틱은 799,700원으로 실제로 80만원에 구매가 가능한 데 반해 해외의 경우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780달러, 한화로 약 814,866원이 된다고 전했다.
출고가로는 약 만오천원 가량 저렴하다는 결론이지만 고작 만 오천원이란 가격을 할인받고 위에서 열거한 해외용 휴대폰의 기능을 포기하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세티즌’의 이 같은 지적은 결국 위와 같은 스펙다운이라면 그에 상응할만한 가격인하를 하던지, 해외용과 동일한 수준의 스펙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엿보인다.
세티즌은 햅틱폰과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먼저 출시되고 국내에서 약간의 스펙다운을 보이며 출시가 된 LG전자의 ‘뷰티폰’에 대해서도 비교분석했다.
뷰티폰은 한국에 출시 된지 6개월 가량 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프리미엄 휴대폰’의 이미지로써 굳건히 인기 휴대폰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언급하며 마니아들 사이에 벌어졌던 뷰티폰의 스펙다운 논란을 소개했다. 세티즌은 “국내용 뷰티폰은 카메라나 LCD등 주요 하드웨어 스펙은 그대로 이지만, SKT향 뷰티폰의 경우 UI가 단순하게 변경되었고, DivX 코덱을 지원하지 않는 등의 스펙 다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가격 역시 떨어진 스펙에 비하면 타당하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뷰티폰이 출고 당시 737,000원, 유럽에서 출시된 뷰티폰의 초기 출고가는 550유로로 출시 당시를 기준으로 하면 한화 약 760,000선으로 국내 출시 가격과 역시 큰 차이가 없다는 전언이다.
한편 모토로라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최초의 3G폰으로 주목받은 킥 슬라이더(Z8M)도 예외일수 없었다. 소비자들 사이에 이미 알려진 바로 이미 해외에서는 2007년 2월에 발표되었던 킥 슬라이더는 488,400원선이다.
세티즌은 모토로라의 휴대폰들이 대부분 그렇듯 눈에 띄는 스펙다운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역시 MP3를 벨로 쓸 수 없다는 것과, MP3 파일을 직접 플레이 할 수 없고 DRM LOCK이 걸린 음원만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스펙다운이 국내용과 해외용 사이에 차별적으로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토로라의 경우 국내에서 출시되는 휴대폰들 대부분이 해외와 비슷하거나 국내가 더 싼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는 모토로라 코리아가 확실한 저가폰 정책과 고가폰 정책을 가지고 항상 정말 싸거나 정말 비싼 휴대폰들을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제조사들 “국내 소비자 원하는 기능만 넣었다” 일관된 해명 뿐…문제 의식 ‘실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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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LG전자도 인기를 끌고 있는 '뷰티폰'이 국내용과 해외용이 따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이크뉴스 |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한편 세티즌은 위에서 언급한 국내용과 해외용의 출고가가 절대적 기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휴대폰 시장이 유통 특성상 인터넷 직접판매 등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유명 판매 사이트를 기준으로 가격 산정을 따로 하는 세심함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비교분석을 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통신사에 만연한 의무약정, 가입비, 부가서비스 등으로 인한 가격변동으로 인해 실질적인 가격은 오히려 스펙다운이 이뤄진 국내용이 해외용보다 더 비싼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세티즌은 ‘보조금 지급’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족쇄를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로 제조사와 통신사에게 "왜 휴대폰 가격이 비싸냐?" 라고 하였을 때 돌아오는 반론은 "보조금을 합해봐라. 우리나라가 훨씬 싸다" 라는 메아리만 들을 수 있었던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도 결국 소비자들에게 약정이라는 족쇄 혹은 가입비, 비싼 통신비등을 통해 '수금'해 가는 것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은 늘 안 좋은 휴대폰들을 비싼 가격에 사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난무하는 ‘공짜폰’에 대해서도 보통 출고가 30만원대 혹은 출시된 지 오랜시간 지난 휴대폰으로, 많은 보조금이 지급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직접 국내외 가격조사를 하며 이 같은 결과를 내놓은 세티즌은 국내 최대의 휴대폰 제조회사에 확인해본 결과, "좁은 내수시장에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말 밖에 들을 수 없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세티즌 리뷰를 맡은 곽영도 세티즌 운영개발팀장은 리뷰 말미에 “지금 쇠고기 수입과 같은 큰 문제들로 인터넷이 들썩들썩 하고 있다”며 “언젠가 지금의 쇠고기 협상 문제처럼 기형적인 구조의 국내 휴대폰 시장과, 내수와 수출용의 기능/가격차이에 대한 논의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궈 새 정부를 자극하였으면 하는 바램”을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내용을 접한 소비자들의 볼멘소리도 이어졌다.
'comando000'의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결국은 소비자가 이통사와 휴대폰제작사를 멱여 살리는 꼴”이라며 “가격은 둘째 치더라도 기능은 같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하기도 했다.
취재 이광표 기자 pyoyoyo@naver.com
LG전자, 신흥시장서 ‘뮤직폰’으로 승부 본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휴대폰 교체수요 공략 차원
LG전자가 전문 오디오급 음질과 사용성을 겸비한 뮤직폰을 앞세워 신흥시장에서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휴대폰 교체 수요를 공략한다.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사운드 엔진과 음악 전용 UI(User Interface)를 탑재한 뮤직폰 2종(LG-KM710, LG-KM380)을 아시아, 중남미, 중동,
등 신흥시장에 연속 출시한다.
LG전자는 이달 중국, 인도,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와 브라질, 칠레 등 중남미 시장을 시작으로, 3분기까지 대부분의 신흥시장으로 출시 국가를 늘릴 계획이다.
이들 뮤직폰에는 LG전자가 휴대폰의 오디오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새롭게 개발한 ‘LG 사운드 엔진(LG Sound Engine)’이 적용됐다.
‘LG 사운드 엔진’은 세계적인 오디오 거장 마크 레빈슨이 직접 튜닝해 왜곡이 없는 가장 자연스럽고 풍부한 음질을 제공하는 동시에, 9가지의
를 포함하고 있어 고급 오디오 수준의 음질을 즐길 수 있다.
팝, 클래식, 재즈 등 일반적인 이퀄라이저와 함께, 버추어 베이스(Virtual Bass), 명확한 음색(Clear), 라이브(Live), 편안한 음색(Comfort) 등 자체 개발한 이퀄라이저도 적용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두 제품에는 음악 전용 UI와 디자인도 적용됐다.
LG-KM710은 전면의 터치 휠 키(Wheel Key)를 손가락으로 돌려 한 번에 선곡 및 재생, 청취 지점 선택, 전진/후진, 볼륨 제어 기능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지난 해 말 국내에서 ‘랩소디 인 뮤직폰’이란 이름으로 출시돼 10만대가 판매되는 인기를 끌었다.
LG-KM380은 연속 40시간 음악 청취가 가능하며, 외부의 음악 컨트롤키를 한 번만 눌러도 음악 재생 및 선곡이 가능한 플립폰이다.
LG전자는 이들 뮤직폰을 앞세워 지난 1분기 아시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량을 36% 늘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LG전자 안승권(安承權) MC사업본부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전세계 신흥 시장의 교체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디자인과 기능에 대한 고객 인사이트에 기반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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