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디스플레이 업계는 시련과 기회를 동시에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LCD 업계는 불투명한 경기전망 속에 2006년의 위기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반면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라는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본격적으로 부상하며, LCD의 대체제로 성장 여부의 테스트에 들어간다.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던 평판TV 시장은 베이징올림픽 특수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하반기도 세계 경기침체로 인해 시장 성장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CD 업계, 상반기 호황에 발목 잡히나?= 올 상반기 주요 LCD 업체들은 2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최대 호황을 누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부터 지난 2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웠고, 삼성전자 LCD총괄도 지난 1분기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지난달 LCD 시장이 전달에 비해 11%나 하락하며 급반전하고 있다. 특히 대만 AUO와 CMO 등은 매출이 20% 가량 줄어들며 LCD 감산에 나섰고, LG디스플레이도 10% 감산을 결정했다.
이처럼 시장이 악화된 것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 경기 위축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TV나 PC 등의 수요 주춤과 세트업체들의 LCD 재고 조정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LCD 호황으로 업계가 8∼10세대 LCD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내년 상반기 LCD 공급과잉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시장 위축을 앞당기고 있다.
LCD패널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져 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7월 LCD패널 가격은 전달 대비 10% 이상 하락했고 내년까지 하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한 LCD 업계 관계자는 "최근 IT 패널 재고가 소진되는 등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다"면서도 "경기침체에 따른 시장 위축이 지속되고 있어 하반기 시장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LCD 업체들이 차세대 LCD라인에 대한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OLED 시장 경쟁 심화=LCD 시장에 먹구름이 몰려오는 가운데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AM OLED는 개화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SDI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시작한 AM OLED 패널은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500만대 가까이 출하됐다.
업체들도 AM OLED 시장공략에 나서, 삼성SDI는 현재 월 150만대 수준인 AM OLED 라인을 내년까지 월 900만대로 확대하고, 대만 CMEL도 월 30만대 수준인 생산량을 100만대로 확대한다. LG디스플레이도 생산물량을 점차 확대해 월 5만대 수준인 캐파를 20만대로 늘리고 신규 투자도 단행했다.
업체들간 전략변화도 활발해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흩어져 있는 OLED 개발 및 마케팅 인력을 통합해 내년 초 독립법인으로 출범시킨다. LG디스플레이도 LG전자의 OLED 사업을 흡수한데 이어 사내에 사업부를 신설, 투자 확대에 나섰다.
업계는 휴대전화나 MP3 등 소형 중심의 AM OLED 시장이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PMP나 내비게이션, 소형 TV로 확대되고, 2010년부터는 LCD와 TV 시장을 놓고 경쟁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V 시장 위축 우려 커져, LED와 OLED TV 대중화 주목=올 하반기 평판TV 시장에 대해 대부분 전문가들은 지난 몇 년간 이어온 고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얘기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올 1분기 세계 TV 시장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24%나 줄었다. 1분기가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해도 크게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특히 LCD TV 등 고가 제품의 성장세가 주춤한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2분기 TV 시장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베이징올림픽 특수 등이 예상 밖으로 저조해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반기 TV 시장은 성수기 도래와 신흥시장의 평판TV 판매 증가 등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선진 시장의 침체가 여전히 변수다.
하지만 업계는 LED 백라이트유닛을 채용한 LCD TV가 보편화되고, 50인치 이상 대형 LCD TV의 대중화와 풀HDㆍ120㎐ 등 프리미엄 제품 확대 등 기술적인 진화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소니에 이어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부터 14.1인치 OLED TV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어서 OLED TV가 시장의 핫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 LCD 업계 전문가는 "올 하반기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은 경기상황 침체와 공급과잉에 따른 우려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침체가 온다 해도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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