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란?
낡은 요소들의 새로운 조합이다.(새로운 것은 뚝딱, 하고 금방 나오는게 절대로 아니다.)

기존 관념, 관습을 깨뜨리자.
모든 사물에 대해 느낌을 가져 보자. (감정이입)
모든 사물에 의문을 가져보자.
한 바퀴 빙 돌려 생각 하자.
연상력을 가져보자.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것에서 -> 아무나 생각할 수 없는 것으로.
눈에 익은 것에서 -> 참신하고 새로운 것으로.
평범한 것에서 -> 뛰어난 것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에서 -> 누구나 알기 쉬운 것으로.
다른 아이디어와 비슷한 것 -> 보다 우월적인 것으로



문제점 해결책

문제점을 검토하고 잘 이해하라.
실마리를 찾기 위한 매개변수(연상)을 정하라.
아이디어나 또는 가능한 해답을 산출하여 나열하라.
그 중에서 최선의 아이디어를 선택.
이를 엄밀히 테스트 한다.
수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
문제점을 발견하라.


왜 아이디어가 발생되지 않는가?

생각하는 것을 연기했기 때문에. 미뤘기 때문에.
도피했기 때문에.
전체 의견에 따라 갔기 때문에.
과거 방식에 기대려 했기 때문에.
전문가의 의견이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믿지 못했기 때문에.
평균치에 기대려고 했기 때문에.


아이디어 발상법.

가볍게 표현한다.
나열해 본다.
전후로 표현 해 본다.
판매실적을 알려본다.
변형시켜 표현 해 본다.
숫자로 표현 해 본다.
시대별로 표현 해 본다.
박살 내어 본다.
그릇에 담아본다.
신용실의에 기대본다.
위협 소구한다.
환경을 최대한 이용한다.
허물어 본다.
이성적으로 접근한다.
구부려 본다.
유머를 넣어 본다.
일러스트로 표현 해 본다.
길게 해본다.
분해해 본다.
새로운 광고 기법을 활용 해본다.
당기고 밀어서 표현 해본다.(비례적인 것도 생각.)
집중시켜 본다.
되풀이 해 본다.
섹스어필로 표현 해 본다.
제품의 입장을 다른 시각으로 표현 해 본다.
제품을 작게 해 본다.
벗겨 본다.
상징화 시켜 본다.
쓰러뜨려 본다.
확대 해 본다.
닮게 해 본다.
by 100명 2008. 3. 28. 21:57

들키지 않고 음주가무를 즐길수 있는 기막힌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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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보면 단순한 종이 박스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미니 냉장고랍니다. 감쪽같죠?^^요렇게 위장 시켜놓으면 아무도 모를껍니다.ㅋㅋ 퇴근할때 시원하게~하나씩 꺼내서... 크아~ 원래 숨어서 몰래먹는 재미가 짜릿한데 이렇게도 마실수 있으니 정말 좋네요. 혹시 지금 이거보고 좋은 생각이 떠오르셨다면 당장 한번 해보시길 권합니다. 이렇게 주위사람들 몰래 들키지 않게 비슷하게 꾸며놓는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뭐 하시는 방법은 참 쉽습니다. 바로 주위의 사물을 이용하기만 하면 끝! 이게 바로 잔꾀를 이용한 아이디어죠~!^^;동물이 주변의 사물을 이용하듯이 말입니다.

※ 핵심키워드 : 주변의 사물 이용하기
by 100명 2008. 3. 28. 21:56
뜨거운 건 나에게 맡겨라~! 다 받아줄지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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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뜨겁다면 그대의 무게와 끓어오르는 정열을 바쳐 모든것을 던져보라~!ㅎㅎ참 재미있네요. 이렇게 모양만 가지고도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수 있다니 참 놀라운데요. 밑받침하면 평범하게만 생각하던 것이 디자인 하나 바뀜으로 인해 확 달라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무심코 지나쳐 버리는 아이디어들이 무수히 많다는 점을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두뇌 속 생각하던 구조를 광범히하게 설정하고 다각적인 시각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죠. 머리붙잡고 하루종일 고민해봤자 아무것도 떠오르는게 없다면 당신의 두뇌는 이미 굳혀질때로 굳혀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쉽게 아이디어를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부터라도 키워드를 하나씩 정리해가면서 고민해보십시오. 여러분의 아이디어는 무한대가 될지도 모릅니다.

※ 핵심키워드 : 디자인을 여러가지 형상으로 바꾸어 보기
by 100명 2008. 3. 28. 21:55
주목할만한 웹 2.0 아이디어 40개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란 대중(crowd)과 아웃소싱(outsorucing)의 합성어다. 생산과 서비스 과정에 대중을 참여시켜 생산 단가를 낮추고,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다시 대중에게 보상한다는 의미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지식검색이나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롱테일(long-tail) 비즈니스란 말 그대로 긴 꼬리에서 비즈니스의 기회를 찾는다는 말이다. 롱테일 법칙은 상위 20%가 80%의 가치를 차지한다는 전통적인 파레토 법칙을 뒤집는 의미로 역 파레토 법칙이라고도 한다. 이를테면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는 잘 안 팔리는 80%의 책들이 잘 팔리는 20%의 책들의 매출을 능가한다.

오픈 소스(open-source)란 다수의 개발자들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웹을 통해 소스 코드를 공유하고 웹의 진화에 따라 참여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수정과 배포가 자유로운만큼 비영리적인 목적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상용 소프트웨어 못지않고 다양한 기능과 빠른 업그레이드가 경쟁력이다.

크라우드소싱과 롱테일비즈니스, 오픈소스의 주목할 만한 사례 40가지를 소개한다.

1. 단돈 25달러로 한 사람의 일생을 바꿀 수 있다.
키바. kiva.org

키바(kiva)는 스와힐리어로 단합, 동의라는 뜻이다. 이 사이트는 온라인 마이크로크레딧 서비스를 제공한다. 쉽게 풀어 말하면 소액 대출 서비스다. 아프리카부터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와 남미에 이르기까지 세계 39개국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난을 벗어날 기회를 준다. 지난해 노벨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의 그라민은행을 온라인으로 옮겨왔다고 생각하면 쉽다. 여러 사람에게 푼돈을 모아 목돈을 만들고 이를 낮은 이자로 빌려주는 방식이다.

방글라데시의 구두닦이는 돈을 벌면 절반은 쌀을 사고 절반은 구두통 주인에게 준다. 그에게 필요한 돈은 단 돈 50달러. 그는 50달러가 없어서 창업을 하지 못하고 평생 구두통 주인의 노예가 된다. 그런데 고리대금업자들은 일주일에 10%씩 이자를 받는다. 돈을 빌렸다가는 더 끔찍한 수렁으로 빠져든다. 만약 누군가가 그에게 50달러를 아주 싼 이자로, 이를테면 연 20%의 이자로 빌려준다면 그는 일주일에 1달러씩 갚아나가면서 1년 2개월만 지나면 완전히 자립할 수 있다.

키바의 회원이 되면 온라인에 올라있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을 골라 달마다 25달러씩 지원하게 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300달러에서 많게는 5천달러 정도의 돈을 빌려 이 돈으로 창업을 하고 돈을 조금씩 갚아나가게 된다. 회원들은 사업계획을 살펴보고 누구에게 돈을 빌려줄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이를테면 당신은 캄보디아의 소녀 가장에게 새끼 돼지를 사줄 수도 있고 보츠와나의 신혼부부가 신발 가게를 창업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수도 있다. 1천달러면 우간다에서는 근사한 식당을 하나 차릴 수도 있다. 그가 돈을 다 갚으면 그에게 돈을 빌려준 회원들은 원금을 돌려받는다. 빌리는 사람이나 빌려주는 사람이나 이자는 없다. 다만 빌려주는 사람은 10%의 운영비를 내야 한다.

키바는 2005년 매트 플래너리와 제시카 플래너리 부부가 만든 사이트다. 13만명의 회원이 모두 1200만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고 이들에게 돈을 빌려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은 1800명. 원금 상환율은 무려 99.7%에 이른다. 놀랍지 않은가. 세상의 그 어느 상업적인 은행도 이 정도 높은 원금 상환율을 보이는 곳은 없다. 가난한 사람들이 돈을 더 잘 갚는다는 이야기다.


2. 1만3천원으로 사막에 나무 한 그루씩 심자.
나무나라 tree-nation.com

나이지리아의 사막에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다. 지구 온난화로 갈수록 넓어지는 사막의 확장을 막기 위해서다. 나무 한 그루를 심는데 드는 비용은 아라비아 고무나무처럼 10유로 밖에 안 하는 것부터 75유로나 하는 바오밥 나무까지 다양하다. 바오밥 나무는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높이 20미터, 둘레 1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다.

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직접 지도를 보면서 나무를 심고 싶은 곳을 지정할 수 있다. 나무를 누군가에게 선물할 것인지 내 이름으로 할 것인지도 지정할 수 있고 메시지를 적어둘 수도 있다. 아라비아 고무나무라면 한 그루에 우리 돈으로 1만3천원, 바오밥 나무라면 9만7천원 정도면 충분하다.

아프리카 사막 한 구석에서 내가 심은 나무가 커다란 숲의 한 부분을 이룬다고 상상해보자. 새로 태어난 아기의 이름을 붙여둘 수도 있고 연인끼리 영원한 사랑의 징표로 삼을 수도 있다. 나중에 오랜 시간이 흐르고 기회가 된다면 직접 찾아가 볼 수도 있다. GPS 좌표가 주어지기 때문에 구글 어스를 통해 위성사진으로 숲이 우거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단체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다. 20대 젊은이들이 모여서 만든 사이트로 알려져 있다. 나이지리아를 비롯해 사하라 이남 지역에 8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게 이들의 목표다. 우리가 나무를 사면 이들은 직접 나이지리아에 가서 그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나무를 심는다. 놀랍지 않은가. 단돈 1만3천원이면 지구 온난화와 사막화를 저지하는데 의미있는 동참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3. 날고 기는 최고의 펀드매니저들을 모아보자.
마케토크라시. marketocracy.com

세상에는 밤하늘의 별만큼 많은 주식이 있다. 우리나라도 벌써 2천개가 넘었지만 미국은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을 합치면 5천개가 넘는다. 문제는 누구도 그 모든 업종과 종목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데 있다. 아무리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주식투자에 집단지성을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는 이런 고민에서 나왔다.

마케토크라시는 최고의 종목을 찾기 위한 정보를 교환하는 사이트다. 단순히 투자정보를 교환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뮤추얼 펀드를 운용하기도 하는데 수익률이 놀랄만한 수준이다. 마케토크라시는 8만명에 이르는 회원들의 펀드를 분석하고 그 가운데 가장 수익률 높은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참고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회원이 되면 100만달러의 가상계좌를 개설하고 직접 포트폴리오를 운용할 수 있다. 회원가입은 무료다. 마케토크라시는 한 달에 한 번 가장 수익률 높은 100개의 펀드를 골라내고 이들의 포트폴리오를 공개한다. 만약 당신이 운용하는 펀드가 100위 안에 들면 당신은 수수료를 받게 된다. 당신을 마케토크라시 뮤추얼 펀드의 펀드매니저로 인정한다는 이야기다.

마케토크라시는 이들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뮤추얼 펀드를 운용한다. 핵심은 어쩌다 운이 좋아서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를 걸러내고 진짜 실력 있는 펀드매니저를 골라내는데 있다. 100개의 포트폴리오를 결합해 하나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내는데 그 구체적인 알고리듬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놀라운 것은 이런 기계적인 알고리듬이 꽤나 효과적이라는 사실이다.

달마다 바뀌는 100명의 펀드매니저들은 대부분 아마추어들이지만 이들이 모여서 만든 포트폴리오는 그 어느 프로패셔널 펀드매니저들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낸다. 마케토크라시 뮤추얼펀드는 2001년 11월 결성 이래 5년 동안 80%의 수익을 냈다. S&P500지수와 비교해 11.4%의 초과 수익을 달성했다. 펀드 규모는 5500만달러까지 불어났다. 1년에 180달러를 내고 유료회원으로 가입하면 이 펀드의 포트폴리오와 매매내역을 받아볼 수 있다.

회원들의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사이트의 공동 창업자 캔 켐은 말한다. "우리는 훌륭한 펀드매니저를 고용하고 싶지만 누가 훌륭한 펀드매니저인지 정보가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성과가 높은 펀드를 운용하는 회원들을 펀드매니저로 고용한다. 그리고 우리는 충분히 성과를 지급한다. 회원들은 우리의 아이디어에 흥미를 느끼고 기꺼이 동참하고 있다. 뭐가 문제인가."


4. 공무원보다 똑똑한 시민들에게 아이디어를 얻자.
천만상상 오아시스. seouloasis.net

'천만상상 오아시스'는 서울시에서 만든 시민 제안 접수창구다. 1천만 서울 인구의 상상력을 모은다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오픈한 이 사이트는 올해 6월까지 6900건의 시민 제안을 접수했다. 이명박 전 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에 버금가는 성과를 내야 하는 오세훈 시장의 발상이다. 아직까지 주목할 만한 히트작은 없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넘쳐난다. 제안이 채택돼 창의상을 받으면 3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단돈 1천원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천원의 행복'이 대표적이다. 초과하는 공연 경비는 시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되고, 불우 계층을 초청하기도 한다. 다분히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다른 전시행정보다는 차라리 생산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공연장이 쉬는 월요일을 골라 한 달에 한 번 공연이 진행된다.

이밖에도 수도요금 고지서를 알기 쉽고 산뜻하게 바꾸자는 아이디어도 나왔고 체납 가산금을 분할납부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교통카드를 활용한 기부 시스템이나 횡단보도 신호등 숫자 표시 등의 아이디어도 모두 이 사이트에서 나왔다. 난지도 하늘공원 하늘다리의 바닥을 투명하게 만들자거나 남산 위에 인공 달을 띄우자는 다소 황당무계한 아이디어도 많다.

시민들의 흥미와 참여를 얼마나 끌어내고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단순히 외부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데 그치기보다는 행정 관료들의 복지부동을 일깨우는 외부적 충격과 자극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5. 도저히 못 풀겠다. 이 수수께끼 풀면 상금 준다.
이노센티브 innocentive.com

이노센티브는 온라인 연구개발(R&D) 공동체를 표방하는 사이트다. 상업적인 사이트지만 언뜻 커뮤니티 사이트의 성격을 띤다. 기업들이 풀리지 않는 연구 과제를 올리면 회원들이 해법을 제시하고 1만달러에서 최고 10만달러까지 상금을 받는 시스템이다. 기초과학은 물론이고 제약과 생명과학, 농업, 식품, 디자인, 나노테크놀로지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세계 175개국 9만여명의 과학자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이노센티브는 과학자들을 문제를 푸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솔버(solver)'라고 부르고 해답을 찾는 기업을 '시커(seeker)'라고 부른다. 이노센티브는 시커와 솔버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200여개의 과제가 올라와 있는데 이 가운데 58개가 이미 해답을 찾았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이란 측면에서 매력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은 풀리지 않는 골칫거리 문제들을 이곳에 익명으로 올리고 해답을 찾는다.

이노센티브는 또 솔버들의 네트워크를 활용,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시커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최적의 솔버를 찾아 비용을 협상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솔버들 입장에서도 이노센티브는 단순히 아르바이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도전과 경쟁을 자극하고 성취감도 준다.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참고하기도 하고 새로운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제약회사인 엘리릴리도 익명으로 이노센티브를 자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약품을 개발하는 일은 시간과 돈의 싸움이다. 최대 15년의 개발기간과 8억달러 이상의 비용을 쏟아 부어야 한다. 만약 이노센티브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고 당연히 비용도 절감된다. 개발기간도 크게 앞당길 수 있다. 크라우드소싱을 전문적인 영역에 확장한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비슷한 사이트로 나인시그마(ninesigma.com)이나 유어앙코어(yourencore.com), 애그로사이언스(agroscience.com) 등이 있다. 유어앙코어는 경험이 많은 은퇴 과학자들이 활동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비영리 사이트로는 이노베이션 익스체인지 네트워크(ixc.com.au)가 있고 의학 전문 사이트로 유레카 메디컬(eurekamed.com)이라는 사이트도 있다. 옛투닷컴도 비슷한 사이트지만 따로 다루기로 한다.


6. 돈 되는 아이디어? 자본금은 우리가 댄다.
캠브리안 하우스. cambrianhouse.com

캠브리안 하우스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 돈 될 만한 아이디어를 모아 상업화하는 사이트다. 아이디어를 내면 여러 회원들이 이를 평가하고 그 가운데 가장 괜찮은 아이디어를 골라 상금을 준다. 그리고 그 가운데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는 직접 상업화한다. 그리고 그 이익을 처음 아이디어를 낸 사람과 이 사이트의 회원들이 나눠 갖는 시스템이다.

괜찮은 아이디어를 골라내는 과정이 흥미롭다. 당신이 아이디어를 올리면 다른 회원들이 이를 별점으로 평가한다. 5점 만점에 1점이나 2점을 받으면 점수가 깎이고 3점부터는 점수가 올라간다. 얼마나 창의적이고 독특하고 무엇보다도 상업화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되느냐가 평가의 핵심이다. 주마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100캐나다달러를 받게 된다. 우리 돈으로 9만7천원 정도다.

분기마다 한번씩 12명의 우승자들을 모아 토너먼트 방식으로 챔피언 대회를 연다. 회원들이 두 가지 아이디어를 놓고 점수를 매겨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 탈락된다. 챔피언 대회에서 1등을 하면 이 아이디어는 바로 상업화 단계에 들어간다. 투자자금을 유치하고 개발자들을 붙여 개발에 들어간다. 만약 이 소프트웨어가 실제로 돈을 벌게 되면 아이디어를 낸 사람과 개발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은 지분을 나눠갖게 된다.

이 사이트 입장에서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공짜로 모아 시장에 내놓기 전에 여러 사람들에게 사전 검증을 받고 상업화를 해서 이익이 나면 그때 로열티를 주면 되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회원들 입장에서도 아이디어를 검증 받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통해 더 발전된 아이디어를 계발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비용 부담 없이 상업화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상업화에 성공하면 매출의 최대 50%를 로열티로 받을 수 있다.


7. 컴퓨터가 못하는 귀찮은 일, 사람에게 시킨다.
아마존 미케니컬 터크. www.mturk.com

컴퓨터보다 사람이 훨씬 더 잘하는 일은 여전히 많다. 체스는 컴퓨터가 사람을 이겼지만 바둑은 여전히 사람을 따라올 수 없다. 미케니컬 터크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런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 하찮고 귀찮은 일이다. 이를테면 인공위성 사진으로 사람 찾기 같은 것들이다. 수많은 의미없는 작은 점 가운데 사람 비슷한 걸 찾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컴퓨터는 절대 이런 일을 할 수 없다.

사람이 훨씬 더 잘하는 일이라는 의미에서 HIT(Human Intelligence Task)라고도 한다. 우리말로 풀어 설명하자면 인간 지능 업무 정도의 의미다. 인공 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대비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진 속에 피자가게가 있느냐" 또는 "사진 속의 동물은 고양이인가 개인가" 같은 질문은 사람에게는 너무나도 쉽지만 컴퓨터에게는 어려운 작업이다.

미국에서 짐 그레이라는 사람이 바다에서 실종됐을 때의 일이다. 그는 데이터베이스와 컴퓨터 과학의 권위자다. 그의 친구들이 바다의 기류를 측정해 그의 배가 움직였을 것 같은 곳을 예측했고 그 인근 지역의 인공위성 사진을 받아왔다. 면적이 3500평방마일, 조각을 내보니 모두 56만장이나 됐다. 친구들은 이 사진을 아마존 미케니컬 터크에 올려놓고 짐 그레이 찾기 이벤트를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달려들어 사진을 한 장 한 장 들여다보면서 뒤집어진 요트와 비슷한 모양의 점이 있는지 확인했고 5일 만에 56만장의 사진을 모두 뒤졌지만 결국 짐 그레이를 찾는데는 실패했다. 짐 그레이는 결국 행방불명으로 처리됐다. 올해 1월의 일이다. 이 경우는 머리를 많이 쓰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집단지성이라기 보다는 협업이라고 하는 게 맞다. 실패하긴 했지만 온라인을 통한 협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케니컬 터크란 터키 자동인형이라는 의미다. 자동으로 체스를 두는 것 같지만 사실은 사람이 안에서 조종했던 1769년 헝가리의 한 발명가의 이야기에서 따온 이름이다. 아마존 미케니컬 터크는 풀어 말하면 잉여 노동력 마켓 플레이스라고 할 수 있다. 심심풀이 단순노동으로 푼돈을 벌게 해준다는 이야기다. 짐 그레이 찾기는 자원봉사 형태로 진행됐지만 사진 한 장을 확인하는데 10원 정도를 지급할 수도 있다.

애초에 아마존이 미케니컬 터크를 만든 것도 아마존의 제품 페이지 가운데 중복된 것을 골라내기 위해서였다. 컴퓨터로 작업을 하긴 하지만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단순 노동이고 보수도 많지 않았다. 다만 심심풀이로 하고 푼돈을 벌기에는 적당한 일이다. 용돈이 필요한 중학생들이나 제3세계 노동자들에게는 유용한 돈벌이 수단이 될 수 있다. 컴퓨터가 사람을 돕는 게 아니라 사람이 컴퓨터를 돕게 되는 경우도 많다.

미케니컬 터크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를테면 어떤 사진에 피자 가게가 찍혀 있는지 안 찍혀 있는지를 컴퓨터가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사람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질문 하나에 100원씩 주면서 간단한 설문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 영화 줄거리를 요약하도록 할 수도 있고 재미있는 글과 재미없는 글을 골라내도록 할 수도 있다. 사소한 일이지만 컴퓨터가 하지 못하는 일이다.

커뮤니티 사이트라면 게시판에 오른 글 가운데 광고나 음란소지가 있는 글을 삭제하도록 할 수도 있다. 관리자가 하려면 꽤나 성가시겠지만 한 건 지울 때마다 10원씩 주기로 하면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설 것이다. 비용은 회비에서 갹출하면 된다. 하찮은 일이지만 푼돈이라도 보수를 주는 것과 주지 않는 것은 다르다.

아마존 미케니컬 터크는 API를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소스코드를 가져다가 필요한 곳에 심으면 다양한 미케니컬 터크를 구현할 수 있다. API는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의 줄임말이다. 아마존에 수수료만 내면 누구나 아마존의 서비스를 아마존 바깥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마존은 입금액의 10%를 수수료로 사전 징수한다.

폰켐펠렌(vonkempelen.com)이란 곳에서는 텍스트를 올리면 음성으로 녹음을 해주기도 하고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해주기도 한다. 재미있는 건 녹음을 하거나 번역하는 사람들이 이 회사 직원이 아니라 모두 아마존 미케니컬 터크를 통해 들어온 알바라는 사실. 참고로 폰 켐펠렌은 터키 자동인형을 처음 만들었던 헝가리 발명가의 이름이기도 하다.

캐스팅워드(castingwords.com)란 곳에서는 거꾸로 음성 파일을 텍스트로 바꿔준다. 팟캐스팅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에 텍스트 파일을 주문하는 것도 좋다. 직접 할 수도 있겠지만 말로 한 것을 다시 글로 옮기는 것은 상당히 귀찮은 일이다. 역시 이곳도 아마존 미케니컬 터크의 알바들이 텍스트 작업을 하고 이 회사는 거래 당사자들을 연결시켜주고 수수료만 챙길 뿐이다.


8. 게임인줄 알았지? 노가다였어.
이에스피게임 espgame.org

미국 카네기멜런대학 루이스 본 안 교수가 고안한 게임이다. 정확히 말하면 게임을 빙자한 잡일 떠맡기기라고 할 수 있다.

안 교수는 이미지를 자동으로 인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기초 자료로 활용할 이미지에 제목을 붙이는 일을 할 사람이 필요했다. 안 교수는 고민 끝에 이를 게임으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기로 했다. 컴퓨터는 이미지를 인식하는 능력이 아직 3살 어린이 수준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결국 사람이 할 수밖에 없다.

게임은 간단하다. 접속자 2명이 같은 그림을 보고 같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점수를 받게 된다. 이 게임은 의외로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빠져들면 쉽게 자리를 뜨기 어려울 정도다. 일반적인 단어를 생각하되, 상대방의 생각을 읽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테면 잔디밭에서 남자가 농구공을 들고 서 있는 사진을 보고 한 단어를 생각한다면 뭐라고 말해야 할까.

안 교수는 이 게임을 활용해 13만장의 그림에 제목을 붙일 수 있었다. 사람들을 불러모아 게임을 하게 하고 공짜로 잡일을 처리하는 미케니컬 터크의 변종이라고 할 수 있다. 미케니컬 터크가 일을 시키는 대가로 푼돈을 준다면 이 게임은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다르다.


9. 1만마리의 양 그리기.
양 시장. thesheepmarket.com

1만마리의 양 그리기 프로젝트는 크라우드소싱을 이해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사이트다. 아마존 미케니컬 터크의 직원들이 시험삼아 만든 사이트다.

이 사이트에 접속해서 마우스나 태블릿을 이용해 양을 한 마리 그리면 2센트를 받을 수 있는데 몇가지 규칙이 있다. 머리를 왼쪽으로 하고 있어야 하고 누가 봐도 양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1만마리의 양을 모두 채우기까지 걸린 시간은 40일. 한 시간에 11마리 꼴로 수집됐다는 이야기다. 한 마리 그리는데는 평균 1분45초가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임금을 따져보면 한 시간에 0.69달러 정도다. IP 주소 기준으로 모두 7599명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규칙에 맞지 않아 탈락된 양도 662마리나 됐다.

1만마리의 모두 다른 양 그림을 모으는데 들어간 비용은 단돈 200달러. 이렇게 적은 비용으로 이렇게 짧은 시간에 수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끌어낸 프로젝트는 거의 최초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이라서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이 1만마리의 양 그림은 UCLA의 뉴와이트 갤러리에 전시돼 있다.


10. 우리 함께 우주 지도 만들어 봅시다.
우주 동물원. galaxyzoo.org

밤하늘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별이 있다. 천문학자들은 이 많은 별들의 사진을 놓고 이들의 진화 과정을 연구할 계획이다. 문제는 사진이 너무 많아서 웬만한 인건비로는 엄두도 내기 어렵다는 것.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미케니컬 터크 방식을 활용하기로 했다.

은하계는 수십억개의 별로 이뤄져 있다. 은하계는 모두 모양이 다르고 은하계를 구성하는 별들의 크기나 밝기, 성분, 나이도 모두 제각각이다. 천문학자인 에드윈 허블은 은하계를 타원형 은하와 소용돌이형 은하로 나눈 바 있다. 허블 이후 80년이 지나도록 이 분류 방법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관심이 가는 부분은 타원형 은하와 소용돌이형 은하의 상관관계다. 소용돌이형 은하가 타원형 은하로 진화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천문학자들은 소용돌이형 은하가 결합해 타원형 은하로 바뀐다는 가설을 세우기도 했다. 그런데 그 반대의 가설도 있다. 가설을 검증하려면 실제로 어떤 은하가 더 많은지 통계적으로 확인해 보면 된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슬론 디지털 천문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은하계 사진은 거의 100만장에 이른다. 연구소는 이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타원형인지 소용돌이형인지 말해달라고 하기로 했다. 연구소는 최소 2만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주 동물원이라는 사이트를 만든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회원에 가입하면 3분 정도 간단한 온라인 교육을 받게 된다. 작업은 매우 간단하다. 그림을 보고 타원형인지 소용돌이형인지 결정하고 소용돌이형이라면 시계방향으로 도는지 반시계방향으로 도는지 한 번 더 결정하면 된다. 지루한 단순작업이지만 참여하는 사람이 워낙 많기 때문에 작업의 진척속도는 꽤나 빠른 편이다.

2만명이 50장씩만 봐도 100만장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보수가 없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들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세상 그 누구도 보지 못한 수십만 광년 떨어진 곳의 은하계를 맨 처음 보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 하찮은 작업이 거대한 우주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의미를 부여한다.

비슷한 실험으로 스타더스트호의 캡슐에서 우주 먼지를 찾는 스타더스트@홈 프로젝트가 있다. stardustathome.ssl.berkeley.edu


11. 안 쓰는 기술, 돈 받고 파세요.
옛투닷컴. yet2.com

프록터앤갬블(P&G)은 연구개발(R&D) 비용으로 해마다 15억달러 이상을 지출하지만 이 가운데 제품으로 출시되는 비율은 10%도 채 안 된다. 과거에는 이들 연구성과를 그냥 묵혀두곤 했지만 이제는 옛투닷컴을 통해 판매하고 짭짤한 수익을 챙길 수 있게 됐다. 1999년에 미국 메사추세스에서 설립된 옛투닷컴은 세계에서 가장 큰 지적재산권 마켓플레이스다.

IBM은 2800여명의 기술진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예산만 560억원에 이른다. IBM은 경쟁회사인 델컴퓨터와 EMC, 시스코 등에 기술을 팔아 지난 7년동안 30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기술판매는 IBM의 핵심 전략사업 가운데 하나가 됐다. 개발은 했는데 쓰지 않는 기술이나 공개해도 상관없는 기술을 옛투닷컴에 올려놓고 판매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캐논이 프린터 기술을 경쟁회사에 팔고 마쯔시타가 VHS 기술을 VCR 회사에 파는 등 서로 윈윈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IBM과 애플은 윈텔의 독점에 맞서 핵심 기술을 공유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어떤 기술을 다른 회사에 판매하려면 전적으로 사적인 네트워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최소 12개월에서 18개월이 소요됐고 성사될 확률도 낮았다.

옛투닷컴은 "야후처럼 쉽다"는 컨셉을 들고 나왔다. 옛투닷컴의 메뉴는 직관적이고 쉽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필요한 내용이 나타나면 관련 제품이나 특허를 사들이거나 투자를 제안하는 등의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모든 과정은 인터넷에서 이뤄진다. 구매나 투자 결정에 이르는 과정도 빠르고 간단하다.

옛투닷컴은 세계 R&D 투자의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옛투닷컴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리스트의 가치는 1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을 등록하는데 드는 비용은 무료지만 필요한 기술을 검색하는데 필요한 프리미엄 서비스는 2500달러의 회비를 받는다. 거래가 성사되면 10%의 수수료를 받지만 최대 5만달러를 넘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P&G가 2004년에 출시한 프링글스 프린트다. P&G는 감자칩 위에 글씨나 그림을 집어넣을 계획이었는데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높은 온도에서 튀기고 나면 잉크가 모두 사라져 버렸다. 예전 같으면 R&D에 2년 이상이 걸렸겠지만 P&G는 옛투닷컴을 활용해 보기로 했다. 마침 볼로냐의 한 대학교수가 비슷한 기술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P&G는 이 교수와 제휴를 맺었고 프링글스 프린트는 1년도 안돼서 시장에 나왔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이를 R&D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C&D라고 정의했다. Connect & Development. 우리 말로 하면 연결개발 정도의 의미다. 외부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내부의 R&D 역량과 연결시켜 신제품을 개발한다는 이야기다. 개발을 전적으로 외부업체에 맡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웃소싱과도 다르다.

P&G는 2000년까지만 해도 C&D 비중이 전체 R&D 대비 15% 수준이었지만 2002년에는 35%로 늘어났다. 장기적으로는 50%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기업들이 C&D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기술혁신 비용이 급상승하는 데 비해 연구개발 생산성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피앤지는 C&D 도입을 늘린 덕분에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율이 2000년 4.8%에서 2006년 3.4%까지 낮아졌지만 기술혁신의 성공 비율은 오히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동칫솔 크레스트 스핀브러시 등 100개 이상의 신제품을 지난 2년간 C&D 방식으로 개발했다.


12. 스팸도 잡고 문서 변환도 하고.
리캡차. recaptcha.net

스팸 게시물을 막기 위해 요즘은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할 때 튜링 테스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 튜링 테스트란 글씨를 기묘하게 비틀어 컴퓨터가 알아보지 못하도록 만들고 이를 입력하도록 하는 테스트를 말한다.

이를 캡차(CAPTCHA) 시스템이라고 한다. 'Completely Automated Public Turing test to tell Computers and Humans Apart'의 줄임말이다. 스팸을 막는 자동화된 오토 튜링 테스트라는 말이다. 복잡한 말로는 HIP (Human Interactive Proof), 인적 상호증명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리캡차는 이 캡차 시스템을 텍스트 변환에 활용하는 새로운 기법이다. 벤 마우러라는 카네기멜론대학의 학생이 개발한 시스템이다.

리캡차 시스템을 이해하려면 디지털 문서변환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 도서관에 있는 출간된지 오래된 책들은 텍스트 파일이 남아있지 않거나 애초에 텍스트로 존재한 적이 없다. 이를 텍스트 파일로 변환하려면 스캐너로 이미지를 읽어들여 이를 다시 OCR이라는 광학문자인식기로 변환을 해야 한다. 문제는 인쇄 품질이 좋지 않거나 글씨가 흐릿할 경우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이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수정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리캡차 시스템은 이를 조각조각 내서 여러 사람에게 맡기자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리캡차 시스템에는 두 개의 이미지가 뜬다. 하나는 일반적인 캡차 시스템에서 쓰는 이미지고 다른 하나는 문서를 변환하는 과정에서 컴퓨터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부분의 조각 이미지다. 인증을 받으려면 두 개의 이미지를 모두 입력해야 한다. 하나의 이미지는 스팸 로봇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고 다른 하나의 이미지는 문서변환의 데이터로 활용한다는 이야기다.

카네기멜론대학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하루 15만시간이 캡차 시스템에 소요된다. 리캡차 시스템이 소개된 뒤 150개 사이트가 이 시스템을 도입했고 하루 6천만개의 단어를 변환하고 있다. 리캡차를 도입하는 사이트가 늘어날수록 변환작업은 더 빨라질 것이다.


13. 모두가 함께 만드는 백과사전, 그러나 최고의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wikipedia.org

식상한 느낌이 들지만 웹의 진화를 이야기하면서 위키피디아를 빼놓을 수 없다. 위키피디아는 너무나도 유명한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창업자는 지미 웨일스와 래리 생거. 비영리 단체인 위키미디어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 백과사전은 2007년 8월 기준으로 영어판 200만여개, 한국어판 4만2천여개를 비롯하여 합하면 840만여개 페이지가 올라와 있다. 253개 언어판이 있고 그 가운데 236개 언어판이 활동 중이다.

위키는 누구나 쓰고 고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페이지를 통째로 날려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원본은 백업돼 있고 자원봉사자들이 내용을 검토하고 변경 내용을 최종 승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위키피디아는 이 시대 지식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쓰고 고칠 수 있지만 퀄리티는 매우 높은 편이다. "개똥녀"나 "원더걸스", "안습" 같은 항목을 찾아보면 위키피디아의 경쟁력을 실감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는 집단 지성의 가장 효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머리를 모으면 콘텐츠는 풍부해지고 퀄리티도 높아진다. 일부 위키피디아를 악용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자정 능력도 뛰어난 편이다. 네이버 지식검색이 무단복제와 광고로 뒤죽박죽이 되고 있다면 위키피디아는 양질의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위키피디아가 아니라도 위키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여러 종류의 공개 소프트웨어가 나와 있어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홈페이지에 위키 공동체를 구현할 수 있다. 위키는 게시판이나 블로그와도 다르다. 누구나 쉽게 링크를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베이스는 시간 순서대로 묻히는 게 아니라 수평적으로 나열된다. 언제라도 링크를 통해 불러올 수 있는 구조가 된다.


14. 독립영화, 우리가 직접 만들어보자.
한 무리의 천사들. aswarmofangels.com

'한 무리의 천사들'은 오픈 소스 영화를 만드는 영국 사이트다. 스웜(swarm)은 곤충 등의 무리를 말한다. 'a swarm of angels'는 한 무리의 천사들 정도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이 사이트에서는 한 사람 앞에 50달러씩, 모두 5만명의 투자자를 모아 영화를 만들 계획이다. 펀딩 목표는 250만달러다. 한 회사의 주식을 사면 그 회사의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것처럼 영화에 투자하면 시나리오와 캐스팅, 촬영, 편집 등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발상에서 만든 사이트다. 50달러만 내면 누구나 이 영화의 주주가 될 수 있다.

벌써 1만명 이상의 투자자가 모였고 2개의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시나리오는 회원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고칠 수 있고 결말 역시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회원들은 주주면서 동시에 영화의 1차 소비자이기도 하다. 그만큼 시장성을 인정받는다는 이야기도 된다. 물론 한 무리의 천사들은 시장성보다는 작품성을 추구한다.

사이트 운영자인 매트 핸슨은 "헐리우드에서 만드는 시나리오 역시 수없이 뜯어고쳐가면서 만들지만 끔찍한 결과를 내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헐리우드와 다른 점이라면 투자자들이 모두 영화광이고 상업성보다는 작품성을 우선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완성된 영화는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 되고 누구나 내려 받아 자유롭게 편집하고 CCL에 따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5. 운동화, 어디 네 맘대로 디자인 해봐.
나이키 아이디. nikeid.nike.com

내 맘에 딱 맞는 운동화를 살 수는 없을까. 나이키 아이디는 주문형 운동화 제작 서비스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디자인은 물론이고 밑창과 신발 끈, 로고 색깔까지 하나하나 완벽하게 선택권이 주어진다. 화면에서 전후좌우로 뒤집어 보면서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고 발목 부분에 이름을 새겨 넣을 수도 있다.

같은 운동화라도 수백수천가지의 조합이 가능하다. 이렇게 만든 운동화는 세상에 단 한 켤레밖에 없는 특별한 운동화가 된다. 가격은 매장과 비교해서 거의 차이가 없다. 나이키프리5.0은 100달러, 에어줌RS+iD는 120달러, 에어맥스360IIiD는 170달러다. 주문에서 배달까지 걸리는 시간은 미국 기준으로 25일 정도다.


16. 1픽셀에 1달러씩 광고 받습니다.
백만달러 홈페이지. milliondollarhomepage.com

1픽셀을 1달러에 팔아 100만개의 픽셀에 100만달러를 벌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사이트. 알렉스 튜라는 영국의 대학생이 만들었다. 보통 모니터 화면이 1024×768픽셀이라면 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 것만으로도 78만6432달러를 벌 수 있다는 이야기다.

200×50 크기 배너광고 하나에 1만달러, 우리 돈으로 800만원이 넘는 셈인데 입소문을 타면서 꽤나 많은 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입장에서는 페이지뷰가 충분하고 유효 클릭만 나온다면 비용을 들일 이유가 충분하다. 확인할 수는 없지만 100만픽셀을 모두 팔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마지막 남았다는 1천픽셀을 이베이에 경매로 내놓았는데 3만8100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백만달러 홈페이지의 성공 이래 유사 사이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긴 했지만 모두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17. 모든 게 궁금해 죽겠다는 당신에게.
하우스터프웍스. howstuffworks.com

에어컨은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블루투스는 또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아파트는 어떻게 짓는 것일까. 사랑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하우스터프웍스는 이처럼 누구나 궁금해 하지만 아무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는 일반적인 주제들에 집중한다. How stuff works. 말 그대로 사물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설명해주는 사이트다.

좀 더 구체적인 질문도 많다. 헬리콥터는 어떻게 옆으로 날 수 있을까. 왜 초콜릿과 카페인은 중독이 될까.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차가 멈추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송 버튼을 누른 다음 전자 메일 메시지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GPS는 무엇이고 왜 필요한 것일까. 잠수함은 어떻게 바다 속을 항해하는 것일까. 등등.

하우스터프웍스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알기 쉬운 그림이 많고 설명이 쉽고 정확하다는 것. 마샬 브레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교수가 1998년에 취미로 만든 이 사이트는 이제 어엿한 상업 사이트로 자리잡았다. 이 사이트는 올해 10월, 디스커버리채널에 무려 2억5천만달러에 팔려나가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 사이트의 수익모델은 출판이다. 질문은 주로 구글 등의 웹 사이트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주제로 정한다. 사람들이 궁금해 하지만 해답을 찾기 어려운 주제에 대해 전문가들을 동원,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출판해서 돈을 번다는 이야기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이 사이트의 경쟁력이다. 우리나라에도 출판돼 있다.


18. 인디밴드를 돕는 음악 판매 사이트.
굿스톰. goodstorm.com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하는 건 꽤나 많은 비용과 수고를 필요로 하지만 굿스톰에서 제공하는 소스코드를 가져다 심으면 한 시간 만에 쇼핑몰을 만들 수도 있다. 쇼핑몰 API를 공개하는 곳은 굳이 굿스톰이 아니라도 많지만 굿스톰의 이익배분구조는 독특하다. 애초에 영리목적이라기 보다는 자선활동을 위해 설립한 기업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굿스톰에는 270만개의 음악파일이 올라있다. 대부분 인디 밴드의 음악이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누구라도 이 사이트에 올라있는 음악파일을 가져다가 팔 수 있다. 듣는 건 공짜지만 다운로드할 때는 돈을 내야 한다. 파일 하나의 가격은 99센트. 이 가운데 65센트는 저작권자에게 가고 당신은 5센트를 수수료로 받게 된다. 나머지 29센트는 굿스톰의 몫이다.

이를테면 당신의 홈페이지에 굿스톰의 API를 심고 당신이 좋아하는 밴드의 음악을 팔 수 있다. 인디밴드 입장에서는 홍보도 되고 판매도 되고, 당신 역시 방문자들에게 음악도 들려주고 수수료 수입도 얻고. 굿스톰 입장에서는 당신 같은 사람들이 알아서 판매를 해주니 가만 앉아서 이익을 챙기게 된다.

굿스톰의 캐치프레이즈는 '올바른 자본주의의 실천(Capitalism Done Right)'이다. 창업자인 요비 벤자민과 앤디 라파포트는 수익을 많이 남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리고 그 많지 않은 수익 가운데 일부를 자선단체 등에 기부하고 있다.


19. 디카로 찍은 사진 돈 받고 팔아보자.
아이스톡포토. istockphoto.com

병원 홈페이지를 만드는데 환자들 사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보자. 인터넷을 뒤져보면 사진을 판매하는 사이트가 많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한 장에 보통 500달러 이상, 아무리 싸게 해도 100달러가 넘었다. 전문 사진작가들이 찍은 사진이니 그 정도의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홈페이지에 쓸 사진은 예술 작품이 아니라도 된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찍은 사진을 쓸 수도 없고 따로 사진작가를 고용할 형편도 아니다.

아이스톡포토는 일반인들이 찍은 사진을 사고 팔 수 있는 사이트다. 처음에는 단순히 사진을 공유하는 사이트로 출발했는데 사진을 상업적으로 쓰려는 수요가 생겨나면서 마켓플레이스로 개편했다. 사진을 올리는 사람 입장에서도 푼돈이라도 수입이 생기는데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제 누구나 자신의 저작권을 쉽게 팔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중요한 것은 퀄리티지 지명도나 경력이 아니다.

사진 가격은 한 장에 1달러에서 비싸봐야 15달러를 넘지 않는다. 가격은 사진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홈페이지에 들어갈 정도의 사진이면 1달러면 충분하다. 이 정도 가격이면 굳이 무단복제의 유혹을 느끼지 않고 정당하게 값을 치르고 합법적으로 사진을 활용하려는 수요도 생겨나게 된다. 일반인들이 찍은 사진이지만 전문가 못지않게 훌륭한 사진도 많다. 사진 뿐만 아니라 비디오나 플래시 파일도 사고 팔 수 있다.

아이스톡포토는 지난해 2월 세계 최대의 이미지 판매회사인 게티스이미지에 5천만달러에 팔렸다. 조나단 클라인 게티스이미지 CEO는 와이어드와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당신 사업을 망칠려고 한다면 그 회사를 사들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이스톡포토는 지난해 6월 기준으로 회원이 2만2천명, 보유하고 있는 이미지가 1천만장이 넘었다. 모회사인 게티스이미지보다 훨씬 큰 규모다.

게티스이미지를 비롯해 사진 판매 사이트들 고객들 가운데 상당수가 아이스톡포토로 옮겨간 것은 당연한 결과다. 사진 저작권 판매 시장에 일대 혼란이 일어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존의 사진작가들도 가격 인하 압력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제는 누구나 디지털카메라를 소유하고 있고 전문가들 못지않게 멋진 사진을 찍는 이른바 프로추어들도 늘어났다. 프로패셔널의 실력을 갖춘 아마추어를 일컫는 말이다.

프리랜서 사진작가 마크 하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는 2000년에 100장의 사진을 팔아 6만8천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런데 지난해 아이스톡포토에 1천장의 사진을 올린 뒤에는 5만9천달러를 벌어들였다. 한때 500달러를 받았던 사진을 이곳에서 1달러를 받고 팔고 있다. 수요가 훨씬 많기는 하지만 결국 일은 더 많이 하고 돈은 조금 더 적게 버는 셈이다."


20. 세계 최대의 온라인 벼룩시장.
크레이그스리스트. craigslist.org

위키 방식으로 만든 온라인 벼룩시장이다. 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자동으로 당신이 위치한 지역의 서브 페이지가 뜬다. 이를테면 서울이라면 seoul.craislist.org, 하와이라면 honolulu.craigslist.org가 뜨는 방식이다. 구인구직 광고나 부동산 매매정보, 중고물품 목록 등을 올리거나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항목을 등록하는 것이 무료다. 심지어 로그인을 할 필요도 없다.

비영리 사이트로 시작했지만 세계 12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고 연간 매출이 1천만달러에 이른다. 창업자인 크레이그 뉴마크는 타임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 안에 들기도 했다. 100% 텍스트로만 구성된 썰렁한 사이트지만 월 방문자가 1천만명, 구인구직 건수 50만건을 비롯해 게시물 건수도 월 1천만건 이상이다. 헤어진 친구나 애인을 찾아주는 게시판도 있다. 최근에는 성매매 정보들이 올라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21. 누구나 셔츠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
카페프레스. cafepress.com

무늬없는 흰 셔츠에 그림이나 문구를 집어넣는 맞춤형 티셔츠는 이미 보편화됐지만 카페프레스에서는 이처럼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를 쇼핑몰에 올려놓고 팔 수 있도록 한다. 티셔츠뿐만 아니다. 모자와 손수건, 명함지갑, 머그컵, 컵받침, 벽시계, 마우스패드 등등 취향에 따라 디자인할 수 있는 상품은 무궁무진하다.

디자인 작업도 매우 간단해서 상품을 고르고 미리 준비한 그림이나 문구를 업로드하면 끝이다. 80만개의 쇼핑몰이 입점해 있고 준비된 상품도 3만6천개에 이른다. 자기가 직접 디자인할 수도 있지만 재기발랄하고 참신한 아이디어 상품을 고르는 재미도 있다. 정치적인 문구를 집어넣은 티셔츠가 특히 인기다.


22. 디바이스 마니아들 모여라.
크라우드스피릿. crowdspirit.com

캠브리안 하우스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커뮤니티라면 크라우드스피릿은 전자제품이 주제다. CD플레이어나 조이스틱, 웹카메라 등 150유로 이하의 저가 전자제품이 대부분이다. 회원들은 아이디어 제안에서 시작해 제품의 설계와 디자인 전반에 참여하고 투표를 거쳐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제품은 상업화 단계에 들어간다.

펀딩을 받아 프로토타입이 완성되면 회원들이 직접 테스트를 해보고 제조업체에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엘빈 토플러가 말한 프로슈머의 가장 적극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직접 제품이 출시되면 이들이 1차 소비자가 된다.

회원들에 대한 보상 시스템이 없고 지적재산권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은 향후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23. 싸이월드 음악, 공짜로 훔쳐 듣는다.
온뮤즈. onmuz.com

음악파일 불법복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온뮤즈는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누군가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라있는 배경음악을 찾아서 들려준다. 원더걸스의 텔미가 듣고 싶다면 이 노래를 올려놓은 미니홈피를 찾아가면 된다. 문제는 누구의 미니홈피에 무슨 음악이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 이 프로그램은 그 번거로운 일을 대신해준다.

단순히 듣고 싶은 음악을 찾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앨범을 설정해 두면 자주 듣는 장르나 가수 등 목록을 저장해두고 언제라도 듣고 싶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사용자들은 이 음악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알 필요도 없다. 웹 브라우저가 내장돼 있어 실제로는 미니홈피를 방문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 회원가입도 필요없고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다. 물론 무료다.

온뮤즈는 디지털 음악을 유통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다른 누군가가 구입해서 공개한 디지털 음악을 훔쳐듣는 셈인데 완벽하게 합법이다. 찾아보면 이처럼 합법적으로 공개돼 있는 음원은 얼마든지 있다. 언제든지 필요한 파일을 찾을 수 있다면 굳이 비용을 들여 파일을 구매할 이유가 없다. 굳이 소유할 이유도 없다. 언제든지 인터넷에 접속가능하고 끊기지 않을만큼 속도가 빠르기만 하면 된다.


24. 불행에 빠진 이웃을 돕는 놀라운 열정.
카트리나리스트. katrinalist.net

2005년 8월 미국 뉴올리언즈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공식 확인된 사망자만 1836명, 재산 피해가 800억달러에 이르는 끔찍한 참사였다.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인터넷을 뒤졌지만 정작 정보가 너무 많아서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분류되지 않는 데이터는 가치가 없고 효용도 없다. 데이터의 체계적인 분류가 시급했다는 이야기다.

카트리나리스트는 지금은 남아있지 않지만 당시 지옥 같은 참사 현장에서 실종된 사람들을 찾는데 큰 도움을 줬던 사이트다. 이름이나 주소,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관련 정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검색 가능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를테면 이름은 이름대로 성별이나 주소, 전화번호 등은 모두 각각 따로 항목을 정해 분류하고 축적할 필요가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뉴스를 뒤지고 게시판을 검색해 관련 정보들을 옮겨오기 시작했고 이를 데이터베이스 관리 도구에 하나씩 입력했다. 일주일만에 무려 8만8천건의 데이터가 쌓였고 최종적으로 65만건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만들어졌다. 분명한 것은 만약 정부가 비슷한 사이트를 만들었다면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을 거라는 사실이다. 카트리나리스트는 자원봉사자와 후원으로 이를 한달만에 완성했다.


25. 오염물질 배출 기업들, 꼼짝 마라.
스코어카드. scorecard.org

스코어카드는 채점표라는 의미다. 이 사이트는 환경오염과 관련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오염물질 배출기업에 대한 정보를 준다. 간단히 우편번호만 집어넣으면 분석 결과를 보여준다. 이사 갈 동네의 오염 정도를 확인할 수도 있고 각각의 오염물질의 분포 추이를 살펴볼 수도 있다. 지역별로 환경지표를 상대 비교할 수 있는 지도 서비스도 있다.

스코어카드는 오염물질의 제조와 판매, 유통과정 전반에 걸쳐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정부기관의 환경관련 데이터도 모두 포함된다. 이들 데이터는 사이트 안에서 확인할 수 있고 모두 원본 링크가 제공된다. 이 사이트 안에는 이들 데이터를 분석한 10억개가 넘는 동적 페이지들이 존재하는데 이 페이지들은 관련 데이터가 업데이트 될 때마다 자동으로 수정된다.

스코어카드는 특히 지역 환경운동단체들에게 유용하다. 이들은 구체적인 데이터를 갖고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기업들과 맞서 싸울 수 있다. 각각의 오염물질의 배출 정도를 감시하면서 해당 기업에게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오염정도가 심각한 지역의 주민들에게 문제의식을 일깨우는 효과도 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강력한 환경운동이 된다는 이야기다.


26. 물고기가 아니라 물고기 잡는 기술을 나누자.
테크수프. techsoup.org

테크수프는 다 같이 떠먹는 '기술 수프'라는 뜻이다. 물고기를 나눠주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기술을 나누는 곳이다. 저작권 문제가 없는 공개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술적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술 문서를 작성하고 관련 지식을 공유하기도 하고 기술 지원 또는 기부를 하거나 특허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윤을 창출하는 기술이 아니라 공존을 모색하는 기술을 고민하는 곳이다.

주목할 부분은 이런 광범위한 활동이 모두 비영리적 동기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곳은 커뮤니티처럼 보이지만 사회운동단체의 성격을 띠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기술의 공공적 활용을 둘러싸고 진보적인 고민들이 이뤄진다.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돈이 없는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이 어떻게 웹에 접근할 수 있는가, 또는 웹을 통해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가 등등의 아이디어들이 오고 간다.


27. 우리 지역 범죄 정보 찾아보자.
시카고 크라임. chicagocrime.org

우편번호를 입력하면 그 지역에서 일어난 범죄 사건의 목록을 살펴볼 수 있다. 사건을 클릭하면 구글 지도에 정확한 위치가 표시된다. 날짜별로, 시간대별로, 지역별로, 범죄 유형별로 검색을 할 수 있다. 지역도 세분화 돼 있어 블록별로, 도로별로 검색을 할 수도 있다. 거리에서 일어난 범죄, 식료품 가게에서 일어난 범죄, 주차장에서 일어난 범죄 등을 따로 검색할 수도 있다.

시카고 크라임은 시카고 지역의 모든 범죄 목록을 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하고 이를 누구나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돕는다. 시카고 경찰청은 자체적으로 최근 범죄 현황을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사이트는 하루에 한번씩 경찰청 사이트를 긁어서 데이터를 갱신한다. 이른바 스크린 스크래핑 방식이다. 공식 제휴를 맺은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날 그날의 데이터가 바로 업데이트 되는 게 아니라 일주일 정도 차이가 난다.

다만 경찰청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는 90일이 지나면 데이터가 사라지지만 시카고 크라임은 데이터를 계속 축적한다. 경찰청 사이트는 최근에 일어남 범죄를 공개하고 이를 활용해 범인을 잡는데 목적이 있지만 시카고 크라임에서는 범죄의 역사와 유형, 범죄 빈발 지역 등을 검색할 수 있다. 그러나 90일이 지난 범죄는 업데이트 되지 않기 때문에 시카고 크라임에서는 범인이 잡혔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 사이트를 만든 사람은 언론인 출신의 애드리언 홀로버티. 이 사이트는 100% 기부로 운영된다. 시카고 크라임은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훌륭한 사례가 될 수 있다. 90일이 지나면 폐기되는 데이터지만 이를 모으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데이터베이스가 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범죄를 예방하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다. 스크린 스크래핑 방식의 데이터 수집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28. 마우스로 황금 캐러 가자.
골드코프 챌린지. goldcorpchallenge.com

금광개발회사인 골드코프는 새로운 광산을 찾는데 크라우드소싱을 활용하기로 했다. 57만5천달러의 상금을 걸었고 2천만㎡, 400MB에 이르는 지질 정보를 웹 사이트에 공개했다. 사람들은 미친 짓이라고 비아냥거렸지만 지질학자를 비롯해 수학자와 물리학자, 군대 장교까지 1천명 이상이 이 온라인 골드러쉬에 몰려들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최종적으로 110개의 후보지를 찾아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은 골드코프가 눈여겨 보지 않던 곳이었다. 그리고 새로운 후보지 가운데 80%에서 금광이 발견됐다. 새로발굴한 금광의 규모는 220톤, 당초 계획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였다. 골드코프 챌린지 이전 연간 1억달러였던 매출이 순식간에 90억달러로 불어났다.

골드코프는 핵심 자산인 지질 정보를 공개했지만 내놓은 것 이상의 성과를 얻게 됐다.


29. 길 잃은 개와 고양이 주인 찾아주기.
아시라. research.microsoft.com/asirra/

스팸 로봇을 걸러내기 위한 캡차 시스템에 대해서는 앞서 설명한 바 있다. 아시라는 캡차와 같은 기능을 하면서 동시에 길 잃은 개와 고양이의 새 주인을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캡차 시스템이 흘려 쓴 글자를 읽어내는 방식으로 스팸 로봇을 걸러낸다면 아시라는 사진을 보고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는 방식으로 걸러낸다.

10장의 사진이 나타나고 마우스를 갖다 대면 확대된 사진이 뜬다. 이 10장의 사진 가운데 고양이의 사진을 모두 골라내는 테스트다. 만약 하나라도 잘못 맞추면 승인이 되지 않는다. 아시라(ASIRRA)는 '승인 제한을 위한 동물 이미지(Animal Species Image Recognition for Restricting Access)'의 줄임말이다.

이 동물들 사진은 버려진 동물을 관리하는 팻파인더(petfinder.com)에서 제공한다. 마우스를 갖다 내면 "나를 입양해 주세요(Adopt Me)"라는 문구가 뜨는데 이 링크를 클릭하면 팻파인더로 옮겨가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서비스로 누구나 자신의 홈페이지에 가져다 심을 수 있다. 물론 무료다.

비슷한 사이트로 핫캡차(hotcaptcha.com)라는 사이트도 있다. 고양이나 개 대신에 9명의 사람 얼굴이 뜨는데 이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사람 셋을 골라내는 테스트다. 매력적이라는 건 다분히 주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남들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은 사람을 골라내는 것이 관건이다. 맞으면 "Correct! You must be human.(맞았습니다. 당신은 사람이군요)"라는 메시지가, 틀리면 "Wrong! Die, bot, die(틀렸어. 이 망할 놈의 로봇, 죽어버려!"라는 메시지가 뜬다.


30. 마음대로 뜯어고쳐 슈퍼 로봇 만들기.
레고 마인드스톰. mindstorms.lego.com

레고 마인드스톰은 애들 장난감 이상이다. 블록을 짜맞춰 조립하는 건 다른 레고 장난감과 같지만 자체적으로 운영체제를 내장하고 있어 이를 통해 모터와 센서를 구동할 수 있다. 직접 프로그램을 코딩해 움직임을 제어할 수도 있다. 걸어다니는 로봇을 만들 수도 있고 집게가 달린 기어다니는 바닷가재를 만들 수도 있다.

마인드스톰은 덴마크의 레고 그룹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공동으로 개발한 작품이다. RCX라는 8비트 CPU가 로봇의 두뇌 역할을 맡고 빛이 소리 등을 감지하는 센서와 서보 모터 등을 이용해 눈과 귀, 손, 다리 등을 조립한다. 여기에 직접 프로그램을 코딩해 집어넣으면 이 로봇을 마음 먹은 대로 구동할 수 있게 된다. 프로그래밍도 간단해서 여러 아이콘을 순서대로 끌어다 놓기만 해면 된다.

로보랩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는 실제로 화성 무인탐사 로봇에 사용된 랩뷰라는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PC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C와 비슷한 NQC라는 언어를 이용하면 아주 상세한 부분까지 조작할 수 있다. 사용자의 수준에 맞게 프로그램을 작성하도록 단계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레고를 오픈 소스 하드웨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레고 블록은 2천종이 넘는다. 규격화된 블록을 짜 맞추는 것만으로 마음먹은 거의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

레고가 처음 마인드스톰을 출시했을 때 사람들은 이 신기한 장난감으로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부 해커들이 메인 프로그램을 뜯어고치기 시작했고 레고는 한때 소송까지 검토했지만 결국 이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펌웨어를 업그레이드 하고 이제는 오히려 이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직접 센서를 만들기도 하고 리눅스를 활용해 새로운 운영체제를 만들기도 하고 레고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게 넓어졌다. 레고는 해킹할 권리를 사용 계약서에 공식 추가했다.


31. 참여를 끌어내라.
무브온 moveon.org

웹의 진화는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 사회 변혁에도 활용될 수 있다. 웹이 현실을 변혁하는 단계에 이르음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이고 참여 지향적인 사례는 무브온에서 찾을 수 있다. 웹 2.0 시대의 새로운 민주주의의 출현이라고 할 수 있다.

1998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제출됐을 때다. 구태의연한 정치권에 환멸을 느낀 시민들이 나섰다.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하던 조안 블레이즈와 그의 남편 웨스 보이드가 낸 한줄짜리 청원서가 발단이 됐다. "Censure President Clinton and Move On to Pressing Issues Facing the Nation." 국민들은 섹스 스캔들에 관심 없으니 이제 그만 두라는 내용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이다.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이 온라인 청원에 서명을 하기 시작해 열흘 만에 10만명까지 불어났다. 사람들은 "행동하자(Move on)"는 구호를 내걸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의회에 25만통의 항의전화를 걸었고 100만개의 이메일을 보냈다. 정치권은 이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겁을 집어먹었고 사람들은 작은 참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믿게 됐다.

클린턴 탄핵 사건이 종결된 뒤에도 이 단체는 활동을 계속했다. 2000년 의회 선거 때는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었다. 탄핵을 지지했던 현직 의원들을 심판하겠다는 이들의 전략은 먹혀들었다. 5일 만에 25만달러의 선거운동 자금이 모였고 무브온은 대대적인 낙선운동을 전개했다. 석달 동안 1300만달러가 모였고 자원봉사 서약은 70만 시간에 이르렀다.

거대 자본과 거대 언론이 여론을 주도하는 선거 국면에서 시민들이 직접 여론 형성에 개입하는 이런 움직임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현상이었다. 웹의 진화는 직접 민주주의를 부분적으로나마 부화시켰다. 무브원은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 단체로 부상했다. 회원은 300만명을 넘어섰고 기부도 줄을 잇고 있다. 퀀텀펀드의 조지 소로스는 무려 2300만달러를 이 단체에 기부했다.

무브온은 정치뿐만 아니라 반전, 환경, 언론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라크에서 미군 사망자가 1천명을 넘었을 때는 1천개 촛불을 켜는 추도집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무브온은 이제 반전운동의 구심점으로 자리잡았다. 2003년에는 '30초 안에 부시 표현하기'라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영화 '화씨 911'을 제작한 마이클 무어가 심사위원을 맡았고 당선된 작품은 TV광고로도 방영됐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는 전화파티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무브온 사이트에 접속해 주소를 입력하면 자신이 사는 집 근처에서 열리는 파티의 주소와 시간이 표시된다. 파티에서는 피자를 먹으면서 정치 토론을 벌인다. 대부분은 공화당의 지배를 끝장내자는 게 토론 주제다. 무브온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끌어내고 있다.

무브온은 사람들에게 변화의 희망을 안겨줬다. 무브온은 정치에 둔감한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었고 행동으로 이끌었다. 블레이즈는 말한다. "우리는 89달러95센트(웹사이트 개설비용)로 1억명과 동시에 교신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언제든 순간적으로 그리고 조직적으로 반짝 캠페인을 전개할 수 있다."

by 100명 2008. 3. 2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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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조명밑에서 보면 이쁘지 않은 여자도 아름답게 보이며, 면사포를 쓴 신부가 유난히 아름답게 보인 것도 베일에 가려있으면 휠씬아름답게 보인다. 이 원리를 이용한 회사가 나이론을 발명한 뒤퐁사이다.

1924. 셀로판 종이를 특허내고 세일을 했지만 인기가 없었다.

이 셀로판 종이를 팔던 세일즈맨은 결국 빚만지고 채권자인 빵집주인에게 셀로판 종이을 몰수당했다. 그리고 그 빵집 주인은 셀로판 종이를 빵을 포장해서 진열했다. 그러자 빵이 잘 팔리기 시작했다.

베일에 싸인 빵이 신비로움을 준다. 또한 위생적이라는 심리적인 효과도 가져오게 됨으로 더욱 잘 팔리게 되었다. 불로 무엇을 구울 때 불은 그 물건에 어느 쪽에 있는가?라고 질문하면 보통은 아래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강가에서 고기를 구울 때 불은 옆에 있으며 돋보기를 이용하여 종이를 태울때는 불은 위에 있게된다.

.역발상법

순서를 바꾸는 발명, 반대로 생각하는 발명. 목적을 바꾸는 발명. 계획을 바꾸는 발명. 부정과 긍정을 바꾸는 발명. 상하를 바꾸는 발명. 역할을 반대로 하는 발명. 방향을 반대로 하는 발명. 질을 반대로 하는 발명. 색을 반대로 하는 발명

▷역 발상법- 흡입송풍 겸용 진공청소기 사각지대나 구석진 곳 먼지-흡입방법이 아닌 반대로 송풍으로 바람을 불게하여 먼지를 일으킨 뒤 다시 흡입기능으로 돌아가는 장치 손으로 가는 자전거, 거꾸로 가는 시계

. 자신의 역할을 최대로 활용하자(역할 발상법)- 여성, 어머니, 며느리, 직장인등.... 동시에 여러 가지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분야에서 자신의 역할을 행사하는 것.

) 젓가락을 잃어버리는 자녀을 위해 도시락통에 잣가락 넣는 공간 마련 승마용 안전벨트-슈퍼맨의 주인공 영화배우 크리스토퍼 리브가가 말에서 떨어져 전신마비가 왔을 때.

. 자신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상대방 또는 상대물건의 입장이 된 것처럼 입장을 바꾸어서 상상해 보자

(입장전환법) 경제적으로 뛰어나게 한 발명, 성능을 최대로 한 발명, 효과를 최대로 한 발명, 용도를 다양하게 한 발명, 편리하고 위생적이게 한 발명, 위험하지 않도록 한 발명, 고장과 불량품을 적게 하는 발명 ,이동이 용이한 발명, 즐겁게 해주는 발명, 멋과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발명, 환경 오염을 줄이는 발명, 건강에 도움을 주는 발명

예시1) 일본----한 아이의 엄마가 자신의 아기가 머리가 납작한 베게 때문에 납작한 머리가 되는 것을 보고 도너츠형 베게 발명

예시2) 전화기를 가지고 입장전환법으로 발명 (노인의 입장) 노인의 특징-시력, 청력, 근력이 떨어짐.

숫자버튼이 큰 전화기. 숫자버튼의 숫자와 보색대비가 확실한 전화기

가벼운 재질의 전화기. 음성버튼 전화기. 야광처리 전화기. 보청기능 헤드폰전화기. 음성인식 전화기.

. 색깔있는 발상을 해보자

빨간 짜장, 면도날 색깔 변화(찔레트). 카멜레온 페인트(화성산업). 온도변화 우유병. 색깔변하는 모자 (혈압 상승시). 부패정도을 알려주는 팩(신선도 고기). 김치가 익어가는 것을 알려주는 장치

SCAMPER의 발명 기법을 통한 아이디어 발상 연습

SCAMPER는 ‘체크리스트 법’에 속하는 것으로 기존의 제품을 다소간 개조하여

신제품을 발명해 내는데 유용하게 활용되는 질문기법이다. SCAMPER는 Osborn의 질문 리스트를 재조직하여 만든 것이다. 원래 Osborn은 아이디어를 향상시키는 약75가지의 질문을 제시하고 이들을 9개로 압축하였다. 이를 다시 Eberle가 재구성하여 7가지 질문으로 구성하였다. SCAMPER란 7가지 질문에 있는 핵심 단어들의 첫 철자를 따서 기억하기에 편리하도록 만든 약성어이다. 각 철자를 보면 아이디어를 자극할 수 있는 질문을 떠올릴 수 있다. 약성어를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S(substitute, 대치하기), C(combine, 결합하기),A(adapt, 응용하기), M(modify - magnify - minify, 수정, 확대, 축소하기), P(put to other use, 새로운 용도), E(eliminate, 제거하기), R(rearrange-reverse, 재배열하기)의 약자들이다. 부분별로 제기할 있는 질문들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S(substitute? 대치시키면?)

▶이 제품을 어린이(남자, 여자, 노인들, 젊은이들, 노동자)가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성분으로 대치시킬 수는 없는가?

▶재료를 다른 것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생산의 과정을 다르게 변화시키려면 어떻게 할까?

▶다른 에너지로 대치시키면 어떻게 될까?

▶만약, 장소를 바꾸면 어떻게 될까?

▶음성을 다르게 대치시키면 어떻게 될까?

▶이 제품과 대치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2) C(combine, 결합하면?)

A의 기능과 B기능을 결합하면 어떻게 될까?

A의 기능과 B기능을 섞어서 새로운 것은 만들 수 없을까?

A의 기능 앙상블을 이루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A단원과 B단원을 재구성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A의 아이디어와 B의 아이디어를 조합시키면 어떻게 될까?

(3) A(adapt? 응용하면?)

▶이 아이디어를 응용하면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까?

▶이 제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이 아이디어에서 각색하여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이 아이디어를 ~에 활용하게 각색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제품의 기능과 비슷한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이 기능은 어떤 아이디어를 시사하는가?

▶이 제품의 아이디어와 기존 제품의 아이디어와 비슷한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좀 더 낫게 각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4) M(modify - magnify - minify? 수정, 확대, 축소하면?)

▶이 모양을 좀 더 확대시키면 어떻게 될까?

▶이 제품의 모양을 좀 더 작게 축소시키면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까?

▶이 모양을 움직이게(이동하기, 들어올리기, 고정시키기 등) 쉽게 변형시키려면 어떻게할까?

▶이 제품이 시사하는 의미를 좀 더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이 제품의 색깔(소리, 향기, 형태 등)을 바꾸면 어떻게 될까?

▶이 아이디어를 활용할 빈도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 제품의 성능을 더 강하게(약하게, 가볍게. 간소화하게. 무겁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설명하는 방식을 다르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야기의 구성을 어떻게 수정하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까?

(5) P(put to other use? 새로운 용도는?)

▶이 제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면 어떤 용도들이있을까?

▶기존의 제품의 기능 중 일부를 ~수정하여 사용한다면 어떤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까?

▶이 아이디어의 맥락을 ~로 바꾸면 어떤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까?

▶이 제품의 모양, 무게 또는 형태로 보아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용도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6) E(eliminate? 제거하면?)

▶이 제품에서 ~을 없애 버리면 어떻게 될까?

▶이 제품에서 부품 수를 줄이면 어떤 모양의 제품이 될까?

▶이 제품에서 없어도 되는 기능들은 어떤 것들인가?

(7) R(rearrange-reverse? 재배열하면?)

~와 ~의 인물 역할을 바꾸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이 조명 기구의 배치를(위에서 아래로→아래서 위로) 바꿀 수 있는가?

▶이 제품을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하려면 ~와 ~의 위치를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

▶일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려면 스케줄을 어떻게 해야할까?

▶근무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출퇴근 시간을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가?

▶이 이야기에서 원인과 결과를 바뀌면 어떻게 전개되어야 하는가?

▶일의 효율성을 위하여 가구나 기기를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가?

▶노동자의 입장에서 생산라인을 다시 조정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제품의 구성 요소를 상호 교환하면 어떤 제품으로 될까?

아이디어 발상기법의 계보

Creative Action, 영어로는 이렇게 쓴다. "발상", 또는 "창조행위"라고 번역할 수 있겠다. 발상법은 주로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개발되어 왔다. 발상을 이끌어 가는 프로세스에 따라서 다음의 4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1.연상자극법

연상 행위를 자극하는 방법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발상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머리 한쪽 구석에 있는 정보 한조각이 우연한 계기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 계기가 되는 것이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5감(또는 제6감)에 의한 자극이다. 연상자극법은 자극을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해하기 쉬운 예로 "카타로그법"이라는 발상법이 있다. 자연풍경, 도시의 혼잡한 도로, 잡지 광고등의 사진을 파일링해서 카타로그를 만든다. 그 카타로그를 보면서 시각 이미지의 자극을 유발하여 발상을 시도하는 방법이다.

이외에도 연상열거법에는 속담이나 고사성어등을 통해 발상하는 "속담법", "체크리스트법"등 여러 가지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 카타로그법

Visual Confrontation - 인테리어/익스테리어에 많은 신경을 쓴 방에 모여, 영상을 보면서 편안한 분위기속에서 발상한다. 독일에서 고안된 방법

◇ 속담발상법 - 속담, 격언, 고사성어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발상한다. 예를 들면 [百聞이 不如一見] -> [남에게 듣는 것보다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한 정보가 더 확실] -> [음성과 함께 문자정보나 화상정보도 기록하는 DAT를 개발한다]라는 식.

◇ 워드프로세서 소프트 발상법 - 일본에서 많이 쓰는 발상법. 일본어의 한자는 동일한 음이라도 여러 가지 글자가 있을 수 있고, 또 같은 한자라도 여러 가지 읽는 방법이 있는 데서 착안된 발상법. 예를 들어, 샤프의 세탁기인 신간센(新乾洗)은 고속철도인 신간센(新幹線)과 발음이 같은데, 일본어 워드프로세서에서는 신간센이라고 치고 한자변환키를 누르면 위의 두가지 한자가 모두 나온다.

2.발상전환법

발상의 틀을 바꾸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늘 보아 오던 세계를 떠나서 자신을 소위 가상현실의 공간에 위치시켜 본다. 여기서 "자기가 만약 냉장고라면 무엇을 느낄까?"라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냉장고는 "확실히 놓여 있는 것은 질렸다. 목욕탕의 탕속으로 들어가고 싶다."등등을 생각하지는 않을까? 그렇다면 "목욕탕에 놓을 수 있는 냉장고를 개발하면 어떨까"하는 상품 개발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가 나온다. 이와같이 자신을 상품등의 물건으로 바꾸어 놓고 발상을 전환하는 방법을 "의물화법(擬物化法)"이라고 한다.

전혀 다른 분야의 시스템을 해석해서 다른 분야에 적용해 보는 발상전환법도 있다.

생물의 기능을 공학적으로 활용하는 연구분야를 바이오닉스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방울뱀의 기관 연구로부터 열을 감지해 추적하는 미사일이 개발된 사례가 있다. 이 바이오닉스를 비즈니스분야에 응용해서 하나의 산업시스템을 다른 산업에 응용하는 방법을 "시스템 어넬러지(System Analogy)"라 한다. 이외에도 기존의 상식을 뒤엎어서 발상하는 "역설정법"등이 있다.

◇ 수면법

◇ 속성열거법

◇ 의물화법 - 자신이 물건이 됐다고 생각하고 발상한다. [자신은 세탁기이다] -> [때로는 옷외에 다른 것도 빨고 싶다] -> [옷, 그릇도 씻을 수 있는 초만능 세탁기를 개발한다]라는 식

◇ 시스템 어넬러지 - 하나의 시스템에 주목하고, 다른 분야, 업종에 응용할 수 없는 지를 생각한다. 예를 들면, [편의점의 POS(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을 개인의 정보 정리술에 응용할 수는 없을까?]등

◇ 타운워칭법 - 말그대로 길을 걸으면서 발상한다. 그때 소형녹음기, 카메라, 비디오카메라, 메모지등을 준비하여 아이디어를 기록한다.

3.정보조합법

여러 가지 정보를 조합하여 발상을 촉진시키는 방법이다.

정보카드나 라벨을 사용한 발상법이 많이 알려져 있다. KJ법이 대표적인 예이다. KJ법은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취재하고, 거기서 얻어진 방대한 정보의 상호관계를 생각함으로써 새로운 발상을 만들어 낸다.

이외에 선택지(選擇肢)를 조합하여 발상하는 "형태분석법", 해외에서는 카드에 아이디어를 적고, Pin Board위에다 분류, 평가해가는 "Pin Card법"이 많이 쓰인다.

KJ법

NM법

◇ 역설정법

◇ 자극어법

◇ 관련수목법 - 여러 가지 사건관계를 조사해 가면서 정리하여 수목과 같은 그림을 그려가는 방법. 발전된 형태로서 "의사결정수목", "Pattern법"등이 있다.

◇ 핀카드법 - 원탁에서 복수의 사람이 카드를 돌리면서 아이디어를 기입하고, 핀보드에 붙여서 평가해간다. 독일에서 확립된 방법이다.

4.집단발상법

마지막으로 여러명의 사람이 공동작업으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집단발상법"이다

그중에서도 "브레인스토밍"이 대표적이다. 1930년대 후반에 미국 광고회사 BBDO사의 부사장이었던 알렉스 오즈본이 만든 방법으로, 역사적으로 봐도 집단발상법을 확립한 의미는 크다.

집단발상법은 브레인스토밍을 기본으로 고든법, 브레인라이팅법등의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 브레인스토밍

◇ 고든법

STOP & GO 브레인스토밍

635법/브레인라이팅

by 100명 2008. 3. 28. 21:48
기발한 아이디어는 곧 잊혀진다.
정말 좋은 생각이라고 떠올려서 잊어버리지 않겠다고 생각을 하더라도 다른 일을 하고 나면 깨끗하게 잊어버린다.

좋은 아이디어를 잊어버린 안타까움에 못이겨 다른 생각을 또 하다보면 아까의 좋은 생각이 얼핏 드러날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은 흩날리는 커텐에 가려진 풍경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잊혀진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게 꼭 생각일 필요는 없고 동작일수도 있고, 외부의 다른 자극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작은 조각으로 이뤄진 생각이 어디있는지를 까먹기 때문일것으로 추측한다. 2가지 정도 가설을 생각해 보겠다.
아이디어 조각이 어느정도의 신호를 받고 있다가도, 그것이 원래 가진 신호가 너무 적기 때문에 다른곳에 또 신호를 보내다 보면 좋은 생각으로 가는 신호가 끊어지는 것이다.
또는 아이디어를 이루는 생각의 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그것이 수많은 그림과 음악이 담겨있는 신경망에서 희미하게 저장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생각의 개별적인 성격은 그대로이지만 단지 희미할 뿐이라는 것이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에게 어느 정도 충격과 감동을 주더라도 그것에 만족하지 말고 그것을 따로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아이디어의 생각의 수를 늘리는 쪽으로 행동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또는 물리 세계에 메모로 그것을 기억시켜 놓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당신에게 너무 많은 메모가 정리되지 않은 채로 있다면 물리세계의 생각의 수를 늘리는 방법을 써서 그 메모의 개수나 크기를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by 100명 2008. 3. 28. 21:47
개별여행자를 위한 일본 온천 해부
연합르페르|기사입력 2008-02-18 09:46


도쿄든, 오사카든 일본으로 개별여행을 가는 한국인의 일정은 대동소이하다. 도쿄 3박 4일이라면 도쿄 시내 관광에 대부분을 할애하고, 나머지는 디즈니랜드나 요코하마에 다녀오게 된다. 오사카 3박 4일이라면 오사카, 교토, 고베, 나라에 각각 하루 정도를 분배해 여행을 마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별여행은 자유롭게 원하는 곳을 둘러보는 것인데, 이렇듯 패턴이 정형화된 것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막상 다른 장소를 가려고 해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남들 다 들르는 곳을 지나치자니 어딘가 석연치 않은 마음이 생긴다.

따라서 개별여행 중 온천에 다녀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예전부터 유명한 온천 관광지인 하코네(箱根)에서도 호수나 신사를 보는 데 바쁠 뿐, 온천에 갈 만한 여유는 없다.


하지만 온천은 일본의 자연을 가장 잘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이다. 노천온천에 들어가 앞에 펼쳐진 멋진 풍광을 바라보며 피로를 푸는 것은 최고의 기쁨과 안락함을 얻는 방법이다.

숙박을 하지 않고 온천에만 들를 경우 비용은 생각보다 비싸게 들지 않는다. 온천 입장료는 대개 500~1천 엔인데, 왕복 교통비가 오히려 더 비싸다.

일본의 전형적인 시골인 온천 마을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행의 재미를 선사한다. 마을에는 허름한 상점과 기념품점, 식당이 자리해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에 나서도 좋다.

일본 관광경제신문에서는 지난해 12월 일본 열도 전역에 있는 온천을 대상으로 '온천 100선'을 뽑는 흥미로운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일본의 유명 여행사, 항공사, 철도회사, 호텔 등이 참가해 분위기, 지명도, 온천 수질, 시설 등 4가지 요소를 통해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군마(群馬) 현의 구사쓰(草津) 온천이 2006년에 이어 일본 최고의 온천으로 선정됐다. 도쿄에서 멀지 않은 구사쓰는 지명도와 온천 수질에서 1위, 분위기에서 3위, 시설에서 6위로 꼽혔다.

구사쓰 온천 다음으로는 규슈의 예쁜 온천 마을인 유후인(由布院ㆍ2위)과 구로카와(黑川ㆍ3위), 홋카이도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인 노보리베츠(登別ㆍ4위), 모래 찜질로 알려진 이부스키(指宿ㆍ5위), 조용하고 평화로운 아리마(有馬ㆍ6위)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시코쿠의 도고(道後), 온천 지옥 순례로 이름난 벳푸(別府), 한국인에게는 아직 생소한 와쿠라(和倉)와 키노사키(城崎)가 7∼10위를 차지했다.

이 중에는 개별여행객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어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도 있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나고야, 삿포로 등 개별여행객이 거점으로 삼는 도시에서 당일치기로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온천들을 정리했다.


몇몇 온천들은 JR 패스가 없으면 왕복 교통비와 온천 입장료가 1만 엔 가까이 들어서 비용이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 여행의 고갱이는 이렇게 작은 온천 마을에 숨겨져 있다.

▲ 일본의 3대 온천

온천을 다니다 보면 '일본 3대 온천'이라고 홍보하는 곳들이 심심찮게 있다. 실제로 일본에는 종류에 따라 다양한 3대 온천이 존재한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는 도고 온천, 아리마 온천, 와카야마 현의 시라하마(白浜) 온천이 3대 온천이다. 반면 '3대 약탕(藥湯)'에는 구사쓰 온천, 아리마 온천, 니가타 현의 마쓰노야마(松之山) 온천이 포함된다.


한편 3대 미인 온천에는 군마 현 카와나카(川中) 온천, 시마네 현 유노카와 온천, 와카야마 현 류진(龍神) 온천이 속한다. 이들 온천은 '피부가 좋아지는 온천'으로 자신들을 알리고 있다.

문헌 자료로 남아 있다는 일본의 3대 명탕은 자타가 공인하는 일본 최고의 온천들이다. 구사쓰 온천, 아리마 온천, 게로 온천이 3대 명탕이다. 이렇게 이름이 거론되는 온천들은 온천수의 수질이 뛰어나고, 시설이 좋은 온천이라고 보면 무방하다.
by 100명 2008. 2. 18. 09:55
[이지상의 세계문화기행]〈112·끝>태국 방콕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7-07-06 10:45

방콕은 사람을 들뜨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후텁지근한 열기와 뜨거운 햇살 아래서 몸과 마음의 긴장은 풀리고, 배를 타고 넘실거리는 차오프라야 강을 달리다 보면 낯선 이국 땅에 왔음을 실감한다. 온갖 과일과 음식, 피로를 풀어 주는 마사지, 라이브 뮤직 등도 즐길 수 있다. 그 흥분이 지나쳐 금단의 환락가를 기웃거리는 여행자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왓프라께오(에메랄드 사원), 왓아룬(새벽의 사원) 등 아름다운 불교 유적지와 함께 태국 사람들의 순박한 미소와 인심에 감탄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상이라는 궤도를 이탈하는 순간, 그동안 자신을 규정했던 관습과 의식에서 해방되며 모든 것이 다 허용될 것 같은 아찔한 자유를 느끼게 된다. 방콕에서 이를 잘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카오산 로드라는 거리다.

1960년대를 거쳐 70년대로 넘어오면서 서양에서는 반문화 운동이 일어났다. 젊은이들은 효율성과 경쟁을 내세우는 숨막힐 듯한 산업사회에 반항하며, 배낭을 둘러메고 인도나 동남아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여행 행태는 예전과 달랐다. 사회로 복귀할 의무가 없었던 그들은 시간에 쫓기지 않은 채 장기간 자유롭게 여행하는 삶을 살았다. 이들의 근거지를 흔히 ‘3K’라 불렀는데, 인도네시아 발리의 쿠타 비치, 네팔의 카트만두,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이었다. 이곳들에는 엄청나게 싼 숙소들이 들어섰고, 히피들은 마리화나를 피워대며 장기 체류를 했다. 그러다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고 정치적으로 격변기를 맞으며 새로운 ‘K’로 부상한 곳이 바로 태국 방콕의 카오산 로드다.

이곳은 여행자들의 해방구와도 같은 곳이다. 거리 주변에는 3000∼4000원의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부터 에어컨과 화장실이 딸린 1만∼3만원대의 여행자 숙소 수백개가 몰려 있다. 또 식당, 오픈 카페, 환전소, 저렴한 비행기표를 파는 여행사, 국제전화 거는 곳, 편의점, 약국, 술집, 옷가게, 기념품 상점, 마사지 숍 등 여행자를 위한 모든 것이 모여 있다.

이 주변은 방콕 관광의 중심지다. 걸어서 20∼30분 거리에 왕궁과 에메랄드 불상을 모셔 놓은 왓프라께오, 부처님의 와상이 있는 왓포(포 사원)와 왕의 광장이란 뜻의 사남 루앙과 국립 박물관 등이 있다. 또한 강을 건너면 왓아룬이 있으며, 강변에서 통근배나 유람선을 타고 차오프라야 강을 달릴 수가 있다.

◇공항버스를 타고 카오산 로드로 가는 배낭 여행자들

한국 여행자들이 이 거리에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때는 1990년대 초부터다. 90년대 중반부터는 한국 배낭 여행자들을 상대로 하는 음식점, 게스트 하우스들도 생겼으며, 방콕보다도 카오산 로드에서의 추억을 더 그리워하는 여행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곳에는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이 거리는 태국이되 태국이 아니고, 획일적인 의식이 지배하는 곳이 아니다. 물론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은 있지만, 그 외에는 모두 자유다. 철학자 들뢰즈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곳은 어느 세상으로부터도 탈코드·탈영토화 된 곳이다. 젊은 여행자들은 자신들이 소속됐던 영토와 코드를 벗어나, 이곳에서 자신들과 같은 부류의 여행자들을 만나 해방감을 만끽한다.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 카오산 로드는 방콕의 명소가 되었다. 어떤 역사 유적지나 특별한 볼거리가 있어서가 아니라,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이 모여들어 만드는 다양한 풍경과 자유의 열기를 보려고 관광객들이 찾는 것이다.

◇카오산 로드에서 머리를 따는 서양 아이들(왼쪽) ◇카오산 로드의 식당

이런 과정에서 이곳의 임대료는 치솟았다. 자본이 투자되면서 점점 고급 숙소와 음식점, 술집들이 들어섰으며 외국 여행자들뿐 아니라 방콕의 돈 있는 젊은이들이 몰려와 놀기 시작했다. 그러자 배낭여행자들은 카오산로드 주변으로 밀려났고, 그들이 뿜어내는 열기도 그들을 따라 주변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카오산 로드를 중심으로 한 이 일대는 세계 어디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여행자의 거리가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거리를 거니는 것은 단지 먹고 마시고 놀고 싶은 충동 때문이 아니다. 그런 것은 방콕 어디서나, 아니 세계 어디서나 가능하다. 그들은 자유를 갈망하는 여행자들이 뿜어내는 열기에 취해, 각박하고 틀에 사로잡힌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 할 수 있는 해방감을 맛보기 위해 올여름에도 수많은 여행자들이 배낭을 메고 이 거리로 찾아들고 있다.

여행작가(blog.naver.com/roadjisang)

◇카오산 로드의 광고

# 여행 에피소드

이 거리에 처음 갔을 때는 1988년 늦가을이었다. 그때만 해도 한국인 보기가 매우 힘들어, 이 거리의 많은 상인들은 ‘까올리(코리아)’라며 신기해하고 반가워했다. 그후 인도 여행을 마치고 다시 방콕에 들른 것은 1991년 초였는데, 한국 여행자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곳의 여행사 사람이나 음식점 종업원들이 한국인에게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알아 보니 이곳에 장기체류하며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몇몇 한국 여행자들 때문에 한국인 이미지가 매우 나빠져 있었다. 또한 점점 사람들이 밀려들면서 상인들과 숙소 종업원들도 불친절해지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없었던 마사지 업소도 생겼고,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종업원을 고용해 손님을 끄는 술집도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에 실망하고 예전의 소박한 분위기를 그리워하는 여행자들은 주변으로 물러가기 시작했지만, 그곳도 어김없이 자본의 집중과 인간소외는 발생하고 있다.

# 여행정보

수완나품 신공항 청사 바로 앞에서 카오산 로드까지 AE2 공항버스가 가는데,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는 이 버스보다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시내버스가 더 빠르다. 공항청사 앞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교통센터까지 가서 556번 시내버스를 타면 카오산로드까지 간다.

by 100명 2007. 7. 23. 21:30
[이지상의 세계문화기행]<111>태국 수코타이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7-06-29 10:18

방콕에서 북쪽으로 약 450㎞ 올라가면 수코타이란 도시가 나온다. 수코타이란 ‘행복의 새벽’이란 뜻으로, 수코타이 왕조는 태국 최초의 독립국가였다.

타이족은 그전까지 현재의 캄보디아 북부 지방에서 일어난 앙코르 왕국에 조공으로 성스러운 물을 바쳐야 했는데, 그 물은 앙코르 왕국이 의식에 사용했다. 그러나 많은 물을 항아리로 나르다 보니 자꾸 깨져, 타이족은 대나무를 이용한 용기를 개발했다고 한다. 그러자 타이족의 지혜로움을 두려워한 앙코르 왕국은 용맹스러운 장군을 보내 공격했고, 프라 루앙이란 사람이 이를 물리치고 수코타이 왕조를 창건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둘째 아들 람캄행은 왕국의 영토를 열 배나 확장시켰고, 타이 문자를 만들었으며 불교를 크게 일으켰다. 또한 중국을 직접 방문해 도자기 굽는 법을 전수받는 등 문화 교류에 노력하며 왕국을 크게 발전시켰다. 그러나 그의 아들들이 종교에 빠져 나라는 점점 기울어졌고, 그들의 속국에 속했던 남부의 아유타야에서 일어난 왕조에 밀리게 되니 수코타이는 15세기 중반부터 황폐하게 된다. 새로 일어난 아유타야 왕조는 18세기 후반까지 번성했고, 그 뒤를 이은 차크리 왕조가 현재의 수도 방콕으로 옮긴 후, 지금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태국의 역사 속에서 태국인들은 수코타이를 마치 우리의 경주와 같은 고도로 사랑하고 있다. 도시는 평화롭고 고즈넉해서 또 다른 태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코타이는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로 나뉘어져 있는데, 예스런 수코타이의 진면목을 보려면 구시가지에 있는 역사공원으로 가야 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에는 수코타이 시대의 모든 유적이 복원되어 있다.

매표소를 통과해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관광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곳은 연잎이 가득한 연못이다. 연못의 이름은 뜨라팡통(황금연못)이고, 연못 안의 섬에는 뜨라팡통 사원이 있다. 이 사원에는 부처님의 발자국이 새겨진 돌이 보존되고 있으며, 이것을 기리기 위한 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다.

역사공원 안에는 이곳 말고도 많은 연못이 눈에 띄고, 연못 안의 조그만 섬에는 뜨라팡 응은(은 연못) 사원 등이 있다. 사시 사원 역시 연못 안에 있는 섬에 세워졌는데, 커다란 스리랑카 양식의 탑이 남아 있다. 이 연못들은 번뇌에 가득 찬 속세와 불상이 모셔진 피안의 세계를 구분 짓는 경계라고 할 수 있다.

수코타이 역사공원은 다른 번잡한 유적지와는 달리 한적한 곳이라, 천천히 거니는 시간 자체가 큰 기쁨이 된다. 그러나 마하탓 사원과 옛 왕궁터를 보게 되면 그 장엄함에 작은 충격을 받는다. 그리스·로마 시대의 유적처럼 하늘 높이 빽빽이 늘어선 높고 거대한 열주들을 바라보는 순간, 화려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것 같은 태국 불교 유적지에 대한 이미지가 깨져 나간다.

마하탓 사원은 왕실이 참배하던 불교사원으로, 근처에는 왕궁터의 흔적이 남아 있고 주변은 물이 가득한 사각형 형태의 해자가 둘러싸고 있다. 계단 높은 곳에 모셔진 불상을 감상하고 이곳저곳 남겨진 유물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지만, 오랜 세월 속에 바래진 터를 이리저리 거닐며 수백 년 전에 이곳에서 행해졌을 의식들을 상상해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마침 이곳을 방문했을 때가 석양이 세상을 붉은 빛으로 물들게 하는 시간이라면 그 황홀함이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연꽃이 가득한 연못.

수코타이는 태국인들에게 매우 소중한 곳이다. 비로소 역사 속에 자신들을 분명하게 드러낸 최초의 나라였고, 이를 통해 민족적 자각을 하게 된다. 비록 13세기 중반에 일어나 14세기 후반까지 짧게 존재했지만, 그들이 정착시킨 불교와 그들이 남겨놓은 불교 유적지는 모든 태국인의 마음 속에 남아 있다. 지금도 그곳을 거닐다 보면 외국 관광객들 못지않게 태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단체 관람을 하는 동자승들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잡아 끈다. 복장이나 승려라는 신분 때문만이 아니라, 대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그들의 순박한 미소 때문이다. 상업성에 물든 번잡한 관광지나 해변에서 느낄 수 없는 문화, 역사의 깊고 고요한 맛을 수코타이에서는 느낄 수 있다.

여행작가(blog.naver.com/roadjisang)

#여행 에피소드

태국의 3대 세력은 왕실, 군부, 승려 집단이다. 특히 스님들은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그들에게는 탁발공양의 전통이 남아 있어, 새벽이면 스님들은 맨발로 발우를 들고 거리를 다닌다. 시민들은 스님이 오면 존경의 표시로 신발을 벗고, 공손히 음식이 담겨진 예쁜 봉지를 발우에 넣는다. 나는 우연히 방콕에서 젊은 스님과 약 열흘 동안 같이 기거한 적이 있었다. 불교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던 20대 초반의 스님이 새벽에 나가 탁발공양을 하고 오면, 우리는 그 음식을 함께 나눠 먹었다. 태국 스님들은 우리와 달리 육식을 해서 소고기, 돼지고기, 생선도 같이 먹었다.

이렇게 친해지자 아무도 없을 때는 둘이 레슬링도 하면서 친구처럼 지냈는데, 그의 고향에 같이 가기 위해 길을 나서자 스님의 태도가 갑자기 달라졌다. 자신의 짐을 들라고 요구하고, 자기 뒤에 따라 오라고 하면서 심술을 부렸다. 그의 돌변한 태도에 매우 당혹스러웠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태국 스님들은 가족들조차 겸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끼리 있을 때는 내가 레슬링을 하며 메다꽂기도 했으니, 그는 나를 특별 대접했던 것이다. 그는 밖에서 남의 눈에 띌 때는 자신을 대접하기 바란 것인데, 유교 문화권에서 온 나는 “나이도 어린 친구가…”하는 식으로 받아들였으니 그는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던 것이다. 지금은 다 지나간 추억이다. 그는 지금 환속하여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여행정보

수코타이로 가려면 방콕의 북부 터미널에서 버스를 탄다. 약 7∼8시간이 걸린다. 수코타이는 북부 도시 치앙마이로 가는 길에 들러도 된다. 수코타이에서 치앙마이까지는 버스로 약 5시간이 소요된다. 태국에서 버스를 탈 때는 긴 소매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조절이 잘 안 돼 너무 춥기 때문이다.

by 100명 2007. 7. 23. 21:29
토론토 북부 한식당 '대표주자'
사리원(Sariwon)


고급스런 내부에 화장실 등 돋보여

▲ 쏜힐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한식집 중 하나인 '사리원' 입구.
‘여름철에 가장 생각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한국사람들에게 물어본다면, 많은 이들이 망설임 없이 냉면을 처음 손꼽으리라 짐작한다. 푹푹 찌는 한 여름, 무더위에 지쳐 입맛이 없을 때 먹는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은 여름을 견뎌낼 힘을 준다.

냉면은 조선 후기부터 먹기 시작했는데, 이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동국세시기(1849년, 홍석모)에서 찾을 수 있다. ‘겨울철의 시식으로서 메밀국수에 무김치, 배추김치를 넣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얹은 냉면이 있다.’ 한국의 세시풍속에 따르자면, 냉면은 동짓날에 먹는 겨울 음식이었다. 그러나 현대로 오면서 그 시원하고 담백한 맛에 여름에 즐겨 찾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맛있는 냉면으로 소문난 사리원을 찾았다. 쏜힐에 위치한 이 곳에 들어서자 진한 갈비 냄새가 가득하다. 갈색 나무와 깔끔한 조명으로 장식된 내부는 꼭 한국의 고깃집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식탁 마다 화재를 대비한 위한 안전 시설물을 설치해 놓은 외에는 특별한 장식품은 없지만 오히려 단순한 멋이 있다.

▲ 한정식상. 다양한 반찬이 나온다.
냉면을 찾아 왔으나, 가게 안 가득 풍기는 갈비냄새에 끌려 어느새 양념갈비($20.95: 2인분 주문이 기본임)를 주문했다. 잡채와 샐러드를 비롯한 한국식의 밑반찬이 10가지 먼저 나와 고기가 익기를 기다리는 무료함을 달래주었다. 구운 고기는 겨자가 있는 소스에 찍어 먹는데,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절로 떠오른다. 된장찌개가 곁들여 서비스 되는데, 된장보다는 고추장이 많이 들어 있어 진한 된장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고기를 먹고 나서 주문한 것은 오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평양식 물냉면($10.95)과 비빔냉면($11.95) 이다. 가격은 다른 곳보다 비싼 편이다. 사리원 냉면은 토론토에서는 유일하게 냉면전문 기계로 바로 면을 뽑아 사용한다. 또한 한국 전통 냉면 맛을 살리기 위해 냉면 전문 가루 등 모든 재료를 한국에서 공급 받는다고 한다. 사실 사리원에서는 냉면을 처음 먹는 것인데, 사리원에 오기 전에 이미 여러 곳에서 냉면을 먹고 실망한 지라, 한국에서 먹던 그 맛있기를 기대했다. 냉면이 나오자마자 가위로 면을 잘라 비비는데 좀처럼 물냉면의 사리가 잘 풀어지지 않는다. 김정훈(29) 매니저에게 설명에 의하면 이는 면을 바로 뽑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뭉쳐 있는 냉면이 만족스럽지 않다. 면을 푸는 것을 포기하고 물냉면 한 젓가락 집어 먹었는데, 퍼지지 않고 쫄깃쫄깃한 면이 맘에 들지만 약간 질긴 느낌을 주기도 한다. 물냉면 국물은 잘 고아진 고기 국물에 살짝 단 맛이 더해져 있는데 조미료를 사용 하지 않아서 그런지 단백하고 먹고 나서도 갈증이 없었다.

빨간색의 고추장 소스가 듬뿍 뿌려져 나온 비빔냉면 또한 괜찮았다. 매운 것에 익숙하지 않은 한인들에게 조금 매울 수 도 있겠다. 속쓰림을 대비하기 위해 냉면과 같이 나온 육수를 잊지 않고 먹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다. 고명으로 나온 초절임 무와 배 그리고 계란 고기는 여느 곳과 비슷했으나 다른 곳에 비해 고기의 양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고기가 건조하지 않고 쫄깃했다.

점심시간에는 갈비 한대와 냉면 세트($17.95)가 있는다. 전체적으로 가격이 일반 한국 음식점보다는 비싼 편이다. 하지만 깔끔한 인테리어와 깨끗한 화장실 그리고 한국 전통 음식에 가까운 맛 때문에 손님을 접대하기에 좋은 곳이다.

사리원(SARIWON)

대표 김종한
7388 Yonge Street, Thornhill
905-881-5103
휠체어 진입 가능
주차 가능
단체연회석/피로연 가능(1층과 2층 270명 수용 가능)
영업시간 월~일 11:00am~10:30pm

by 100명 2007. 6. 23. 21:23
토론토에서 맛보는 몬트리올 음식
멜스 (Montreal Delicatessen Mel’s)


음식은 역시 퀘벡주가 최고

▲ 노랑색 벽색깔이 정감있게 다가오는 멜스의 외관
멜스(Mel’s)는 토론토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몬트리올 레스토랑 중 하나로 1997년 영업을 시작했다.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 1년 반 동안 몬트리올에 머물러서 그런지 몬트리올에 대한 나의 애정은 대단하다. 무심코 이 음식점 앞을 지나다가 우연히 몬트리올 델리케이티슨(Montreal Delicatessen)이라고 쓰여진 간판을 발견하고 몬트리올에서 먹었던 맛있는 훈제고기 샌드위치를 떠올리며 음식점 안으로 들어갔다.

음식점 안의 장식은 노랑색이 주를 이룬 밖의 장식과 비슷하게 노랑색의 벽에 아기자기한 장식물 달려있고 유럽풍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음식점의 장식들이 유럽 색깔을 가미해서 그런지 몬트리올 생로랑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벽화 중간에 쓰여진 특별 음식들의 메뉴판도 하나의 인테리어처럼 벽화와 잘 어우러진다. 밖에서 보기와는 다르게 음식점 안에는 10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준비 되어 있는데, 날씨 때문이라서 그런지 대부분의 손님은 Patio에 앉아있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테이블 유리 밑에 끼워져 있는 신문 기사였는데 뭔가 특별한 기사 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단순히 장식을 위해 끼워 넣은 것이었다.

▲ 바싹하게 구은 빵 사이에 훈제고기가 가득 채워진 샌드위치.
메뉴판을 들고 온 종업원 코리(23)씨에게 몇 가지의 음식을 추천 받은 후 시작 메뉴로 몬트리올 양파 숩(Montreal Onion Soup: $4.95)과 매트자 볼 숩(Matzoh Ball soup: $4.95)을 시켰다. 양파 숩은 큰 스페인 양파를 기름에 살짝 볶아 몇 시간 동안 끊여 만드는데 크루톤(crouton: 샐러드 장식용의 가미된 말린 빵 조각)과 스위스 치즈가 얹어져서 나와 한층 맛을 더한다. 다른 곳에 비해 그리 짜지 않아서 좋았으나 치즈가 조금 더 풍성하게 얹어 나왔다면 더 좋을 듯 하다. 매트자 볼 숩은 계란과 약간의 야채기름을 이용해 큰 공처럼 만들어 치킨 국물에 함에 나오는데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여, 아침 식사 대용으로 먹어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다음으로 주문 한 음식은 단연 퀘백(Qucbec)의 대표 음식으로도 불리는 푸틴(Poutine: $6.95)이었는데 큰 접시에 4명이 먹어도 될듯한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푸틴은 퀘백에서 1950~1970년 사이에 개발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데 학설도 다양하다. 그 중 하나의 학설은 1964년 로이 르 주셉(Roy Le Jucep) 음식점의 주인인 장폴 로이(Jean-Paul Roy)가 감자 칩에 뿌려 먹는 소스를 만들었는데 손님이 장폴 로이가 가게에서 파는 체다 치즈를 소스와 감자 칩을 섞어 먹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지금은 퀘백 뿐만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든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제 맛을 즐기려면 소스를 직접 만드는 전통 퀘백 음식점에서 맛보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이 음식점의 푸틴은 다른 패스트 푸드점에서 파는 푸틴보다 짜지도 않고 소스도 직접 만들어 맛있었지만 녹지 않고 덩어리로 얹혀 나와야 하는 체다 치즈가 아닌 얇게 채쳐진 체다 치즈로 나와 실망을 하고 말았다.

▲▲ 말린 빵조각과 치즈로 장식된 양파 스프와 계란(왼쪽). 야채기름을 이용하여 큰 공처럼 만들어져 닭고기 국물에 나오는 메트조볼 스프(오른쪽)
▲ 그레이비와 체다 치즈가 뿌려진 뿌띤.
이어 먹은 음식은 주메뉴인 스페셜 훈제고기 샌드위치(Montreal Smoked Meat Sandwich: $10.95)인데 바삭 한 빵 사이게 훈제고기가 가득 끼워져 나온 이 샌드위치는 그야말로 입에서 사르르 녹는 것 같았다. 멜스에서는 몬트리올에 있는 훈제고기 전문 음식점 레스터(Lester)에서 훈제고기를 직접 공급받는데 이는 맛의 차이 없이 양질의 고기를 손님들에게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 특별 메뉴에는 양배추 샐러드(Coleslaw)와 피클이 같이 나오며 음료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서 저렴한 가격에 훈제고기를 맛볼 수 있다.

종업원인 코지의 말에 따르면 이 음식점에 훈제고기보다는 일반 샌드위치나 하루 종일 제공되는 아침식사를 먹으로 오는 손님의 비율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베이컨 양상추 토마토 샌드위치(B.L.T Sandwich: $7.95)를 주문해 보았는데 이 레스토랑의 특별함은 없었지만 저렴하고 단백하며 맛있었다. 한동안 몬트리올에 그리움에 시달렸던 나로써는 몬트리올의 훈제고기 레스토랑과 똑같지는 않았지만 몬트리올 향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하고 맛있는 시간이었다. 퀘백에 있는 유럽풍 레스토랑의 아름다운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오늘 ‘몬트리올 델리케이티슨 멜스’에서 푸틴과 훈제고기를 맛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Montreal Delicatessen Mel’s
440 Bloor street West
416-966-8881
24시간 오픈(연중무휴)
LLBO 가능
주차장 없음

by 100명 2007. 6. 23. 21:22
싸고 담백한 라틴의 맛
Tacos E l Asador


멕시칸/엘살바도리안 레스토랑

▲ 크리스피 타코는 타코위에 사워크림과 토마토 소스가 언져 나오며 작은 양의 샐러드도 같이 제공된다.
타코스 엘 아사도(Tacos El Asador)는 크리스티 한인타운에 위치한 멕시칸/엘살바도리안(라틴 아메리카) 레스토랑이다. 이 음식점을 간혹 전통 멕시코 음식점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은 엘살바도리안 가족이 198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주인인 살바도르 곤잘레즈(Salvador Gonzalez, 55)가 주문을 받고 음식을 서브하는 데 언제 이 음식점을 열었냐는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 하며 ‘아주 오래 전’이라고 웃으며 말하는 모습이 참 소박하게 느껴진다.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간판 때문에 기대 없이 들어간 레스토랑 안에는 작은 공간에 7개 정도 되는 나무 테이블이 있었으며 2~4명 정도의 소규모 그룹 손님들이 7개의 테이블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실내 장식품으로 달려 있는 멕시코 브라질 등 여러 라틴 아메리카의 국기와 약간의 멕시칸 소품(판초)들은 고급스러워 보이지는 않았지만 라틴 아메리카의 색을 느낄 수 있었고 편안함을 주었다.

타코스 엘 아사도는 메뉴 판이 따로 없이 큰 메뉴보드를 정면 벽에 걸어 놓았는데, 주문은 계산대에 가서 하며 돈은 미리 내야 하는 반 셀프 형식의 레스토랑이다. 이 음식점의 메뉴는 단지 12여 가지 정도로 다른 곳에 비해서는 그 수가 작은 편이지만 싼 가격에 때문에 주머니 부담 없이 언제라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 입구는 어찌보면 컨비니언스 같지만 크리스티에 있어 친근한 곳이다.
첫 번째로 주문한 음식은 치킨 크리스피 타코(Chrispy Taco: $2.50)와 비프 브리또(Beef Burritos: $3.96))였는데 타코는 대표적인 멕시칸 음식으로 또르띠야(Tortillas: 만두 피 모양으로 만들어 구운 것)는 옥수수 가루로 만들어진다. 멕시코에서는 옥수수가 자라기 쉬운 토양 조건 때문에 많은 음식에 옥수수를 사용한다고 한다. 주인 아저씨 살바도르씨가 가져온 타코 위에는 토마토 소스와 사워 크림이 뿌려져 왔는데 한입 입에 먹었을 때 크리스피 타코를 주문해서 그런지 단백 하지만 치킨만 들어가 너무 간단하고 질긴 맛 때문에 그리 끌리진 않았다.

하지만 브리또(또르띠야에 밀가루가 더해져 구워지고 부드러우면 타코보다 2배 정도 큼)는 부드럽고 속에 가득 찬 재료 때문에 단번에 하나를 다 먹었다. 붉은 콩, 쌀, 양상추, 토마토, 치즈와 사워크림이 주 재료인데 느끼하기보단 신선하고 담백한 속 재료 때문에 누구에게라도 부담 없이 추천 해 줄 수 있겠다. 브리또 자체도로 맛있지만 모든 음식에 같이 나오는 멕시칸 스타일의 그린 살사소스나 레드 살사소스, 그리고 양파, 잘라피뇨(고추)와 함께 먹으면 새로운 맛을 더한다. 멕시칸 살사소스는 한국 고추장과 다른 혀를 마비시킬 정도의 매운 맛을 내는데 이는 아주 매력적이다.

주인에 의하면 ‘한국 사람은 꼭 주문한다’는 나초(Nachos: $5.50)를 시켜보았는데, 기존에 다른 곳에서 먹었던 것과는 다른 색다른 나초가 나왔다. 치즈 대신 붉은 콩과 아보카도, 실란트로(고수), 양파, 그리고 위에 살짝 뿌려진 페타 치즈가 타코스 엘 아사도의 특징인 담백함을 극대화 한다. 타코스 엘 아사도의 나초를 먹어 보면 왜 한국 사람들이 잊지 않고 나초를 주문하는지 알 수 있다. 조금 강한 맛을 원한다면 잘라피뇨 한쪽을 나초 위에 올리고 살사소스를 찍어먹으면 좋다.

한참 정신 없이 먹다가 옆 테이블을 둘러 보았더니 많은 외국인들이 퍼퍼사스(Pupusas: $2.50)를 먹고 있었다. 퍼퍼사스에는 반죽한 옥수수가루에 붉은 콩과 치즈, 치차론(Chicharrin)을 넣은 음식으로 식초에 절여진 분홍색의 양배추가 함께 나온다. 이 절여진 양배추는 다른 음식에 비해 기름을 많이 사용한 퍼퍼사스의 느끼함을 줄이기 위함인 것 같다.

겉모양은 꼭 우리나라 호떡 같고 맛은 빈대떡과 유사하다. 넉넉한 기름에 구워서인지 약간 느끼하여 외국인들에게는 인기 메뉴중의 하나이지만 한국인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메뉴이다.

마지막으로 주문한 음식은 치즈 퀘사딜라(Quesadilla: $2.50)로 또르띠야 안에 치즈만 가득 들어있는 간단한 음식이다. 갓 나온 따끈한 퀘사딜라 안에 잘라피뇨와 살사소스, 그리고 사이드로 나온 샐러드를 넣어 먹으면 그 맛은 단돈 $2.50에 먹을 수 있다고 믿겨지지 않으리라.

여러 가지 음식을 먹는 동안 시간이 밤 9시는 넘었는데 주인 살바도르씨는 어느새 문을 잠그고 있다. 먹는 동안에도 손님이 끊이지 안았었는데 문을 잠그자마자 뒤늦게 온 사람들이 아쉬운 눈빛으로 문을 두드려 본다. 타코스 엘 아사도 음식을 맛보자 한다면 문이 닫는 밤 9시 전에 가는 것은 필수이다. 가격이 매우 저렴하여($1.95~$16.95) 음식과 팁을 포함하여 1인당 $12불 정도면 배불이 먹을 수 있다. 약간의 군것질 거리로 먹길 원한다면 타코나 브리또, 퀘사딜라 중 하나로 충분 하다. 요즘과 같이 화창한 날씨에는 몇 가지 음식을 테이크 아웃(Take-out)하여 크리스티 공원 벤치에서 먹는 것도 재미일 듯 하다.

Tacos El Asador 690 Bloor Street West (Cross Street: Clinton Street)
416-538-9747
월요일~토요일: 12PM ~ 9PM
일요일: 2PM ~ 9PM
LLBO 가능
현금 only
주차장 없음

by 100명 2007. 6. 23. 21:19
입맛 없는 주말 가벼운 식사~
베트남 식당 포66 (Pho 66)




▲ 베트남식 쌀국수 Pho Chin Nan. 맑은 국물이 깔끔하고 질 좋은 쇠고기와 양파, 파를 고명으로 얹었다.
유난히 면을 좋아하는 어머니의 식성을 닮아가는 지, 외식을 하게 될 때면 나도 자꾸 면을 찾게 된다. 면이나 국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토론토는 그 얼마나 풍성한 먹거리를 자랑하는 가. 각종 면으로 만들어진 셀 수 없는 종류의 스파게티에 일본의 라멘, 볶기도 하고 삶기도 하는 중국의 면요리들, 태국의 꿰띠우... 이 중에 빠질 수가 없는 것이 바로 베트남식 쌀국수이다.

지난 주말 화창한 날씨에 가벼운 점심거리를 찾다가 바로 이 베트남식 쌀국수를 떠올렸다. 조금 멀긴 하지만 중국인이 아닌 베트남인이 운영하는 곳이라 해서 마캄 초입의 ‘Pho 66’를 찾았다.

마캄의 메트로 스퀘어 내에 위치한 Pho 66에 들어서자 깔끔하게 보이는 가게 내부가 눈길을 끈다. 평일 점심 무렵이면 50석 남짓한 좌석이 꽉 찬다고 하는데, 일요일 점심때라 그런 지 조금 한산했다. 평일의 주 고객은 IBM등 근처의 회사원이고 주말이나 저녁에는 한국인들과 중국인이 많다고 한다. 은은하게 들려오는 찬송가가 웬지 낯설긴해도 인상적이다.

▲ 라이스 페이퍼에 새우, 닭, 상치 등을 얹어 말은 월남쌈. 진한 땅콩소스와 함께 고소하게 즐긴다.
메뉴를 들고 망설이고 있자, 웃는 모습이 친근한 킴(Kim)이 다가왔다. 한국인이냐고 묻더니, 다른 한국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몇 가지 권해 주었다. 첫번째로 나온 음식은 Goi Cuon ($3.50)이다. 우리가 흔히 월남 쌈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한국에서는 흔히 큰 접시에 재료와 라이스 페이퍼가 따로 나와 자기가 직접 싸먹었는데, 여기서는 에피타이저로 롤이 두 개 말아져 나왔다. 라이스 페이퍼 안에는 데친 새우와 상치, 삶은 닭고기, 숙주, 버미셀리(vermicelli)라는 가는 쌀국수가 들어있었다. 땅콩소스에 찍어먹게 되어 있는데, 간 땅콩이 씹히는 진한 맛의 소스가 아주 그만이다. 일전에 집에서 월남쌈에 도전했을 때 땅콩소스를 만드는 데 실패했던 경험이 있는 터라 소스를 만드는 재료를 물어보았다. 종업원인 킴의 말이 본인은 알 수 없고, 주방장은 절대로 얘기해 주지 않을 거라고 한다.

베트남 식당에 왔는데, 쌀국수가 빠질 리는 없다. Pho Chin Nan ($5.50) 작은 것을 주문했더니 깔끔한 국물의 면과 야채가 한 접시 따로 나왔다. 질 좋은 쇠고기와 파를 고명으로 얹었다. 양파는 얇게 채쳐 면과 함께 잠겨있다. 푸짐한 숙주를 따로 주는 데 그 위에 붉은 땡초가 하나 있어서 눈길을 끈다. 살짝 베어 봤더니 당장에 콜록콜록 기침이 날 만큼 맵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만 하겠다. 숙주의 비린 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국수가 나오는 즉시 국물에 담그는 것이 좋겠다. 사진을 찍느라 시간을 허비했더니 국물이 식어서 숙주가 약간 비릿하게 느껴졌다.

▲ 지글지글, 철판에 고기와 야채 익어가는 소리에 침이 고이는 Bo Xao Rau Cai.
쌀국수로 가볍게 배를 채우고 있자니 지글지글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킴이 Bo Xao Rau Cai ($7.99)를 들고 온다. 각종 재료가 철판에 익어가는 소리와 듬뿍 쓴 마늘의 향이 쌀국수로 허기를 달랜 뱃속에 다시 시장기를 더한다. 닭과 각종 야채를 볶아 소스를 얹었다. 배추, 피망, 브로컬리, 컬리 플라워, 양파, 청경채 등의 울긋불긋한 각종 야채의 색감이 화려하다. 밥은 딸려 오지 않아서 별도로 주문했다. 가벼운 소금간에 굴 소스로 맛을 낸 것 같아서 종업원 킴에게 물어보니 그것도 비밀이란다. ‘참 비밀도 많은 식당이다’ 싶었다.

배를 채우고 나니 입가심으로 커피 한 잔이 생각났다. 혹시 커피도 있는가 물어보니 베트남식 커피 (hot coffee with condensed milk, $3.00)를 마셔보라고 권한다. 에소프레소처럼 진하고 연유가 들어간다고. 동대문 시장에서 수레를 끌고 다니며 커피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타주던 맛이 생각나 주문해 보았다.

▲ 입구는 전형적인 베트남 식당의 모습이다.
연유가 담긴 커피잔에 작은 필터를 얹어 커피를 여과시켜 먹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커피가 내려지는 속도가 너무 느려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시원한 망고 밀크 쉐이크(Mango milk shake, $3.50)를 시켰다. 밀크 쉐이크라기 보다는 연유 쉐이크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듯 한데, 걸쭉할 만큼 진한 것이 특징이다. 망고의 상큼한 맛과 설탕을 쓰지 않은 연유의 단 맛이 어우러져 아이들은 무척 좋아할 듯 하다.

Pho 66의 모든 종업원은 베트남에서 온 사람들이라 한다. 이것저것 귀찮은 질문에 생글생글 웃으며 설명을 주는 종업원 킴도 그렇고, 가게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의 미소가 정겹다. 비교적 저렴한 식사와 친절한 종업원들의 환한 얼굴이 입맛 없는 계절, 가벼운 외식으로 안성맞춤인 곳이다.

Pho 66
#110-3636 Steels Ave. E
(Metro Square), Markham
905-305-9709
일요일부터 목요일 오전 10시 ~ 오후 10시
금요일, 토요일 10시 ~ 11시
휠체어 진입, 주차 가능

by 100명 2007. 6. 23. 21:18
후루룩 짭짭 맛있는 라멘(라면)~
도쿄그릴(Tokyo Grill)


소박한 가정의 맛

먼저 뜨거운 김과 함께 냄새를 음미해서 시장기를 돋군다. 바로 휘젓지 말고 눈으로 즐긴다. 두 손을 받쳐들고 국물을 먼저 맛본다. 고명을 맛본다. 면과 전체 라면을 즐긴다. 마지막 남은 국물은 그릇 채 들고 마셔 깨끗이 비운다.

꽤 오래 전에 보았던 일본 영화 ‘탐포포(Tampopo, Juzu Itami 감독, 1987)’에 나오는 라멘 먹는 법이다. 무엇이든 맛나게 먹는 것이 최고의 식도라고 주장했던 내게 고작 라면 한 그릇 먹는 데에 대단한 예술 작품이라도 대하듯 유난을 떠는 그 장면이 인상 깊었다. 한낮의 태양은 눈부시지만 해가 질 무렵에는 약간 쌀쌀함을 느끼는 요즘 토론토의 날씨, 저녁이면 따끈한 국물 생각이 난다. 그래서 찾은 곳이 다운타운에 위치한 도쿄 그릴(Tokyo Grill)이다.

2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 조그만 일본식당은 진짜 일본인이 운영하는 일식 집이다. 꽤나 고급 음식으로 자리잡은 초밥이나 생선회를 주로 하는 곳이 아니라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을 위한 일식 대중 식당. 증명이라도 하듯 10개 테이블에 30명 남짓 수용 가능한 실내에는 격식 없이 편안한 분위기의 젊은이들이 빼곡하다.

좁은 입구를 지나면 전면에 2명의 종업원이 바쁘게 오는 계산대 등이 보인다. 그 너머로 살짝 주방이 보이는데, 한눈에도 좁고 더워보이는 주방 안에선 주인인 요시 (Yoshi Kato)씨가 다른 2명의 보조와 함께 밀려있는 주문을 처리하느라 분주하다. 흰 분필로 오밀조밀 추천 음식을 적어둔 작은 흑판, 소박하게 걸린 오래 된 액자들. 마치 동네 분식점이라도 온 듯 편하고 친근한 분위기다.

이까 프라이(Ika Fri, $4.50)를 시켰더니 6개 남짓한 오징어 몸통이 동그랗게 튀겨져 야채 샐러드와 함께 나왔다. 가볍게 옷을 입힌 일본식 튀김이 아니라 빵가루를 입혀 튀긴 것이 한국의 튀김과 비슷하다. 마요네즈와 케찹을 섞은 것이 소스로 딸려 나온다. 방금 튀겨 내 뜨겁고 아삭하다. 한 입 베어 물었는데 잘 끊어지지 않는 오징어 껍질 때문에 뜨거워 혼났다. 집에서 한 것과 별 차이 없는 것 같은데도 튀겨 놓으면 딱딱해 지기 쉬운 오징어가 말랑말랑 한 것이 특별한 비결이 있는 듯 하다.

▲ 살짝 구운 두부에 데리야끼 소스를 얹은 두부 스테이크.
두부 스테이크 (Tofu Steak, $6.95)는 어떤 식으로 나오는 지 궁금해서 주문해 보았다. 막연히 콩을 이용한 스테이크처럼 두부를 으깨서 스테이크 모양을 낸 건강식이 아닐까 추측했는데, 전혀 예상 밖의 요리가 나왔다. 살짝 구운 두부에 달걀 후라이를 둘러 테리야끼 소스를 약간 얹었다. 거기에 흰 쌀밥이 한 공기 곁들어 진다. 살짝 두부를 들어보니 그 아래에 숙주, 양배추, 채친 양파와 당근이 깔려 있다. 두부와 야채를 유별나게 좋아하는 남편이 반색을 하며 젓가락을 들었다가 연한 두부가 잘 부서지는 바람에 숟가락을 이용했다.

두부는 간이 담담하나 아래에 깔린 야채에 소스가 잘 배어 들어서 약간 싱거운 정도로 입에 맞다. 두부의 열기로만 살짝 데워진 채친 야채들의 아삭거리는 식감도 씹히는 것 없이 단조로운 두부와 달걀에 변화를 준다. 단점이라면 한 접시에 올려진 양상치 샐러드의 제 맛을 즐길 수 없다는 것. 접시 바닥에 생긴 소스물 때문에 드레싱의 맛이 묻혀버리고 말았다.

한참 먹고 있는 데, 주문한 쇠고기 라멘 (Beef ramen, $4.95)이 나왔다. 맑은 국물에 담긴 면 위에 얇게 저민 쇠고기를 두르고, 한 가운데는 삶은 시금치와 약간의 다진 파로 고명을 얹었다. 기억나는 대로 영화를 따라서 냄새를 맡고, 눈으로 모양새를 보고, 국물을 그릇채 마셔 본다. 따끈한 국물이 진하다. 쇠고기를 한 점 집어 국물에 푹 담웠다가 입에 넣었다. 진하지 않은 쇠고기 불고기 맛이 난다. 구불구불한 면을 집어드니 숙주며 당근 등이 함께 달려온다. 숙주는 아삭하고 고명으로 얹은 시금치는 담백하다.

일본 라면은 크게 소유라멘, 미소라멘 그리고 돈코츠라멘, 이렇게 3가지 종류로 나뉜다고 들었다. 소유라멘은 간장으로 간을 한 맑은 국물의 라멘으로 도쿄를 중심한 일본 중부 지방에서 발달했고, 북부의 삿포로에서는 일본 된장으로 간을 한 미소라멘이, 가장 늦게 발달한 것이 돼지뼈를 푹 고아 뿌옇게 국물을 낸 돈코츠라멘으로 남단 쿠슈 지방에서 시작됐다 한다. 도쿄 그릴에서 맛 본 라멘은 소유 라멘에 속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을 했는데, 안타깝게도 주인인 요시씨가 너무 바빠 다음에 다시 오라는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이모가 운영하던 가게를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는 요시씨는 고개 한 번 돌릴 새 없이 불 앞에서 분주하고, 아들인 코(Koh)씨는 연신 벙글벙글 웃기만 한다. 부자가 함께 일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옆자리에서 돈부리(Donburi)를 먹고 있던 일본인 학생들에게 도쿄 그릴의 음식이 진짜 일본식이냐고 물었다. 친구네집 놀러가서 먹는 맛이라고, 학교 앞 식당에서 먹는 맛이라는 대답이다. 배는 고프고 가진 돈은 넉넉찮고, 거기에 일본의 가족이 그리우면 찾는 곳이라 한다.

Tokyo Grill
Yoshi Kato
416-968-7054
582 Yonge St.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1:30 ~ 3:00, 5:00 ~ 10:00
토요일 12:00 ~ 10:00
일요일 12:00 ~ 9:00
2인 식사 $20
카드 사용 안됨
주차: 없음
휠체어 진입: 없음
(Parking and wheel chair access: N/A)

by 100명 2007. 6. 23. 21:16
품격높은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 포르넬로 (Il Fornello)


지중해식 해산물 요리와 피자 맛이 일품

▲ 격조높은 대리석의 입구.
일 포르넬로(Il Fornello)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화덕’이라는 뜻이다. 토론토 광역지역에만 9개의 분점을 가지고 있는 ‘일 포넬로’ 중 한 분점이 베이뷰 빌리지(Bayview Village) 쇼핑몰 안에 있다. 벽돌로 만들어진 벽과 검은 문이 고급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입구. 실내는 그리 넓지 않지만 확 트여 있어 전체적으로 시원하고 깔끔한 느낌이다. 정갈하게 깔려있는 하얀 식탁보와 벽에 걸려있는 세련된 흑백사진들, 붉은 원목 테이블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주방에서 요리사들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음식을 만들고 주방 한쪽에는 독특한 모양의 화덕에 불이 활활 타고 있다. 화덕 안에는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치즈가 노릇노릇한 피자가 구워지고 있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여신의 형상이 조각된 화덕에서 좀처럼 시선을 떼기 힘들다.

▲ 메인요리 링귀니디마르. 납작한 스파게티면에 각종해산물이 듬뿍 들어있어 파스타 최고의 맛을 제공한다.
친절한 매니저 브라이언씨는 메뉴에 빼곡히 적혀있는 음식 중 여러 가지 요리를 추천했다. 우선 애피타이저(전채요리)로 듀엣 오브 크로스티니(Duet of Crostini, $6.95)를 주문했다. 야생 버섯과 아지아고 치즈를 얹은 후 바삭 하게 그릴에 구운 바게트 빵 두 조각과 햇볕에 말린 토마토에 허브가 들어간 고트 치즈를 얹은 빵 두 조각이 나온다. 빵 한입 베어 무니 버섯의 쫀득함과 빵의 바삭함이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처음에는 치즈의 비릿한 냄새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는데 먹다 보니 한 접시가 금새 비워졌다. 특히 햇볕에 말린 토마토는 생긴 모양이 빵에 쌈장을 발라놓은 듯 보였지만 새콤하고 향긋한 맛이 매력적이다. 뭐니뭐니해도 ‘일 포넬로’의 주요 메뉴는 피자. 처음부터 시선을 사로잡은 화덕이 이미 ‘피자’에 대한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피자를 추천 받았다. ‘피자 폴로(Pizza Polo, $14)’, 투 소시지 피자(Two Sausage Pizza)와 정통 피자(Traditional Pizza)다.

▲ 왼쪽 위는 전채요리로 주문한 듀엣 오브 크르스티니. 구운 바게트 위에 볶은 야생버섯과 고트치즈를 얹었다. 아래는 토핑이 일품인 피자폴로.
피자 폴로는 구운 마늘, 그릴에 구운 닭고기, 구운 레드 페퍼, 프로볼로네(딱딱하고 엷은 빛깔의 훈제한 이탈리아 치즈)에 토마토 소스를 곁들인 피자다. 얇고 바삭바삭한 도우 위에 큼직한 덩어리 토핑이 일품이다. ‘일 포넬로’의 창업자 이안 소르베(Ian Sorbie)가 1985년 뉴욕에서 얇은 크러스트(crust)를 맛본 후 그 맛에 감동 받아 토론토 다운타운에 첫 음식점을 열고 얇은 크러스트의 피자를 선보였다고. 오븐에 바삭 구운 도우라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통째로 구워진 마늘은 고소하고 토마토 소스는 산뜻하다. 이곳의 피자는 일반 피자부터, 잡곡으로 만든 반죽, 글루텐이 들어있지 않거나, 밀가루, 이스트가 들어있지 않은 반죽, 저탄수화물 반죽 등 종류도 다양하다. 입맛과 식성에 따라서 세심하게 골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이곳 피자의 장점이다. 콩으로 만든 치즈를 제공할 만큼 채식가에 대한 배려도 깊다. 피자의 가격대는 9달러에서 14달러 사이.

이탈리아 음식 중 빼놓을 수 없는 파스타. ‘일 포넬로’에서 ‘링귀니 디 마르(Linguini Di Mar, $17.80)을 주문했다. 납작한 스파게티 면발에 각종 해산물이 가득 들어있는 파스타. 타이거 슈림프, 가리비, 홍합, 오징어가 푸짐하게 들어있는 링귀니는 맛이 깔끔하고 부드러웠다. 해산물이 잘 조리 되어서 비린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재료도 쫀득쫀득하니 신선했다. 지금껏 먹어본 파스타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맛이 좋다. 파스타 가격은 12달러에서 17달러 사이.

일 포넬로는 바삭한 피자와 깔끔한 파스타가 먹고 싶은 날, 친구와 함께 식사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음식점이다. 몰 안에 있어 주차문제는 없다.

Il Fornello
2901 Bayview Ave. (Bayview Village 내)
416-227-1271
월-목 오전11시-오후9시
금 오전11시-오후10시
토 오전10:30-오후10:30
일 오전10:30-오후8:30
(토,일 오전10:30~오후3시 브런치)
LLBO 가능/1층 화장실

by 100명 2007. 6. 23. 21:15
담백하고 절제된 맛의 파스타가 일품
그라노 Grano


세련되고 운치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 격조높은 대리석의 입구.
그라노에 가면 누구나 이탈리아 특유의 매력에 푹 빠져들 것이다. 이탈리아 정통 음식점 그라노는 에글링턴(Eglington)과 영(Yonge)의 교차로에서 남쪽 5분 거리 떨어진 곳에 있다. 붉은 벽에 특색 있는 글씨로 쓰여있는 ‘그라노’. 기품이 느껴진다. 안에 들어서니 좁은 입구 옆 냉장고에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작은 시골 구멍가겐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비좁은 입구를 지나 홀에 들어서니 멋진 실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알록달록 색칠해진 한쪽 벽에는 모던하고 멋스러운 포스터가 촘촘히 걸려있고 다른 한쪽 벽에는 흑백사진이 나란히 걸려있다.

전체적으로 초록색과 붉은색이 세련되게 조화를 이루고 사진과 포스터, 유화그림이 어울릴 듯 안 어울릴 듯 톡톡 튀는 멋을 만들어낸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불빛에 비춰진 짙은 색의 나무테이블이 운치를 더해준다. 특히 나무로 만들어진 바닥은 사람들이 움직일 때마다 삐걱삐걱 소리를 내는데 오래 묵은 빛 바랜 바닥도 멋스럽다. 테이블마다 그려진 그림과 화려한 장식의 거울, 빨갛고 노란 꽃 장식. 곳곳에서 묻어 나오는 예술적인 감각이 섬세하다. 부드럽게 들려오는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운 선율이 손님들의 대화와 함께 어우러져 귓가에 조용히 맴돈다.

▲ 세가지 치즈를 맛볼 수 있는 포르미지에는 탈레지오(Taleggio) 크로토네제(Crotonese), 페코리노 토스카노(pecorino toscano)치즈가 담겨져 있다.
친절한 종업원 엠마누엘레가 추천한 에피타이저(전채요리)는 치즈메뉴. 이탈리아산 치즈 중 원하는 치즈를 선택해서 맛볼 수 있다. ‘포르마지(Formaggi)’로 불리는 치즈메뉴는 1가지 선택할 경우 $5.75, 두 가지에 $10.25, 세 가지에 $15이다. 치즈와 와인은 궁합이 잘 맞는 요리 중 하나.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로는 안성맞춤이다. 여러 가지 치즈 중 선택한 것은 탈레지오(taleggio), 크로토네제(crotonese), 페코리노 토스카노(pecorino toscano)다. 탈레지오는 촉감이 부드럽고 맛이 고소하며, 크로토네제는 양유로 만든 경질치즈로 쫀득쫀득하고 씹을수록 맛이 깊고 고소하다. 페코리노 토스카노는 치즈 중간에 통후추가 박혀있어 맛과 향이 독특하다. 치즈 메뉴에는 포도와 아몬드, 꿀에 절인 과일, 빵, 꿀이 함께 곁들여 나오는데 달콤한 꿀에 찍어 빵 위에 얹어 한입 베어 먹었다. 생각보다는 조촐한 치즈메뉴였지만 치즈 자체의 맛은 일품이다.

그라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파스타($14.50)는 정통 이탈리안식 파스타다. 삼색 국수에 햄, 양파, 플럼 토마토, 붉은 페퍼를 올리브 오일에 볶은 후 넓게 썬 치즈를 얹었다. 국수가 어중간한 길이라 먹기가 쉽진 않았지만 맛은 깔끔하고 담백했다. 이탈리아 햄은 짭짜름하고 토마토는 새콤하고, 양파는 매콤하면서도 달콤하다. 재료가 다양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절제된 재료에서 나오는 정통 파스타를 제대로 맛보게 해주는 듯.

디저트로 주문한 티라미슈($6.75)는 하얀 접시에 한 피스가 큼지막하게 담겨있다. 보기에는 투박해 보이고 뭉개져 보이지만 맛은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환상적이다. 직접 만들었다는 티라미슈를 입에 넣는 순간 달콤한 크림이 사르르 녹아 내리고 에스프레소의 그윽한 향이 입안에 가득하다.

넉넉한 몸집의 식당 주인 로베르토는 “그라노는 이탈리아의 언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특별한 식당”이라며 자랑한다. 그라노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오후6시와 오후8시에 이탈리아어를 가르쳐주는 수업이 열린다. 10주 수업에 3번의 식사가 제공되는 가격은 $195이다. 다음 수업 시작일은 6월 18일. 토론회나 각종 그룹 모임도 수시로 열어 그라노는 마치 작은 이탈리안 커뮤니티 센터와 같았다.

그라노 Grano
2025 Yonge Street
416-440-1986
월~토 오전11시~오후10:30
LLBO 가능/길거리 주차
와인 곁들인 2인 저녁식사 $80

by 100명 2007. 6. 23. 21:15
이탈리안 퓨젼식당
로코스 플럼 토마토 (Rocco’s Plum Tomato)


환상의 분위기가 전위예술을 느끼게 한다.

▲ 나무를 깎아서 만든 간판이 인상적인 입구
크리스티 한인타운을 거닐다 독특한 간판모양에 눈길이 멈췄다. 나무를 동글동글 깎아 만든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여있는 ‘플럼 토마토(Plum Tomato)’, 커다란 모형의 토마토와 아기자기한 장식물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안으로 들어서니 온통 울긋불긋 형형색색의 인테리어가 독특하고 화사했다. 빨강, 노랑, 파랑의 원색으로 칠해진 벽에 알록달록 타일이 붙어있는데 마치 멋진 추상화를 연상케 한다. 벽 위에는 작은 자전거도 올려져 있고 오래된 타자기도 눈에 띈다. 작은 돌(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 수는 없었다)들은 선반에 가지런히 놓여있고 매끈하게 깎은 나무토막들은 벽에 듬성듬성 걸려있다. 똑바로 걸려있는 액자가 없다. 비뚤 빼뚤 산만하면서도 자유분방하다. 투박한 원목 나무 테이블과 빨강, 노랑으로 칠해진 의자는 어울릴 듯 안 어울릴 듯 독특한 조화를 이룬다. 천정에 매달린 조명도 색색 가지의 스테인리스 글라스로 만들어져 무척 화려하다. 그리 밝지 않은 실내지만 화려한 조명 빛으로 실내는 화사하다. 바를 지나 안쪽으로 연결된 알록달록한 홀에서 경쾌한 팝음악이 흘러나오고 저녁을 먹는 손님으로 가득했다.

▲ 메인요리로 파르팔레(Farfake)를 시켰다. 토마토 소스의 맛이 개운하다.
친절하게 서비스해준 제프가 권해준 메뉴를 맛보았다. 에피타이저(전채요리)로 그릴 스칼럽 & 프로슈토(Grilled scallops & prosciutto, $13.95)를 메인요리로 파르팔레(Farfalle, $16.95)를 주문했다. 전채요리로 주문한 ‘그릴에 구운 패주요리’는 치즈의 맛과 향이 강했다. 그릴에 구운 다섯 개의 패주와 베이컨과 비슷한 맛의 프로슈토(향신료가 많이 든 이탈리아 햄)를 망고, 키위, 시금치와 함께 버무린 요리다. 과일이 들어가 향긋하고 색달랐다. 치즈의 농도가 너무 깊은 것이 또 하나의 특징. 이탈리아산 고급 치즈인 고르곤촐라(gorgonzola) 치즈는 푸른 곰팡이 줄기가 있어 맛과 색이 독특하기로 유명한 치즈다. 이 고르곤촐라 치즈로 만들어진 패주요리는 치즈 향이 깊다. 키위와 망고의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치즈의 고소한 맛과 어우러지는 요리였다. 통통한 패주는 쫄깃했고 프로슈토햄은 짭짤했다. 곁들여 나오는 잡곡 빵을 치즈소스에 찍어먹으니 맛이 좋다. 메인 요리로도 충분한 양은 아니지만 느끼한 치즈 맛 때문에 끝까지 먹기는 힘들 듯.

메인 요리 파르팔레는 나비넥타이 모양의 파스타다. 큰 새우와 브로콜리가 들어간 파스타는 플럼 토마토 소스로 만들었다. 치즈소스의 느끼함을 덜어주는 토마토 소스는 산뜻하고 깔끔했다. 평범해 보이는 파스타였지만 토마토 소스의 빛은 유난히 빨갛고 맛이 개운했다. 엔젤 헤어(angel hair, $14.95)는 제프가 추천한 메인 메뉴 중 하나다. 국수냐 파스타냐 입맛대로 고를 수 있고, 크림소스냐 토마토 소스냐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샐러드 및 에피타이저는 $10선, 피자는 $12~$16선이고, 파스타와 스파게티는 $12~$17선이다. 메뉴판을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제공한다. 로코스 플럼 토마토는 고급 이탈리아 음식점이 아니라 트라토리아(Trattoria, 싸고 대중적인 식당)다. 크리스티를 오고 갈 때 눈여겨 보았던 음식점 ‘로코스 플럼 토마토’, 가격도 저렴하고 분위기도 아늑해서 부담 없이 이탈리아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Rocco’s Plum Tomato
585 Bloor West
416-539-9009
월~금 오전11:30~새벽12시
토 오전10시~새벽12시
일 오전10시~오후11시
LLBO가능/길거리 주차/1층 화장실
2인 저녁식사 $50

by 100명 2007. 6. 23. 21:13
중화요리, 타이음식을 합친 퓨젼식당
이스트! (THE EAST)




▲ 이스트의 입구는 검정색과 빨강색의 대비로 강렬하다.
패션의 거리 퀸 스트릿 웨스트(Queen St W.), 언제나 화려하고 활기차다. 개성 넘치는 아담한 상점에서부터 인기 있는 패션 브랜드들이 빼곡히 차있는 거리에서 아시아 퓨전 음식점 이스트(EAST)를 찾았다. 겉모습부터 깔끔하고 세련됐다. 실내가 환히 들여다보이는 유리 벽, 있게 식사를 하는 손님들의 모습이 즐거워 보인다. 깨끗하게 쓰여있는 ‘EAST!’를 비추는 빨간 조명, 식당 입구 커다란 LCD에는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을 하나 둘씩 보여주는데 발걸음이 저절로 멈춰진다. 식당 안은 그야말로 ‘깔끔’하고 ‘세련’됐다. 실내는 전체적으로 어두웠다. 검은 빛으로 물들여진 원목인테리어를 비추는 빨간 조명이 강렬했다. 검정과 빨강의 조화는 식당 안 구석구석에서 찾을 수 있는데 특히 투명하고 큰 물병에 들어있는 빨간 장미는 꽤나 인상적이었다. 검은 의자와 붉은 원목의 테이블, 검은 쇼파와 그 위의 붉은 커튼, 바 안에 검은 와인장을 비추는 빨간 불빛, 색을 통해 전달되는 ‘EAST’의 이미지는 강렬하고 화려했다. 또한 직선과 곡선의 조화도 눈에 띈다. 직선의 기둥 사이에 동그란 조명, 길게 뻗은 매화나무 장식에 송송 맺힌 매화꽃, 동양과 서양의 조화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듯하다.

▲ 검은콩(black bean)소스에 버무린 호판(Ho-fun, 납작한 쌀국수)국수($8.95)는 달콤하면서도 짭짜름한 소스에 브로컬리,호박,스위트페퍼 등 몸에 좋은 야채들이 큼직큼직하게 들어있다.
메뉴는 다른 아시안 퓨전 음식점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에피타이저(전채요리)로 새우 딤섬($3.50)을 주문했다. 4개의 딤섬이 나오는데 만두피가 쫄깃쫄깃하고 속이 꽉 차 무척 맛있었다. 핫소스를 찍어 먹으니 새우의 고소한 맛이 더 깊어지는 듯, 입맛을 당기기엔 안성맞춤이다. 중국식 가지요리($11.95)는 새우와 패주, 오징어를 사천식 바비큐 소스에 버무렸다. 흰 쌀밥과 함께 나오는데 평범한 중국식 해물요리와 비슷했지만 가지와 해물은 싱싱했다. 코리안더(coriander)의 일종인 레몬글라스(lemongrass)라는 허브가 간간히 씹히는데 향긋하면서도 쌉사름하다. 검은콩(black bean) 소스에 버무린 호판(Ho-fun, 납작한 쌀국수)국수($8.95)는 달콤하면서도 짭짜름한 소스에 브로컬리, 호박, 스위트 페퍼 등 몸에 좋은 야채들이 큼직큼직하게 들어 있어 먹기도 좋고 맛도 좋다. 하얀 접시에 가득 담긴 음식은 고소한 냄새가 솔솔 나 먹기도 전에 입안에 군침을 돌게 한다. ‘EAST’에서 유명한 또 다른 메뉴는 스프링롤이다. 각종 야채가 꽉 들어찬 스프링 롤을 훈제 연어로 감아 만들어 먹기 아까우리만큼 모양이 예쁘다.

어느 샌가 식당은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손님으로 가득 찼다. 타이음식과 중국음식의 적절한 조화,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 식당의 이미지가 왠지 낯설지 않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퓨전 음식점 중 하나인 ‘스프링 롤’의 분점이었던 것. 동서양의 멋과 아름다움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음식점 ‘EAST’는 퓨전 음식점으로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끈다.

디저트 메뉴로 주문한 것은 튀긴 바나나에 얹은 녹차 아이스크림($4.95)이었다. 바나나의 튀김옷이 너무 두꺼워서 약간 느끼하긴 했지만 녹차아이스크림의 쌉싸름한 맛과 바나나의 달콤함, 산딸기와 블루베리의 상큼함이 잘 어울렸다.

by 100명 2007. 6. 23. 21:11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에 숨은 고급 식당
보일러 하우스 (Boiler House)


공장의 거친 분위기와 운치있는 맛집의 조화

▲ 입구는 마치 무슨 공장입구 같기도 하다.
토론토 문화의 거리,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Distillery District)는 볼거리가 많다. 재즈와 블루스를 들을 수 있는 라이브 카페와 멋진 그림이 전시된 갤러리까지 유적지로 지정된 문화의 거리다. 거리입구의 녹슨 간판, 붉은 벽돌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 거리 양쪽으로 비추는 가로등이 영화 세트장에 온 듯 멋스럽고 웅장하다. 먼발치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높게 솟은 굴뚝, 붉은 벽돌에 큰 건물이 바로 음식점 보일러 하우스다. 입구에는 군데군데 큰 술통이 놓여있어 예전 증류소였음을 보여줬다. 녹슨 간판과 낡은 외관이 건물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 운치가 있다. 안으로 들어서니 허름한 외관과는 다르게 분위기가 세련되고 안락했다. 높은 천정과 커다란 창문, 넓은 공간이지만 원목으로 만들어진 테이블과 와인장이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실내는 약간 어두웠지만 노랗게 비추는 조명은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했다. 짙은 색깔의 원목 와인장, 그 안에 빼곡하게 놓여있는 와인이 눈길을 끌었다. 창문에 진열된 파란색 병들이 조명에 비춰 반짝이고 곳곳에 놓인 분홍색 난초가 단아한 멋을 자아내는데 인테리어를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특히나 직접 손으로 제작했다는 나무 부스(booth) 안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이 즐거워보였다. 닿을 듯 말 듯 연인에겐 안성맞춤의 공간. 하얀 식탁보와 깔끔하게 정리된 테이블, 손수 제작한 테이블이라 자연스러운 멋이 저절로 풍겨 나왔다. 잔잔한 재즈음악 속에서 식사를 나누는 손님들이 편안해 보였다. 2층은 옛 공장건물의 기본 뼈대가 그대로 보존되어 약간 투박해보이지만 나름대로의 멋을 간직했다.

▲ 애피타이저로 나온 샐몬 메달리온. 연어를 동그랗게 말은 후, 캐비어(Caviar)샐러드와 프렌치빈을 곁들이고 허브 레몬 버베나(Verbena)로 장식했다. 부드러운 크림소스와 레몬 버베나의 새콤하고 향긋한 향이 어우러져 입안이 즐겁다.
검은 색으로 맞춰 입은 세련된 종업원의 친절한 안내로 에피타이저(전채요리) 살몬 메달리온(Salmon Medallion, $14)을 주문했다. 크고 하얀 접시에 손대기 미안할 만큼 예쁘게 담긴 고급스러운 요리다. 연어를 동그랗게 말은 후, 캐비어(caviar)샐러드와 프렌치 빈을 곁들이고 허브 레몬 버베나(verbena)로 장식했다. 부드러운 크림소스와 레몬 버베나의 새콤하고 향긋한 향이 어우러져 입안이 즐겁다. 에피타이저로는 적당한 양. 메인 요리 북극민물송어요리(arctic char, $28)는 산뜻한 생선요리로 올리브오일에 구운 방울토마토와 각종 신선한 야채, 고소한 버섯이 어우러진 샐러드식 요리다. 쫀득쫀득한 송어 살, 씹을 때 베어 나오는 생선 고유의 향과 맛이 일품이다. 특히 부드러운 버섯과 싱싱한 야채, 구운 토마토는 송어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재료들이다. 양보다 질, 보일러하우스의 운치 있는 분위기는 생선요리를 보다 고품격으로 만들었다. 메인 요리는 $25~$40선. 디저트메뉴는 이곳에서 자랑스럽게 내놓는 주요 메뉴 중 하나이다. 바닐라 크림 브루리(vanilla cream brulee, $8)는 신선한 과일로 만든 디저트로 흑설탕을 위에 녹였다가 얼려 바삭하게 만들었다. 새콤한 과일과 달콤하고 부드러운 시럽이 입에서 살살 녹는다. 치즈 케익과 아이스크림, 타트 등 모두 $8이다.

▲ 고품격 메인 요리 북극만물송어요리는 쫀득한 송어살 맛이 일품이다.
보일러하우스의 다른 매력은 주말에 라이브 재즈와 블루스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 여름에는 유럽스타일의 파티오에서 각종 페스티벌과 공연이 이어진다. 주인 피터 트라즈코브스키는 보일러하우스 외에 이탈리안 파스타 전문식당 ‘아키오 뜨라또리아’와 생선요리전문식당 ‘퓨어 스피리츠(pure sprits)’을 함께 운영한다. 종업원 래리는 “모두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에 있는데 각각 다른 매력을 지닌 음식점이니 다음 기회에 꼭 들려보라”고 추천했다. 무엇보다도 ‘퓨어 스피리츠’의 생선요리는 일품이라고.

1930년대 증류공장 화력소의 웅장함을 그대로 간직한 음식점 ‘보일러하우스’는 예술적인 공간활용으로 세련되고 화려하게 재창조된 멋진 식당이었다.

The Boiler House Restaurant
55 Mill Street Toronto
416-203-2121
저녁 화~토 5시부터
브런치 일 11시~3시
주차장 주차/1층 화장실
와인 곁들인 2인 저녁식사 $100

by 100명 2007. 6. 23. 21:10
고급생선요리의 즐거움
피쉬 하우스 The Fish House




▲ 부둣가에 정박한 배느낌이 드는 입구
큰 간판에 그려진 물고기, 빨강 파랑 알록달록한 색깔의 피쉬 하우스가 한눈에 들어온다. 쉐퍼드 길에 위치한 피쉬 하우스 입구에 통나무로 만들어진 울타리와 묶여있는 밧줄이 부둣가에 정착한 커다란 배를 연상시킨다. 배 안으로 들어가듯 입구에 들어서니 비릿한 냄새가 살며시 풍겨왔다. 실내는 꽤 넓었다. 벽에는 온갖 모형 생선이 멋스럽게 걸려있고 물고기 모양의 장식물들과 인테리어는 생선전문식당으로 손색이 없었다. 벽에 뚫린 작은 창문으로 바다 위 하얀 갈매기가 보일 듯 말 듯, 마치 배 안에 있는 착각에 빠지게끔 한다. 전체적으로 노란 불빛이 실내를 밝게 비추고 홀은 넓게 트여 있었다. 중앙에 위치한 바에는 몇몇 손님들이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오순도순 식사를 나누는 가족들의 모습이 편안해 보였다. 낡은 듯 보이는 테이블이지만 왠지 정감이 가고 푸근했다.

▲ 레먼 허니딥과 함께 나오는 브로일드 자메이칸 저크 스위드피시. 황새치를 석쇠에 구워 자메이칸 저크소스를 얹은 요리로 리조또와 각종 야채가 곁들여진다. 쫀득한 생선의 맛이 독특하다.
메뉴를 펼쳐보니 종류도 가지가지. 온갖 종류의 다양한 생선은 여기에 다 모인 듯했다. 좀더 자세한 어드바이스가 필요해 종업원 루씨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니 친절하게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종업원 루씨는 “냉동생선이 아닌 그날 잡은 생선으로 음식을 만들어 맛이 좋고 신선하다”고 덧붙였다. 그녀의 추천으로 오렌지 러피(orange roughy, $14.99, 6oz)를 주문했다. 요리방식도 직접 선택할 수 있는데, 석쇠, 그릴, 팬에 굽거나 삶거나 혹은 체다치즈를 얹어 오븐에 굽는 등 요리방식도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이고 무난한 그릴에 굽는 요리로 선택했다. 요리는 으깬 감자와 각종 볶은 야채가 곁들여 나온다. 흰 살 생선 ‘오렌지 러피’는 돔의 일종으로 살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다만, 깊은 물에 사는 ‘오렌지 러피’는 수은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많이 먹을 수는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생선 위에 뿌려진 노란 양념가루가 생선의 맛을 더 감칠 나게 한다. 브로일드 자메이칸 저크 스워드피시(broiled Jamaican jerk swordfish, $17.99)는 석쇠에 구운 후 자메이칸 저크 소스를 얹은 황새치 요리다. 말만 들어도 거창한 황새치 요리는 레몬 허니 딥이 함께 나온다. 고급 요리로 알려진 황새치는 생선자체에서 느껴지는 매콤한 맛이 독특했다. 붉은 색이 감도는 생선 살은 단단하고 쫀득쫀득했다. 생선 자체에 살짝 밴 비릿한 맛은 달콤한 허니 소스에 묻혀 온대 간대 사라진다. 리조또(risotto)와 각종 야채도 함께 곁들여 나온다. 그 외에도 연어, 붉돔(red snapper), 노랑살다랭이(yellow fin tuna), 강꼬치고기(pickerel), 아귀(monkfish), 틸라피아(tilapia), 메기(catfish), 마히마히(mahi mahi,돌고래고기), 송어(rainbow trout)등 갖가지 생선이 있다.

피시 하우스에서 또 하나 인기 있는 메뉴는 새우와 연어로 만든 링귀니다. 팬에 구운 큰 새우를 넣은 링귀니(linguini with pan-fried tiger shrimp, $13.99)는 맛이 담백하다. 쫄깃한 면발에 통통한 새우 살, 버섯과 양파, 허브의 맛이 어우러져 깊고 부드러운 맛을 낸다. 생선의 독특한 비린 맛을 싫어하는 분은 무난한 링귀니를 적극 추천한다. 뿌려진 치즈가 녹아 내려 맛이 더 고소하고 촉촉하다. 대서양 연어가 들어간 연어 링귀니($14.99)는 토마토 소스가 곁들여져 상큼하고 개운하다. 에피타이저(전채요리)로는 타이 망고 쉬림프 샐러드($12.99)를 추천했는데 망고의 향긋하고 달콤한 맛이 고소한 새우와 잘 어울린다. 대개 에피타이저는 $10선이다.

피시하우스는 평소 쉽게 맛볼 수 없었던 다양한 이름의 생선을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신선한 제철 생선이 먹고 싶으면 피시하우스를 부담 없이 찾아가 보자.

The Fish House
416-497-5051
2035 Sheppard Ave. E.
월~금 오전11:30~오후11시
토~일 12시~오후11시(바는 1시까지)
주차장/ 화장실 1층
2인 저녁식사 $50

by 100명 2007. 6. 23. 21:10
지중해의 낭만과 신선함 - 그리스 스타일
코키노 (Kokkino)


그릭타운속의 소박한 맛집

▲ '코키노(그리스어로 '빨강'이란 뜻)'의 입구. 온통 빨강색으로 꾸며져 있다.
강렬하고 섹시한 느낌 빨강, 그릭 타운(Greek town) 중심가에 위치한 코키노의 화려한 겉모습에 발걸음이 멈췄다. 코키노는 그리스어로 ‘빨강’의 뜻. 이름에서 느껴지듯 식당은 온통 빨갛다. 화려하지만 깔끔한 실내, 검정과 빨강의 조화가 세련됐다. 하얀 벽과 검은 벽 사이에 걸려있는 사진들, 고풍스러운 흑백사진이 빨간색으로 인화되어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창문에는 빨간 벨벳 커튼이 드리워졌고 테이블마다 빨간 초가 비추고 있어 분위기가 신비롭고 몽환적이다. 원목 테이블과 잘 어울리는 편안한 의자, 하얀 접시 위에 포크와 나이프가 정갈하게 놓여있었다. 한쪽에는 돌로 얼기설기 얹어 만든 벽이 운치를 더해주고 그리스 전통 집을 그려 넣은 투명한 유리 벽은 조명에 비춰 반짝거렸다. 실내조명이 약간 어두웠지만 벽에 붙은 조명과 고전스타일의 산들리에 빛이 부드럽고 따뜻했다. 식당 안 곳곳에 여러 모양의 크고 작은 초는 신비한 느낌을 더해줬다. 들릴 듯 말 듯 부드러운 클래식 음악이 식당을 조용히 감쌌다.

▲ 가든샐러드를 곁들인 토틸라와 크림치즈에 훈제연어를 돌돌 감아 만든 '랩 슬라이스'. 모양과 맛이 훌륭했다.
에피타이저(전채요리)로 고른 훈제연어 ‘랩 슬라이스(smoked salmon wrap slices, $7)’. 사진이 먹음직스러워 보여 고민 없이 고른 요리다. 토틸라(tortilla)에 훈제연어와 크림치즈를 얹어 말은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하얀 그릇에 예쁘게 담았다. 가든샐러드와 함께 곁들여 나오는데 나무를 태운 연기로 연어를 구워서인지 독특한 향이 났다. 비릿한 연어 맛과 크림치즈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적절히 어울렸다.

종업원 루카스는 야채를 즐겨 먹는 사람에게 ‘코로키도케프테드스(kolokithokeftedes, $6)’를 추천했다. 유독 긴 이름이 눈에 뜨였는데 그리스 말로 ‘그릴에 구워진 가지 요리’라고. 대표적 그리스 음식인 꼬치요리 수블라키를 주문했다. 돼지고기는 $12, 닭, 양고기는 $14이다. 돼지고기는 육질이 부드럽고 촉촉하며, 닭고기는 쫄깃하고 담백하다. 코치에 끼워 구워 기름이 싹 빠지고 노릇노릇하니 군침이 돈다. 곁들여 나온 그릭 샐러드, 구운 감자와 함께 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양젖과 우유를 섞어 만든 페타 치즈도 그리스 식단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재료. 샐러드 안에 씹히는 치즈의 맛이 고소했다.

▲ 그리스의 대표적인 음식 스블라키. 꼬치구이인 셈인데, 닭고기 스블라키에 신선와 채소와 페타치즈, 올리브가 곁들여져 건강에 좋은 음식이다.
또 하나의 유명한 그리스 메뉴는 무사카(mousaka, $14). 간 고기에 토마토, 감자, 그릴에 구운 가지를 넣은 후 치즈를 얹어 구운 요리이다. 씹히는 고기가 부드럽고 층층이 얹어져 있는 가지는 쫄깃했다. 무사카는 고기파이에 그릭 샐러드, 양념된 밥이 곁들여 나온다. 샐러드에는 블랙올리브가 많이 들어있어 건강에도 좋을 듯. 노릇노릇 구워진 치즈가 바삭바삭하고 특유의 맛을 낸다. 고기와 가지와 치즈가 조화를 잘 이뤘다. 올리브오일을 듬뿍 넣은 그리스 요리에 레몬을 뿌려먹으면 느끼함이 덜어진다. 모든 요리에는 레몬이 곁들여져 나오는데 그리스가 장수국가로 손꼽히는 이유 중 하나는 요리에 올리브오일과 레몬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밤이 점점 무르익어가는 토요일 밤, 코키노의 또 다른 매력에 빠져들었다. 오후10시가 되니 라운지에서 기타연주에 맞춰 두 명의 가수가 노래를 부른다. 그리스 음악인 듯 낯설지만 흥겨운 가락이다. 음악은 식당의 분위기를 한층 친근하게 만들었다. 춤과 노래를 즐길 줄 아는 그리스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모두가 흥겹다. 코키노는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벤트를 연다. 라이브로 최신 그리스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가라오케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다.

화려하고 강렬한 그리스 식당 코키노,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 깃든 소박하고 편안한 느낌, 그릭 타운에서 아름답고 이색적인 밤을 보낸다.

Kokkino Lounge
414 Danforth Ave. Toronto
416-461-3562
월-일 오후4시~새벽2시
LLBO가능/길거리 주차/화장실 지하
2인 저녁식사 $50

by 100명 2007. 6. 23. 21:09
격조높은 분위기 - 스테이크 하우스
밀러 터번 (Miller Tavern)


유서깊은 자리에 들어선 결혼기념일 장소

▲ 빨간 벽돌문양이 예쁜 밀러 태번의 입구. 여늬 가정집같다.
영(Yonge)거리, 빨간 벽돌집 밀러 터번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건물 반대쪽은 전면이 유리로 되어있고 반짝반짝 비추는 조명이 고급스러우면서도 깔끔하다. 넓은 주차장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니 1층에는 넓고 세련된 홀에 가죽소파와 원목 테이블이 정갈하게 배치됐다. 1층보다 더 안락하고 품위 있는 2층 실내, 편안하고 푹신한 의자에 원목 테이블, 부드러운 느낌의 조명이 따뜻하게 실내를 비췄다. 붉은 색이 감도는 고급스러운 바닥과 어우러진 가죽 소파는 격조 높은 식당의 무드를 더해준다. 테이블마다 비추는 작은 초와 독특한 모양의 간접조명아래 식사를 나누는 손님들의 모습도 편안해 보였다. 원목으로 꾸며진 실내가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듯. 벽난로와 곳곳에 비치된 해바라기 꽃 장식도 멋스럽다. 테라스에도 식사 테이블이 있는데 바깥 전경을 내다볼 수 있도록 유리로 만들어져 운치 있다. 보기에는 추워보이는 테라스지만 난방장치 덕분에 훈훈하고 따뜻했다. 반짝이는 조명아래 유리에 비치는 와인 글라스, 연인이 분위기내기는 안성맞춤인 듯. 실내는 조용하게 재즈의 선율이 흘러 나왔고 밀러 터번의 깊고 품위 있는 무드에 살며시 빠져들었다.

▲ 태번 비프 텐더로인.
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깔끔하게 앞치마를 두른 종업원이 친절하게 메뉴를 설명했다. 터번 비프 텐더로인(Tavern Beef Tenderloin, $ 32.95)은 8oz 스테이크로 으깬 감자와 당근, 호박, 오이 등 각종 삶은 야채가 곁들여 나온다. 고기 맛이 부드럽고 씹히는 질감이 쫀득쫀득, 고기 비린내 없는 육질 좋은 스테이크다. 정성껏 담긴 야채가 스테이크를 더 고급스러워 보이게 했다. 조금 더 작은 사이즈를 원하면 6oz 스테이크를 주문할 수 있다(Beef Tenderloin, $26.95). 랍스터와 함께 먹을 경우 $15정도 더 비싸진다. 씨푸드 메뉴 중에서 실드 스칼럽(Sealed Scallops, $33.95)을 주문했는데 노바스코샤에서 잡은 점보사이즈 가리비로 만든 요리다.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쁘게 담겼다. 하얀 조갯살이 두툼하고 쫀득쫀득 감칠맛이 난다. 야채로는 복초이가 곁들여져 있고 굴소스(oyster source)와 와사비가 접시에 넓게 뿌려져 있는데 가리비를 살짝 찍어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특히 와사비의 매콤하고 쌉싸름한 맛이 가리비의 부드러운 맛과 잘 어울렸다. 랍스터 메자 루나(Lobster Meza Luna, $23.95)는 포켓 파스타로 안에는 노바스코샤 랍스터와 새우, 브르생(boursin) 치즈와 허브가 들어있고 위에는 화이트 와인 로즈 소스와 고트치즈(goat cheese)가 얹어있다. 큰 포켓 파스타가 3개 나온다. 식사로는 부족한 양일 듯. 부드러운 소스에 고소한 치즈는 파스타의 생명. 간간이 랍스터와 새우살이 씹히지만 풍부한 맛을 느끼기엔 적은 양이다.

▲ 실드스칼럽. 오븐에 구운 노바스코샤 산 가리비 조갯살 스칼럽과 살짝 데친 베이비 복초이가 곁들여졌는데 오이스터, 와사비 소스에 찍어 먹으면 감칠맛이 일품이다.
수프나 샐러드는 $10~$20선, 애피타이저(전채요리)는 $15~$25선, 씨푸드는 $30~$35선, 스테이크는 $30~$50선이다. 디저트는 밀러 터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메뉴, 실내가 따뜻해서인지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선택했다. 린트 초콜릿 칩 아이스크림(lindt chocolate chip ice cream, $6.50)과 알퐁소 망고 소르베(alfonso mango sorbet, $6.50)은 스테인레스 잔에 예쁘게 담겨있고 과자로 깔끔하게 장식됐다. 망고 소르베는 망고의 향긋한 맛이 깊고 진하다. 부드럽고 달콤한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맛이 매혹적이다. 여럿이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는 디저트도 눈길을 끈다. 초콜릿 폰듀($13.95)는 신선한 과일과 여러 종류의 과자가 벨기에 초콜릿과 곁들여 나온다. 신선한 과일을 초콜릿에 찍어 먹으면 맛도 좋고 재미도 있고.

밀러 터번은 1860년대 ‘욕밀 호텔’이었던 건물이다.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건물이라서인지 오랜 기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가격이 다소 높긴 하지만 특별한 사람과 격조 있는 식사를 나누고 싶다면 밀러 터번을 단연 추천한다.

Miller Tavern 3885 Yonge Street
416-322-5544
월~일 점심 11:30~오후4시
저녁 오후4시~11:30
주차가능/ LLBO 가능
예약 필요/ 화장실 1,2층
2인 저녁식사 $100

by 100명 2007. 6. 23. 21:09
기품있는 이탈리안 스타일
블랙스미스 비스트로 (Blacksmiths Bistro)


연인이 그리운...그런 분위기

발렌타인 데이, 따뜻하고 로맨틱한 추억을 만들어줄 음식점 블랙스미스 비스트로는 아름다운 마을 유니온빌(Unionville) 중심가에 있다. 예쁜 상점과 분위기 있는 카페들 사이에 알록달록 화려하게 꾸며진 블랙스미스 비스트로. 빨간 불빛과 초록 나무, 유럽 풍의 아기자기한 장식들이 시선을 고정시켰다. 1840년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멋을 뽐내는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원목 인테리어와 부드러운 조명이 포근함을 주었다.

▲ 새우와 게살을 다져 동그랗게 버무린 후 팬에 구워내고 마요네즈와 파프리카를 이용한 소스와 신선한 야채가 곁들여진 슈림프&크랩 케이크
바 안쪽 그릴 위에 스테이크가 지글지글 구워지고 쉐프들의 능숙한 움직임이 무척 바빠 보였다. 길게 연결된 까만 그릴을 보는 순간 150년 동안 대장간이었던 과거의 모습이 연상됐다. 바를 지나 올라간 2층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벽에 걸린 멋진 그림과 사이사이에 햇빛모양의 독특한 조명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창문은 빨간 하트모양의 귀여운 쿠션으로 발렌타인 데이의 기분을 돋궜고 감미로운 재즈의 선율이 조용하게 식당을 감쌌다. 붉은 벽돌 벽에 갖가지 와인이 진열되어 있고 노란 벽지 위에 장식된 하얀 천이 화사했다. 깨끗한 실내 모습처럼 종업원도 산뜻했다.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넥타이를 맨 깔끔한 모습. 나이가 조금 지긋해 보이는 종업원 피터슨씨는 옷을 받아 옷걸이에 걸어주고 친절하게 자리로 안내했다. 작은 테이블 위에 은은하게 비추는 촛불과 반짝이는 와인 잔, 하얀 식탁보가 깨끗했다. 조용히 식사를 하고 있는 손님들이 식당의 품위를 높여주었다. 거부감 들게 고급스럽지도 너무 캐주얼하게 가볍지도 않은 실내 분위기다.

▲ 옛날 대장간이었음을 상징하는 간판이 예사롭지 않은 블랙스미스 입구.
블랙스미스는 이탈리안 음식점으로 메뉴는 에피타이져(전채요리), 피자, 파스타, 정식요리로 나눠졌다. 주문한 음식은 쉬림프와 크랩 케익($15). 새우와 게살을 버무려 동그랗게 반죽한 후 팬에 구웠다. 새우와 게살이 쫀득쫀득 씹히고 맛은 빈대떡처럼 고소했다. 마요네즈와 파프리카(빨간 페퍼)로 만든 소스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더 고소해진다. 하얀 접시에 초록 야채, 붉은 토마토와 칠리 오일로 예쁘게 장식하여 보기도 아름답다. 채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릴 야채 타워($11)’를 권하고 싶다. 다양한 야채를 그릴에 구웠는데 맛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을 듯. 피자는 대략 $15선. 대장간의 뜨거운 화덕에서 구어진 피자라 더 맛있어 보였다.

파스타는 $19~$25선, 메인 요리는 $33~$38선이다.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음식은 깔끔하고 고급스러웠다. 립 아이 스테이크(Lib eye steak, $38)는 식당의 추천 메뉴 중 하나이다. 식사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와인은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적합하다. 레드 와인($8.95)은 약간 떫고 쌉싸름했지만 달지 않았고 화이트 와인($8.50)은 부드럽고 깔끔하며 달콤했다. 특히 와인은 디저트 페어 & 크랜베리 크럼블(Pear & Cranberry Crumble, $9)과 잘 어울렸다. 배와 크랜베리를 설탕에 저미고 그 위에 오트밀 반죽의 푸딩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은 디저트. 배의 아삭아삭함과 크랜베리의 새콤함, 아이스크림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과 푸딩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입안이 즐거웠다. 디저트의 종류도 가지가지, 초콜릿 아이스크림과 과일로 만들어진 예쁜 모양의 디저트도 눈길을 끌었다. 디저트는 $10선이다. 사랑을 속삭이듯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 배와 크렌베리를 저며 담고 그 위에 시리얼을 부은 후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은 디저트. 입 안에 녹는 느낌과 과일이 씹히는 미각이 훌륭하다.
토론토 외곽의 작은 마을 유니온빌, 눈 내리는 추운 겨울 밤이었지만 블랙스미스 비스트로는 그 어느 곳보다 따뜻하고 아늑했다. 와인 한잔과 달콤한 아이스크림, 추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블랙스미스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보면 어떨지.

Blacksmiths Bistro

166 Main Street Unionville
905-305-0503
월~금 12시~오후10시
토 오후5시30분~오후10시
길거리 주차/ 화장실 지하
2명 저녁식사 $75

by 100명 2007. 6. 23. 21:08
추운 겨울속에서 자란 우크라이나의 맛
골든 라이언 Golden Lion


러시아 음식과는 또 다른 전통음식 전문점

▲ 중세 우크라이나풍의 아름다운 장식이 눈길을 끄는 프런트.
매서운 추위가 옷을 여미게 하는 토론토 1월, 무엇을 먹고 추위를 이겨낼까. 추운 지방에서 온 사람들에게 배워보자 하는 마음에 우크라이나 음식점 골든 라이언을 찾았다. 에토비코에 있는 골든 라이언은 대형 식당이다. 겉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식당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식당 안에 들어서니 가운데 큰 홀이 있고 양쪽으로 테이블이 듬성듬성 놓여있었다. 홀 가운데 춤을 출 수 있는 라운지는 화려한 불빛이 비추고 있었고 테이블이 놓여있는 가장자리는 약간 어두웠다. 벽에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에프(Kiev)가 그려져 있고 신화에 나오는 신을 형상화한 장식품이 여기저기 놓여 있었다. “러시아 음식과 비슷하긴 하지만 똑같지는 않다”며 ‘우크라이나’ 음식임을 거듭 강조하는 종업원 마야. “식당 안 곳곳에 꾸며져 있는 예술품들은 우크라이나 출신 예술가들이 직접 제작한 것”이라며 자랑스레 말했다.

▲ 비타민이 풍부한 스프 보르쉬(왼쪽). 만두 라레니키는 우리나라 바람떡 같은 맛이 났다.
메뉴는 파스타, 샐러드, 스테이크 등 유럽식 요리와 우크라이나 전통 요리(From the Mother Land)가 있다. 우크라이나 보르쉬(Borsch, $5)는 감자와 당근, 양파, 양배추를 넣고 비츠(빨간무)와 토마토 소스로 붉게 색깔을 낸 수프이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차갑게 해서 즐긴다는 보르쉬는 비타민이 풍부한 건강식이다. 처음에는 색이 너무 빨개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야채가 아삭아삭 씹히고 그 위에 얹혀진 사워크림이 살며시 녹아 내렸다. 담백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맛. 빵과 보르쉬가 우크라이나 사람의 주식이라고 하는 것으로 봐서 보르쉬는 우리의 된장국과 같은 음식인 듯.

▲ 양배추롤은 돼지고기와 양채로 꽉채운뒤 푹 삶아낸것으로 샤워크림과 버섯크림소스가 곁들여졌다. 뜨거울때 먹어야 제 맛일듯.
체브레키(Chebureky, $5)는 패티(Patty)의 일종. 가격에 비해 양이 많다. 반달모양의 빵 안에 고기와 감자, 양배추를 갈아 넣어 팬에 구웠다. 짭짤하니 입맛에 잘 맞았다. 크기에 비해 안의 고기의 양은 많지 않았다. 먹다 보니 빵이 대부분인 듯. 기름으로 요리해서 맛이 약간은 느끼했다. 당근과 샐러리가 곁들여 나오는데 야채의 양이 적어 아쉬웠다. 라레니키(Varenyky, $8)는 만두의 일종. 바람떡과 같은 맛이다. 서민적인 음식으로 알려진 라레니끼는 쫀득쫀득한 피 안에 으깬 감자와 양파 또는 체다치즈가 들어있다. 마야는 “튀긴 요리보다 삶은 요리가 몸에 좋다고 삶은 것”을 권했다. 라레니끼는 시중에 파는 페로기(Perogies)와 같았다. 감자와 치즈가 부드러웠다.

우크라이나 양배추 롤(Ukrainian Cabbage Rolls, $10)은 보통 양배추 롤과 별반 다름이 없었다. 두 개의 롤이 나오는데 탄탄하게 말은 롤 안에는 돼지고기와 양배추, 양파가 들어있다. 소스로 샤워크림과 버섯크림소스가 함께 나온다. 후추와 각종 양념이 들어있지만 고기 비린내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식기 전에 먹지 않으면 남기기 십상. 버섯크림소스는 버섯수프 캔, 성의 없는 음식에 약간은 실망. 지방이 많은 고 열량 음식이 추위를 이기는데 좋아서일까 우크라이나 음식은 전반적으로 기름지고 느끼했다.

▲ 야채값이 폭등해서일까. 담다 만듯한 야채가 곁들여진 체브레키. 반달모양의 빵안에 만두 같이 소가 잔뜩 들어있다.
골든 라이언은 주말(금, 토) 오후 9시부터 2시까지 댄스 나이트를 연다. 토요일 10시가 되니 사람들이 몰려왔고 음식점은 금새 댄스장으로 변했다. 한 두 명씩 라운지로 나와 디지털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바에는 술 마시는 사람으로 북적였다. 종업원 마야는 “평일에는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고급 레스토랑”이라며 갑자기 변한 실내 분위기에 미안해 했다. 친절하게 서비스해준 마야는 우크라이나 음식을 한국사람에게 소개하는 것을 마냥 즐거워했다. 식당의 겉모습은 크고 화려했지만, 빵과 수프로 충분했던 우크라이나의 소박한 밥상을 옮겨놓은 듯 서민적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Golden Lion Restaurant & Bar
15 Canmotor Avenue Etobicoke
416-252-3456
LLBO/ 캐터링 가능
수,목,일 오후12시~오후10시
금,토 오후12시~오전2시
월,화 휴무(겨울시즌)
2인 저녁식사 $50

by 100명 2007. 6. 23. 21:07
재즈선율 속에 미술감상, 시낭송
르네상스 카페 (Renaissance Cafe)


그릭타운 속의 문화창조 공간

댄포스와 우드바인 사이에 있는 르네상스 카페는 자유와 낭만을 느낄 수 있는 문화 공간이다. 매일마다 공연과 코미디 쇼 등 색다른 이벤트가 열리는 카페. 특히 주말에 재즈보컬 브렌다 캐롤(Brenda Carol)를 비롯하여 여러 캐나다 출신의 재즈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있다고 하여 르네상스 카페를 찾았다. 겉에서 보기에는 허름한 카페, 안으로 들어서니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의 불빛과 예쁘게 장식되어 있는 조명이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벽에는 알록달록 추상적이며 현대적인 그림들이 걸려있고 시가 적힌 종이들이 주렁주렁 걸려있었다. 문화를 창조하는 공간답게 곳곳에 장식물은 예술적으로 진열되어 있었다. 긴 홀과 연결된 바를 지나 안쪽에는 작은 무대가 있다. 무대 한쪽에서는 스텝들이 분주하게 조명과 악기를 설치하며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 이름에 걸맞게 수준높은 작품들이 벽에 걸려 있다.
가죽 소파부터 키가 큰 의자까지 원하는 자리에서 편안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배치되어 있는 실내. 영하 20도를 밑도는 추운 날씨라 그런지 공연 시작 30분전임에도 카페는 한산했다. 이 카페의 커피 맛과 향이 좋기로 유명하여 공연을 기다리며 카푸치노($2.77) 한잔을 마셨다. 카푸치노 한잔에 얼었던 몸이 녹는 듯했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 기타리스트 케빈 바렛(Kevin Barrett)과 베이스주자 존 마하라지(John Maharij)의 감미로운 재즈 선율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 연주자들이었다. 매력적이고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진 보컬 소피아 펄만(Sophia Perlman)의 공연이 시작할 즈음 카페는 손님으로 가득 찼고 분위기도 한층 무르익었다. 젊은 연인도 눈에 띄었지만 그보다 나이가 지긋한 노부부들이 훨씬 많았다. 서로 손을 꼭 잡고 공연을 감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프리 스타일의 재즈 음악, 그 박자에 맞춰 머리를 끄덕이거나 어깨를 들썩이는 사람들. 나이에 관계없이 음악을 즐기는 여유 있는 모습이 좋았다. 이웃에 산다는 수잔 할머니는 “카페가 너무 편안하고 아늑하며 공연분위기도 참 좋다”며 말을 건넸다. 재즈를 듣고 있으니 카페가 더 편안하고 아늑해지는 느낌이었다.

▲ 그릴에 구운 닭가슴살을 시저소스에 버무린 파스타샐러드.
주인 렌달 클락씨와 한 명의 종업원이 50명이 넘는 손님을 접대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공연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음식을 주문하는데 음식 만들고 계산하고 바 안이 무척 바빠 보였다. 주문했다는 사실을 잊고 공연에 집중하면 어느 샌가 음식이 나온다. 음식은 모두 $3~$10사이, 가격이 저렴하다. 햇빛에 말린 토마토와 닭고기가 들어간 페스토 피자($8)와 치킨 시저 파스타 샐러드($10)를 주문했다. 페스토 피자는 얇은 피타빵 위에 각종 야채와 치즈를 두툼하게 얹고 오븐에 구웠다. 집에서 만든 피자처럼 단백하고 고소했다. 얇은 피타빵이 적당히 구워져 바삭바삭 입맛을 당겼다. 샐러드의 양은 많지만 파스타와 치킨조각은 먹기 힘겨울 정도로 차가웠다. 피자나 쿼사딜라처럼 따뜻하게 굽거나 데우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듯. 치킨 쿼사딜라($7)는 칩스와 딥소스가 함께 나오는데 치킨과 붉은 양파를 넣고 구워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 맛있어 보였다. 간혹 와인을 마시며 재즈 음악을 듣는 손님도 있었다. 대부분의 메뉴는 스낵류다.

▲ 피타빵 위에 닭고기와 각종 채소를 다져 토핑한 위에 치즈를 푸짐하게 얹어 구워낸 페스토 피자.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고등학교 선생이었던 렌달 클락씨는 르네상스 카페를 5년이 넘도록 경영해왔다. 각종 이벤트를 여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클락씨. 남녀노소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는 편안한 공간임을 자랑스러워 했다. 그는 그 동안 카페에서 열었던 많은 이벤트를 소개했다. 인권관련 영화 상영, 미술품 전시, 시 낭송회뿐 아니라 관객들이 함께 참여하는 열린 연극이 매주 토요일마다 열린다. 공연에 따라서 $3~$10의 입장료를 받고 2월의 공연 일정도 이미 다 짜여 있다. 캐나다 출신 무명 가수들의 데뷔 공연이나 소규모 페스티벌이 주로 열린다(웹사이트 참조: www.renaissancecafe.ca).

11시가 넘도록 공연은 계속되었다. 감미로운 재즈 선율, 자유와 낭만이 가득한 르네상스 카페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Renaissance Cafe

1938 Danforth Ave Toronto
416-422-1441

월요일, 때에 따라 일요일 휴무
화~목 오후4시~새벽2시
금, 토 오전 11시~새벽2시
길거리 주차/ 화장실 지하
공연: 무료~$10
2인 간단한 식사와 커피 $35

by 100명 2007. 6. 23. 21:07
아랍 전통의 음식을 토론토서 맛본다
파머그래네트 (The Pomegranate)




▲ 석류의 느낌을 주는 붉은 색가판이 인상적이다.
s 칼리지(College)거리, 유독 눈에 띄는 빨간 간판, 산뜻한 외관에 매료되어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완전 색다른 세계에 온 듯 눈이 휘둥그래졌다. 창문 옆에는 페르시아 궁전에서나 볼 수 있는 침대가 융단과 모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고 그 옆 커다란 촛대 녹아 내린 초의 은은한 불빛은 식당을 한껏 아늑하게 만들었다. 아라비아 전통 문양의 커튼, 벽에 붙어있는 오색 융단, 페르시아 전쟁역사를 담은 그림액자, 화려한 황금색 등불, 파란 타일 수조와 그 안에 여유롭게 움직이는 금붕어, 바닥에 깔려있는 붉은 카펫. 하나하나 섬세하고 화려한 인테리어는 이곳의 매력에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부(富)와 권세를 누렸던 페르시아의 화려한 왕실을 연상케 했다.

식당의 이색적인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메뉴도 색달랐다. 애피타이저(전채요리)로 주문한 도메(Doimeh, $2.95)는 레몬과 허브로 양념한 밥을 포도 잎으로 말았다. 손가락 크기로 네 조각이 나오는데 잎의 냄새가 향긋하면서도 텁터름하고, 밥은 새콤하면서 쫀득했다. 딥소스로 나온 요거트는 잎의 쌉싸름한 맛을 부드럽게 바꿔줬다. 인기 있는 전채요리 중 마스토 키아르(maast-o khiar, $3.75)는 주인 다니엘(Danielle)의 추천 메뉴. 오이, 호두, 건포도와 장미꽃잎을 섞은 요거트이다. 대부분의 전채요리가 요거트였다. 그녀는 ‘요거트는 건강식품으로 식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기본 메뉴’라 강조했다. 전수해 내려온 요리법으로 직접 만든 요거트인 도우(Doogh, $2)의 맛은 어떨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주문했다. 달지도 않고 짜지도 않은 싱겁고 시큼한 우유와 요거트의 중간 맛. 위에는 초록색 허브와 분홍 꽃잎의 가루가 뿌려져 있는데 처음에는 달지 않은 요거트의 맛이 별로였는데 마시다 보니 어느 샌가 잔이 비워져 있었다.

▲ 뼈없는 닭 가슴살로 만든 페센잔. 노란색으로 물들인(사프란 safron)바스마티 쌀밥에 호두와 석류시럽이 들어간 스튜, 요거트와 샐러드가 큰 접시에 함께 담겨 나오는데 보기에 푸짐하다.
본격적으로 정통 페르시안 음식을 맛보기 위해 뼈 없는 닭 가슴살로 만든 페센잔(fesenjaan, $13.95)을 주문했다. 노란색으로 물들인(사프란 saffron) 바스마티 쌀밥에 호두와 석류시럽이 들어간 스튜, 요거트와 샐러드가 큰 접시에 함께 담겨 나오는데 보기에 푸짐하고 색도 알록달록 예뻤다. 스튜의 맛은 짜장과 비슷하고 냄새는 하이라이스와 같았다. 덩어리로 들어있는 닭 가슴살은 부드러워 입에서 살살 녹고 새콤달콤한 석류 알이 입에서 톡톡 터지는데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바스마티 쌀은 모양이 길고 흩어지는 쌀이지만 스튜에 비벼먹으면 적당히 엉겨 붙어 먹기에 큰 불편함이 없다. 석류의 새콤하고 향긋한 맛이 입안에 가득했다. 스튜 맛이 좀 강하다고 느껴지면 요거트 한번 찍어 먹고 올리브 오일에 버무린 샐러드 먹으면 입안이 개운해진다. 메뉴가 모두 몸에 좋은 건강식이고 나름대로 특색이 있었다. 퀴메(qeymeh, $9.95)는 토마토로 만든 스튜로 콩과 양고기, 계피가루에 묻힌 라임을 넣어 만들었고, 모라사 폴로(morasa polo, $14.95)는 양고기와 노란 바스마티 밥 위에 당근, 매자나무열매, 아몬드, 피스타치오를 버무려 장식한 요리다. 요리사이자 다니엘의 남편인 알리레자의 주특기는 양고기 요리. ‘모라사 폴로’를 맛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메뉴를 덮었다.

페르시아에 이어 이란으로 전해진 전통 요리법을 어머니에게서 전수 받은 알리레자는 테헤란 출신의 베테랑 요리사다.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져 찾아오는 단골 손님이 많아서 인지 자부심도 강했고 콧대도 높아 보였다. 친절하게 서빙을 해주지만 굽실거리진 않는다. 주말에는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식사를 할 수가 없다. 예외는 없었다. 식당이 독특하고 눈에 띄어서인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모두 정중하게 거절 당했다. 테이블이 여럿 비어있는데도 이미 예약이 되어있다고 더 이상 손님을 받지 않는 것이다. 철저한 예약문화의 한 면을 보았다. 특히 앞서 말한 화려한 침대 테이블은 연인들의 영순위 예약석이라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만 자리를 얻을 수 있다. 특별한 날, 페르시아 왕자와 공주처럼 침대에 누워서 식사를 한다면(물론 바닥에 내려놓고 먹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나름대로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듯.

새콤달콤한 석류가 톡톡 터져 입안을 즐겁게 해주듯이, 울긋불긋 강렬하고 화려한 식당 포머그래네트는 옛 페르시아의 신비하고 고풍스러운 멋과 맛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었다.

The pomegranate

420 College St
416-921-7557
화~목, 일 오후5시~9시
금~토 오후5시~10시
월 휴무
LLBO가능/ 예약 필수
길거리주차/ 화장실지하
현금, Credit Cards
2인 저녁식사 $50

by 100명 2007. 6. 23. 21:06
포르투갈 정통 음식점
에스뜨렐라 두 마르 Estrela do Mar


햇빛 반짝이는 지중해로 향하는 맛의 여행

▲ 불가사리가 눈에 띄는 에스뜨렐라 두마르 입구
에스뜨렐라 두 마르(Estrela do Mar)는 포르투갈어로 ‘바다의 불가사리’라는 뜻. 바다를 연상시키는 하늘색 간판에 그려진 빨간 불가사리가 선명하게 눈에 띄었다. 칼리지(college)거리와 오싱턴(Ossington)거리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에스뜨렐라 두 마르는 1988년 포르투갈에서 이민 온 가족이 함께 운영해온 정통 포르투갈 음식점이다. 평일 저녁, 늦은 시간에 찾아간 식당, 인상 좋은 매니저가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식당 홀은 밖에서 보기와는 달리 훨씬 컸다. 긴 복도와 주방을 지나 바와 연결되는 홀, 벽에는 심플한 장식물이 걸려있었고 테이블은 모두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세련된 인테리어는 아니지만 깨끗하고 정갈했다. 한쪽 벽에 포르투갈산 와인이 진열되어 있었고 조용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식사하는 노부부의 모습이 평화로워 보였다.

포르투갈의 대표 음식은 뭘까? 생선요리와 감자요리, 포르투갈산 와인은 꼭 맛보아야 할 것. 그 중에서도 바깔라우(Bacalhau)는 대구요리로 요리법만해도 천여 가지가 넘는 포르투갈의 대표음식이다. 여러 가지 종류 중에 그릴에 구운 요리, 튀긴 요리, 볶은 요리가 있는데 생선은 그릴에 구워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 말이 생각나 그릴 요리를 선택했다(Bacalhau assado na brasa, $17). 마늘과 올리브 오일을 이용하여 그릴에 구운 대구 한 토막과 구운 감자, 브로콜리, 당근, 콩 등 각종 야채가 곁들여 나왔다. 이런 생선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생선 한 토막이 상당히 컸다. 특별한 조미료와 양념을 사용하지 않아서인지 맛이 담백했다. 생선살은 부드럽다기 보다는 약간 질깃하고 노가리를 씹는 듯 비릿한 맛은 있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났다.

▲ 커다란 대구를 그릴에 구워 만든 바깔라우 아싸도 나 브라싸. 올리브 오일에 볶은 야채를 곁들여 입맛을 돋군다.
올리브 오일에 구워져 나온 감자도 담백하고 고소했다. 또 다른 바깔라우 요리는 쉐프가 직접 개발한 것으로 매니저 오비도스씨의 적극 추천요리이다(Bacalhau a Chefe, $19). 돼지고기 요리 Carne se Porco a Alentejanna($15)는 도톰한 고기와 얇게 썬 감자, 대합조개, 당근을 붉은 소스에 버무려 조린 음식이다. 소스가 고기와 야채에 잘 배어 있고 토핑으로 얹혀진 컬리플라워와 피클은 새콤달콤한 맛을 냈다. 소스는 독특했다. 붉은 소스라 칠리 소스라 생각했는데 맵지는 않았다. 짭짜름 하면서 새콤한 맛, 자극적이지 않고 느끼하지도 않은 맛이다. 소스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이리저리 생각해봤지만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오비도스씨는 ‘소스는 절대 누설할 수 없는 일급 비밀’이라고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포르투갈하면 빼놓을 수 없는 와인, 포르투갈산 와인 도오루(Douro 반 병 $14)를 주문했다. 와인의 이름은 모두 포르투갈의 지명(地名)이었다. 도오루는 ‘황금’이라는 뜻으로 최상의 포트와인(port wine)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와인의 달콤하면서도 그윽한 맛과 우아하고 깊이 있는 향은 식사의 분위기를 한껏 즐겁게 만들었다.

▲ 카르네 세 포르코 아 알렌테하나 요리는 돼지고기, 감자, 대합조개, 당근 등을 소스에 조린 음식이다.
식당의 매인 쉐프는 매니저 오비도스씨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그녀는 15세 이후로 요리를 시작해서 4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여전히 요리를 하고 있다. 이민오기 전 포르투갈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면서 갈고 닦은 요리실력을 그대로 지켜온 것. 40년간 요리사로 지내면서 포르투갈 전통의 맛을 지켜온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

소스와 요리법을 궁금해 하는 모습에 신이 났는지 디저트 하우스 스윗 스페샬티(House sweet specialty, $4.50)를 맛보라고 주었다. 푸딩도 아니고 케익도 아닌 정체를 알기 어려운 디저트는 맛이 부드럽고 달콤했다. 재료에 대한 질문에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 바깔라우와 돼지고기 요리가 양이 워낙 많아 디저트까지 먹을 수 있을까 의심했던 마음이 부끄러울 정도로 순식간에 접시가 비워졌다.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식당이라 분위기가 편안하고 사람들도 친절했다. 포르투갈 음식은 화려하거나 독특하지는 않지만 맛이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여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을 듯. 달콤한 와인, 바다내음 그윽한 생선요리, 햇빛에 반짝이는 지중해 포르투갈로의 짧은 여행이었다.

Estrela do Mar
928 College Street
416-533-7272

월-금
토, 일
LLBO/ 캐터링 가능
거리주차가능 / 지하 화장실
와인 곁들인 2인 저녁식사 $60

by 100명 2007. 6. 23. 21:06
히말라야의 정기를 음식으로 전달
네팔 음식점 에베레스트 Mt. Everest Restaurant




▲ 아름답게 꾸며진 입구
블루어 길을 지나다 우연히 발견한 네팔 음식점 에베레스트, 안으로 들어서자 인도음식 특유의 향이 코를 자극했다. 토요일 오후5시, 저녁식사 테이블을 세팅하느라 분주한 종업원, 식당 안은 깔끔하게 정돈되어있었고 테이블마다 하얀 수건이 정갈하게 놓여있었다. 붉은 원목의 테이블은 고급스러웠고 벽에 걸려있는 네팔의 풍경화와 인물화, 흘러나오는 네팔의 전통음악은 이국의 분위기를 풍겼다. 에베레스트 산을 배경으로 한 그림들은 네팔 출신의 예술가가 직접 그린 작품으로 시골 풍경의 그림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종업원들은 모두 네팔인이었는데 한결같이 친근하고 친절했다.

▲ 인도식 빵 난과 함께 나오는 티벳의 대표음식 '알루(감자), 타마(죽순), 보디(검은콩) 건강식이다. 오른쪽 끝은 염소고기 찜 '쿠아시코 마수'
네팔의 잘 알려진 전통음식인 ‘알루,타마,보디(Aloo, Tama and Bodi, $8.95)와 ‘쿠아시 코 마수(Khasi Ko Maasu, $10.95)를 주문했다. ‘알루,타마,보디’는 히말라야 산 중턱지역의 사람들이 먹는 요리로 감자, 죽순, 검은 눈 콩을 코리엔더 같은 향 나는 식물과 함께 끓인 건강식이다. 음식은 작은 스테인레스 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매콤하고 톡 쏘는 향과 콩, 감자의 단백한 맛이 제법 잘 어울렸다. 커리의 향과 코리엔더(고수)의 향이 섞어있고 죽순은 쫄깃, 콩과 감자는 고소했다. 인도식 빵, 난($1.95)에 넣어 먹는데 대개는 카레라이스 먹듯이 밥에 비벼먹는다. 채식주의자에게 아주 좋은 음식이 될 듯. ‘쿠아시 코 마수’는 염소고기 찜이다. 한국식 갈비찜과 흡사한 맛. 매콤한 양념에 부드러운 염소고기 역시 밥에 석석 비벼먹으면 좋다. 네팔에서 염소는 신성한 동물이다. 제사 지낼 때 염소를 제사물로 바치고 예식이 끝난 후에 함께 나눠먹었다고 한다. 알고 나니 고기 한 점 먹는데도 괜히 엄숙해지는 느낌이었다. 고추, 허브와 갖은 향신료로 버무린 고기는 냄새도 안 나고 육질이 연해 입안에서 스르르 녹았다. 전형적인 네팔 시골 마을식 요리인 염소고기 찜은 맛도 모양도 친근했다.

‘잔 코 달’(Jhane Ko Dal, $8.45)도 대표적인 네팔요리의 하나로 고수의 잎, 생강, 마늘, 토마토, 양파를 넣은 렌틀(Lentil) 수프이다. 렌틀은 네팔에 가면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재료로 이를 이용하여 만든 음식이 많다. 달 밧 타카리(Dal Bhat Tarkari), 달은 렌틀, 밧은 밥, 타카리는 채소를 뜻하는데 네팔의 기본 음식이다. 네팔로 여행 다녀온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달 밧 타카리’ 있냐고 많이 묻는다고 하는데, 한국의 김치 같은 존재인 듯하다.

▲ 망고요거트 '망고라씨'
네팔의 또 하나 알려진 음식은 양젖으로 만든다는 요거트. 케라 레이타(Kheera Raita, $2.95)는 오이와 커민(Cumin) 씨, 코리엔더를 넣어 만든 홈메이드 요거트다. 난을 요거트에 찍어 먹으면 강한 향신료에 자극된 입안을 부드럽게 해준다. 망고 라씨(Mango Lassi, $3.25)는 망고 요거트로 오렌지색이 보기도 좋고 망고의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음식점을 운영한지 2년 반, 네팔에서 이민 온지 5년 된 주인 니랏 아드히카리씨. 그는 친절하고 친근하게 손님을 접대했다. 각 테이블을 틈틈이 둘러보면서 맛은 어떤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묻고 종업원들 역시 비어있는 물잔을 바로 채워주면서 성실하게 서빙했다.

토론토의 유일한 네팔 음식점인 에베레스트에서 히말라야 산 등지에서 자라는 채소와 곡식으로 만든 네팔 고유의 음식을 그대로 맛볼 수 있다. 계절마다 다른 메뉴가 제공되고 허브와 향신료는 독특한 맛을 지녔다. 네팔요리뿐 아니라 인도북부의 요리, 탄도리 치킨과 양고기 요리도 음식점 에베레스트의 주요 메뉴 중 하나이다. 네팔이 인도와 중국에 접해 있어서인지 음식도 영향을 많이 받은 듯. 종업원들이 모두 네팔 출신이라고 하는데 더러는 동양사람, 더러는 인도사람이었다.

히말라야 산의 정기를 음식에 담아 파는 에베레스트 음식점, 네팔의 고급 요리를 맛보는 즐거움과 함께 종업원들의 친절한 서비스로 마음이 훈훈해 지는 토요일 저녁식사 였다.

469 Bloor St West
416-964-8849
LLBO/ Take Out 가능
월-금 점심 11:30~3시
저녁 5시~10시
토, 일 점심 12시~3시
저녁 5시~10:30
깨끗한 화장실 지하/ 길거리주차가능

by 100명 2007. 6. 23. 21:05
인도 정통요리를 맛본다
쿠진 오브 인디아 (Cuisine of India)




▲ Cuisine of India의 입구
커리의 짙은 향 때문에 인도음식점 가기를 꺼려 하는 사람이 더러 있지만 커리가 항암효과에 좋아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인도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영길을 지나 다니면서 여러 번 스쳐 지나쳤던 음식점 쿠진 오브 인디아는 노스욕 한인타운 가까이에 있다. 큰 주차장이 음식점 앞마당에 있어 주차가 편이했고 식당 안에 들어서니 인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식물이 곳곳에 비치되어 있었다. 반갑게 맞이해 주는 종업원, 약간 어두운 실내, 테이블은 정갈하게 세팅되어 있었다. 주방은 유리로 되어 있어서 안에서 요리하는 모습이 다 보였고 덩치 큰 콧수염의 아저씨가 화덕 앞에서 꼬치와 인도식 빵 난(Nann)을 굽고 있었다. 고소한 냄새, 먹음직스럽게 부풀어 오른 빵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화덕 앞에서 멋지게 포즈를 잡아준 아저씨는 음식점의 주인 쉬쉬르 솨마. 19년 전 캐나다에 이민 온 솨마씨는 16년간 음식점을 운영해 온 베테랑 쉐프이기도 하다. 그가 직접 만들어준 음식으로 정통 인도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 무르그 띠까라밥따르. 화덕에서 갖구워낸 닭고기 꼬치 탄두리를 인도식 진한 향의 커리에 담아서 나오는데 밥 또는 인도식 빵 난에 곁들여 먹는다.
인도음식 하면 떠오르는 메뉴는 커리, 주문한 커리는 ‘무르그 띠까 라밥다르(Murgh Tikka Lababdar, $12.50)’. 무르그는 닭고기, 띠까는 바비큐의 뜻으로 석쇠에 구운 닭고기로 만든 커리로 토마토 그레이비소스에 고수로 향을 낸 부드러운 맛의 커리이다. 밥($3.75), 볶음밥($4.25) 혹은 인도빵 난($2)과 함께 먹는다. 부드럽고 큰 덩어리의 닭고기에 깊이 베어있는 커리의 맛은 보통 집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커리의 맛과는 사뭇 달랐다. 소스와 재료에 따라 커리의 종류도 많았다. 양고기, 닭고기, 각종 야채로 만든 커리, 소스도 가지가지다. 입맛에 따라 매운 맛, 부드러운 맛도 따로 고를 수 있으므로 주문하기 전에 종업원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을 듯. 소스는 천연 재료를 가지고 직접 갈아 만들어서인지 맛이 담백하고 진했다. 탄두리 치킨도 인도북부 지역의 유명한 메뉴 중 하나이다. 화덕에서 직접 굽는 탄두리 치킨은 쿠진 오브 인디아의 인기 메뉴. 머그 띠까 럭노위(Murg Tikka Lucknowi, $12.50)는 땅콩과 매운 마살라 소스에 절인 닭꼬치를 화덕에 직접 구운 후 뜨거운 철판에 각종 야채와 곁들여 나왔다.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연기를 한껏 피어내는 요리는 식당 안 손님들의 시선을 고정시켰다.

요란한 겉 모습만큼 맛도 일품이었는데 화덕에서 구워 기름기가 없고 칠리소스가 베어있는 고기를 식초에 절인 양파와 함께 먹으면 매콤새콤한 맛이 먹는 기쁨을 더했다. 에피타이저 중 야채로 만든 사모사(Samosa, $3.95)는 두 조각이 나오는데 인도식 패티(Patty)이다. 감자와 각종 야채를 넣어 만든 바삭바삭한 사모사는 입맛을 돋우는데 한몫 했다. 사모사는 채식주의자에게 인기 있는 메뉴로 보통 대량으로 테이크아웃을 해가는 손님이 많다고. 마늘버터를 발라 구운 갈릭 난($2.95)는 마치 피자의 빵처럼 바삭바삭하면서 마늘버터의 고소하고 은은한 맛이 좋았다.

▲ 머그띠까럭노위. 화려한 색상과 요란한 소리가 주위의 시선을 끈다.
현재 음식점에는 4명의 요리사가 있는데 모두 인도출신으로 정통 인도의 맛을 전수 받아온 베테랑들이다. 음식의 맛은 비밀리에 전수되기 때문에 주로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그만큼 인도 전통의 맛을 지키기가 어렵다는 의미인 듯하다. 식당주인이자 메인 요리사인 솨마씨는 힐튼 호텔에서 이탈리안 음식 쉐프로 수년간 일한 경험이 있다. 인도음식의 요리사로 다시 돌아온 그는 얼굴에 자신감과 자부심이 엿보였다. 그는 “인도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커리를 맛볼 수 있지만 인도커리는 각종 향신료를 직접 갈아 만들어 그 향과 맛이 독특할 뿐 아니라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히 서비스로 디저트 아이스크림을 주었다. 직접 만들었다는 망고/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은 우유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건강식 아이스크림이었다. 식당은 점심부페($9.99)도 제공하는데 다양한 인도음식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저렴한 식사로 주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

쿠진 오브 인디아의 간판에 그려진 국조 공작새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처럼 인도 음식이 세계로 뻗어나가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16년간 정성 들여 음식을 만들었다는 솨마씨의 노력이 그의 음식과 서비스를 통해서 전달되었다.

Cuisine of India
5222 Yonge Street
416-229-0377
점심 월-목 오전11:30~2:30
저녁 일-목 오후5시~10시
금,토 오후5:30~10:30
LLBO/Take Out/주차가능
화장실1층/2인 저녁식사 $50

by 100명 2007. 6. 23. 21:05
유대인들의 문화공간 겸 식당
프리 타임즈 카페 Free Times Cafe




▲프리타임즈 입구. 입구는 작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널찍한 공간이 나온다.
이스라엘 민족의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칼리지(College) 거리에 있는 프리 타임즈 카페를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종업원이 반갑게 맞이했다. 겉에서 보기와는 다르게 실내가 넓었고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바와 부엌, 양 옆으로 홀이 이어졌다. 원하는 대로 아무 곳이나 앉으라는 종업원의 말에 살짝 둘러보다가 오른쪽 홀로 들어갔다. 벽에는 큰 그림들이 걸려있는데 대부분이 초상화였다. 울긋불긋 화려한 초상화와 오래된 흑백 사진, 랍비 사진이 선반에 놓여있었다. 구석에는 낡은 장식장이 있었고 갈아 끼우지 않은 전구 때문에 실내는 전체적으로 어두웠다. 나무테이블과 의자도 오래된 듯 짝이 맞지 않았다. 흑백 사진, 낡은 장식품, 허름한 식탁, ‘피아니스트’, ‘쉰들러 리스트’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실내. 그러면서도 이스라엘민족의 강인한 정체성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걸려있는 그림 때문이다. 화려한 색채와 강한 메시지가 그림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다른 홀과 연결되는 문에 커튼이 쳐져 있는데 들여다보니 공연이나 이벤트를 할 수 있는 분리된 작은 공간이었다. 안을 둘러보니 작지만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작은 무대와 옹기종기 모여있는 테이블, 벽에는 흑백 사진들이 걸려있는데 작은 아트홀 같았다. 세련되고 깔끔하지는 않지만 나름의 멋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브린츠와 레트커 콤보 사과소스와 크림소스에 찍어먹으면 바삭한 맛이 입안을 감돈다.
전통적인 유대인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 브린츠(Brintz)와 레트커(Latke) 콤보($9.50)를 주문했다. 브린츠는 크레페 안에 하얗고 몽글몽글한 치즈를 넣어 말아 펜에 구운 유대인 전통 음식이다. 부드럽고 달콤한 밀 전병에 새콤한 치즈가 잘 어울렸다. 직접 만든 사과소스를 찍어먹는데 소스 맛이 좋다. 레트커는 감자를 잘게 썰어서 기름에 부친 음식으로 유대인 명절인 하누카(Hanukkah) 절기 동안 먹는 음식이다. 바삭 하게 구운 감자전을 크림 소스와 함께 먹으면 맛이 짭짤하면서도 고소하다. 집에서 할머니가 만들어주는 음식처럼 보기에 평범하고 맛도 담백하다. 이곳은 유대음식뿐 아니라 중동지역 음식으로도 유명했다. 중동음식을 한번에 맛볼 수 있는 콤보 플레이트($9.50)를 주문했다. 닭 가슴살 코치2개, 팔라펠(Falafel) 볼 2개, 그릴에 구운 야채와 피타빵, 후모스(Hummus), 그리고 살사소스와 차지끼(Tziziki, 요거트)소스까지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풍성하게 나왔다. 피타빵에 후모스를 바르고 닭고기와 야채를 넣어 차지끼 소스에 찍어 먹으면 든든한 식사가 된다. 기름지지 않은 음식이라 많이 먹어도 위가 부담스럽지 않았고 야채와 콩으로 만들어 건강에도 좋은 음식이었다. 그 외에도 벨라 샐러드(Bella’s Salad)는 이곳만의 메뉴로 비트, 가지, 쿠스쿠스, 오이, 코울슬로로 만들어진 샐러드이다($2.95). 벨라는 식당 주인의 할머니 이름.

▲이스라엘 정찬인 콤보플레이트. 닭꼬치, 피타, 팔라펠볼, 후모스 등이 푸짐하게 담겼다.
이 식당의 주요 특징의 하나는 매주 일요일에 브런치 뷔페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40여가지가 넘는 메뉴가 $16.95. 각종 유대인 전통 음식뿐 아니라 신선한 과일에 치즈, 케익까지 풍성한 식탁을 준비한다고 한다. 또한 매주 월요일마다 작은 공연을 개최한다. 오후 8시부터 시작하는 공연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데 이곳이 토론토에서 가장 오래된 열린 무대공간이라고.

두 명의 종업원은 바쁘게 움직이며 손님을 접대했다. 종업원은 가끔씩 와서 비어있는 물잔을 채워주며 말상대도 해주었다. 음식을 먹고 있는데 무대 홀이 시끌시끌하여 들여다 보았더니 페미니스트 출판사에서 주관하는 책 출판 기념회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식사를 하며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은 이 카페가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문화였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서도 유대인의 문화와 전통을 잃지 않고 지켜가는 이스라엘 후손들의 면모를 프리 타임즈 카페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320 College St.
416-967-1078
월~금 오전11:30~새벽 2시
토 오전 11시~새벽 2시
일 오전11시~새벽 1시
LLBO/캐터링 가능
캐주얼 스타일/2인 저녁식사 시 $50이하
화장실 1층

by 100명 2007. 6. 23.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