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네마의 색보정 기술 동향
조맹섭* 김진서** 구본기***
지금까지 전적으로 필름에 의존하여 제작, 상영되어 오던 영화가 필름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게 되었다. 필름 없이 제작, 상영되는 영화인 디지털 시네마 시대의 시작과 함께 세계 영화계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금까지 필름 영화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해 온 나라들은 새로운 디지털 시네마 시대에도 구축된 명성의 고수를 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적인 브랜드를 자랑해 온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필름 없이 돌아가는 디지털 시네마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들은 거의 대부분 IT 기술들이다. 이러한 이유로 IT 기술이 발달된 나라들일수록 디지털 시네마에 대한 준비를 국가 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디지털 시네마에 필요한 기술들 중에서 디지털 시네마 전과정 및 후반작업 단계에서 필수 기술인 디지털 색보정 기술 동향과 이에 대한 우리나라의 기술개발 방향에 대해서 기술하고자 한다. ▨
I. 서 론
최근 세계 영화계의 떠들썩한 화두는 ‘디지털 시네마’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획기적인 변화로 인식되고 있는 디지털 시네마는 영화의 제작, 배급, 상영의 방식과 시스템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게 될 역사적인 이슈이다.
세계는 지금 IT 산업이 발달된 나라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시네마를 보물 단지 다루듯 애지중지하며 국가의 중차대한 사업으로 추진중이다.
미국은 헐리우드의 민간 기업들이 DCI(Digital Cinema Initiative)를 설립하여 디지털 시네마 기술의 대비책 마련과 표준을 마련하는 등 세계적 추이를 주도하고 있고, 일본은 DCCJ(Digital Cinema Consortium of Japan)를 설립하여 초고화질 디지털 시네마의 개발, 테스트, 평가 및 표준화를 추진중이고, 중국은 관련 연구소를 중심으로 테스트베드 등을 관장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관련 업체들은 철저한 보안 속에 밀폐된 연구실에서 기술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5년 말 디지털 시네마 비전위원회가『D-Cinema 비전 2010』[1]을 발표한 바 있고, 2006년에는 디지털 시네마 추진위원회가 결정되어『디지털 시네마 산업발전 중장기 액션플랜』[3]을 마련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제17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디지털 시네마의 구축을 중점 과제로 채택, 2011년까지 인프라 구축, 기술개발, 인력양성에 490억 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기술개발 계획은 전송환경 운영시스템 개발, 디지털 시네마용 DRM 등 저작권보호 기술, 압축 등 영상 기술이다.
디지털 시네마 시대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기술개발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준비이다. 문제는 어떤 목적으로 무슨 기술들을 개발하느냐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기술개발 계획에 ‘디지털 색보정 기술’이 추가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디지털 색보정 기술은 디지털 시네마 영상의 품질을 좌우하는 기술로서 디지털 시네마 전체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최첨단 기술이다.
디지털 시네마에서 ‘디지털 색보정 기술’이 없어서는 안될 필수 존재라는 사실은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 투 동막골,’ ‘친절한 금자씨,’ ‘남극일기’ 등의 우리 영화에서 이미 입증되었다.
본 고에서는 필름 영화가 디지털 시네마로 바뀌면서 무엇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촬영에서 상영에 이르는 과정을 통하여 개략적으로 살펴보고, 이 과정에서 야기되는 컬러의 문제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로 인해서 야기되는 어려움과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짚어보고, 디지털 색보정 기술 관련 표준화와 세계 기술개발 동향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II. 필름 영화와 디지털 시네마의 주요 단계
1. 필름 영화의 주요 단계
‘필름 영화’란 제작에서 상영에 이르는 과정에서 필름을 사용하는 영화를 말한다. 필름 영화는 제작에서 상영에 이르기까지 다음과 같이 촬영 단계, 후반작업 단계, 배급 단계, 상영 단계의 4 단계를 거치게 된다((그림 1) 참조).
① 프로덕션(production) 단계인 촬영 단계에서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다.
② 촬영된 필름을 ‘후반작업’ 단계에서 현상 후 필름스캐너(film scanner)를 사용하여 디지털화하고 컴퓨터 모니터에서 편집, 특수효과 작업, 영상합성 작업 후 최종편집을 거친 영상 파일을 대상으로 색보정 작업을 한 후 저장하여 영상과 음향을 필름레코더(film recorder)를 사용하여 다시 필름에 인화한다.
‘후반작업’이란 영화 제작 과정을 ‘프리프러덕션(preproduction),’ ‘프러덕션(production),’ ‘포스트프러덕션(postproduction)’으로 분류한 것 중에서 마지막 단계를 말한다.
③ 인화된 최종본의 필름을 복사하여 만들어진 수많은 복사본을 배급 라인에 따라 각종 운송수단을 활용하여 극장에 배급한다.
④ 극장에 배급된 복사본 필름은 상영관의 영사기에 걸어 상영하게 된다.
2. 디지털 시네마의 주요 단계
‘디지털 시네마’란 필름 없이 제작되어 상영되는 영화를 말한다. 촬영에서 상영에 이르기까지 필름을 사용하지 않고 디지털 장비와 디지털 기술만을 이용하는 영화를 ‘디지털 시네마’라고 한다.
디지털 시네마도 다음의 4 단계를 거치게 된다((그림 2) 참조).
① 프로덕션 단계인 촬영 단계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다. 필름 대신에 비디오 테이프나 카메라에 내장된 하드 디스크(hard disk)에 영상과 음향이 저장된다.
② 비디오 테이프나 하드 디스크에 저장된 영상과 음향을 후반작업 단계에서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편집, 특수효과 작업, 영상합성 등의 작업을 한 후 최종적으로 다시 편집한 영상 파일을 가지고 디지털 색보정 작업을 하여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에 파일로 저장한다.
③ DRM 작업이 이루어진 디지털 영상 파일은 온라인 또는 무선 네트워크를 통하여 극장에 전송된다. 극장에 전송되기 직전 영상 파일은 그 용량이 어마어마하게 크므로 압축 후에 전송한다.
④ 네트워크를 통하여 극장에 전송된 영상 파일은 상영관의 서버에서 압축을 푼 다음 디지털 영사기를 통하여 상영하게 된다.
III. 디지털 시네마 컬러의 문제점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필름 영화가 디지털 시네마로 바뀌면서 뚜렷하게 달라지는 변화는 필름이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디지털 시네마 시대의 개막과 함께 영화 세계에 필름이 사라지면서 발생되는 변화에는 경제적인 변화, 관리적인 변화, 능률적인 변화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들은 상식 수준에서도 쉽게 감지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 고의 범위 밖이기도 하므로 각각의 변화들을 자세히 살펴보는 일은 생략하되, 변화 과정에서 야기되는 컬러에 대한 문제점들만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컬러의 문제점들은 크게 다음의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디지털 시네마의 영상 장비들 간의 컬러 왜곡(color distortion)이다. 디지털 시네마의 필수 장비인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영사기는 영화계에 새롭게 등장하는 장비들로서 각각 서로 다른 컬러 특성들로 인하여 컬러 불일치의 문제점이 있다. 둘째는 촬영된 영상의 인위적인 컬러 조정이다. 이 경우는 촬영 환경의 변화에 따른 문제점과 캐릭터나 배경의 컬러가 감독이나 제작자의 의도와 불일치되게 촬영되는 문제점에 따른 촬영 영상의 인위적인 컬러 조정을 말한다.
1. 디지털 시네마의 영상 장비들 사이의 컬러 왜곡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문제점은 디지털 시네마에서 사용되는 영상 장비들 간의 컬러의 불일치에서 야기되는 컬러의 왜곡이다. 컬러의 왜곡이란 영상 장비들 간에 컬러의 불일치로 인하여 영상의 색상, 명도, 채도 중 적어도 하나가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디지털 시네마에서 컬러 왜곡은 디지털 카메라와 후반작업의 각종 컴퓨터 모니터들 그리고 디지털 영사기 등의 장비들 사이에서 발생된다.
디지털 시네마에서 사용되는 영상 장비들 간에 컬러 왜곡 현상이 발생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영상 장비마다 호환성이 없는 고유한 RGB(Red, Green, Blue)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장비마다 다루는 모든 색들의 최대 범위로 형성되는 3차원의 색역(色域, gamut)의 형태와 크기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필름 영화에서 사용되는 필름카메라, 필름스캐너, 필름레코더 등을 포함한 영상 장비들 간의 컬러 왜곡과 동일한 것이다.
더욱이 디지털 시네마의 영상 장비들 간의 컬러 왜곡 현상이 필름 영화에서보다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디지털 시네마에서 사용될 영상 장비들은 그 제조사와 모델이 필름 영화에서 사용되는 영상 장비들의 그것들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해진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필름 영화에서는 필름 현상소 자체의 수가 불과 몇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을 뿐만 아니라, 필름 현상소마다 거의 동일한 제조사의 모델을 도입하여 사용하여 왔기 때문에 장비의 종류는 다양하지 않았다.
그러나 디지털 시네마에서는 수십억 원의 거액을 들여야만 수입이 가능했던 필름스캐너와 필름레코더와 같은 거대 장비들이 필요치 않게 됨에 따라 필름 현상소가 아니더라도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고, 후반작업 단계에서 CG(Computer Graphics) 작업, 특수효과 작업에 이은 색보정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디지털 시네마에서는 다양한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고, 다양한 컴퓨터 모니터로 작업하며, 다양한 디지털 영사기로 상영하게 되므로 필름 영화에서 사용되는 영상 장비들의 종류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해지기 때문에 장비들 사이의 컬러 왜곡 현상도 더욱 심각해진다는 점이다.
보다 더 확실한 이해를 위하여 디지털 시네마에서의 영상 장비들 사이의 컬러 왜곡 현상들을 첫째, 디지털 카메라와 후반작업용 컴퓨터 모니터 사이의 컬러 왜곡 현상, 둘째, 후반작업용 컴퓨터 모니터들 사이의 컬러 왜곡 현상, 셋째, 후반작업용 컴퓨터 모니터와 디지털 영사기 사이의 컬러 왜곡 현상으로 구분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가. 디지털 카메라와 후반작업용 컴퓨터 모니터 사이의 컬러 왜곡
디지털 시네마의 영상 장비들 사이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는 컬러 왜곡은 디지털 카메라와 후반작업에서 사용되는 컴퓨터 모니터 사이에서 발생하게 된다. 디지털 카메라와 후반작업의 컴퓨터 모니터 사이의 컬러 왜곡이 문제시되는 이유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을 컴퓨터로 옮겨 모니터에 디스플레이된 영상의 컬러를 관찰하면서 각종 작업과 색보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와 후반작업의 컴퓨터 모니터 사이의 컬러 왜곡은 왜 발생될까?
디지털 카메라의 RGB는 사용중인 디지털 카메라에서만 사용되는 것이고, 3차원 색역의 형태와 크기는 제조사와 모델에 따라 각각 서로 다른 고유한 특성을 가지며, 후반작업에서 사용되는 각종 컴퓨터 모니터의 RGB도 사용중인 모니터에서만 사용되는 것이고, 3차원 색역의 형태와 크기도 제조사와 모델에 따라 각각 서로 다른 고유한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컬러 영상 파일을 후반작업의 컴퓨터로 옮겨 장면별로 모니터에 디스플레이하면 촬영 당시의 컬러가 아닌 다른 컬러로 바뀐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컬러 왜곡 현상은 디지털 카메라와 모니터의 제조사가 다를 경우에는 당연한 것이고, 제조사가 동일하더라도 각각의 컬러 특성 및 3차원 색역의 형태와 크기가 서로 다를 경우에는 컬러 왜곡을 해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별도로 개발하여 처리하지 않으면 컬러가 다르게 된다.
실제로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컬러 영상은 후반작업에서 컴퓨터로 옮겨져 여러 가지 중요한 작업들을 한다. 이 때의 문제점은 컴퓨터 모니터들이 모두 동일 제조사의 동일 모델이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제조사와 모델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컬러 왜곡 현상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카메라나 디스플레이 장비들은 색역을 확장하기 위하여 RGB 각 채널의 비트 수를 기존의 8비트에서 10비트나 11비트 또는 12비트 심지어 13비트로 늘리는 추세여서 색역의 모양이나 크기도 비트 수에 따라 확장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비트 수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색역을 가지게 됨에 따라 디지털 시네마에서의 컬러 왜곡 현상은 필름 영화에서보다 훨씬 더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디지털 시네마 시대의 개막과 함께 그 붐(boom)이 세계적인 돌풍으로 급부상됨에 따라 세계적인 브랜드를 자랑하는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들은 앞다투어 다양한 성능과 모델의 디지털 카메라를 세계시장에 출시하고 있어, 필름카메라와는 대조적으로 컬러의 특성이 다양해져서 컬러 왜곡도 필름 영화 때보다 훨씬 심각해질 것이다.
나. 후반작업용 컴퓨터 모니터들 사이의 컬러 왜곡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 파일은 컴퓨터에 옮겨 시나리오에 따라 순서대로 편집한 후 모니터를 보면서 각종 CG작업, 특수효과 작업, 영상합성 작업 등을 마친 후 한 곳의 컴퓨터로 모아 최종적으로 다시 편집하고, 편집된 영상 파일을 대상으로 색보정 작업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컴퓨터 모니터들이 모두 동일한 제조사의 동일한 모델인 경우에는 제 각각의 작업을 수행한 후 한 곳의 컴퓨터에 모아서 디스플레이 하여도 컬러 왜곡은 발생되지 않는다. 그러나, 작업의 용도에 따라 기능과 성능이 적합한 제조사와 모델의 컴퓨터 모니터가 사용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임을 감안한다면 (그림 3)과 같이 이들 사이의 컬러 왜곡은 불가피한 것이다.
실제로 디지털 영상물을 제작하는 현장에서는 이러한 컬러 왜곡은 비일비재하게 발생되며 이로 인해서 막대한 예산 낭비와 시간 낭비의 피해를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점은 이러한 컬러 왜곡이 영상물의 품질저하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들이 디지털 시네마 시대에도 그대로 방치된다면 불치의 암처럼 계속 발생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필름 영화 시대의 후반작업은 몇몇 필름 현상소의 전유물로 간주되어 다른 업체들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 왜냐하면 수십억 원의 거액을 들여야만 수입이 가능했던 필름스캐너와 필름레코더를 아무나 수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 시네마 시대에는 이런 거추장스러운 거대 장비들이 필요치 않게 됨에 따라 컴퓨터그래픽스, 특수효과, 영상처리와 디지털 색보정 기술을 갖춘 중소업체들도 후반작업을 훌륭하게 수행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처럼 후반작업이 활성화되면 여기에 사용되는 컴퓨터 모니터의 종류 역시 다양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듯 모니터들이 다양해지면 컬러 왜곡도 훨씬 심해질 것이다.
다. 후반작업용 컴퓨터 모니터와 디지털 영사기 사이의 컬러 왜곡
후반작업의 최종 과정에서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디지털 색보정 작업이 완료되면 영상 파일은 대용량 저장 장치에 저장하게 된다. 후반작업에서 디지털 색보정 작업이 수행된 각종 컴퓨터 모니터의 RGB도 사용중인 모니터에서만 사용되는 것이고, 3차원 색역의 형태와 크기도 제조사와 모델에 따라 각각 서로 다른 고유한 특성을 가지며, 상영에 사용되는 디지털 영사기의 RGB도 사용중인 영사기에서만 사용되는 것이고, 3차원 색역의 형태와 크기도 제조사와 모델에 따라 각각 서로 다른 고유한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디지털 색보정 작업이 완료된 영상 파일을 컴퓨터에서 극장의 서버로 전송한 후 디지털 영사기로 스크린에 비추면, 모니터에서의 컬러가 아닌 다른 컬러로 바뀌게 된다. 이러한 컬러 왜곡은 제조사가 동일하더라도 기종이나 모델이 다른 장비들 사이에서도 발생한다.
최근에 발표되는 디지털 영사기도 색역을 확장하기 위하여 RGB 각 채널의 비트 수를 기존의 8비트에서 10비트나 11비트 또는 12비트로 늘리는 추세여서 색역의 모양이나 크기도 비트 수에 따라 확장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영사기마다 비트 수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색역을 가지게 됨에 따라 디지털 시네마에서의 컬러 왜곡 현상은 필름 영화에서보다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다.
더욱이 디지털 영사기 또한 필름영사기와 달리 제조사가 다양하여 컬러 특성도 그 만큼 다양해져서 따라서 컬러 왜곡 현상도 필름 영화 때보다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2. 촬영된 영상의 인위적인 컬러 조정
촬영된 영상에서 맨 먼저 꼽을 수 있는 컬러의 문제점은 촬영 환경의 불일치 또는 변화로 인하여 원하지 않는 컬러 영상이 촬영되었을 경우이다.
예를 들면, 시나리오에 어느 장면이 맑은 날 촬영하는 것으로 명시된 경우, 각본대로 맑은 날 촬영하는 도중에 갑작스런 기상변화로 하늘에 구름이 끼어 사방이 어둡게 되거나, 낮에만 촬영해야 하는 장면이 촬영의 지체로 인하여 밤까지 계속되어 주변이 어둡게 바뀌거나, (그림 4)와 같이 초가을에 촬영하는 야외 촬영 장면이 촬영의 지연 때문에 늦가을로 바뀌는 경우 등 촬영 환경의 불일치 또는 변화로 인하여 감독이나 제작자가 원하지 않는 컬러 영상이 촬영될 수 있다.
이런 경우 다시 촬영할 수 있다면 추가 경비가 발생되더라도 다시 촬영하면 되지만, 문제는 촬영 자체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의 문제점은 촬영감독이나 제작자들이 흔히 겪는 경험이다.
촬영된 영상에서 두 번째로 꼽을 수 있는 컬러의 문제점은 특정 캐릭터나 배경의 컬러가 감독의 의도와 일치되지 않게 촬영되었을 경우이다. 스토리에 따라 장면의 색감이 스토리의 느낌에 부합되어야만 생동감이 넘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1천만 관객 돌파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웰컴 투 동막골』의 경우, 영화 전체의 느낌이 스토리에 따라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첫 부분은 (그림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남북 군인들이 동막골에 와서 대치할 때까지의 강력하고 콘트라스트가 높은 초긴장된 느낌이고, 두 번째 부분은 (그림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남북 군인들 사이의 대치가 끝나고 마을 사람들과 동화될 때까지의 평화롭고 온화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며, 세 번째 부분은 (그림 7)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비행기와 대결하는 장면 등의 차갑고 날카로운 판타지 느낌이다.
그러나 촬영 단계에서 각각의 장면들을 느낌에 부합되게 촬영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거나 도저히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디지털 시네마 시대에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게 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안목들이 점차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두 경우의 문제점들은 디지털 색보정 작업을 통해서 해결이 가능하며, 후반작업에서 색보정 전용 컴퓨터 모니터들을 눈으로 직접 관찰하면서 인위적인 수작업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디지털 색보정은 영상 장비들 간에 컬러 왜곡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게 되면 헛일이 되고 만다. 왜냐하면 어떤 모니터에서 각본대로 디지털 색보정을 한 후에 컬러 특성이 전혀 다른 디지털 영사기로 전송하여 상영하게 되면 색보정이 완료된 컬러들이 왜곡 현상으로 인하여 바뀌어 버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와 같은 일들은 영화나 애니메이션 또는 CF 제작 과정에서 흔히 발생되고 있다. 디지털 시네마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후반작업 업체들이 많아져서 후반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 이와 같은 일들은 자주 발생하게 될 것이다.
IV. 디지털 색보정 전문 기술인력의 양성
디지털 시네마 시대에는 디지털 색보정 기술이 양질의 영상물을 제작하는 데 필수 존재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또한 후반작업 업체들의 수적인 증가와 함께 디지털 색보정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디지털 시네마에서의 디지털 색보정은 새로운 직업으로 급부상되어 수많은 일자리들이 창출될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시네마 시대의 개막과 함께 이렇듯 경제적, 기술적으로 중차대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디지털 색보정 기술은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이와 관련된 연구 개발을 수행한 것을 제외하고는 본격적인 연구 개발이 이루진 적이 없고, 필름 영화 시대에는 서울에 소재한 몇몇 필름 현상소들이 약10억 원 정도나 되는 거액을 들여 영국에서 개발된 Baselight와 IQ라는 디지털 색보정 기기를 수입하여 사용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거액의 디지털 색보정 기기들도 영상 장비들 간에 발생되는 컬러 왜곡 문제까지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내 영화 업계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색보정 기기들의 기능에 대하여 감탄을 연발했다고 하는데 이는 디지털 색보정 기술을 처음 접한 데서 비롯된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영화계에는 디지털 색보정에 대한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한 전문가나 기술자가 전무하다. 그 이유는 디지털 색보정 기술의 근간인 색채 과학(color science)에 대한 정규 교육과정이 개설된 대학이나 대학교는 고사하고 사설 학원마저도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우리나라 영화계에는 오랜 세월에 걸친 시행착오와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색보정 기술자들이 그간의 문제점들의 해결에 앞장 서왔다. 그러나 이들 기술자들의 수조차도 손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디지털 색보정 기술개발에 이은 전문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방안까지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완벽한 준비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 영화가 도입된 지는 100여 년이 되었다. 그 동안 우리는 외국에서 제작된 필름카메라, 필름스캐너, 필름레코더, 필름영사기 등 거액의 외국산 장비를 수입해다가 전적으로 이들 장비들에 의존하여 영화를 만들고 즐겨왔다.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하여 제작한 장비나 시스템은 하나도 없다.
영화의 제작에서 상영까지 우리 것이라고 자신 있게 내 놓을 수 있는 장비나 시스템은 안타깝게도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배우와 감독들을 포함한 제작진들은 그 동안 우리 것이 아닌 외국산 장비와 시스템에만 의존하면서도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는 수준의 영화를 제작하게 된 것은 그나마도 다행이 아닌가 싶다.
V. 디지털 색보정의 표준화 및 기술개발 동향
디지털 시네마의 영상 장비들 사이의 컬러 왜곡 방지와 디지털 색보정이 영화의 품질을 결정짓는 필수적인 요소라는 사실은 이미 위에서 여러 가지로 살펴보았다.
그러나, 미국 DCI가 2005년 7월에 발표한 디지털 시네마의 표준인 Digital Cinema System Specification[5]에는 영상 장비들 사이의 컬러 왜곡 방지와 디지털 색보정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었다.
DCI가 발표한 표준에 디지털 시네마에서 영상 장비들 간의 컬러 왜곡 방지와 디지털 색보정에 대한 규격이나 규정이 제시되지 않은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과 이유가 있을 것이다.
추측하건데 영상 장비 간의 컬러 왜곡 방지와 디지털 색보정 기술은 표준으로 제시할 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가 될 것이고, 두 번째 이유는 이 기술들이 돈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표준 공개를 꺼리고, 표준을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들이 공개하지 않은 데에는 다분히 정책적인 전략이 깔려 있다고 해석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국내 기술진은 이토록 중요한 기술들이 현재 표준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미리부터 관련 연구와 협의를 통해 향후 도래할 디지털 색보정 기술 산업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현재, 디지털 시네마의 컬러 기술 표준, 추천사항, 기술적인 가이드 라인은 SMPTE(Society of Motion Picture and Television Engineer)에서 준비중이다. 또한, 기존의 컴퓨터 입ㆍ출력 장치간 컬러 일치 기술과 같은 기반 기술에 대한 연구 및 관련 제품들은 이미 디지털 영상 시장에 자리잡고 있는 실정이며, 이러한 컬러 관리 시스템 기술을 디지털 시네마에 접목하기 위한 시도가 현재 세계 굴지의 기업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코닥(Kodak)의 경우 오랜 기간 축적된 컬러 관리 시스템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인터미디어트(digital intermediate) 및 디지털 마스터링(digital mastering) 시장을 겨냥하여 ‘Kodak Digital Cienma System’이라는 이름으로 필름 마스터링에서부터 최종 상영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의 컬러 관리를 수행하여, 디지털 영상의 컬러와 콘트라스트를 기존의 필름 영상과 같은 느낌으로 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또한 영국의 아리(Arri)사의 Arri CMS(Color Management System)는 모니터에서 보는 색감과 동일한 색감을 스크린에서 재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며, 현재는 색역 맵핑(gamut mapping) 기술과 디지털 프로젝터용 3D 룩업 테이블 생성 기술을 개발중에 있다.
또한,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영사기들이 디지털 시네마의 필수 주역 장비로 새롭게 등장함에 따라 소니(Sony), TI(Texas Instrument) 등의 기업들이 영상장비들 사이의 컬러 일치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 색보정은 영국의 퀀텔(Quantel)사와 필름라이트(FilmLight)사, 미국의 오토데스크(Autodesk)사, 미국의 아비드(Avid)사, 일본의 이매지카(Imageca)사 등이 기존의 시장 점유를 확대하려는 전략 하에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VI. 디지털 색보정 기술개발
위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제17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된 기술개발계획[2]은 전송환경 운영 시스템 개발, 디지털 시네마용 DRM 등 저작권보호 기술, 압축 등 영상 기술이다. 이 기술들은 디지털 시네마의 배급 및 유통 분야에 필요한 기술이다.
그러나,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영사기 등 신종(新種) 영상 장비들 사이의 컬러 일치 기술 및 제작과정의 필수인 인위적 색보정 기술들이 뒷받침되어야만 디지털 영화의 컬러 품질이 보장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최근 흥행에 성공한 국내 영화들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따라서 디지털 시네마의 배급 및 유통 분야 기술에 영상 장비들 사이의 컬러 일치 기술 및 인위적 색보정 기술이 추가되면 영화제작업체들의 문제점에 대한 초기 해결은 물론 디지털 시네마 시대에 대비한 완벽한 준비가 될 것이다.
이 디지털 색보정 기술개발은 『D-Cinema 비전 2010』[1]과 『디지털 시네마 산업발전 중장기 액션플랜』[3]에 명시된 기본 방안에 입각하여 유관부처가 주도적으로 개발하여 그 결과를 영화진흥위원회의 디지털 시네마 테스트 베드에 접목시키는 방안도 바람직 할 것이다.
이는 곧 관련 부처들 간의 바람직한 공조체제의 일환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며, 관련 부처도 정부 차원에서 일익을 맡음으로써 대한민국 디지털 시네마의 백년대계를 위해 크나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최근 바람직한 징후는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가 손을 맞잡고 협력할 수 있는 구체적인 분야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련 부처들이 협력체제를 구축하여 당면 문제들을 추진하게 되면 대내외적으로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도 찬사와 박수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보통신부가 10여 년 전부터 선도기반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컴퓨터 입ㆍ출력 장비 간의 컬러 일치 기술개발, 원색재현 기술개발, DTV 화질 향상 기술개발 등 디지털 색보정 관련 기술개발 사업들을 꾸준히 수행해 왔기 때문에 디지털 색보정 기술개발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동안 이 사업들의 주관연구기관인 ETRI에 쌓여진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색보정 기술을 개발하여 그 결과를 영화진흥위원회의 테스트 베드에 설치, 운영하고 나아가서는 관련 업체들에게 기술을 전파한다면 신종 디지털 시네마 장비들 사이의 컬러 왜곡 문제점과 인위적인 색보정은 순수 우리들의 기술력에 의해서 성공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VII. 결 론
지금까지 우리는 영화계에 새로운 ‘디지털 시네마 시대’가 열리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면서 디지털 시네마를 꽃 피우게 할 ‘디지털 색보정’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새로 맞이하는 디지털 시네마가 우리나라에 건강하게 뿌리를 내리게 하기 위해서는 모든 준비를 영화계에만 떠 넘기고 우리들은 수수방관하는 자세를 취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왜냐하면 새롭게 전개되는 디지털 시네마 산업은 ‘종합과학’이요 ‘종합예술’ 그 자체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팔을 걷어 붙이고 철저한 준비에 동참하여야 한다.
종합과학 중에서 디지털 시네마에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IT 기술들이다. 특히 필름이 사라지는 디지털 시네마에 엄청난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바로 IT 기술들이다. 촬영, 제작, 상영의 전 과정에 IT 기술들이 접목되지 않으면 기존의 필름영화에서 겪는 것보다 더 어렵고 혼란스러운 일들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또한, 필름영화와 불가분의 관계였던 필름스캐너와 필름레코더, 필름영사기 등의 거액 장비들이 사라짐에 따라 각종 영상물의 제작이 일반화되어 CG, 특수효과, 영상합성 등의 IT 기술 업체와 독립영화 제작자나 아마추어 제작자 또는 대학의 동아리 활동도 필름영화 시대보다 훨씬 활발해질 것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시네마를 꽃 피우게 할 디지털 색보정 기술은 필름영화 시대와는 달리 영화와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TV방송물, CF, 홍보물 등 각종 영상물의 제작에 필수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따라서 이를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기술개발은 당연한 것이고 전문 기술 인력의 양성도 수반되어야 한다. 다행인 것은 ‘제17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된 기술개발 계획[2]을 기획한 주최 측에서도 ‘디지털 색보정 기술’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하고, 디지털 시네마에서 활용될 수 있다면 국익증진 차원에서 바람직할 것이라 의견을 내놓았다.
헐리우드를 비롯한 영화 선진국들이 디지털 시네마 시대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하여 철저한 보안 속에 전략적인 기술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도 이에 철저한 대비를 하는 것만이 디지털 시네마가 우리나라에서 튼튼하게 뿌리내리도록 하는 일일 것이다.
<참 고 문 헌>
[1] 디지털 시네마비전위원회, “D-Cinema 비전 2010,” 2005. 12.
[2] 문화관광부, “문화와 과학 기술의 만남-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 제17회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안건, 2006, 7, 20.
[3] 영화진흥위원회, “디지털 시네마 산업발전 중장기 액션 플랜,” 2006, 6.
[4]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에도 디지털 시네마 테스트베드 구축 신호탄 - 영진위, ‘디지털 시네마 추진위’ 구성하고 본격 출범,” 보도자료, 2006, 3, 31.
[5] Digital Cinema Initiatives, “Digital Cinema System Specification,” 2005, 7, 20.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