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화 2시간은 기본

이야기ㆍ영상밀도 높아지며 러닝타임 길어져

영화가 길어졌다. 세계 영화계는 러닝타임이 길어지는 추세다.

10일 개봉한 우위썬 감독의 중국영화 ‘적벽대전’은 관객을 2시간16분 동안이나 붙들어둔다.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은 제목만큼이나 길어 무려 2시간19분에 이른다.

그나마 짧은 편인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곳에’도 2시간6분이다. 상반기 한국영화 흥행작인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과 ‘추격자’도 각각 124분과 125분에 달했다.

왜 그럴까?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영화평론가 이상용 씨는 “3시간(178분)에 이르렀던 ‘반지의 제왕’(2002년)을 기점으로 긴 러닝타임은 요즘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야기 구조의 변화’와 ‘편집 등 영화 기술상의 변화’로 영화 상영시간에 대한 대중의 감각이 변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영화들은 드라마에서 중요한 비중을 갖는 등장인물들의 구도가 선악의 양자 대결에서 다자간으로 변하면서 그 수가 과거의 영화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판타스틱4’ ‘엑스맨’ 등 주인공이 ‘떼’로 등장하는 할리우드 슈퍼히어로영화들이 대표적이다. 주인공격인 주유와 제갈량 말고도 손권, 유비, 관우, 장비, 조자룡 등이 등장하는 ‘적벽대전’과 주인공 3명 외에도 일본군, 독립군, 친일파, 마적떼 등이 등장하는 ‘놈놈놈’도 인물군이 복잡하다.

여기에 더해 빠른 장면전환은 이야기의 속도감을 높였다. 과거에 비해 시간당 컷 수가 훨씬 많아져 관객이 시각적인 지루함을 느낄 틈을 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제작비가 커지니 촬영분량이 많아지고 예전에는 2, 3컷으로 나눌 장면도 10컷 이상으로 쪼갤 수 있다. 요새 할리우드 영화나 웬만한 한국 영화들은 쉽게 2000컷이 넘어간다. ‘놈놈놈’이 2400컷, ‘님은 먼곳에’도 1700컷이다. 이준익 감독은 “제작자로서 영화가 길면 상영회차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되지만 최근에는 이야기와 영상의 밀도가 높아져 러닝타임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단지 몇 십분 늘어났을 뿐이지만 영화 상영시간에는 다양성의 사회상과 이야기.영상감각의 변화라는 비밀이 숨어 있었다.

by 100명 2008. 7. 11. 17:24

공포의 집 ‘100피트’·입관 체험 ‘카핀’

기사입력 2008-07-11 15:03

공포의 집 ‘100피트’·입관 체험 ‘카핀’

【서울=뉴시스】

공포영화의 계절, 여름이다. 공포 스릴러 2편이 더위를 잊게 한다.

할리우드 영화 ‘100피트’가 24일 개봉한다. 폭력을 일삼는 경찰관 남편을 살해한 죄로 가택연금형을 선고 받은 ‘마니’는 반경 100피트(약 30.5m) 내에서만 활동해야 한다. 집 안에서 정체 불명의 누군가에게 공격받지만 밖으로 탈출할 수 없다. 마니가 폐쇄 공간에서 미지의 적과 벌이는 사투를 담은 영화다.

알 수 없는 존재의 공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그녀는 고립무원이다. 남편과 절친했던 형사, 자신을 유혹하려드는 젊은 식료품 배달부 등 주위에 남자들은 있다. 하지만 그들을 믿을 수는 없다. 싸워서 살아남든가, 아니면 다시 감옥행을 택해야 한다.

‘100피트’는 집이라는 가장 익숙하고도 편안한 곳이 순식간에 공포의 장으로 표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관객은 예상치 못한 공포를 체험한다.

‘엑스맨’, ‘테이큰’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팜케 얀센(43)이 강인한 여성 ‘마니’를 연기한다. 고립된 여성의 극한 공포와 미지의 존재에 맞서는 강인한 매력을 동시에 선보이다.

태국 공포영화 ‘카핀’도 24일 관객들을 찾아온다. 왕가위 감독의 ‘타락천사’, ‘버추얼 웨폰’, ‘동심’ 등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막문위(38)가 주연했다.

막문위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 삶을 지속하기 위해 태국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기이한 ‘카핀 의식’에 참여하는 여인 ‘수’로 변신한다.

진지한 표정과 두려움에 질린 눈빛으로 극한 공포를 전한다. 영화 속 입관 체험 등이 섬뜩하고 오싹하다. 막문위는 ‘카핀’아시아 버전의 OST에도 참여했다. 카핀(코핀)은 관(棺)이다.
by 100명 2008. 7. 11. 17:23

잘 나갔던 중국영화, 언제부터 찬 밥 신세?

[OSEN=손남원 기자]올 여름, 국내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연일 바꿔가고 있는 "쿵푸팬더"는 할리우드 영화다. 중국 액션의 쌍벽을 이루는 성룡과 이연걸의 동시 출연으로 관심을 모았고, 흥행에 성공했던 "포비든 킹덤" 도 원산지는 미국이다.

진짜 중국영화는 맥을 못추는 대신에 무늬만 중국풍의 대작들이 판을 치는 게 요즘 한국 극장가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한국 영화팬들은 홍콩 영화에 열광했다. 외팔이 왕우를 앞세운 정통 무협물이 붐을 일으켰고, 이제는 전설이 된 이소룡과 갈짓자 취권의 코미디 액션 성룡, 소림사에서 막 튀어나온듯한 이연걸의 정통 권법 시대가 차례로 도래했다.

그 다음은 오우삼 감독의 쌍권총이 불을 뿜었다. 빛바랜 바바리 코트의 주연발이 달러 지폐를 태워 담배불을 붙인 뒤로 적룡, 장국영, 이수현, 유덕화, 양조위, 장학우 등 숱한 중국계 배우들이 한국 젊은이의 우상으로 떠오르는 시기도 있었다.

장르도 맛깔진 잔치국수의 팔색 고명 마냥 다양했다. "복성고조" 등의 코미디류에서부터 순수 멜로, "정전자" "지존무상" 등의 도박과 범죄를 버무린 변종 누아르까지 가세했다.

여기에 왕가위 감독은 "아비정전" "동사서독" "중경삼림" "타락천사"로 이어지는 감각 영상을 선보이며 "홍콩영화는 한국영화 보다 앞서 있다"는 인식을 한국에 심었다.

그러나 2000년대 홍콩과 대만, 중국을 통틀어 중국영화들은 한국에서 예전의 위세와 달리 찬밥 신세를 면치못하는 중이다. 지난 2005년 1월 주성치의 "쿵푸 허슬"이 2주연속 선두 이후, 순수 중국영화는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한 중 일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야심찬 기획으로 탄생한 장동건 주연의 "무극" 등 숱한 대작들이 중국 대륙의 흥행 대박과 달리 유독 한국 개봉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올해만해도 1월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 주연의 "명장"을 시작으로 유덕화 홍금보 주연의 "삼국지: 용의 부활", 여명 진혜림 견자단 주연의 "연의 황후" 등이 연달아 개봉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 중국 톱스타 주연의 영화들이 국내 흥행시장을 휩쓸었던 그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인 셈이다.

10일에는 삼국지에서 소재를 따온 오우삼 감독의 "적벽대전"이 호화 캐스팅과 800억원 제작비의 물량 공세를 앞세워 중국영화의 자존심 회복에 도전한다.

문제는 개봉 시기. 윌 스미스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핸콕"이 기세를 떨치고 있는데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17일), "님은 먼곳에"(24일) 등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막을 올릴 예정이어서 "적벽대전"의 흥행 기상도가 어떨지 궁금하다.
mcgwrie@osen.co.kr

<사진>지난달 25일 서울 광장동 워키힐 호텔에서 열렸던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 내한 기자회견에서 장첸 양조위 오우삼 감독 금성무 린즈링 등이 대박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고 있다.
by 100명 2008. 7. 9. 15:13
'강철중', 개봉 3주만에 350만 관객 돌파
영화 '강철중'이 개봉 3주차 지난 주말까지 350만 관객을 돌파했다.

배급을 담당하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는 '강철중'이 전국 관객 353만명(전국 스크린 433개)의 관객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개봉 11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동원한 '강철중'은 개봉 3주차에도 지방 관객과 중장년층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적벽대전' '놈놈놈' '님은 먼 곳에' 등 대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강철중'이 어떤 흥행 성적으로 마무리를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by 100명 2008. 7. 8. 17:01

상반기 한국영화 점유율, 8년래 최저

1-6월 37.6%에 그쳐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올 상반기 한국영화의 극장 관객 점유율이 2000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7일 CJ CGV가 내놓은 '2008년 상반기 영화산업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 1~6월 극장을 찾은 7천48만명 가운데 한국 영화를 본 관객은 2천650만명으로 37.6%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는 2000년 상반기의 28.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상반기 한국영화 점유율은 2001년 42.8%, 2002년 48.4%, 2003년 51.6%로 점점 올라가다가 2004년 최고치인 66.8%를 기록했다.

그러나 2005년 55.8%, 2006년 59.5%로 50%대를 유지하다 2007년 47.3% 로 떨어진 뒤 이번에 30%대까지 하락했다.

올 상반기에 관객 100만명 이상을 동원한 한국영화는 7편으로 외화 14편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05년 100만명 이상 한국영화는 17편이었으며, 2006년 15편, 2007년 13편이었다.

다만 최고 흥행작은 513만명을 모은 '추격자'로 한국 영화의 체면을 살렸다. 그 뒤는 할리우드 영화 '아이언맨' 418만명, 한국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408만명,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401만명,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쿵푸 팬더' 392만명 순이었다.

극장 총 관객 수는 2006년 이후 하락세다. 2006년 상반기에는 8천90만명으로 사상 최다였으나 지난해 상반기에는 7천201만명이었다.

by 100명 2008. 7. 7. 16:21

2006년산 창고영화들 틈새공략 줄줄이 참패

[스포츠동아]

‘무림여대생’도 바람몰이 실패

2006년 제작돼 2년간 손꼽아 개봉을 기다렸던 영화들. 일명 ‘창고영화’로 불리며 관심을 모으며 여름을 맞아 대거 개봉됐지만 흥행에 줄줄이 실패하며 두 번 눈물을 흘리고 있다.

‘도레미파솔라도’는 20만, ‘날라리 종부전’ 3만 1500명, ‘방울토마토’ 1만 8000명을 동원하고 간판을 내린데 이어, 기대를 모았던 신민아 주연의 영화 ‘무림여대생’도 첫 주 2만 2000명의 관객에 그치며 바람몰이에 실패했다.

2006년은 영화시장에 코스탁상장사 자금이 쏟아지며 영화 제작 붐이 극에 달했던 시기다. 2007년까지 200편이 넘는 영화가 경쟁적으로 제작됐다. 그동안 마케팅 등 개봉 비용을 구하지 못해 빛을 보지 못하다가 올해 신규 영화가 크게 줄어든 틈을 찾아 지각 개봉했다.

흥행에 실패한 한 영화의 마케팅담당자는 “대부분 개봉 규모가 작았고 마케팅비용 투자도 적었다. 또 다른 영화들이 개봉을 피하는 시기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선택하다 보니 할리우드 흥행작과 정면으로 맞붙어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실패의 원인을 완성도와 작품성 면에서 기대 이하 평가를 받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촬영이 끝난 지 2년이 지나는 동안 변해버린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했다는 평도 많았다.

한 배급관계자는 “‘아버지와 마리와 나’는 영화에 등장하는 지폐가 다 구권이기 때문에 오래된 영화라는 인상을 강하게 줘 흥행에 악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뒤늦게 개봉한 영화들이 줄줄이 파리가 날리자, 후반 작업 지연으로 하반기로 개봉을 연기했던 일부 영화들의 이번 사례를 주의깊게 지켜보며 새로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by 100명 2008. 7. 5. 19:47
철하 “침체된 한국화 비평 활성화 모색”
기사입력 2008-07-04 00:22
ㆍ작가 6명 릴레이 전시 기획

“한국화와 관련된 기획이 다양했지만, 실질적 논의는 진전된 것이 없었습니다. 개별 작가들에 대한 비평적 지점을 마련해 논의를 활성화시키고, 한국화를 전공하려는 후배들이 이를 통해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어요.”

서울 팔판동 갤러리 벨벳&인큐베이터(02-736-7023)에서는 한국 화가 6명의 전시를 잇따라 여는 기획전 ‘리코멘터리1’이 열리고 있다. 박병춘 작가의 전시(6월11일부터 22일까지)에 이어 지금은 유근택 작가의 전시(6일까지)가 진행 중이다. 이후에는 신하순·김천일·박종갑·김성희 작가의 전시가 각 2주씩 9월 초까지 이어진다. 전시를 기획한 류철하 큐레이터(이천시립 월전미술관 학예연구실장·사진)는 침체돼 있는 동양화에 대한 비평을 조금이라도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한다. 전시 제목처럼 코멘터리(비평)에 대한 리코멘터리(재비평)의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작가 작업실을 탐방하며 전시에 선보일 작품을 고르는 과정에서 나눈 이야기와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갤러리 홈페이지(www.velvet.or.kr)에 올릴 예정입니다. 그런 후 철학자 홍가이 선생이 제 글을 갖고 또 다른 비평을 전개해 글을 올릴 것이고요. 아울러 각 작가별로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 후배들과 함께 작품을 이해하고 점검하는 자리도 마련합니다.”

선정된 6인의 작가는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40, 50대의 ‘젊은 중견’들. 한국 화계에서 나름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가진 작가들로 꼽힌다. 류철하 큐레이터는 “박병춘·유근택 작가는 공간감·밀도 등 화면에 새로운 실험을 펼치고 있으며, 김천일 작가는 선·고도·색채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자신만의 화법을 만들었다. 신하순·김성희 작가는 현대적 드로잉을 도입한 실험을 보여주며, 박종갑 작가는 수묵화에 영혼을 표현하는 점이 독특하다”고 평가했다.

처음에는 작가들을 2~3명씩 짝지어 논의를 진행시킬 계획이었지만 전시공간 사정 상 한 작가씩 진행하게 됐다. 마침 소외받는 장르에 대해 집중 전시하기로 계획한 갤러리 벨벳&인큐베이터와 뜻이 맞아 이곳에서 전시가 이뤄졌다.

갤러리 벨벳&인큐베이터에선 작가 6명의 전시 후에 12명의 한국화 신진 작가를 공모하고 이들에게 1주일씩 전시 기회를 주고, 다른 기획자와 전시공간을 연결해주는 작업도 할 예정이다.
by 100명 2008. 7. 4. 07:43

김기덕, 한국영화 주류로 다시 뜰까

기사입력 2008-07-04 07:21


[OSEN=손남원 기자]충무로의 영원한 비주류로 불리는 김기덕 감독이 올해는 한국에서의 흥행 염원을 풀수 있을까?

'김 감독은 적은 예산으로 작업하는데 일가견을 갖고 있다. 충무로가 코스닥 시장 등에서의 '묻지마 투자'로 거품에 빠져있을 때조차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의 30%에도 못미치는 예산으로 작품을 찍었다. 그럼에도 그의 영화에는 장동건 조재현 이승연 하정우 등 숱한 스타들이 출연했고 또 다른 많은 이들이 출연을 바라고 있다. 그만큼 배우들의 그를 향한 경외감이 강한 것이다.

'추격자'로 톱의 자리에 오른 하정우는 얼마전 한 인터뷰에서 그에 대해 "김기덕 감독은 진정한 영화인이다. 정말 흥미로운 분이고 영화를 만드는 일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감탄한 적이 있다.

그런 김 감독의 최신작 은 '비몽'. 일본의 꽃미남 스타 오다기리 죠와 이나영의 캐스팅으로 올해 초, 크게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남 녀 공히 최고의 주연배우를 기용한 만큼 "이번에는 한국 개봉에서 어느 정도 관객이 들지 않겠냐"는 게 영화관계자들의 조심스런 관측이다.

기본적으로 오다기리 죠, 한 명만 해도 고정팬 수만 관객을 몰고 다니는 배우다. 여기에 '비몽'은 최근 제 56회 산세바스티안 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국내 보다는 항상 외국에서 더 인정받는 김 감독의 진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꿈과 현실을 오가는 불가사의한 인연으로 얽힌 진(오다기리 죠 분)과 란(이나영 분)의 이야기인 '비몽'은 감각적이고 몽환적인 사람을 담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2006년 "한국에서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는 '한국관객 수준' 발언으로 돌출 행동을 한 후 국내 입지가 상당히 좁아졌다. 가뜩이나 상업성과 거리가 멀었던 그의 영화들은 제작비 조달에 더 어려움을 겪었고 출연진 개런티를 줄이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로 버티고 있다.

예술영화나 작가주의 작품들은 한국 영화계에 설 자리가 없는 현실이다. 김 감독은 이 벽을 깨려고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현실의 장벽은 두터웠다. 배급사와 극장주들은 관객이 들 것같지 않은 영화에 스크린을 내주지 않는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돈을 버는 게 지상 과제인 그들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관객을 떠나서는 살수없는 게 역시 영화다. 상업과 문화의 경계선에 위치한 것이다. 김 감독도 이같은 아이러니를 잘 알고 있다. 당시 논란 때 “‘시간’이 20만을 넘어준다면 내 생각(한국에서는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이 바뀔지도 모른다”고 미련을 보인 것도 그래서다.

이같은 면에서 오다기리와 이나영의 투톱을 내세운 '비몽'은 여러가지 기대를 가능케하고 있다.

김 감독은 국내 흥행과는 인연이 적은 대신에 세계 유수의 영화제들에서는 각광을 받고 있다. 2004년 '사마리아'와 '빈집'으로 각각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전작 '숨'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룩했다.
by 100명 2008. 7. 4. 07:43

'쿵푸팬더', 400만 관객 돌파...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중 최초

기사입력 2008-07-02 18:51 |최종수정2008-07-02 18:53
▲ '쿵푸팬더'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쿵푸팬더’가 국내 개봉된 애니메이션 중 최초로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쿵푸팬더’는 1일 누적 관객수가 401만5000명을 기록했다고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측이 2일 밝혔다.

지난달 5일 개봉한 ‘쿵푸팬더’는 첫주 127만 관객을 동원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하더니 개봉 18일 만인 지난달 22일 331만5000관객을 돌파하며 기존 국내 애니메이션 중 최고 흥행작인 ‘슈렉2’를 제쳤다.

‘쿵푸팬더’는 뚱보 팬더 포가 쿵푸마스터로 거듭나기 위해 벌이는 도전담을 다룬 코믹 액션 애니메이션으로 가족관객을 포함해 남녀노소를 망라한 폭넓은 관객층의 사랑을 받아왔다. 잭 블랙이 포의 목소리를 더빙한 것을 비롯해 더스틴 호프만, 안젤리나 졸리, 청룽, 루시 리우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목소리로 참여를 했다.
by 100명 2008. 7. 2. 20:57
숫자로 본 상반기 한국영화…'2부터 800만까지'
2008-07-01 13:28:53
[마이데일리 = 장서윤 기자] 이준익 감독은 최근 신작 '님은 먼 곳에'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숫자'만을 중시하는 풍토에 대해 비판의 일침을 가했다.

"영화는 기록경기가 아닌데도 지나치게 숫자만을 강조하는 경향은 잘못된 풍토"라고 지적한 것.

이 감독의 지적은 모든 영화인들이 고개를 끄덕일 만한 합당한 지적임에도 올 상반기는 영화계가 유난히 '숫자'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시기이기도 했다.

현재 한국영화의 '위기'를 지적하는 여러 발언들과 함께 실제로 6년만에 한국영화 최저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하는 등 여러 징후들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이준익 감독의 일리있는 준엄한 비판임에도 불구, 그도 '왕의 남자'와 '라디오 스타'로 숫자에 혜택(?)을 본 감독. '숫자로 본 상반기 영화계'를 통해 상반기 한국영화를 정리해봤다.

2년생 '붐'

상반기에는 마치 트렌드처럼 촬영 종료 후 2년 만에 먼지털고 창고 속에서 나온 작품들이 줄줄이 개봉했다.

극 영화로는 하지원·차태현 주연의 영화 '바보'를 시작으로 쥬얼리 박정아의 첫 영화주연작 '날나리 종부전' 곽재용 감독의 '무림여대생' 장근석·차예련 주연의 '도레미파솔라시도'까지.

이 밖에 애니메이션 '아버지와 마리와 나'와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접목시킨 '애니그래픽스' 기법을 도입한 '그녀는 예뻤다' 등 제작 후 개봉 시기를 잡지 못해 표류하던 작품이 상반기 속속 관객들과 만났다.

이에 많은 배우들은 시사회 및 인터뷰 자리에서 "촬영을 한지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멋쩍은 웃음을 던지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 몇몇 작품은 2005~2006년 당시 한국영화계 '붐'을 타고 비교적 단기간 내 제작돼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점유율 7.8%

상반기 한국영화는 역대 최저 점유율을 기록했다. 극장 체인 CJ CGV 집계자료에 따르면 5월 한국영화 점유율은 7.8%. 6월 기록은 현재 집계중이지만 '강철중'이 280만 관객을 넘어서는 등 선전해 어느 정도 점유율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5월에 기록한 7.8%란 수치는 영화진흥위원회 기준 2001년 이후 최저치다. 또, '전성기'라 할 수 있는 2006년 10월 86.2%보다는 약 10배 이상 떨어진 수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같은 점유율 하락은 어느 정도 예견된 진행이라는 영화계 내부 분석도 있다.

강한섭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열린 '한국 영화산업의 현실진단 및 미래전망' 토론회 자리에서 "겉으로는 지난 10년간 영화계가 엄청난 호황을 맞은 것처럼 비쳐졌지만, 내부 구조는 여전히 영세성을 면치 못해 이를 파악한 이들은 당시의 호황을 '거품' 혹은 '착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재고 포함, 49편 개봉

올해 1월~6월까지 개봉한 한국영화 작품은 총 49편이다.(지난해 이월작, 단편영화, 영화제 상영작 제외)

편수로만 봤을 때는 2007년 50편, 2006년 48편과 비교해 봤을 때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앞서 언급했듯 제작 완료 후 개봉시기를 잡지 못해 1~2년간 표류하던 작품들이 대거 관객들과 만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신작의 개봉 편수는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상반기 개봉편수보다는 현재 제작중인 영화가 급격히 줄어들었음을 지적하며 이같은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 한국영화 개봉작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을 예측하고 있다.

510만명의 개가

영화 '추격자'는 상반기 510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최고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제작 당시에는 범죄 스릴러물이라는 한국영화에서는 흥행 성공률이 낮은 장르라는 점, 김윤석·하정우 등 두 남자배우의 '스타파워'가 약하다는 점 등을 들어 투자 면에서 고전했지만 탄탄한 시나리오와 정교한 연출,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 등을 고루 갖춘 이 작품은 관객과 평단을 모두 사로잡았다.

'추격자'는 범죄스릴러물로는 현재까지 최고 스코어를 기록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525만명, 2003)'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형 스릴러 영화'의 새 전형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객 800만 명 급감

한국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은 관객은 지난해 상반기(1~5월까지) 3066만명에 비해 올해는 2282만 명으로 같은 시기 약 800만 명이 줄었다. 이는 전반적인 극장업계 불황과도 관련이 깊다.

'인디아나 존스 4' '아이언맨'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작품이 선전했지만, 전체 관객 수 하락 으로 인해 멀티플렉스를 비롯한 극장들은 고전중이다.

때문에 영화 불법 업로더에 대해 검찰이 첫 구속 방침을 내리는 등 강경 조치가 취해진 데 이어 멀티플렉스 극장도 각기 '특성화 전략' 등을 통해 살아남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편, 일부 극장에서는 심야상영요금을 6000원에서 7000원으로 기습 인상해 관객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2월 개봉한 영화 '바보' 한국영화 점유율 자료, 영화 '추격자']
by 100명 2008. 7. 1. 16:32

영화, 이제 '감상' 아닌 '소비' 시대! 오래 남는 영화가 없다

기사입력 2008-07-01 09:05 |최종수정2008-07-01 09:06
▲ 올해 개봉된 대표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과 '인디아나 존스4'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아이언맨’ 2주, ‘나니아 연대기2’ 1주, ‘인디아나 존스4’ 2주, ‘쿵푸팬더’ 2주, ‘강철중’ 1주. 최근 개봉된 화제작들이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던 기간이다.

이처럼 최근 몇 년 사이, 특히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이 되면 매주 극장의 간판이 되는 영화들이 바뀌고 있다. 또 그만큼 관객 동원력이 떨어지는 속도도 빠르다. 대부분의 블록버스터들이 개봉 초반 무서운 기세로 관객을 모으며 한 시즌에도 몇 번씩 최단기간 흥행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다른 영화가 개봉되면 관객이 급감하고는 한다.

실제로 ‘아이언맨’은 ‘나니아 연대기2’가 개봉하자 주말 관객이 절반 정도로 줄었고 ‘나니아 연대기2’ 역시 ‘인디아나 존스4’의 개봉으로 관객수가 현저히 떨어졌다. 개봉 첫 주부터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던 ‘인디아나 존스4’는 뒷심을 확실히 잃어 개봉 한달 반째인 현재 박스오피스 12위, 주말 동안 전국 29개관에서 3910명(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의 관객이 관람한 것이 전부다.

이 때문에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흥행의 뒷심을 발휘하는 영화, 몇 번씩 재관람 하면서 즐길 만한 영화,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는 영화는 점점 사라지고 1회성 소비에 그치는 영화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도 1~2주 안에 극장을 찾지 않으면 상영관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생겨나게 됐고 고전 영화들처럼 수십년이 지나고 다시 봐도 좋은 영화가 극히 드물어졌다.

이에 대해 한 영화 관계자는 “주 관객층의 성향이 바뀐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세대가 바뀌면서 관객들의 성향도 영화라는 매체에서 여운이나 감동을 바라기보다 단순히 재미를 추구하는 것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또 배급 상황의 영향도 있다. 이 관계자는 “극장들이 예전처럼 영화 하나 걸어놓고 방관하던 시대는 지나갔다”며 “관객들이 많이 찾을 작품 라인업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by 100명 2008. 7. 1. 16:23

싸구려 영화라고? 화끈하잖아!

기사입력 2008-07-01 03:03
'플래닛 테러 '기관총을 의족 삼아 좀비와 싸우는 미녀

'크로우즈 제로' 눈만 뜨면 패싸움하는 고딩들…

타란티노·로드리게즈·박찬욱·김지운… "우린 B급 할리우드 키드"

B급영화로 맺은 '국제적 연대'

이건 B급이다. 적나라한 본능과 키치적 감수성을 한껏 자극하는 정통 B무비. 거기서 예닐곱 발짝 더 옆으로 게걸음 친, 제대로 된 B급이다. 사고 활동이 아니라 아드레날린의 효과적 분비에 유익한 영화다. 차마 입밖에 낼 수 없는 명랑한 상상들이 스크린 속에서 실연된다. ‘철사장으로 단련한 손으로 X침을 놓으면 배설기관이 어디까지 파열될까’하는 그런 유의 상상. 평소 영화 볼 때 부르디외 따위나 떠올리는 샌님들은 치를 떨지 모른다.

로버트 로드리게즈. 이름부터 왠지 메이저리그 2군 냄새가 나는 감독의 <플래닛테러>(7월 2일 개봉)는 한 마디로 “드러운”(수입사 대표의 표현) 영화다. 떡진 피고름을 터뜨려 스크린을 흐물흐물 누런 림프액으로 적시는가 하면, 뎅겅 잘린 처녀 허벅지에 철커덕 기관소총을 장착해 난사한다. 바닥엔 양곱창 같은 사람 내장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고, 여배우들은 노골적인 페티시즘의 대상이다.

영화의 진짜 매력은 그런 재료를 엮는 감독의 야멸친 연출기법에 있다. 시종일관 한눈팔지 않고 싸구려 좀비영화의 질펀함을 향해 돌진한다. 정체 불명의 DC-2 바이러스가 유포돼 죽음의 위기에 처한 텍사스 변두리. 로드리게즈는 다리 잘린 고고 댄서를 히로인으로 내세워 좀비가 된 바이러스 보균자들을 쓸어버린다. 유치한 액션은 코믹과 잔혹극 사이에서 춤을 추고, 너무나 헐렁한 전개는 그 질긴 ‘말도 안 됨’이 구심력으로 작용한다.

이 영화는 본래 쿠엔틴 타란티노의 <데쓰프루프>와 동시 상영을 위해 만들어졌다. 경쟁이라도 하듯, 절대적인 B급 감성을 향해 돌격하는 자세에 되레 숭고함이 느껴진다. <데쓰프루프>가 빙빙 돌다가 한 방에 터뜨리는 아웃 복서라면 이 영화는 처음부터 죽자고 달려드는 인파이터다. ‘영화란 무엇인가’ 라는, 시간 강사 뛰는 평론가들이 기말 고사에 낼 법한 질문을 로드리게즈에게 던지면 이런 답이 돌아오지 않을까. 가운데 손가락을 빳빳이 치켜들고 “뻐꾹!”

아시아 B급 영화의 대가 미이케 다카시의 <크로우즈 제로>도 7월 3일 개봉한다. 감독의 전작들을 생각하면 이번 작품은 ‘다소’ 얌전하다. 손톱 깎듯 혓바닥을 자르는 잔혹함(이치 더 킬러)이나, 근친상간을 일삼다가 아들을 따돌리는 놈들을 토막내는 엽기성(비지터Q)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미이케의 전작과 비교할 때의 아쉬움이다.

스즈란이라는 고등학교의 ‘짱’이 되기 위해 조직을 결성하고 패싸움을 하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 해적판 일본 학원폭력 만화에나 등장할 법한(영화의 원작은 다카하시 히로시의 동명 만화다) 폭주족 패션의 고딩들은 눈만 뜨면 싸움박질이다. 비곗살이 될 수 있는 쓸데 없는 메시지를 최소화하고 그 ‘싸움박질’의 순수한 B급 감성에 집중한 담백함이 영화의 매력이다. 쥐어 짜면 기름 대신 일본 간장이 나올 듯한 독특한 스타일의 학원 액션물.
by 100명 2008. 7. 1. 08:06

뉴미디어 시대 ‘영화 유통망’ 다변화

기사입력 2008-06-29 17:03


ㆍ씨네21i, DVD 출시전 합법 다운로드 서비스

ㆍ전통적 유통순서 무너지고 기간도 크게 단축

전통적인 영화 유통망이 바뀌고 있다.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DVD, 비디오 등 부가판권 시장의 붕괴와 뉴미디어의 출현에 따른 결과다.

◇합법 다운로드 시장 개막=씨네21i는 올 상반기 최고 흥행작 ‘추격자’를 합법 다운로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최근 밝혔다. 기존 웹하드에서 구할 수 있는 영화 파일은 대부분 불법이었다.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부가판권 시장 붕괴는 한국 영화의 수익률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었다.

특히 씨네21i는 이용자들이 불법으로 유통시킨 파일을 삭제처리하거나 정상 콘텐츠 요금으로 부과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업로더가 불법 복제한 파일의 고유 특성값을 검색해 씨네21i가 제공하는 영화일 경우 다운로드 요금이 조정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추격자’의 불법 복제 파일을 다운로드 받는다 하더라도, 요금은 합법 파일의 다운로드 수준인 3000원으로 조정된다. 기존 불법 파일을 다운받는 데는 300원 안팎이 들었다.

합법으로 다운로드 받은 영화 파일은 결제 후 30일간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횟수는 5회로 제한된다. 씨네21i는 이 서비스를 위해 20여개 웹하드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요금은 영화 종영 후 서비스 시기에 따라 500~3000원으로 다양하다.

◇홀드백 붕괴의 원인과 결과=흥미로운 점은 ‘추격자’의 다운로드 서비스가 DVD 출시 이전에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존 영화 부가판권 시장에서의 홀드백(영화가 각 유통 창구에서 충분한 수익을 거두도록 상영 기간을 보장하는 시스템) 관행에 따르면 온라인 VOD는 DVD 출시 2개월 후 서비스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기존 홀드백의 큰 흐름은 ‘극장→비디오·DVD→유료 케이블TV·위성TV→지상파→베이직 채널’ 순이었다.

씨네21i 김준범 이사는 “DVD 출시일부터 엄청난 양의 불법 복제 파일이 웹하드에 올라오는 실정”이라며 “다양한 뉴미디어 매체가 형성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부가 시장의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홀드백을 유연하게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기존의 홀드백 순서는 이미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통신사업자, 방송사업자)가 해당 플랫폼을 위해 기존 홀드백 순서를 달리 위치하거나 기간을 단축시키는 일이 빈번했다. 지상파 텔레비전에서도 연휴 특집 방송을 위해 홀드백을 단축했다. ‘용의주도 미스신’은 극장에서 종영하기도 전에 메가TV에서 볼 수 있었고, ‘세븐 데이즈’는 DVD 출시와 함께 하나TV, 메가TV에서 방영됐다. ‘라디오스타’는 극장 종영 후 4개월, ‘왕의 남자’는 6개월 만에 텔레비전에서 방영됐다. 종영 후 최소 1년이 지나야 지상파까지 내려오던 관행에 비하면 크게 단축된 것이다.

그러나 홀드백 순서 붕괴에 따른 영화 유통망 변화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홀드백 순서 변화가 영화 콘텐츠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기보다는 거대 사업자의 주머니를 부풀리기 위해 남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홈비디오 시장을 방기한 채 수익이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시장에 주력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영화진흥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웹하드 업체가 불법 파일을 단속하지 않는 바람에 많은 합법 온라인 업체가 망했는데, 이에 대한 책임은 묻지도 않은 채 면죄부를 주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 김현정 연구원은 “시장의 강자, 약자들이 룰이 없이 무한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콘텐츠 사업자, 플랫폼 사업자, 정부, 소비자 모두 자본의 선순환 구조가 유지돼야만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by 100명 2008. 6. 30. 17:00

올 여름, 한국영화산업이 출렁인다

시네마서비스 강우석 감독, 쇼박스 김우택 전 대표의 행보에 관심 쏠려

예전 한국에 머물고 있는 서양 사람에게 한국의 무엇이 좋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는 “역동적이잖아. 매일 뭐든 바뀌고”라고 간단하게 답했다. 어쩌면 한국영화산업 또한 비슷할지 모른다.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공고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할리우드와 달리 한국영화산업은 시시때때로 변화를 꾀해왔다. 그 때문에 충무로의 산업적 안정성은 요원한 일이 되기는 했지만, 어쩌면 그것은 현 단계 영화산업의 유일한 발전모델인지도 모른다.

2008년 여름은 한국영화산업이 또 한번 역동의 물결을 타는 시기가 될지도 모른다. 그 첫 번째 변수는 강우석 감독과 시네마서비스다. 2004년 충무로 토종자본과 벤처자본의 결합이었던 플레너스를 대기업 CJ에 넘긴 이후 산업적 영향력을 잃어왔던 그는 이후 CJ엔터테인먼트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하지만 시네마서비스는 이제 한계상황에 봉착해 있다. <강철중: 공공의 적1-1> <신기전> <모던보이>처럼 기대작을 만들면서도 CJ에 메인 투자사와 배급사의 자리를 넘겨줄 정도로 투자자금이 부족하며, 배급 업무는 외화를 배급 대행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강우석 감독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주변에 따르면 그는 ‘새로운 판’을 구상 중이다. “안정적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열망하는 강 감독과 힘있는 콘텐츠를 찾고 있는 자본이 만난다면 그의 새 판은 쉽게 열릴 수도 있다. 만약 강 감독이 획기적인 방식으로 새 판을 짜게 된다면 그와 호흡을 맞춰온 CJ가 약화될 수도 있는 탓에 궁금증은 더해간다. 두 번째 변수는 지난 4월 말 쇼박스를 퇴사한 김우택 전 대표다. 그가 쇼박스를 나오게 된 이유도 관심거리지만, 그보다 더욱 흥미진진한 것은 그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다. 항간에 따르면, 쇼박스에서 관리능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외국계 투자회사로부터 커다란 자본을 투자받아 이를 운용할 방안을 짜고 있다고 한다. 정작 본인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하지만, 충무로에서는 그가 이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영화뿐 아니라 미디어 산업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새 판을 짜려는 두 사람의 구상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상황에 따라선 기대에 못 미치는 활동을 벌이고 있는 통신자본의 길을 밟을 수도 있고, 새 판 자체가 아예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행보에 관심을 쏟게 되는 이유는 뭔가를 바꿀 수 있는 역동적 기운을 맞이해야만 지금의 한국영화산업이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by 100명 2008. 6. 30. 11:07

망해버린 한국 멜로영화를 살리는 방법

기사입력 2008-06-29 09:01

망해버린 한국 멜로영화를 살리는 방법

【서울=뉴시스】

◇이문원의 문화비평

한국 멜로영화가 전멸 상태다. 아직 여름 시즌이어서 멜로가 득세하는 계절까지 기다려봐야 안다지만, 가을·겨울에도 딱히 멜로 영화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들 멜로 영화 기획을 꺼리는 분위기다.

이유를 따져보면, 다소 미묘하다. 멜로 영화는 사실 흥행이 안 되는 장르는 아니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너는 내 운명’,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 1년에 한 두 편씩은 꾸준히 히트작을 내왔다. 한국영화 흥행이 전반적으로 저하됐던 지난해에도 허진호 감독의 ‘행복’ 등이 선전했다.

물론 실패작도 많지만, 장르의 존속여부는 실패작의 개수가 아니라 흥행작이 존재하느냐에 의존한다. 상대적으로 값싸게 만들어 여전히 중박 흥행을 내다볼 수 있는 멜로 영화의 제작 부진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선뜻 이해가는 일은 아니다. 굳이 이유를 찾아보자면, 물론 몇 가지로 추론해볼 수는 있다.

먼저, 멜로에 신진작가들의 염증을 들 수 있다. 아주 오랜 기간 동안 한국영화의 지극한 멜로 성향은 한국영화가 극복해야할 과제처럼 여겨지곤 했다. 한국인이 멜로적 감수성을 쉽게 받아들이다 보니 모든 장르, 모든 소재에 이를 적용해버려 그렇다. 결국 여러 대담한 기획들도 모두 다 비슷비슷한 영화로 끝나버렸고, 감정과잉의 멜로 형식은 첨예한 소재, 신선한 소재들을 다루는데 적절치 않다는 결론이 섰다. 지금의 ‘점차적 멜로 거부’ 현상은 이런 알레르기 증세에 일정부분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멜로 영화의 흥행 한계선도 멜로 거부의 원인이 된다. 멜로 영화는 대박이 나기 어렵다. 아무리 사회파적 성향을 뒤집어씌워 사회적 대의 마케팅을 시도해도 한계는 언제나 300만 선으로 나온다. 과거 ‘편지’, ‘약속’ 등의 멜로영화가 한 해 통산 흥행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시장 파이가 아직 작을 때여서 1위 등극이 가능했을 뿐 그 당시에도 멜로는 잘해야 300만 선이었다는 분석이다. 결국 지금의 대박신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패턴과는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마지막으로, 멜로 영화 자체도 구조가 닮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남녀 간 사랑을 토대로 한 멜로 영화도 결국은 남성 중심과 여성 중심으로 패턴이 나뉜다. 그러나 지난해만 봐도 ‘황진이’, ‘두번째 사랑’,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어깨 너머의 연인’ 등 여성 중심 내러티브의 멜로 영화들은 단 한 편의 예외도 없이 실패했다.

멜로영화는 기본적으로 스타파워에 기대야 하는데, 현 시점 여자스타의 티켓파워가 거의 전무해서 그렇다. 결국 남은 길은 남성 중심이지만, 무조건 한 방향으로만 치달으면 안 그래도 한계가 있는 멜로 형식인데, 모조리 국화빵처럼 같은 모양새가 된다. 만드는 쪽도 피로하고, 관객도 염증을 느끼리라는 예상이 서게 된다.

물론 이밖에도 원인은 더 많을 수 있다. 멜로가 점차 유료적 매력을 잃고 무료의 TV브라운관 안으로 들어가려 한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결국 스타 캐스팅이 관건인데, 대박 흥행력이 부족한 멜로 장르를 스타들이 기피하는 현실도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이제 모든 시즌을 파고들어 그 어느 시즌이건 멜로 등 중급영화는 경쟁력이 휘발되고 있는 상황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렇게만 보면 멜로 영화는 분명 ‘사라지는 게 당연한’ 장르가 되어버린다. 제작진의 열의부족, 시장성향 불일치, 장르 내적 결함 등 원인도 다양하다. TV브라운관에서 중장년층용 무료 콘텐츠로만 소화되는 게 순리적인 흐름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멜로는 여전히 ‘쓸 만한’ 장르다. 어느 나라, 민족이나 ‘기본정서’라는 게 존재한다. 그게 한국에선 신파 성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를 봐도 그렇고, 수백 년 간 지속된 절대성향을 돌아봐도 그렇다. 결국 신파적 성향은 우리가 버려야 할 ‘형식’이 아니라,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정서’인 것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건 멜로 장르의 재편이지 포기가 아니다. 잘만 가다듬으면 홍콩 하세편이나 일본 전대물처럼 ‘자국에서만 만들고 소화되는’ 국지색 강한 불침범 절대 흥행 장르로 탈바꿈할 수 있다.

먼저, 멜로 성향은 한국영화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니다. 오히려 살려야 한다. 국내도 국내지만, 한국영화가 세계시장에서 ‘개성’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멜로 성향에 있다. 이를 빼버리면 그저 할리우드 아류 콘텐츠 생산국이 된다. 따지고 보면, 해외에서 비평적 성공을 거둔 한국영화는 대부분 멜로색을 뺀 장르 영화들이었지만, 실제로 돈을 벌어들인 영화는 대부분 멜로영화들이었다. 특색이 있으니 마니아층이 생겨 그렇다. 일본 시장의 한국영화 흥행 1,2,3위가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외출’,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등 모두 멜로 영화들임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살리되 가다듬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이야기다. 멜로의 문제는 항상 여기에 장르를 걸칠 때 벌어진다. 조폭 장르를 걸치면 ‘사랑’처럼 시대착오적인 유물이 돼버리고, 정치를 걸치면 ‘오래된 정원’처럼 마케팅 요소를 잃고 표류하며, 공포를 걸치면 ‘가위’ 수준의 신파극으로 가버린다. 이 작업만 제어하면 된다. 멜로는 철저히 멜로로만 가야한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멜로는 항상 ‘순수 멜로’였다. 영역을 좁혀 특화시키는 게 목적이 돼야 한다.

다음으로, 멜로영화 흥행한계선은 장르의 한계선이 아니라 관람층의 한계선임을 이해해야 한다. 멜로영화의 절대다수는 등장인물이 30대 이상이다. 40대도 많다. 30대의 세련된 로맨스는 20대도 반응하지만, 최루성 로맨스는 좀처럼 어린 세대를 끌기 힘들다. 문제는 현재 주관람층이 20,30대 여성으로 분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현재 멜로영화 구조로는 주관람층을 살짝 비껴 간 관람층만 흡수하기에 대박이 힘든 것이다.

해법은 쉽다. 등장인물 연령대를 낮추면 된다. 20대 초중반으로 설정하면 20,30대가 포괄된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성공은 이런 공식에서 나왔다. 여기에 젊은층이 관심 있어 하는 사회적 이슈를 끼워 넣으면 정확히 터진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성공 배경이다. 이처럼 주관람층에 맞춰 세팅할 생각을 않고 고정 세팅만으로 대박 힘들다 투정 부리면 흥행전략이고 뭐고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성 중심 내러티브로 흘러 피로감이 심해질 수밖에 없는 멜로 구성 공식도 조금만 발상을 전환하면 쉽게 해결된다. 멜로는 꼭 남녀 투톱 캐스팅일 필요가 없다. 여성 캐릭터는 기계적으로 남겨놓고 남성들 간의 유대 중심으로도 멜로는 흘러간다. ‘태양은 없다’가 그랬다.

나아가 여자들 간의 유대 중심으로도 멜로는 간다. ‘처녀들의 저녁식사’다. 티켓파워를 아예 포기해 버리면 더 쉽다. 10대 소녀와 30대 남성의 로맨스는 여성 중심으로 흘러도 똑같은 효과를 낸다. 신인과 특A급 스타의 협연에선, 내러티브가 신인 중심으로 흘러도 결국 특A급 스타의 존재가 더 부각된다.

이런 공식은 사실 이미 타국에서 입증이 된 것들이다. 멜랑콜리한 정서와 사회파적 성향에 있어 우리와 문화정서가 유사한 이탈리아에서 이런 식으로 멜로를 재편했다. 장르에 멜로를 섞지 않고 순수멜로를 추구했고, 10대 콘텐츠로 재편해 자국시장점유율 40%대를 회복했다.

장르는 버리는 게 아니다. 변형시키는 거다. 같은 맥락으로 현재 사멸 중인 공포 장르, 에로 장르도 절대 버려선 안 된다. 이를 어떻게 변형시키고, 그 변형을 어떻게 홍보할 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장르 유행은 그렇게 새것과 옛것이 물갈이되며 일어나는 것이다. 결국 대중문화산업이란 이 태피스트리를 얼마나 치밀하게 짜느냐에 달려있다 봐도 과언이 아니다.
by 100명 2008. 6. 29. 13:55
스타와 화제작, '최고는 바로 나!'
2008년 상반기 가장 주목받은 한국영화와 스타는 ‘추격자’와 그 주인공들이라고 해도 반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추격자’는 총 507만1506명(6월25일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을 동원하며 올해 상반기 전체 개봉작 중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추격자’는 ‘비흥행 코드’를 모두 갖추고 있었지만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력,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섣부른’ 예상을 뒤엎고 흥행에 성공했다.

그 결과 ‘추격자’는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 중 ‘친구’, ‘타짜’에 이어 흥행 3위에 올라섰고 총 339억4276만9000원의 수익을 올렸다.

‘추격자’가 장편 데뷔작이었던 나홍진 감독은 단 한 작품으로 ‘살인의 추억’, ‘괴물’의 봉준호 감독에 비견되며 ‘천재감독’으로 불리게 됐고 스타성보다 연기파 배우로 조명됐던 김윤석, 하정우 역시 한국영화계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들은 지난 5월 제6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함께 밟으며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추격자’ 이후 김윤석과 하정우는 출연 섭외가 잇따르고 있다. 시장 불황으로 시나리오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들에게는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는 것. 김윤석과 하정우는 이미 차기작을 몇 작품씩 결정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윤석은 영화 ‘거북이 달린다’에서 탈옥수 기태(정경호 분)를 쫓는 어수룩한 시골 경찰로 캐스팅됐으며 ‘타짜’ 최동훈 감독의 차기작인 영화 ‘전우치’에 강동원, 임수정, 유해진과 함께 출연한다.

하정우는 일본의 청춘스타 츠마부키 사토시와 오는 28일부터 영화 ‘보트’ 촬영에 들어가며 이후에는 ‘미녀는 괴로워’ 김용화 감독의 차기작 ‘국가대표’에서 스키 점프 선수로 변신한다.
by 100명 2008. 6. 28. 23:26
[2008 상반기 결산①]숫자로 본 상반기 한국영화...1부터 1370만까지
▲ 영화 '추격자'와 '강철중: 공공의적 1-1'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한국영화시장은 2008년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다. 최근 신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강한섭 위원장은 지금의 영화시장에 대해 “위기가 아닌 대공황”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하지만 한국영화시장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잘 만든 한국영화들은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시장을 주도했다. 혼란스러웠던 2008년 한국영화시장을 숫자로 정리했다. (별도의 설명이 없는 통계 수치는 영화진흥위원회 집계를 기준으로 함.)

◇ 1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에 한국영화 시장이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한국영화 ‘추격자’였다. 2월14일 개봉한 ‘추격자’는 507만1506명의 관객을 동원해 6월25일 현재까지 전체 흥행순위 1위에 올랐다. 한구영화와 외화 전체를 통틀어 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도 ‘추격자’ 한 편 뿐이다.

‘추격자’는 비흥행 장르로 여겨졌던 범죄 스릴러에 18세 이상 관람가라는 한계, 주연배우들도 흥행이 보증된 스타가 아니었지만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력,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 1-1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 1-1’(이하 ‘강철중’)은 국내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제목에 ‘1-1’을 붙여 ‘공공의 적’ 시리즈의 속편으로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강철중’은 ‘다이하드’ 시리즈와 같이 ‘무대포 꼴통형사 강철중’이라는 주인공 캐릭터를 내세운 한국형 시리즈물로 인기를 끌며 개봉 1주일 만에 2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또 ‘강철중’은 공교롭게도 11주 만에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하며 외화에 밀려 기를 펴지 못했던 한국영화시장에 다시금 활기를 불어넣었다. 영화계에는 ‘강철중’의 힘찬 스타트가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영화 기대작들의 흥행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증가하고 있다.

◇ 7.7
올해 한국영화는 최악의 침체기를 걷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는 바로 지난 5월 한국영화 점유율이다. ‘아이언맨’, ‘인디아나 존스4: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 등이 개봉된 올해 5월 한국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전체 영화 중 7.7%에 불과했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이 한자리수로 떨어진 것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수모'였다.

반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대거 개봉되며 미국 영화가 주를 이뤘던 5월 외화 점유율은 92.3%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에도 ‘스파이더맨3’,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등이 개봉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지만 외화의 관객 점유율은 75.4%(서울기준)였다.

◇ 11.6
한국영화시장은 성장이 잠시 멈췄지만 국내 관객들의 입맛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을 기준으로 올해 1~5월 미국영화를 제외한 유럽, 중국, 일본 등 기타 외화 개봉작들의 관객점유율은 11.6%로 지난해 같은 기간 8.3%에 비해 3.3%포인트 증가했다.

그에 비해 한국영화의 관객점유율은 지난해 42.5%에서 올해 38.5%로 떨어졌고 미국영화 점유율은 49.2%에서 49.8%로 소폭 상승해 한국영화를 관람했던 관객들이 ‘다른 영화’를 찾으며 한국과 미국 외의 타 국가에서 제작된 영화들로 이동해 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14
한국영화가 힘을 잃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한국영화시장이 아시아를 대표할 만큼 커졌기 때문일까. 올해 상반기에는 유독 해외 유명 배우들의 내한이 많았다. 1월 ‘말할 수 없는 비밀’, ‘쿵푸덩크’ 홍보차 내한한 대만스타 주걸륜을 시작으로 3월에는 ‘삼국지: 용의 부활’의 유덕화, 홍금보, 매기큐, 오건호, 안지걸, ‘연의 황후’의 여명, 진혜림 등이 방한했다.

또 4월에는 ‘스트리트 킹’의 키아누 리브스와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달아 한국 땅을 밟기도 했다. 최근에는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의 양조위, 금성무, 장첸, 린즈링이 내한했다. 이처럼 해외 스타들의 내한 러시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이 아시아 영화시장의 가늠터(테스트 베드의 우리말 순화어)가 되고 있다는 것과 시장 불황으로 한국영화가 숨을 죽인 사이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유야 어떻든 한국의 영화팬들에게 세계적인 스타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주어진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 50
시장이 어렵고 제작되는 영화도 현저히 줄었지만 올해 상반기 극장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의 한국영화들이 걸렸다. 지난해 1월~6월 한국영화는 총 50편이 개봉됐고 올해 역시 1월부터 5월까지의 개봉작 42편에 ‘강철중’, ‘걸스카우트’, ‘흑심모녀’, ‘크로싱’, ‘무림여대생’ 등 6월 개봉작까지 50편이 넘는 영화가 개봉됐다.

이 같은 수치에는 제작을 마치고도 1~2년간 개봉 시기를 잡지 못했던 이른바 ‘창고 영화’들의 대거 개봉이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개봉된 ‘창고 영화’는 ‘바보’, ‘허밍’, ‘도레미파솔라시도’, ‘방울토마토’, ‘날나리 종부전’ 등 20편에 가깝다.

◇ 1370만
한국영화의 불황은 극장가에도 한파로 작용했다. 극장가가 최대 호황을 누렸던 2006년1~5월과 비교해 올해 같은 기간에는 관객수가 1370만 명이 줄었다. CJ CGV의 집계에 따르면 2006년 1월~5월 관객수는 6973만4024명, 2007년 같은 기간에는 6055만7794명으로 감소했고 올해 같은 기간에는 5605만2117명이었다.

특히 2006년 1월에는 영화 ‘왕의 남자’의 흥행으로 총 20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으나 올해에는 5월까지 개봉작들 중 500만 명을 돌파한 영화가 단 한 편에 그쳤다. 이 때문에 영화관계자들은 “한국영화든 외화든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대박 영화’가 나와 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by 100명 2008. 6. 28. 23:25

대종상, 시민 배려 실종으로 '따가운 눈총'

기사입력 2008-06-28 08:18 |최종수정2008-06-28 10:33


[OSEN=김민정 기자] ‘시민의,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영화제’라는 슬로건을 내건 제 45회 대종상 영화제에 정작 시민을 위한 배려가 실종돼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홀에서 개최된 대종상 시상식.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의 코엑스에 마련된 레드카펫 행사에는 수많은 별들의 참여가 예고돼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행사 시작 몇 시간 전부터 주변 일대는 팬들로 북적이기 시작했고,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오후 7시 이후에는 인도가 꽉 막힐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인도 한가운데 마련된 레드카펫과 배우를 태운 의전차량으로 인해 코엑스 앞 인도는 차도도 인도도 아닌 희한한 광경을 연출했다. 식전 행사인 레드카펫 행사를 위해 주최측이 시민을 위한 인도를 임시로 통제한 것.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할 영화 축제에서 '통제'라는 명목 하나로 시민들의 통로부터 막는 과감성(?)을 선보였다.

문제는 식전 행사뿐 만이 아니었다. 1부를 마친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장은 썰렁함이 공존했다. 레드카펫에만 1시간 30분여를 소진한 본 행사는 오후 8시50분쯤에야 시작했고 기다리다 지친 관객들의 원성이 높았다. 결국 1부가 끝나자마자 상당수 관객들이 식장을 빠져나오면서 사태가 발생했다.

한 관객은 “대한민국의 대표 영화 축제라고 해서 시간을 내서 구경을 왔는데 축제 분위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수상을 할 영화배우와 영화 관계자들만 모인 ‘그들만의 축제’라는 생각이 들어 집으로 가는 길이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다른 관객은 “시민들과 함께 하는 축제라고 했는데 눈에 띄는 행사가 없어 많이 아쉽다. 영화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실제로 시상식에는 많은 후보들이 참여하지 않아 반쪽 영화제라는 비판을 샀다. 한 예로 남우주연상 후보는 김윤석 송강호 임창정 하정우 황정민 다섯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상자인 김윤석만이 시상식에 참여해 시상식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수상 전 이미 김윤석의 남우주연상 수상을 알게 된 해프닝도 발생했다.

또 수상자와 시상자가 중복 출연하면서 상대적으로 영화제에 참석한 영화 배우들의 수도 턱없이 부족했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김윤석의 경우는 조연상의 시상자로 참석했고,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윤진은 감독상 시상자로 출연했다.


또 한류 인기 작품상 수상자로 참석한 차태현은 신인감독상의 시상자로, 신인여우상을 거머쥔 한예슬 역시 신인감독상 시상자로 나서면서 참석자 우려먹기가 아니냐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대종상 시상식이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제가 되기 위해서는 시민의 호응과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 하지만 45회를 맞은 대종상 영화제는 시민을 위한 축제로 거듭나기에는 미약한 부분이 많았다. ‘영화인들 만을 위한’ 축제가 아닌 진정한 대한민국 영화팬들의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느낌이다.
by 100명 2008. 6. 28. 22:26

‘추격자’ 대종상 6개부문 영예

기사입력 2008-06-28 00:46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45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김윤석과 김윤진이 각각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석우기자>

ㆍ남우주연상 김윤석·여우주연상 김윤진

올해 상반기 최고 관객을 동원한 ‘추격자’가 제45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6개 부문을 휩쓸었다.

‘추격자’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45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최고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김윤석·사진 왼쪽), 감독상(나홍진), 기획상, 촬영상, 남우인기상 등 6개 부문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추격자’는 연쇄 살인마와 전직 형사의 끈질긴 추격전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여우주연상은 ‘세븐데이즈’에서 열연한 김윤진씨(오른쪽)에게 돌아갔다. 김윤진씨는 이 영화에서 납치당한 딸을 찾아 헤매는 변호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세븐데이즈’는 편집상, 음향기술상까지 받아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남녀 조연상은 유준상씨(리턴), 김해숙씨(무방비도시)에게 돌아갔다. 신인감독상은 ‘경축! 우리사랑’의 오점균 감독, 남녀신인상은 ‘마이 파더’의 다니엘 헤니, ‘용의주도 미스신’의 한예슬씨에게 각각 돌아갔다. 한예슬씨는 인기상까지 챙겨 2배의 기쁨을 누렸다.
by 100명 2008. 6. 28. 22:24

국내 영화제작도 '보험시대?'

기사입력 2008-06-24 11:39


심형래 감독 차기작 '라스트 갓 파더' 첫 행운

'한국영화의 메카' 충무로에도 보험시대가 개막된다.

한국수출보험공사가 '라스트 갓 파더'를 준비 중인 심형래 감독의 영구아트무비와 문화수출보험 업무협약(MOU)을 맺고 이르면 8월께 정식 계약을 체결키로 한 것. 본 계약이 맺어지면 국내 영화보험 1호로 기록된다.

'라스트 갓 파더'는 마피아 대부 말론 브란도가 전국의 마피아들을 불러 모아 숨겨진 아들 영구를 공개하고 후계자로 삼는다는 내용의 코믹 액션물이다. 회사 측은 "2004년 타계한 말론 브란도를 최첨단 CG작업으로 복원해 선보일 예정"이라며 "이번 작품도 '디워'와 같이 미국시장 직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무엇보다 그동안 보험과는 무관하게 살아왔던 충무로 영화인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 사실 그동안 한국영화 제작 시장은 가장 낙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보험 사각지대'였기 때문이다. 현재 영화 한 편을 제작하려면 평균 제작비가 40억원가량 투입되지만 영화 완성을 담보해 주는 것은 사실상 '상호신뢰'가 전부.

특히 영화촬영 도중 엎어지거나 찍어 놓고 개봉을 못하는 '대형사고'도 종종 발생한다. 이럴 경우, 투자자와 제작자 양측은 손해 부분을 놓고 감정싸움을 넘어 법정다툼으로 비화해 한순간 '원수지간'으로 변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번에 수출보험공사와 영구아트무비가 맺은 MOU 내용은 귀를 솔깃하게 할 만큼 괜찮다. 제작비 200억원 중 손실이 발생할 경우 최대 70%를 보장해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보험은 미국 영화보험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 영화인들의 중론이다. 이번 한국의 영화보험이 '손실보전'인 반면 할리우드는 '완성보증'이라는 것. 다시 말해 미국은 영화제작에 앞서 보험을 체결하면 보험사가 일정 비용을 받고 중도에 사고와 비용증가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도 영화의 완성을 보증한다는 것.

이와 관련, 태원영화사 정태원 사장은 "이번 수출보험공사의 영화보험은 무척 획기적인 내용"이라며 "그러나 충무로에는 궁극적으로 할리우드식 보험이 도입되어야 영화제작과 투자가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한편 수출보험공사 측은 "심 감독의 '라스트 갓 파더' 외에도 한국감독이 국내 자본으로 미국, 일본 배우들을 활용해 제작한 영화들에 대해 추가지원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보험이 충무로에 본격적으로 도입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by 100명 2008. 6. 24. 16:35
강한섭 영진위 위원장 "한국영화 산업은 대공황 상태"
"지난 10년간의 한국영화 호황은 착시현상에 불과했다."

강한섭 신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현 한국영화계의 문제점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밝혔다.

강한섭 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열린 '한국영화산업 현실진단 및 미래전망 대토론회'에서 "현재 한국영화 산업은 IMF 때보다 더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단법인 한국영화인협의회가 주회하고 영화진흥위원회가 후원한 이번 토론회에서 강 위원장은 "올 상반기 한국영화 수익률은 최악의 기록인 마이너스 43%대"라며 "공황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한섭 위원장은 "5월말 문화부로부터 중책을 받았다. 현재 한국영화산업은 위기 정도가 아니라 공황 상태다. 공황도 대공황 상태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5월 말까지 영진위가 다루는 한국영화 물량은 기존의 1/3 수준이다. IMF 때는 마이너스 30%였는데도 정권이 무너졌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한국영화산업은 이런 위기를 인식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책은 문제 안에 있으나 문제를 모르니 해결책을 모르고 있다."

강한섭 위원장은 "나는 영진위위원장이 되기 위해 10년간 암약해 왔다"며 "한국영화산업을 반드시 반석 위에 올려 놓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또 지난 10년간의 한국영화 호황은 '붐' 혹은 '착시현상'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0년의 호황은 겉으로는 즐거웠으나, 진작 영화산업 구조를 본 사람이 없다. 그 속을 본 사람은 거품, 착시현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부가 1조원을 투입해 영화 강대국을 만들려했지만, 시장규모는 전혀 성장하지 않았다."

강한섭 위원장은 "국가와 국민이 준 발전기금 5천억원으로 반드시 한국영화 산업 반석에 올려 놓겠다"며 "영화계 고질적 병폐인 신구세대 갈등과 이념을 앞장세우는 갈등을 타파하고 한국영화의 비전을 제시하겠다"며 영화 관계자들의 신뢰를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한섭 위원장을 비롯해 김덕룡 전 국회의원, 신우철 영화인협회 이사장,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 문화 영화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by 100명 2008. 6. 23. 16:30

"올 한국영화, 10편 중 1편만 돈 벌었다"

기사입력 2008-06-23 14:42


<조이뉴스24>

"10편을 만들면 단 1편만 손익분기점을 넘을만큼 수익성이 악화됐다."

2008년 상반기 한국영화 수익구조가 악화일로를 걸었다. 23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열린 '한국영화산업 현실진단 및 미래전망 대토론회'에서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올해 한국영화는 제작된 영화 10편 중 단 한편만 손익분기점을 넘었다"고 진단했다.

사단법인 한국영화인협의회가 주회하고 영화진흥위원회가 후원한 이번 토론회에서 오지철 사장은 '한국영화의 국제 경쟁력 강화방안'이라는 주제의 발제문을 통해 한국영화산업을 분석했다.

오지철 사장은 한국영화 적정 점유율은 35%, 년간 적정 제작 편수는 80편이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63%를 웃돌았던 한국영화 점유율은 일종의 거품"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영화 제작사의 영세성을 지적하며 "제작 과잉이 작품의 질적 저하를 불러왔다"고 덧붙였다. 2007년 -43%의 수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한국영화 수익성이 악화되자, 투자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2007년 손익분기점을 넘을 영화는 124편 중 13편에 불과하며,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돼 제작된 영화 10편 중 단 한편이 돈을 벌었다. 5편을 만들면 1편 정도는 손익분기를 넘었던 예년과 비교할 때 50% 정도의 수익성이 악화된 셈이다."

오지철 사장은 이처럼 악화된 한국영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자본조달 구조 및 제작방식의 다각화를 통한 집중화 완화, ▲기획력 및 창작역량 강화, ▲제작 투명성 및 수익성 제고, ▲부가시장 활성화,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정책, 제도적 지원 등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비롯해 강한섭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을, 김덕룡 전 국회의원, 신우철 영화인협회 이사장, 등 문화 영화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by 100명 2008. 6. 23. 14:46
'2강'의 귀환, 한국영화를 살릴까





[OSEN=손남원 기자]강우석(47)과 강제규(45), 한국영화의 '2강'이 화련한 복귀를 외치고 있다. 2003년 각각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로 나란히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왕들의 귀환이다.

포문은 강우석 감독이 먼저 열었다. 시네마서비스를 이끌고 있는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코믹 액션 영화 '강철중'으로 흥행 물꼬를 텄다. 지난 19일 막을 올린 '강철중: 공공의 적 1-1’(이하, 강철중)'은 비수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21만명 관객을 동원했고 이번 주말에도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강우석의 '강철중' 대박은 침체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한국영화계에 그 의의가 각별하다. 2003년 '실미도'로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르네상스를 열었던 장본인이기 때문.

강철중’의 흥행 예감은 시사회부터 일반에 퍼지기 시작했다. 한동안 이름값에 맞는 흥행 스코어를 내지 못했던 설경구가 꼴통 형사 강철중으로 돌아와 특유의 껄렁껄렁한 연기를 제대로 펼쳤고 여기에 강우석 특유의 자연스런 코미디와 액션 코드가 결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과작으로 유명한 강제규 감독은 올해 그동안의 긴 잠수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태극기 휘날리며'로 빅뱅을 일으킨 후 늘 그랬듯 긴 휴식기를 가졌지만 사실 미국에 머물며 차기작 구상에 골몰했던 그다.

이병헌을 캐스팅한 수백억원 제작비의 대작 TV 드라마 '아이리스'에 이어 영화쪽에서도 활발하게 투자자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차기작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게 영화관계자들의 기대다.

때마침 강우석 강제규 감독이 스크린으로 돌아오는 시기에 한국영화는 사상 유례없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수익률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관객들은 한국영화를 외면하는 중이다.

연초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2월 중순 신예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가 400만과 500만 관객을 넘어섰을 뿐, 뚜렷한 흥행작을 찾기 어려웠다. 관객 수가 줄면서 수익이 떨어지고 결국 투자까지 위축되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얼마전 한 여론조사에서 강제규 감독과 강우석 감독은 한국영화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감독으로 꼽혔다. 각각 23.6%, 23.1%의 지지를 받았다.

2강의 복귀에 한국영화계의 관심이 쏠릴수 밖에 없는 이유다. 과연 강우석 강제규, 두 명의 스타 감독이 한국여화를 살릴 수 있을 지 궁금하다.

by 100명 2008. 6. 22. 20:26

충무로 영화를 위한 몸짓

기사입력 2008-06-22 18:01

충무로 영화를 위한 몸짓

【서울=뉴시스】

22일 서울 충무로에서 거리에서 열린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Color Festival에서 솔마루 극단원들과 연극영화과 학생들이 과거와 현재가 교감하는 색의 향연 '칼라 퍼플' 마임공연을 펼치고 있다.
by 100명 2008. 6. 22. 19:42
VOD]김은구기자의 이슈돋보기-'한국영화산업의 실상과 문제점'
by 100명 2008. 6. 21. 00:24

국산 창작 단편 애니메이션, 첫 극장 상영

<아이뉴스24>

국산 창작 단편 애니메이션이 국내 최초로 극장에서 첫 상영된다.

19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고석만)은 애니메이션제작스튜디오에서 지원해 제작된 단편 애니메이션 3편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은 '셀마의 단백질 커피'가 5개 상영관을 확보, 20일 개봉된다고 밝혔다.

순수창작 단편 애니메이션이 영화제가 아닌 극장에서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작품은 75분 분량의 옴니버스 애니메이션으로 앙시, 자그레브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등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김운기 감독의 '원티드'를 비롯, 히로시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수상경력의 장형윤 감독의 '무림일검의 사생활', 그리고 일인제작 애니메이션 '지옥'으로 주목을 받은 연상호 감독의 '사랑은 단백질' 세 작품을 한데 녹였다.

현재 맥스무비, YES24 등 주요 영화 예매 사이트를 통해 예매를 진행 중이며, 20일 중앙시네마의 독립 영화 전용관인 인디스페이스를 시작으로 시네마 상상마당, 서울애니시네마, 씨너스 이채, 영화공간 주안 등 아트플러스 체인 극장을 통해 관객들을 찾아간다.

문화콘텐츠진흥원 측은 "이번 작품은 영화제 등을 통한 제한된 대중과의 만남이 아닌 일반 극장 개봉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게 되는 최초의 순수 창작 단편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애니메이션제작소의 개념으로 시작된 애니메이션제작스튜디오 사업은 지난 3년간 16개 작품을 선정 지원해 10개 작품을 완성하고 현재 6개 작품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방송 견본시장인 MIPTV를 통해 '묘&가' 등 3개 TV 시리즈의 해외 공동제작에 대한 총 200억 규모의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by 100명 2008. 6. 19. 12:55

한국영화 일병 구하기

스타ㆍ감독ㆍ제작자 모두‘한마음 한뜻’

강철중ㆍ놈놈놈ㆍ크로싱등

6월 화제작ㆍ대작 잇단개봉

부진한 흥행성적 반전 노려

“6~7월에도 한국영화가 안 된다면 당분간 희망이 없다고 봐야죠. 스타 감독에 배우, 대작이 총출동했으니….”

‘벼랑 끝에 몰렸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가운데 한국영화 화제작과 대작이 잇따라 개봉하는 이달 중순 이후의 흥행 결과가 향후 2~3년간 충무로의 투자와 배급지형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추격자’ 이후 변변한 흥행작을 내지 못해 한자릿수 점유율(5월 7.8%)로 부진한 한국영화는 스타 감독과 배우가 총출동해 반전을 노린다. 6~7월의 개봉작은 충무로가 동원할 만한 ‘흥행카드’의 거의 전부라고 할 만큼 면면이 화려하다. 그만큼 부담도 크다.

포문을 여는 ‘강철중’(19일 개봉)은 한국영화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를 자임한 강우석 감독의 야심작이다. 이어 한 주 차로 ‘크로싱’(감독 김태균)이 붙는다. 7월에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감독 김지운.17일), ‘님은 먼곳에’(감독 이준익.24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감독 곽경택 안권태.31일)의 개봉이 예정됐다. 야구로 치자면 타율과 타점, 장타력이 모두 출중한 ‘거포’급 감독이다. 강우석과 이준익은 ‘1000만 감독’이고, 김지운 곽경택 김태균 감독도 흥행이라면 지기 싫다. 1000만 관객을 경험한 배우도 여럿이다. ‘강철중’의 설경구(실미도)와 ‘님은 먼곳에’의 정진영(왕의 남자)은 1000만 신화를 일궜던 감독과 다시 손을 잡았다. 2000년대를 대표하는 흥행배우 송강호(놈놈놈)와 1990년대 최고 스타파워를 자랑했던 한석규(눈눈이이)도 나섰다. 정우성 이병헌(놈놈놈) 차승원(눈눈이이) 등도 부침이 있었지만 꾸준히 흥행작을 낸 스타다.

바싹 언 투자 분위기에도 이들 작품은 시나리오의 완성도와 유명 감독, 스타 배우 라인업을 내세워 기록적인 제작비를 모을 수 있었다. ‘놈놈놈’은 총제작비가 200억원 전후로 ‘디워’를 제외하고는 역대 한국영화 최고 수준이고, ‘크로싱’ ‘눈눈이이’ ‘님은 먼곳에’ 등은 60억~70억원대의 돈이 들었다. 이들 작품이 성공하면 앞으로 ‘크게 놓고 크게 먹자’는 대작 중심의 투자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지만, 줄줄이 망할 경우 아예 충무로의 돈줄이 말라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6~7월 흥행대전에는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벤티지홀딩스 등 최근 한국영화 판세를 좌우해온 주요 배급사가 모두 뛰어들어 더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by 100명 2008. 6. 17. 17:40

김선아, "한국 영화의 위기, 체감했다"

기사입력 2008-06-17 16:30


[마이데일리 = 김미영 기자] 탤런트 김선아가 한국 영화의 위기를 토로했다.

김선아는 그동안 영화 ‘위대한 유산’ ‘잠복근무’ ‘S다이어리’ 등 연이어 영화들을 흥행시키며 여배우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 개봉한 영화 ‘걸스카우트’가 예상외로 고전하고 있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된 MBC 새 월화드라마 ‘밤이면 밤마다’(극본 윤은경, 연출 손형석) 제작발표회에서 “처음으로 한국 영화가 힘들다는 것을 직접 느꼈다”며 “열심히 했던 작품이 스크린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고 고백했다.

언제나 승승장구하던 김선아에게도 이같은 위기는 있었다. 하지만 김선아는 특유의 넉살을 부리며 “다음에 잘하면 된다”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보였다.

MBC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인기를 끌었던 김선아는 열혈애국 노처녀 ‘허초희’ 역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김선아는 ‘밤이면 밤마다’에서 섹시미와 순진함을 두루 갖춘 문화재 단속반 허초희를 맡아 이동건과 함께 로맨스를 펼친다.

'밤이면 밤마다'는 처녀만 밝히는 바람둥이 고미술학자와 섹시함과 순진함을 겸비한 열혈애국녀의 국보찾기 대소동을 그린 로맨틱 코믹물로 23일 오후 9시 55분 첫방송된다.
by 100명 2008. 6. 17. 17:36

역사를 반영한 한국 영화 일대기-영화에 우리의 어제와 오늘이 있다 ①

기사입력 2008-06-17 12:06


영화는 시대를 반영한다. 타임머신을 탄 듯 우리의 과거와 만나게 하며, 거울처럼 현재를 마주하게 한다. 새삼스레 밑줄 쫙 그으며 머리 쥐나게 우리 역사를 공부하자는 말은 아니다. 딱딱하게 정치적 이데올로기, 애국주의, 프로파간다로서의 영화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역사적 순간들이 우리 영화에 재구성되었고, 현재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사고들도 언젠가 미래의 영화에 반영될지 모른다. 고조선 시대부터 2008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반만 년의 유구한 한반도 역사를 요모조모 담은 우리 영화를 연대기 순으로 모아봤다.

● BC. 2333년 고조선 건국

사실 고조선이 어느 지역에 위치했는가에 대해서는 오늘날까지도 학설이 분분하다. 다만 광활한 영토를 보유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고조선은 단군왕검이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정신만큼이나 고조선의 건국 신화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료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일본에 의한 역사 왜곡이 있었던 터라 이 시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그리 흔치가 않다. 최근 개봉한 <가루지기>는 원래 조선시대가 배경이며 서민들 사이에 유포된 음담패설을 영화한 것이지만 단군신화의 극히 일부분이 상상과 함께 엮여 있다. 웅녀가 등장하는 것. 단군신화는 환인의 아들 환웅이 세상을 다스리던 중 사람이 되게 해달라는 웅녀와 혼인해 아들을 낳았으니 그가 단군왕검이 되었다고 전한다.

<가루지기>에는 제 짝을 찾지 못한 웅녀가 오랫동안 동굴에 칩거한 채 분노해 나라에 가뭄이 들고 그녀를 달래줄 능력을 소유한 단 한 사람인 변강쇠가 나서게 되는 부분이 있다. 신화에서 웅녀는 100일간 동굴에서 인내한 끝에 여자의 몸이 되지만 혼인해 주는 이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에 환웅이 잠시 변해 웅녀와 혼인을 한다. 사실 <가루지기>는 코믹 에로라는 장르 안에서 웅녀를 매우 희화화하고 있지만, 그 모티프는 고조선의 단군신화에서 비롯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안영윤 기자

고조선 단군신화의 웅녀를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가루지기>(2008). 사실 <가루지기>에서의 웅녀는 코믹 에로라는 장르 안에서 역사나 신화와는 매우 다르게 희화화돼 있다.


● AD. 918년 고려 건국

1970년 신영균과 김지미가 주연한 <태조 왕건>은 고려의 건국 과정을 스크린에 재현했다.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가 술과 색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자 백성들의 원성은 높아만 가고 이에 변방을 지키던 왕건이 백성의 뜻에 따라 대군을 거느리고 입성해 고려를 건국하게 되는 것.


고려 사회는 군현민과 부곡민, 양인과 천민 같은 차별 구조가 존재하면서도 아들과 딸이 균등하게 재산을 상속받고 함께 제사를 받드는, 남녀가 평등하던 사회였다. 종교적으로는 불교, 유교와 더불어 도교와 풍수지리설도 독자적인 역할을 한 다양성이 존중되던 사회였으며, 사대의 예를 갖추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황제국 체제를 취한 자주적인 국가였다. 하지만 1231년 몽고의 침략 후 고려는 100여 년간 중국 원나라의 부마국으로 전락한다.

김성수 감독의 <무사>와 현재 촬영 중인 유하 감독의 <쌍화점>은 바로 이 시기, 정치적·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웠던 고려 말을 배경으로 한다. 왕권과 권문세족에 결탁한 불교의 폐단이 극에 달하고, 황후장상의 씨가 본디 따로 있느냐며 노비가 난을 일으키는 등 기층민의 반발이 이어진 시대.

<쌍화점>은 왕권을 강화하려는 고려왕(주진모)과 왕이 총애하는 호위무사 홍림(조인성)을 수장으로 한 36인의 미소년 친위부대인 건룡위, 그리고 원나라 출신의 아름다운 왕비(송지효)를 둘러싼 사랑과 배신을 그리게 될 예정이다. 제목인 ‘쌍화점’은 원래 연악을 즐겼던 충렬왕 시대(1236~1308)에 지어진 다소 음탕한 내용의 노래로 전해지고 있는데, <쌍화점>이 이를 바탕으로 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한편 <무사>는 실제 <고려사>에 기록된 대로 명나라에 사신으로 보내진 후 소식이 끊긴 무사들의 흔적을 따라간다. 고려 우왕 1년, 서력 1375년. 당시 중국은 원과 명의 정권이 교체되던 혼란기였다. 고려의 무사들이 명나라에 사신으로 보내졌다가 간첩 혐의를 받고 머나먼 귀양길에 오른다. 조선시대와 더불어 우리 역사의 중세 사회에 해당하는 고려는 918년 건국해 1392년 멸망까지 475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지속했다.

안영윤 기자

고려 말, 명나라에 사신으로 보내진 무사들, 김성수 감독의 <무사>(2001)는 고려로 돌아가기 위해 황량한 중국 대륙을 처절하게 이동했을 고려 무사들의 흔적을 좇는 한편 노비 신분인 여솔(정우성)을 통해 고려의 신분계급을 엿볼 수 있으며, 오늘날로 비유하자면 청와대 경호실이라 할 만한 용호군과 군역의 의무를 진 상비군이라 할 수 있는 주진군 등 고려의 군사 체계를 만날 수도 있다.

●1392년 고려 멸망, 조선 건국

시작은 창대했다. 그러나 그 왕조의 끝은 외세의 침략으로 인해 치욕과 눈물로 얼룩지게 되었다. 519년에 걸친 조선왕조의 역사는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의 그럴싸한 배경을 이뤘고, 드라마틱한 이야기의 소재가 될 만큼 파란만장했다.

일찍이 최인현 감독은 1965년 신영균 김지미를 주연으로 조선의 건국이야기를 담은 <태조 이성계>를 완성했고, 신상옥 감독은 <성춘향> <연산군>(1951), <폭군연산>(1962), <대원군>(1968), <이조여인잔혹사>(1969), <효녀심청> <장화홍련전> <궁녀>(1972) 등 조선시대를 비춘 수많은 사극을 남겼다.

김유진 감독의 <신기전>(2008)은 세종의 비밀 병기 프로젝트를 이야기하고,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 (2005)는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광대를 조명했고, <청풍명월>(2002)은 1923년 인조반정으로 황폐해진 조선, 비운의 두 검객 이야기를 전한다.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1999)이나 김미정 감독의 <궁녀>(2007)는 숙종 시대를 배경으로 삼았고,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음란서생>(2005)은 18세기(정조 시대로 추정)를 배경으로 연애와 사랑, 색에 관한 이색적인 이야기를 창조했다. 이인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원한 제국>(1995)은 정조(안성기)와 노론의 이념 대립과 세력 다툼을 스릴 있게 그리고, <혈의 누>(2005)는 19세기 말엽, 벌어진 살인사건을 과학적 수사 방법으로 흥미롭게 엮어나간다.

한편 <취화선>(2001)은 실존 화가 장승업(1843~1897)을 비추고, <이재수의 난>(1999)은 제주민란을, (YMCA 야구단)(2002)은 1905년 ‘황성 YMCA 야구단’을 역사적 근거로 삼았다. 시나브로 암울한 기운이 감돌던 조선왕조는 1909년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끝으로 그 이듬해 일본에 합병됐고, 이 역사적 사건은 <도마 안중근>(2004) 등에 기록되었다. 안영윤 기자

<신기전>(2008)은 세종 30년, 1448년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제목 '신기전'은 100개의 화살을 발사할 수 있었던 세계 최초의 로켓포이자 세종이 대륙을 견제하기 위해 진행한 비밀울 프로잭트다.

<왕의 남자>(2005).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을 아픔을 가진 인물로 재탄생시켰고, 요부로 통하던 연산의 애첩 녹수는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조정에서 갖은 멸시를 받았지만 왕에게 사랑받기 원했던 비운의 여자로 그려진다. 또한 <연산군일기>에 “임금이 임금답지 않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으니 비록 곡식이 있은들 먹을 수가 있으랴”라고 감히 왕을 꾸짖었다가 참형을 당한 인물로 기록된 천민 신분의 광대 공길은 이준기가 연기하며 동성애적 아름다움을 발휘하는 인물이 되었다.

<궁녀>(2007). 조선 숙종시대 궁을 배경으로 궁녀의 의문스런 죽음을 공포 영화 장르로 풀었다. 장희빈이 낳은 세자 균(훗날 경종)의 출생을 둘러싼 야사를 소재 삼았다.

<이재수의 난>(1999). 1901년 제주도에서 실제 일어난 천주교인과 주민들 간의 충돌 사건을 다뤘다. 평민 교인들에게 지독한 고문을 당한 후 치욕스러워 자살하는 양반, 가족까지 몰상 당한 천주교인 등 참담한 역사가 펼쳐진다.

(YMCA 야구단)(2002). 서당을 운영하는 선비, 야구라는 신문물에 호기심을 갖는 서당집 아들, 을사조약 체결로 자결한 신여성의 아버지 등 1905년 YMCA에서 조직한 한국 최초의 야구단 이야기를 암울한 역사와 함께 흥미롭게 그렸다.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하얼빈 역.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쏜 독립투사 안중근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린 <도마 안중근> (2004).


● 1910년 일제 강점기 및 1945년 8·15 광복

굳이 말해 무엇 하랴. 이 시기는 핍박과 설움, 고난과 수난의 암울한 시대였다. 1920년대 상하이를 무대로 한 <아나키스트>(2000)는 일체 치하의 격동기에 젊음을 바친 다섯 남자를 이야기한다. 항일 비밀 결사대인 의열단의 역사적 사실이 영화의 바탕이 되었다.

<청연>(2005)은 일제의 한인 차별과 여성 차별을 극복하고 조선의 여류 비행사가 된 박경원의 삶을 다룬다. 박경원보다 먼저 비행기 조종사가 됐고 독립운동에 앞장선 권기옥(1901~1988)의 이야기가 알려지며 일본 비행사로 활동한 그녀의 삶을 다뤄 친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청연>은 1920~30년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이인수 감독은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두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정준 김보경이 주연한 <창공으로>(2006)는 1920년대 조국 독립을 위해 미국에서 전투비행사의 길을 선택한 한인 최초의 비행사들에 대한 역사적 실화를 다뤘고, 안재모 주연의 (2005)에서는 미 정부에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수차례 경고하며 조국의 설움을 알린 이중첩보원 한길수를 조명했다.

암울한 이 시기가 다양한 문화가 충돌하는 매력적인 시대로 유쾌하게 그려진 것은 2007년 <원스 어폰 어 타임>이나 <라듸오 데이즈>부터였을 것이다. 2008년 하반기 개봉을 앞둔 <모던보이> 역시 1930년대 경성이 배경이지만 우울한 기운보다는 밝고 활기찬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시대를 뒤로 한 채 신문물을 받아들이고 낭만과 로맨스를 즐기기에 여념이 없는 ‘모던보이’가 주인공인 것.

상류 1퍼센트에 속하는 부유층이자 조선총독부 서기관으로 근무하는 이해명(박해일)은 댄서로 등장한 조난실(김혜수)에게 첫눈에 반해 꿈같은 연애를 시작한다. 하지만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 해명에겐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한다. 정지우 감독은 <모던보이>를 통해 개인의 행복이 시대의 운명과 무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안영윤 기자

<아나키스트>(2000). 3·1운동이 일어나던 1919년 베이징에서 조직된 후 주로 상하이를 중심으로 활동한 항일 비밀 결사체인 의열단의 활동에 근거한 역사 드라마. 의열단의 활동 상황은 역사적 저서와 일본에서 비밀해체된 문건 등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청연>(2005). 대구의 가난한 집 딸로 태어난 박경원은 비행사의 꿈을 안고 1925년 일본으로 건너가 고등비행사 자격증을 따며 뛰어난 비행 실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1933년 조선을 거쳐 만주로 가는 장거리 비행에 나섰다가 사망했다.

<라듸오 데이즈>(2007). 1930년대 조선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코믹 드라마. 시대는 암울하지만 인물들의 의상은 밝고 로맨틱하며, ‘귀차니즘’ 한량 PD, 만능 소리효과맨, 사고뭉치 재즈가수 등 유쾌하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1937년 경성을 배경으로 한 <모던보이>(2008)는 전통사상과 서구문명이 충돌하며 신문물이 유입되던 낯설고도 매력적인 이 시대를 유쾌하게 그리면서도 시대와 무관하지 않게 담을 예정이다.

(2005).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미 정부에 수차례 경고하며 한국의 상황을 알렸던 한길수. 그의 이야기는 2002년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졌고, 이를 연출했던 이인수 감독은 그 후 2년, 그의 화려한 첩보 활동을 영화로 완성했다.

1945년 해방 전후의 경성을 배경으로 한 <원스 어폰 어 타임> (2007). 모습을 감춘 채 활동하는 독립군들의 이야기지만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이 만나 코믹 액션 영화로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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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100명 2008. 6. 17. 12:51

역사를 반영한 한국 영화 일대기-영화에 우리의 어제와 오늘이 있다 ①

기사입력 2008-06-17 12:06


영화는 시대를 반영한다. 타임머신을 탄 듯 우리의 과거와 만나게 하며, 거울처럼 현재를 마주하게 한다. 새삼스레 밑줄 쫙 그으며 머리 쥐나게 우리 역사를 공부하자는 말은 아니다. 딱딱하게 정치적 이데올로기, 애국주의, 프로파간다로서의 영화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역사적 순간들이 우리 영화에 재구성되었고, 현재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사고들도 언젠가 미래의 영화에 반영될지 모른다. 고조선 시대부터 2008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반만 년의 유구한 한반도 역사를 요모조모 담은 우리 영화를 연대기 순으로 모아봤다.

● BC. 2333년 고조선 건국

사실 고조선이 어느 지역에 위치했는가에 대해서는 오늘날까지도 학설이 분분하다. 다만 광활한 영토를 보유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고조선은 단군왕검이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정신만큼이나 고조선의 건국 신화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료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일본에 의한 역사 왜곡이 있었던 터라 이 시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그리 흔치가 않다. 최근 개봉한 <가루지기>는 원래 조선시대가 배경이며 서민들 사이에 유포된 음담패설을 영화한 것이지만 단군신화의 극히 일부분이 상상과 함께 엮여 있다. 웅녀가 등장하는 것. 단군신화는 환인의 아들 환웅이 세상을 다스리던 중 사람이 되게 해달라는 웅녀와 혼인해 아들을 낳았으니 그가 단군왕검이 되었다고 전한다.

<가루지기>에는 제 짝을 찾지 못한 웅녀가 오랫동안 동굴에 칩거한 채 분노해 나라에 가뭄이 들고 그녀를 달래줄 능력을 소유한 단 한 사람인 변강쇠가 나서게 되는 부분이 있다. 신화에서 웅녀는 100일간 동굴에서 인내한 끝에 여자의 몸이 되지만 혼인해 주는 이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에 환웅이 잠시 변해 웅녀와 혼인을 한다. 사실 <가루지기>는 코믹 에로라는 장르 안에서 웅녀를 매우 희화화하고 있지만, 그 모티프는 고조선의 단군신화에서 비롯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안영윤 기자

고조선 단군신화의 웅녀를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가루지기>(2008). 사실 <가루지기>에서의 웅녀는 코믹 에로라는 장르 안에서 역사나 신화와는 매우 다르게 희화화돼 있다.


● AD. 918년 고려 건국

1970년 신영균과 김지미가 주연한 <태조 왕건>은 고려의 건국 과정을 스크린에 재현했다.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가 술과 색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자 백성들의 원성은 높아만 가고 이에 변방을 지키던 왕건이 백성의 뜻에 따라 대군을 거느리고 입성해 고려를 건국하게 되는 것.


고려 사회는 군현민과 부곡민, 양인과 천민 같은 차별 구조가 존재하면서도 아들과 딸이 균등하게 재산을 상속받고 함께 제사를 받드는, 남녀가 평등하던 사회였다. 종교적으로는 불교, 유교와 더불어 도교와 풍수지리설도 독자적인 역할을 한 다양성이 존중되던 사회였으며, 사대의 예를 갖추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황제국 체제를 취한 자주적인 국가였다. 하지만 1231년 몽고의 침략 후 고려는 100여 년간 중국 원나라의 부마국으로 전락한다.

김성수 감독의 <무사>와 현재 촬영 중인 유하 감독의 <쌍화점>은 바로 이 시기, 정치적·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웠던 고려 말을 배경으로 한다. 왕권과 권문세족에 결탁한 불교의 폐단이 극에 달하고, 황후장상의 씨가 본디 따로 있느냐며 노비가 난을 일으키는 등 기층민의 반발이 이어진 시대.

<쌍화점>은 왕권을 강화하려는 고려왕(주진모)과 왕이 총애하는 호위무사 홍림(조인성)을 수장으로 한 36인의 미소년 친위부대인 건룡위, 그리고 원나라 출신의 아름다운 왕비(송지효)를 둘러싼 사랑과 배신을 그리게 될 예정이다. 제목인 ‘쌍화점’은 원래 연악을 즐겼던 충렬왕 시대(1236~1308)에 지어진 다소 음탕한 내용의 노래로 전해지고 있는데, <쌍화점>이 이를 바탕으로 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한편 <무사>는 실제 <고려사>에 기록된 대로 명나라에 사신으로 보내진 후 소식이 끊긴 무사들의 흔적을 따라간다. 고려 우왕 1년, 서력 1375년. 당시 중국은 원과 명의 정권이 교체되던 혼란기였다. 고려의 무사들이 명나라에 사신으로 보내졌다가 간첩 혐의를 받고 머나먼 귀양길에 오른다. 조선시대와 더불어 우리 역사의 중세 사회에 해당하는 고려는 918년 건국해 1392년 멸망까지 475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지속했다.

안영윤 기자

고려 말, 명나라에 사신으로 보내진 무사들, 김성수 감독의 <무사>(2001)는 고려로 돌아가기 위해 황량한 중국 대륙을 처절하게 이동했을 고려 무사들의 흔적을 좇는 한편 노비 신분인 여솔(정우성)을 통해 고려의 신분계급을 엿볼 수 있으며, 오늘날로 비유하자면 청와대 경호실이라 할 만한 용호군과 군역의 의무를 진 상비군이라 할 수 있는 주진군 등 고려의 군사 체계를 만날 수도 있다.

●1392년 고려 멸망, 조선 건국

시작은 창대했다. 그러나 그 왕조의 끝은 외세의 침략으로 인해 치욕과 눈물로 얼룩지게 되었다. 519년에 걸친 조선왕조의 역사는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의 그럴싸한 배경을 이뤘고, 드라마틱한 이야기의 소재가 될 만큼 파란만장했다.

일찍이 최인현 감독은 1965년 신영균 김지미를 주연으로 조선의 건국이야기를 담은 <태조 이성계>를 완성했고, 신상옥 감독은 <성춘향> <연산군>(1951), <폭군연산>(1962), <대원군>(1968), <이조여인잔혹사>(1969), <효녀심청> <장화홍련전> <궁녀>(1972) 등 조선시대를 비춘 수많은 사극을 남겼다.

김유진 감독의 <신기전>(2008)은 세종의 비밀 병기 프로젝트를 이야기하고,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 (2005)는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광대를 조명했고, <청풍명월>(2002)은 1923년 인조반정으로 황폐해진 조선, 비운의 두 검객 이야기를 전한다.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1999)이나 김미정 감독의 <궁녀>(2007)는 숙종 시대를 배경으로 삼았고,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음란서생>(2005)은 18세기(정조 시대로 추정)를 배경으로 연애와 사랑, 색에 관한 이색적인 이야기를 창조했다. 이인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원한 제국>(1995)은 정조(안성기)와 노론의 이념 대립과 세력 다툼을 스릴 있게 그리고, <혈의 누>(2005)는 19세기 말엽, 벌어진 살인사건을 과학적 수사 방법으로 흥미롭게 엮어나간다.

한편 <취화선>(2001)은 실존 화가 장승업(1843~1897)을 비추고, <이재수의 난>(1999)은 제주민란을, (YMCA 야구단)(2002)은 1905년 ‘황성 YMCA 야구단’을 역사적 근거로 삼았다. 시나브로 암울한 기운이 감돌던 조선왕조는 1909년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끝으로 그 이듬해 일본에 합병됐고, 이 역사적 사건은 <도마 안중근>(2004) 등에 기록되었다. 안영윤 기자

<신기전>(2008)은 세종 30년, 1448년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제목 '신기전'은 100개의 화살을 발사할 수 있었던 세계 최초의 로켓포이자 세종이 대륙을 견제하기 위해 진행한 비밀울 프로잭트다.

<왕의 남자>(2005).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을 아픔을 가진 인물로 재탄생시켰고, 요부로 통하던 연산의 애첩 녹수는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조정에서 갖은 멸시를 받았지만 왕에게 사랑받기 원했던 비운의 여자로 그려진다. 또한 <연산군일기>에 “임금이 임금답지 않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으니 비록 곡식이 있은들 먹을 수가 있으랴”라고 감히 왕을 꾸짖었다가 참형을 당한 인물로 기록된 천민 신분의 광대 공길은 이준기가 연기하며 동성애적 아름다움을 발휘하는 인물이 되었다.

<궁녀>(2007). 조선 숙종시대 궁을 배경으로 궁녀의 의문스런 죽음을 공포 영화 장르로 풀었다. 장희빈이 낳은 세자 균(훗날 경종)의 출생을 둘러싼 야사를 소재 삼았다.

<이재수의 난>(1999). 1901년 제주도에서 실제 일어난 천주교인과 주민들 간의 충돌 사건을 다뤘다. 평민 교인들에게 지독한 고문을 당한 후 치욕스러워 자살하는 양반, 가족까지 몰상 당한 천주교인 등 참담한 역사가 펼쳐진다.

(YMCA 야구단)(2002). 서당을 운영하는 선비, 야구라는 신문물에 호기심을 갖는 서당집 아들, 을사조약 체결로 자결한 신여성의 아버지 등 1905년 YMCA에서 조직한 한국 최초의 야구단 이야기를 암울한 역사와 함께 흥미롭게 그렸다.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하얼빈 역.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쏜 독립투사 안중근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린 <도마 안중근> (2004).


● 1910년 일제 강점기 및 1945년 8·15 광복

굳이 말해 무엇 하랴. 이 시기는 핍박과 설움, 고난과 수난의 암울한 시대였다. 1920년대 상하이를 무대로 한 <아나키스트>(2000)는 일체 치하의 격동기에 젊음을 바친 다섯 남자를 이야기한다. 항일 비밀 결사대인 의열단의 역사적 사실이 영화의 바탕이 되었다.

<청연>(2005)은 일제의 한인 차별과 여성 차별을 극복하고 조선의 여류 비행사가 된 박경원의 삶을 다룬다. 박경원보다 먼저 비행기 조종사가 됐고 독립운동에 앞장선 권기옥(1901~1988)의 이야기가 알려지며 일본 비행사로 활동한 그녀의 삶을 다뤄 친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청연>은 1920~30년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이인수 감독은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두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정준 김보경이 주연한 <창공으로>(2006)는 1920년대 조국 독립을 위해 미국에서 전투비행사의 길을 선택한 한인 최초의 비행사들에 대한 역사적 실화를 다뤘고, 안재모 주연의 (2005)에서는 미 정부에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수차례 경고하며 조국의 설움을 알린 이중첩보원 한길수를 조명했다.

암울한 이 시기가 다양한 문화가 충돌하는 매력적인 시대로 유쾌하게 그려진 것은 2007년 <원스 어폰 어 타임>이나 <라듸오 데이즈>부터였을 것이다. 2008년 하반기 개봉을 앞둔 <모던보이> 역시 1930년대 경성이 배경이지만 우울한 기운보다는 밝고 활기찬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시대를 뒤로 한 채 신문물을 받아들이고 낭만과 로맨스를 즐기기에 여념이 없는 ‘모던보이’가 주인공인 것.

상류 1퍼센트에 속하는 부유층이자 조선총독부 서기관으로 근무하는 이해명(박해일)은 댄서로 등장한 조난실(김혜수)에게 첫눈에 반해 꿈같은 연애를 시작한다. 하지만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 해명에겐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한다. 정지우 감독은 <모던보이>를 통해 개인의 행복이 시대의 운명과 무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안영윤 기자

<아나키스트>(2000). 3·1운동이 일어나던 1919년 베이징에서 조직된 후 주로 상하이를 중심으로 활동한 항일 비밀 결사체인 의열단의 활동에 근거한 역사 드라마. 의열단의 활동 상황은 역사적 저서와 일본에서 비밀해체된 문건 등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청연>(2005). 대구의 가난한 집 딸로 태어난 박경원은 비행사의 꿈을 안고 1925년 일본으로 건너가 고등비행사 자격증을 따며 뛰어난 비행 실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1933년 조선을 거쳐 만주로 가는 장거리 비행에 나섰다가 사망했다.

<라듸오 데이즈>(2007). 1930년대 조선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코믹 드라마. 시대는 암울하지만 인물들의 의상은 밝고 로맨틱하며, ‘귀차니즘’ 한량 PD, 만능 소리효과맨, 사고뭉치 재즈가수 등 유쾌하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1937년 경성을 배경으로 한 <모던보이>(2008)는 전통사상과 서구문명이 충돌하며 신문물이 유입되던 낯설고도 매력적인 이 시대를 유쾌하게 그리면서도 시대와 무관하지 않게 담을 예정이다.

(2005).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미 정부에 수차례 경고하며 한국의 상황을 알렸던 한길수. 그의 이야기는 2002년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졌고, 이를 연출했던 이인수 감독은 그 후 2년, 그의 화려한 첩보 활동을 영화로 완성했다.

1945년 해방 전후의 경성을 배경으로 한 <원스 어폰 어 타임> (2007). 모습을 감춘 채 활동하는 독립군들의 이야기지만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이 만나 코믹 액션 영화로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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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100명 2008. 6. 1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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