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CJ CGV의 1분기 실적 악화 원인이 시장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확장경영에서 비롯되었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CJ그룹의 묻지마 확장을 바라보는 재계의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손경식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 선임 이후 홀로서기에 나선 이재현 회장의 확장경영에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퍼지고 있으며, 특히 지난 3월 있었던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이 회장 재선임을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행히(?) 이 회장을 향한 일부 기관의 반란은 결국 무위로 돌아갔지만, 주총 이후 CJ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경영방향을 보면 이 회장이 자신의 재선임 성공을 그동안의 방만 경영에 대한 면죄부로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닌지 하는 의문마저 들게 하고 있다.
CJ투자증권 매각설에 오히려 "대형화" 선언 대형 금융계열사 두고 지주회사 전환 불가능 연초부터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CJ(주)의 주가 반등에 모멘텀이 되었던 '지주회사 전환 검토' 입장이 사실상 공약(空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CJ그룹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룹 최상층부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입장은 아니라는 전제 하에 CJ투자증권에 대한 매각설이 사실무근이며, 오히려 증권사 M&A를 통한 대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는 CJ투자증권 경영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CJ투자증권을 매각하지 않는다면 지주회사 전환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 "구조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해, 그동안 CJ(주)가 견지해온 '지주회사 전환 검토' 입장이 실체 없는 것이었다는 점을 시인했다. 지주회사 전환 계획은? "사실상 불가능" 시인 이재현 회장남매의 삼촌인 손경식 회장이 2005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하면서 이 회장 직할 체제가 시험대에 올라있는 CJ그룹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지주회사 기능을 CJ엔터테인먼트에서 CJ(주)로 분할·합병한 이후 공세적인 확장경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재현 체제 1년의 경영성적표가 나오면서 재계에서는 CJ가 내실보다 규모 늘리기에 치중한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으며, 이러한 실망감은 CJ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이와 관련 각 증권사들은 CJ가 과도한 M&A 활동을 자제하는 한편, 비주력 자산에 대한 매각 등을 통해 경영안정성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고,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2월 말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재현 회장의 재선임을 반대하는 극단적인 입장표명까지 있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주총에서 이재현 회장은 3년 임기의 등기이사 재선임을 승인 받았고, CJ 주가도 3월 중순까지 바닥을 기었다. 그리고 묘하게도 3월 19일 뜬금 없는 '지주회사 전환 검토' 공시가 나오고, 이튿날인 20일 CJ가 300억원을 들여 CJ홈쇼핑 지분을 5.88% 추가 취득했다는 언론들의 보도가 잇따라 나오면서 CJ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다. 상대적으로 선진형 지배구조로 평가받는 지주회사체제는 순환출자구조에 비해 계열사간 연쇄부실을 방지할 수 있고, 핵심계열사에 대한 역량 집중과 사업 다각화, 부실 계열사 처분 등이 유리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여러 언론에서는 CJ가 공격적인 M&A를 진행하면서 과다하게 많은 계열사를 가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자금 운용 등의 측면에서 경영안정성이 저해되는 부작용을 지적해왔는데, 이러한 우려에 대한 적절한 답변이라는 인식을 시장이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묘한 시기 나온 '지주사 전환 검토' 완만한 상승을 이어가던 CJ주가는 그로부터 약 한달여 뒤인 4월 24일 폭등하기 시작한다. 이날 UBS증권이 "시가총액 1천5백억원 이상의 9개 국내 지주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주사 설립 이전 1년간 지주사와 자회사의 시가총액이 평균 45% 늘었다"며, 지주회사 전환가능성이 있는 회사로 CJ를 꼽은 것이다. UBS는 "지주사를 설립하면 각 기업별로 핵심 역량에 집중할 수 있게 돼 기업 가치가 올라가고, 명확한 소유 구조가 유지된다"고 분석하면서, 특히 지주사의 경우 60∼100%에 이르는 비과세 배당 수익으로 인해 세금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틀 뒤인 4월 28일 CJ투자증권이 "CJ증권 매각설은 전혀 근거 없다"는 공식자료를 배포했다. 허민회 CJ투자증권 상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사의 매각설은 전혀 근거 없는 루머에 지나지 않다"며, "현재 당사는 2009년 상장을 목표로 전 임직원이 업무에 매진하고 있으며 (오히려) 최고경영층에서는 다른 증권사를 인수하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CJ투자증권의 발표가 사실상 CJ의 지주회사 전환 포기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보도한 매체는 단 한군데도 없었던 것 같다. 지주회사법에 따라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하는 데에는 제한이 있고, 삼성그룹이 삼성생명 상장을 미루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그리고 마침내 CJ가 말했던 '지주회사 전환 검토'의 뚜껑이 5월 1일 열린다. 이미 지주회사 전환 요건을 확보하고 있었던 CJ홈쇼핑이 몇몇 케이블TV 업체와 엠플온라인 등 인터넷쇼핑몰을 묶어 지주회사 전환을 신청했다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것이다. CJ 주가는 5월 2일을 고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CJ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악재는 4월 30일 발표된 CJ CGV 실적 및 이와 관련해 5월 2일 발표된 증권사들의 리포트(5월 1일은 노동절 휴일이었다) 그리고 5월 1일의 공정위 발표 등이다. 지주회사 검토 입장의 허구성과 관련, CJ에 대한 지주회사 전환설 조회공시요구가 2006년 9월 18일이었고, 당시 '검토중'이라는 답변과 함께 재공시 기한이 '2007년 3월 18일'로 적시되어있다는 점은 3월 19일 공시가 주가부양을 위한 허위공시라고 단정할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허민회 CJ투자증권 상무가 밝혔듯이 "CJ그룹 최고경영층에서 의지를 가지고 증권사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검토중'이라는 입장은 '포기'로 바꾸는 것이 정당해 보인다. skanda@member.jinbo.net CJ CGV의 묻지마 확장 현대증권, CJ CGV에 "힘겨운 싸움" 지적 현대증권은 지난 5월 2일 CJ CGV에 대해 "힘겨운 싸움"이라는 제목으로 분석리포트를 발표하고, CJ CGV가 영화 시장의 불황 지속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스크린 증설 등으로 부채비율이 상승하면서 당분간 이익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한익희 애널리스트는 영화산업이 불황을 지속하는 가운데 회복의 실마리가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관객 성장 둔화가 현실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향후 증설 정책을 어떻게 수정할 지에 대한 발표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 서울지역 영화관객 추이 ⓒ 현대증권 1분기 영업이익 전년 대비 46% 하락 지난 4월 30일 발표된 CJ CGV의 2007년도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수준에서 정체된 7백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46% 하락한 70억원, 경상이익은 66% 감소한 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큰 폭의 실적 악화임은 물론 시장 기대치와도 큰 괴리를 보인 1분기였다는 것이 한익희 애널리스트의 평가. 한 애널리스트는 동사의 전반적인 실적 부진이 영화시장의 불황과 대규모 증설계획이 재검토 없이 실행되고 있다는 점 등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국내 영화시장이 완연한 성숙기로 접어들었고, 특히 2006년 하반기부터 영화 흥행의 단기 다운사이클이 시작됐음을 계속 언급해왔다며, 2007년 1분기 서울 관객은 1천2백5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7.3% 하락하는 등 예상대로 다운 사이클이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2006년 1분기 '왕의 남자'의 대규모 흥행에 따른 역기저 효과가 있었다 하더라도 전년 대비 33편이나 증가한 122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는데도 이같이 큰 폭의 관객 감소가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흥행 사이클의 골이 깊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수익성 제고하라"는 증권가 충고 무시하고 2∼3년전 계획한 극장 증설 예정대로 진행 CJ CGV의 2007년 대규모 증설 계획이 재검토 없이 실행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 그는 CJ CGV가 2007년 1분기 강남, 일산장항, 천안대흥 등 3개 직영 사이트, 총 23개 스크린 증설을 실행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규모 직영 사이트 증설은 필연적으로 이익의 압박을 가져오는데 1분기 실적 결과를 보면 증설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2분기에도 죽전역사, 포항상도 등 2개 직영 사이트, 15개 스크린 증설이 예정되어 있고 3분기에도 부산대연, 왕십리, 대구동성 등 3개 직영 사이트, 30개 스크린 증설이 계획되어 있어 분기마다 계속되는 대규모 직영 사이트 증설의 후유증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동사는 최근 4백억원 규모의 사채를 발행할 계획인데, 현재 동사의 부채 현황은 단기차입금 4백억원, 유동성사채 4백억원, 기존 사채 3백억원, 장기 차입금 2백억원 등 총 1천3백억원에 달하는 규모이다. 증설에 필요한 자금 수요가 많았고 부채 비율은 2006년말 현재 이미 110%를 초과한 상황으로, 부채의 증가는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져 실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자비용은 2006년 40억원, 2007년에는 유동성사채의 차환발행을 가정하면 68억원에 이를 전망. 한 애널리스트는 CJ CGV가 지난 1월 공격적인 사이트 확장 계획을 공개한 이후 아직까지 향후 증설과 비용 구조조정 계획에 대하여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의견을 주지 않은 상태라며, 투자자들은 향후 경영 계획에 대해 동사의 공식적인 입장 청취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
CJ그룹, 계열사 수로는 재계 1위 CJ는 지난 5월 2일 케이엠티브이(주)를 계열회사로 추가했다. 이러써 CJ의 계열회사 숫자는 마침내 130개에 달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 CJ측에서 "공시자료에 나오는 계열회사의 숫자가 해외공장 등을 하나의 별도 법인으로 친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계열사 숫자는 64∼65개 정도"라고 주장한 것을 인정하더라도 CJ의 계열사 수는 압도적 1위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집계하는 30대 그룹(매출액 기준) 순위에서 25위(민영화 공기업과 정부출자회사를 제외한 재계서열은 12위)에 랭크되어있는 CJ는 계열사 숫자에서만큼은 62개(최근 추가 회사 제외)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대한상의 자료에 따르면 계열사 숫자는 매출액 기준 서열 1위인 삼성그룹이 59개로 2위이고, 그 뒤를 SK(서열 4위, 56개), GS(12위, 47개), 롯데(7위 43개), 현대차(3위, 36개), 금호아시아나(13위, 34개), LG(5위, 31개) 등이 잇고 있다. 한편 CJ 측은 계열사가 이렇게 많아진 것이 외국에서는 공장 하나 하나를 별도의 법인으로 등록 취급하고 있는데다, 지난 몇 년 사이 인수 합병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관련 업체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소규모 법인들이 줄줄이 따라 들어왔기 때문이라며, 방만 경영이라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