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조높은 일본 생선요리 전문점
나미(NAMI 波)는 언제나 붐빈다




▲ '나미'의 입구. 현대적인 입구와는 달리 안으로 들어가면 고향집같은 푸근 한 분위기이다.
생선요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나미는 다운타운 중심가인 애들레이드(Adelaide)에 있다. 식당 입구, 검정색 간판에 파란 파도모양의 심플한 네온사인, 아주 작은 글씨로 쓰여진 ‘Nami’. 현대적인 이미지의 입구와는 달리 안으로 들어서자 작은 시골 마을에 온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식당 오른쪽은 로바다야키 바(그릴 바)가 있고 조금 더 들어서면 스시 바, 홀 끝에는 일본식 방이 있었다. 평일 저녁시간 이었지만 큰 홀은 이미 손님으로 가득 찼다. 전체적인 조명은 약간 어두웠지만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였고 곳곳에 꾸며진 대나무 장식, 일본 인형은 아기자기했다. 나미는 온타리오 사이언스 센터와 영/블로어 길에 있는 토론토 레퍼런스 도서관을 설계한 유명한 일본 건축가 레이몬드 모리야마(Raymond Moriyama)가 직접 설계했다. 그래서인지 식당 곳곳에서 현대적이면서도 섬세한 동양의 멋을 찾을 수 있었다.

나미는 일본말로 ‘파도(波)’이다. 일식 음식점으로서 파도 물결 치듯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을 꿈을 가지고 시작했다는 주인 유건인씨. 23년이 지난 현재 나미는 토론토에서 가장 오래된 정통 일식 음식점으로 이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다.

▲ 냄새부터 참을 수 없는 유혹을 주는 타이거슈림프 구이
나미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로바다야키. 로바다야키는 로바다(ろばた?爐端?화롯가)와 야키(燒?불사르다)의 합성어로 ‘화로 주위에서 굽는다’는 뜻이다. 로바다야키 바에는 온갖 생선과 해산물이 얼음에 묻혀 있고 두 명의 요리사가 손님 앞에서 갖가지 생선을 굽고 있었다. 그릴에 얹어진 생선이 지글지글, 요리사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생선을 척척 뒤집는다.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종업원이 우리를 자리로 안내했다. 테이블이 방처럼 분리되어 다른 사람의 방해 없이 편하게 식사를 나눌 수 있었다. 공간 하나하나가 세심하게 꾸며져 있었는데 벽에는 일본 전통 그림이 걸려있고, 나무 테이블은 심플하고 정갈했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에피타이저로 참치 타타키($12.50), 구이요리로 타이거 슈림프구이($시장가격)와 세이쿄야키 스타일의 흑대구구이($13) 그리고 스시세트($26.50)였다. 참치회는 두께가 보통 회보다 훨씬 두꺼웠지만 맛은 더 부드럽고 야들야들했다.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는 여섯 점의 참치회는 입맛을 돋우는 에피타이저로는 안성맞춤이었다. 타이거 슈림프구이는 큰 새우 두 마리를 반을 갈라 테리야끼 소스로 양념을 한 후 그릴에 구운 것이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랍스터와 비슷했다. 종업원은 음식을 먹는 동안 틈틈이 그릇을 새것으로 바꿔주고 이것저것 챙겨줬다. 그릇은 모두 사기로 만든 것으로 일본에서 수입해온 것이다. 간장종지부터 요리 담은 접시까지 모양도 색도 각기 다르고 멋스러웠다. 나미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요리는 흑대구구이. 살아있는 대구가 헤엄쳐 접시로 튀어 올라온 듯했다. 튀긴 것도 아니고 그릴에 굽는데 어떻게 헤엄치는 모양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지 또한 생선이 속속들이 잘 익혀 나오는 지 신기했다. 로바다야키 전문 요리사의 남다른 솜씨가 그대로 보여지는 요리였다. 처음에는 생선모양 그대로라 손대기가 부담스러웠지만 한번 젓가락을 갖다 대니 순식간에 비워졌다. 하얀 생선살이 부드럽고 담백했다. 하얀 접시에 푸른 대나무 잎사귀로 장식을 하고 그 위에 가지런히 얹혀진 스시와 사시미 세트는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쁘게 담겨 있었다.

일본 전통 음식의 하나라는 사각 김밥은 정성 들여 만든 예술품 같았다. 화려한 색깔과 맛의 조화가 혀와 눈을 동시에 즐겁게 해줬다. 스시세트를 직접 만들었다는 매니저 타다시 타키나미는 나미에서 일한 지 15년이 된 베테랑 쉐프다. 그는 일본에서 요리학교를 졸업한 후 일본 식당에서 10년간 일했고 현재 나미에서 9명의 일본인 요리사를 관리하며 일본 정통 요리를 전수, 개발하고 있다. 일본과 벤쿠버, 하와이에서 직접 생선을 수입해서 가장 신선한 요리를 선보인다는 타키나미씨는 나미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디저트로 먹은 그린티 푸딩($8)과 홈메이드 호박 치즈 케익($8)도 일품. 삽싸름한 그린티 푸딩 위에 달콤한 시럽을 부어 만들었다. 빨간 그릇 위에 그린티 푸딩, 딸기로 접시를 꾸미고 하얀 가루를 살짝 뿌려 마무리 했다. 음식 재료의 색과 맛, 접시 모양까지 하나하나 신경 써서 정성껏 만든 나미는 23년 동안 오갔던 손님들의 마음에 파도처럼 새겨져 있지 않을까 싶다.

55 Adelaide Street East
416-362-7373
www.namirestaurant.ca
LLBO/ Take out 가능
월~금 점심11:45~2:30
저녁 5:30~10:30
토 저녁 5:30~10:30
일 휴무
주차 음식점 앞에 길거리 주차 가능
2인 식사 시(와인) $80
1층 화장실

by 100명 2007. 6. 23. 21:04
모든 종류의 밥에 한국식 김치까지
라이스 바 (Rice Bar)




▲라이스바의 입구. 앞에 패티오가 있고 대나무로 둘러처져 있다.
한국식당에나 가야 김치를 먹을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게 해준 라이스 바. 그곳에서 캐네디언 주인이 직접 담근 김치를 맛볼 수 있었다. 켄싱턴 마켓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라이스 바는 정통 퓨전 음식점이다. 깔끔하고 산뜻한 외관과 나무로 세련되게 만들어진 간판, 가까이 들여다보니 손님들은 크고 흰 그릇을 앞에 두고 열심히 젓가락 질을 하고 있었다. 들어가는 입구를 둘러싼 하얀 천은 영업이 끝난 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살며시 천을 들추고 안으로 들어가니 종업원이 반갑게 맞이했다. 독특한 실내 인테리어가 시선을 끌었다. 초록색 벽에 장식된 빨래 줄, 그 줄에 널려있는 색색의 수건들, 대나무와 짙은 원목으로 만든 테이블과 의자, 붉은 조명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실내는 약간 어두웠고 주방은 트여있어서 안이 들여 다 보였다. 전체적으로 퓨전 음식점답게 동양과 서양, 색과 색, 자연미와 인공미가 잘 어우러졌다.

한눈에 들어오는 에피타이져 메뉴, 코리안 피자($7). 분명 부침개의 일종이리라 생각하고 주문했다. 주인 쉐퍼드씨가 한국식당에서 반찬으로 나오는 부침개를 먹어보고 새롭게 만들어냈다는 코리안 피자는 한마디로 독특했다. 큰 접시에 얇게 부친 크레이프 위에 아보카도와 새우, 김치가 고명으로 얹어져 있었다. 다 섞어서 부치는 한국식 부침개는 아니었고 부침에 코리안더(고수)를 잘라 넣어 향이 강했다. 한국식 부침개를 기대했다면 실망이 크겠지만 퓨전음식으로 이해한다면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고명으로 얹어진 김치, 그 맛은 제대로다. 아삭아삭 신선하고 고춧가루도 정당히 들어가 매콤하기가 맞춤 맞다. 한국식품점에서 사다 쓰겠거니 했는데 쉐퍼드씨가 직접 담근다고 하니 더욱 흥미로웠다. 김치 담그는 방법은 책에서 배웠고 한국식당 경영하는 분에게 좋은 평가 받았다며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쉐퍼드씨. 김치 만드는 솜씨가 좋았다. 코리안 피자의 엉성함이 김치 맛으로 무마되었다.

▲자칭 코리안 피자라는데 부침개는 아니다. 크레페(Cre'fe)에 부재료를 싸먹는 퓨전음식이다.

라이스 바의 주요 메뉴는 밥. 사이즈도 다양, 선택할 수 있는 재료도 다양하다. 우선 양에 따라 작은 그릇($6), 중간 그릇($8), 큰 그릇($10), 가장 큰 그릇($14)이 있다. 그릇을 선택한 후 들어갈 내용도 각자의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흰쌀 밥, 갈색 밥, 자스민향 밥, 잡곡 밥, 그리고 쌀 국수 중에서 선택, 고기(단백질류)는 닭, 소, 새우, 두부 중에 선택한다. 야채는 시금치, 토마토, 복초이(중국채소), 제철 채소 중에서 선택, 고명으로 파, 튀긴 마늘, 김치, 코리엔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소스. 대표 소스로는 그린 커리, 코리엔더 페스토, 살사소스, 간장, 생강, 깨로 만든 소스, 레몬글라스 등이 있고, 새롭게 만들어진 소스에는 미소 바비큐소스, 바닐라 향이 첨부된 블랙 올리브, 타마린드 소스, 석류, 호두, 파슬리로 만들어진 소스가 있다. 여러 가지 재료 중에서 갈색 밥, 닭고기, 제철 채소, 튀긴 마늘, 그린 커리 소스를 선택하고 반찬으로 김치($1.50)를 주문했다. 튀긴 마늘의 바삭함과 닭고기의 담백함, 채소의 신선함이 향긋한 그린커리와 어우러져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거창하고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풍성하고 신선한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건강식이었다.

주인 쉐퍼드씨는 타이음식점에서 오랫동안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라이스 바를 오픈 했다. 그는 각 나라의 전통음식을 새로운 메뉴로 재창조하기를 좋아했다. 라이스 바의 칵테일도 그가 만들어낸 퓨젼 메뉴 중 하나. 마살라 소주 펀치 칵테일($6)은 소주에 파인애플, 오렌지 주스를 섞어 만든 메뉴로 파인애플의 향긋하고 달콤함이 소주의 강한 맛을 없애주었다. 쟈스민 차, 홍차를 섞은 소주도 있는데 맛이 쌉쌀했다. 아기자기한 사기 그릇에 담아 나와 동양의 멋을 그대로 살렸다. 일본 술 사케, 쇼추와 소주 칵테일 4잔을 조금씩 맛보게 해주는 메뉴도 있었다($10). 그의 음식철학에 의하면 앞으로도 메뉴 개발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공간 ‘라이스 바’에서 작은 캐나다를 경험할 수 있었다.

319 Augusta Ave. Kensington Market
416-922-RICE(7423)
www.ricebar.ca
LLBO & Take Out 가능
월~금 오전11:30~ 오후10시
토,일 오전11시~오후10시
월 휴무(겨울철)

by 100명 2007. 6. 23. 21:03
세계의 요리 프랑스 맛은 여기서...
몽마르뜨 (Le Montmartre)




▲유럽, 특히 프랑스의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입구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프랑스 레스토랑 몽마르뜨는 쉐퍼드(Sheppard)와 알렌(Allen)거리 사이에 있다. 노란색의 산뜻한 외관에 가로등 불빛은 유럽에 있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집을 연상케 했다. 평범한 이웃집 사이에 유독 눈에 띄는 몽마르뜨는 프랑스 정통 음식점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깔끔한 양복을 입은 종업원이 나와 ‘봉주르’ 하며 인사를 했다. 종업원은 옷장에 겉옷을 걸어두겠냐, 예약은 했느냐 여러 가지 질문을 한 후 우리를 테이블로 안내했다. 약간은 이른 저녁시간 이라 손님이 많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테이블은 예약이 되어 있었다. 크게 공간이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하나는 단체손님을 받는 홀, 두 곳은 개별손님을 위한 공간이었다. 벽난로가 있는 실내, 벽에 걸려있는 르느와르와 반 고흐의 그림들, 하얀 식탁보가 깔려있는 테이블, 그 위에 놓여있는 와인 잔과 꽃병. 화려하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정돈 되어있었다.

▲앙뜨레꾸떼(브라운)소스가 얹혀진 스테이크. 프랑스식이라 그런지 고기가 식혀져 나왔다.
프랑스는 음식의 맛과 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퓨전음식이 아닌 프랑스 정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와인, 프랑스 음식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 이 곳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수입된 다양한 와인이 있었다. 입맛을 돋구어주는 와인 한잔과 호밀빵(흑빵). 처음에 준 빵은 식어서 딱딱했고 양도 적었다. 빵이 준비되는 대로 주겠다는 종업원의 말대로 바삭 하게 구운 빵을 다시 주었다. 처음부터 따뜻하게 구운 빵을 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 두 명의 종업원과 한 명의 매니저가 실내를 돌아다니며 손님을 접대했다. 와인 잔이 비어있으면 손수 와서 채워주고 수시로 와서 필요한 것이 없는지 물어 보았다. 너무 자주 오고 가서 약간은 산만한 분위기도 있었지만 손님이 필요로 하는 것을 바로 갖다 줄 준비는 되어 있었다.

▲신선한 야채와 허브향이 가미된 그릴연어요리. 올리브 오일의 고소함이 배어있다.
메뉴는 모두 불어로 쓰여 있었다. 물론 영어로 재료가 무엇인지 어떻게 요리된 음식인지 설명이 되어 있었지만 메뉴가 한눈에 쉽게 들어오지는 않았다. 종업원의 추천으로 ‘Le filet de saumon grille au fines herbes’($17.50)와 ‘L’entrecoote sauce bordelaise arec portobello’($19.50)를 주문했다. 신선한 허브와 야채가 곁들여진 그릴 연어요리와 버섯에 브라운 소스가 얹어진 채끝등심 스테이크 요리였다. 허브의 향긋한 냄새와 올리브 오일의 고소함이 잘 베어있는 연어 요리는 양도 푸짐했다. 스테이크의 부드러운 고기와 고소한 브라운 소스는 맛과 향이 잘 어울렸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스테이크가 약간 식어 있었다는 것. 따뜻하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 아니라서 요리한 후 바로 주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프랑스 요리사는 맛뿐 아니라 향과 색, 장식으로 예술적인 미를 창조한다. 손대기 아까울 만큼 아름답게 꾸며진 음식과 예쁜 접시를 상상했다면 다소 실망할 것이다. 평범한 흰 접시에 투박해 보이는 야채 장식, 특별하지 않은 소스와 재료. 이 식당만의 차이점이 있다면 음식을 주면서 ‘본 아뻬띠’(bon appetit: 맛있게 드세요)라고 한다는 것과 음식점안에 불어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식당은 금새 남은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손님으로 가득 찼다. 연말 모임을 하는지 단체손님을 위한 홀은 서로 인사를 나누느라 시끌시끌하고 종업원은 더욱 바쁘게 움직였다. 음식에 비해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기까지 한 이 음식점에 왜 이렇게 많은 손님으로 북적이나 처음에는 의아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세련되지도 특별하지도 않았지만 불어권 사람들은 이곳에서 편안함과 소속감을 느끼는 것이다. 한국사람이 식당 아주머니의 구수한 사투리와 뚝배기 된장찌개를 그리워하는 것처럼. 문을 나서서 저만치 가고 있는데 종업원이 나와 손을 흔들며 잘 가라고 인사를 했다. 마치 프랑스인 친구 집에 초대 받아 저녁 먹고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몽마르뜨에서 친근하면서도 낯선 경험을 했다.

911 Sheppard Ave. W
416-630-3804
점심 월~금 12시~2:30
저녁 월~금 5:30~10시
토 5:30~10:30 (저녁식사만 가능)
일 개인 파티/이벤트 예약 가능
LLBO 가능/ 예약 필요/ 주차가능
와인을 마시며 저녁식사 할 경우 $80(2인)예상
화장실 지하

by 100명 2007. 6. 23. 21:03
세계 곳곳의 싱싱한 해산물로 다양한 요리를
씨푸드 (Cfood)




▲화이트 와인과 갈릭크림소스에 버무린 홍합, 해산물요리. 홍합은 PEI에서 온 싱싱한 것이었다.
영과 에글링턴 거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씨푸드, 오렌지 빛깔의 깔끔한 간판과 하얀 테이블이 놓여있는 파티오, 배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들어가는 입구에 붙어있는 많은 신문기사들은 이곳이 이미 많은 사람들에 의해 알려진 음식점임을 보여 주었다. 비가 오는 주말 늦은 저녁시간 이었지만 손님은 의외로 많았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작은 음식점 내부. 10개도 안 되 보이는 테이블, 한쪽에는 작은 바가 있었고 구석구석 생선, 해물 요리 전문점임을 나타내듯 바다 그림과 모형 배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각 테이블마다 열대어가 들어있는 어항이 있는데 흥미롭고 신선할 뿐 아니라 친근한 느낌도 주었다.

종업원 에린은 친절하게 메뉴를 설명해 주었다. 리틀 디쉬(Little Dishes)는 에피타이저로 팝콘모양의 새우튀김, 미니 피쉬 엔 칩스, 새우와 민트로 만든 스프링 롤 등 종류가 다양했다. 가격도 저렴하여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메뉴로 다양한 생선과 해물 요리를 조금씩 맛보고 함께 나눠먹기 좋은 메뉴이다($5~$10선). 에린은 “에피타이저 메뉴는 맛 뿐 아니라 먹기 아까울 만큼 모양도 아름답다”고 말을 이었다. 씨푸드의 메인 요리는 날마다 달라지는 생선요리. 대서양 연어, 북극해 메기, 도미, 대구, 랍스터 등 살아있는 생선을 벤쿠버, 뉴펀랜드, 유럽과 남아메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수입하여 요리하기 때문에 그때그때마다 메뉴는 다르지만 그 맛은 더 신선하다고 한다. 또 하나 이곳만의 특징은 원하는 대로 요리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그릴에 굽거나, 오븐에 굽거나, Fish and Chips식으로 살짝 튀기거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같은 재료를 다르게 맛볼 수 있다. 모든 생선, 해물요리는 타르타르 소스, 살사 소스, 자라피노 아이올리 소스와 함께 제공되며 따로 그린 샐러드, 빵과 감자튀김, 향이 나는 밥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씨푸드(Cfood)의 입구. 외관이 배처럼 생겨 Sea Food 전문점의 느낌이 든다.
에린의 추천으로 그릴에 구운 점보 블랙 타이거 새우요리($28)와 홍합과 조개요리($16)를 선택했다. 새우요리는 그린샐러드와 홍합요리는 감자튀김과 빵과 함께 주문했다. 먹음직스러운 큰 새우가 그릴에 구워져 나오는데 살이 통통하고 탱탱하고 맛이 쫄깃쫄깃했다. 소스에 따라 맛도 다르고 무엇보다도 새우의 신선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브로컬리와 콩, 푸른 채소를 소금과 후추만으로 양념하여 올리브오일에 볶아 나오는 샐러드도 맛이 좋았다. 홍합요리는 무엇보다도 소스가 일품이었다. 크림 수프와 비슷한 맛이 나는 화이트 와인이 곁들어진 갈릭 크림소스에 빵을 찍어 먹으면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

2005년에 오픈한 씨푸드의 주인, 올리비어 센트너는 잘 알려진 레스토랑 사업가이다. 그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다운타운 메뉴라이프 빌딩 51층의 음식점 파노라마에서 경영을 배우기도 했다. 종업원 에린은 주인 올리비어는 에글링턴 거리에서만 씨푸드 외에도 미팅(MEATing)과 캥거루, 이렇게 세 군데의 음식점을 경영한다고 귀띔해줬다. 미팅은 각종 육류 요리를, 캥거루는 캥거루와 악어요리 등 희귀한 음식을 제공하는데 음식점마다 독특한 컨셉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이곳 씨푸드는 다른 해물, 생선요리 전문식당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다. 런치메뉴, 브런치 메뉴도 있어 부담 없이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메뉴 중에는 2달러짜리 수프도 있었다.

식사를 거의 마칠 즈음 테이블에 놓여있는 작은 종이카드를 발견했다. 테이블 위 작은 어항 안에 있는 열대어에 대한 프로필이었다. 이름은 로간, 2004년 11월생, 성은 남자, 색깔은 스칼렛 레드, 남동 아시아 출신.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해서 계속 읽어 내려갔다. 열대어 로간에 대한 정보와 키울 때 주의할 점, 먹이 주는 방법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그것은 ‘열대어 입양 프로그램’이었다. 씨푸드는 North York General Hospital 재단에 기부하기 위해서 물고기를 파는 것이다. 열대어와 안내책자는 10달러, 어항도 함께 사면 20달러이다.

신선한 생선요리를 먹으며 바다를 느낄 수 있는 씨푸드(Cfood)는 씨푸드(Seafood)의 컨셉을 100% 활용한 재미있는 음식점이었다.

2419 Yonge Street
416-544-1661
점심 오전11:30~오후3시 (화~금)
브런치 오전10시~오후3시(토, 일)
저녁 오후5시~오후11:30(화~일)
월요일 휴무
LLBO 가능

by 100명 2007. 6. 23. 21:02
딤섬(点心) 전문식당
차 리우 (Cha Liu)




▲왼쪽부터 슈프림 새우구이, 새우튀김, 조개와 아스피라가스, 샐러리와 버섯이 들어간 딤섬
에글링턴과 영길 사이에 위치한 딤섬 전문 식당 차 리우는 큰 유리로 되어있어 식사하는 모습이 밖에서도 훤히 들여다 보인다. 2층 좁은 층계를 따라 올라가 식당 문을 여니 종업원들이 친절히 맞이해 주었다. 인테리어는 동양식으로 꾸며져 있어 첫 느낌부터 친근했다. 곳곳에 장식되어있는 다기세트, 나무로 만든 등잔불, 나무를 엮어 벽에 두르고 천정에는 지푸라기로 장식한 모습이 한국의 전통 주점과 비슷했다. 주말 저녁시간, 식탁에 앉으려면 적어도 10분은 기다려야 할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나누는 손님들은 여유롭게 주말 저녁을 보내고 있는 듯 했다. 중국 전통음악이 흘러나오는 실내, 4명의 종업원이 바쁘게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종업원은 메뉴가 적혀있는 종이와 연필을 건네줬다. 각자 알아서 원하는 딤섬에 체크하면 된다. 찜통에 찌거나, 기름에 튀기거나, 쌀국수 면에 말거나 만드는 방법에 따라 딤섬 메뉴도 다양하다. 딤섬 안에 들어가는 음식재료도 가지가지. 새우, 돼지고기, 소고기, 조개, 버섯, 계란, 각종 채소. 입맛에 따라 원하는 대로 조금씩 맛볼 수 있는 것이 딤섬메뉴의 특징이다. 종업원이 추천해 주는 대로 네 가지 다른 딤섬을 주문했다.

스팀에 찌는 메뉴에서는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슈프림 새우 딤섬(하 구아), 새우, 조개와 아스파라거스가 들어간 딤섬, 새우, 샐러리와 버섯이 들어간 딤섬을 주문했고, 튀긴 메뉴에서는 키위소스와 함께 바삭 하게 튀긴 새우 롤을 주문했다. 한 접시에 3~4개의 딤섬이 나오는데 색도 모양도 각각 달랐다. 특히 엑스오(XO)라는 딤섬소스가 맛을 더욱 감칠 나게 했다. 엑스오는 마늘, 각종 페퍼, 새우, 해산물로 만들어진 매운맛 소스로 중국 전통 소스이다. 보통 한 사람이 3~4접시를 먹는데 한번은 두 사람이 20접시까지 먹는 것을 본적이 있다고 종업원 지예씨가 웃으며 말을 건넸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딤섬이 너무 뜨거워 입안이 데일 수 있으니 천천히 식혀가며 먹어야 한다는 것. 튀긴 새우 롤은 키위소스와 어우러져 달콤하면서 맛이 고소했다. 아스파라거스가 들어있는 초록색 딤섬은 맛뿐 아니라 영양도 풍부해 보였다. 맛이 비슷한 듯 하면서도 나름대로 특색이 있었다.

딤섬은 우리나라 만두와 비슷하다. 딤섬피는 감자 전분처럼 투명하고 쫄깃하며 속은 주로 해산물과 야채로 만들어진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농경사회에서 새참으로 간편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도록 먹기 좋은 크기로 음식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딤섬이 생긴 유래라고 한다. 딤섬은 계속해서 새롭게 개발되고 종류도 다양해졌다. 중국 광동지역 전통음식인 딤섬은 한국식 만두처럼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서 주로 중국인들은 레스토랑에서 먹는다고 한다. 홍콩 레스토랑에서 일한 경력을 가진 메인 요리사 모이(Moi)씨는 2년 동안 차 리우에서 일하면서 딤섬의 전문 요리사가 되었다고 한다. 모이씨 외에도 4명의 요리사가 일하지만 바쁜 주말 점심, 저녁시간에는 일손이 모자란다고. 4년간 차 리우를 운영해온 주인 제프 칸(Jeff Kan)씨 역시 홍콩에서 온 이민자로 현재 크리스티 한인타운 근처에 딤섬 식당을 한 군데 더 개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종업원 지예씨는 “중국손님보다 한국손님이 더 많다”며 말을 이었다. 딤섬은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아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음식이었다.

후식으로 중국 전통 빵을 주문했다. 찜통에 찌는 트리오 크리스탈 번은 세가지 종류, 에그 커스타드, 단팥, 타로 찐빵이다. 한 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노랑, 자주, 회색 빛 빵은 먹기 아깝도록 예뻤다. 찐빵의 축소판. 찜통에서 갓 꺼내 나오므로 뜨거워 호호 불면서 먹어야 한다.

차 리우(Cha Liu)는 중국어로 ‘기차 간이역 휴게소’이다. 멀고 긴 여행에서 지친 몸을 잠시동안 쉬어 갈 수 있게 만든 휴게소와 같이 딤섬 전문 식당 차 리우는 부담 없이 편안하게 음식을 나누고 즐길 수 있는 식당이었다. 모든 딤섬은 $3~$4.50 선.

2352 Yonge St. Floor 2
www.chaliu.com
416-485-1725
월 오전11시~오후10시
화~토 오전11시~오후11시
일 오전10:30~오후10시
LLBO, Take out 가능

by 100명 2007. 6. 23. 21:02
주말을 더욱 푸근하게 해주는 브런치식당
타이 바질 (Thai Basil)




▲ 타이바질 입구
새콤, 달콤, 매콤함을 한번에 맛볼 수 있는 곳, 베더스트와 스파다이나 사이에 위치한 타이 음식점 ‘타이 바질’을 찾았다. ‘타이 바질’은 깔끔하고 환한 인테리어와 타이 전통 종교인 불교양식의 장식품들이 조화를 이룬 퓨전음식점이다. 동서양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식당 분위기를 통해 음식의 맛도 미리 짐작해볼 수 있었다. 주말 점심, 순식간에 손님으로 가득 찼다. 바쁜 중에도 두 명의 종업원은 비어있는 물잔을 채우며 말없이 손님을 챙겼다. 점심특별메뉴는 $5.95부터 시작하는데 음식을 주문하면 ‘톰얌’수프와 그린 샐러드, 야채 타이 스프링롤, 자스민 밥이 콤보로 함께 나온다. 푸짐하면서도 저렴한 메뉴다.

잘 알려진 타이 음식 중에서 대표음식으로 알려져 있는 ‘톰얌궁 레몬글라스(Tom Yum Goong Lemon Grass)’수프($4.95)와 런치메뉴 중 새우가 들어간 팟(Pad) 타이국수($7.95), 파인애플 볶음밥($8.95)을 주문했다. 톰얌궁 레몬글라스 수프는 시고 달고 맵다. 버섯과 새우가 우려난 국물에 고수(코리안더, Coriander)의 향, 마늘과 생강의 향, 칠리고추의 향, 라임의 향, 코코넛의 향과 맛이 조화를 이뤘다. 무슨 이런 맛이 있을까 싶기도 하겠지만 말로 표현하기 힘든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맛이었다. 태국어로 톰(Tom)은 ‘끓이다’ 얌(Yum)은 ‘새콤하다’ 궁(Goong)은 ‘새우요리’의 뜻. 말 그대로다. 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요리다.

팟 타이 국수는 중국 음식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국수요리와 닮아 있었다. 그러나 맛은 다르다. 우선 쌀국수의 면발은 상당히 쫄깃했다. 흐물거리는 국수가 아니다. 쫄깃한 국수 면발에 볶은 두부, 계란, 땅콩과 라임이 어우러져 역시나 새콤 달콤했다. 타이 음식의 또 다른 특징은 맛있으면서도 멋스럽다는 것. 먹음직스러운 메뉴의 사진보고 바로 주문한 파인애플 볶음밥은 먹기 아까울 만큼 보기 좋게 장식되어있었다. 통 파인애플 안에 닭고기, 파인애플, 햄, 건포도, 카슈너트, 콩, 베이컨을 카레가루와 함께 볶아 넣었다. 그 위에 살살 뿌려진 생선포 가루는 감칠맛을 더해줬다. 파인애플의 향긋하면도 달콤한 맛과 씹히는 고기와 카슈너트의 고소함이 잘 어울렸다. 다른 파인애플볶음밥과는 확실히 달랐다. 특히 통 파인애플은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밥의 향긋함을 유지시켜줬다. 타이 음식은 미각, 후각뿐 아니라 시각까지도 만족시켜줬다.

카레 종류도 다양하다. 레드, 엘로우, 그린 카레. ‘타이 그린 카레 치킨’도 추천메뉴 중 하나. 타이가지, 닭고기, 여러 페퍼들, 라임 잎, 바질과 코코넛 밀크가 들어간 그린 카레는 한마디로 순한 맛 카레다. 그래서인지 서양인들이 즐겨 먹는 메뉴라고 한다. 빛도 녹색이라 예쁘다. 레드 카레는 고추와 칠리소스가 들어가 아주 매운 카레다.

타이 바질은 2005년 2월에 오픈했다. 주인 케네스씨는 중국인으로 이미 벤쿠버와 브리티시 콜롬비아에서 ‘로얄 타이’와 ‘그랜드 파타야’ 등 타이음식점을 경영한 경험이 있는 인정받는 경영자이다. 그 경험을 가지고 토론토에 ‘타이 바질’을 연 것이다. 종업원 지에씨는 “요리사들은 모두 태국 출신이고 장식되어있는 조각품들도 모두 태국에서 들여온 것들이다”고 했다. 특히 태국 출신의 메인 요리사 눅씨는 태국 국제호텔과 식당에서의 15년 경력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 요리사이다. 타이의 전통 음식과 서양음식이 혼합된 퓨전스타일의 맛과 향은 그의 경력에서 나온 듯.

중국과 인도의 음식과 비슷해 보이는 메뉴도 많지만 맛은 타이 음식만의 독특함을 지니고 있었다. 향신료가 만들어내는 섬세한 맛의 조화, 음식 데코레이션까지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정성, 타이바질에서 타이 요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Thai Basil
467 Bloor Street West
(스파다이나 서쪽)
416-840-9988
www.thaibasil.ca
LLBO 가능

일~목 오전11:30~오후10:00
금~토 오전11:30~오후11:00
점심메뉴 $6~$10선
저녁메뉴 $8~$15선
디저트메뉴 $4~$7선

by 100명 2007. 6. 23. 21:01
주말을 더욱 푸근하게 해주는 브런치식당
칼렌더 (Kalendar Restaurant and Bistro)




▲ 칼렌더 입구
직장인에게 ‘주말’은 듣기만해도 기분 좋아지는 단어다. 잠도 푹 자고, 운동도 하고 친구나 연인을 만나기도 하면서 오랜만에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인지 주말에만 제공되는 브런치 식사는 그 여유로움과 행복을 더 해 줄 것만 같다. 브런치(Brunch)는 Breakfast와 Lunch의 합성어로 보통 우리가 사용하는 ‘아점(아침+점심)’과 같다. 브런치 메뉴는 주말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생기게 된 특별 메뉴이다. 미국 드라마 ‘섹스 엔 더 시티’를 보면 친구들과 브런치 식사를 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트렌드를 반영하듯 다운타운 대부분의 음식점은 브런치 메뉴를 제공한다. 평일의 아침식사보다는 좀더 특별하고 점심식사보다는 조금 가벼운 메뉴, 브런치 식사를 하기 위해 음식점 칼렌더를 찾았다.

칼리지 거리에서 칼렌더 음식점은 유독 눈에 띤다. 영화에서 본듯한 겉모습, 아기자기 나무로 꾸며진 장식들과 시계장식,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사람,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을 먹는 사람들, 토요일 오후의 여유와 생기가 함께 느껴지는 곳이었다.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자리를 잡았다. 실내가 그리 넓지는 않았지만 깔끔하고 세련된 유럽스타일 이었다. 약간은 이른 점심 시간이었지만 안과 밖의 테이블은 거의 꽉 차있었다.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있는 노부부, 음식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있는 세 친구, 혼자 신문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는 여자손님, 젊은 커플과 가족. 모두가 편하게 주말은 즐기고 있는 듯 했다.

▲ 나이지리아 직수입 커피와 곁들여진 하트샐러드. 아티쵸크의 맛이 일품이다.
유기농 커피($2.50)와 함께 에그 나폴레옹($10.95), 하트 샐러드($6.95)를 주문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직수입한 Fair Trade 유기농 커피라 맛과 향이 일반 커피와는 달랐다. 커피는 원하는 만큼 더 마실 수 있었다. 하트 샐러드는 버섯, 방울토마토, 붉은 페퍼, 시금치, 아티초크에 새콤달콤한 양귀비 씨 드레싱이 얹어져 입맛을 돋구었다. 특히 간과 노화방지에 좋다는 아티초크는 부드럽게 익혀져 나오는데 드레싱과 어울려 환상의 맛을 만들어냈다. 에그 나폴레옹은 이름처럼 생김새도 거창했다. 크로와상 빵 위에 버섯, 야채, 훈제된 연어와 반숙 계란 후라이를 얹고 그 위에 허니 딜 크림 소스가 곁들여진 요리였다. 딜과 함께 구어진 감자요리도 함께 나온다. 에그 나폴레옹은 맛도 맛이지만 영양가를 고려해서 만든 메뉴인 것 같다. 계란은 부드럽고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아침식사 메뉴로 더 없이 좋고 연어는 비타민 E가 풍부하여 여성에게 특히 더 좋은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삽싸름한 연어에 담백한 계란, 부드러운 크로와상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요리였다.

그 외에도 칼린더 음식점에는 대표적인 메뉴가 많았다. 오믈렛과 난(Naan, 빵)메뉴, 얹어져 나오는 재료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다. 종업원 케이티는 다음에는 아지아고 치즈에 아스파라거스, 아티초크, 버섯과 각종 허브가 들어있는 오믈렛 넘버 투($9.95)를 먹어보라고 추천했다. 이곳은 각종 신문과 잡지에서 선정한 베스트 레스토랑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음식점이다. 주말에는 여덟 명의 종업원이 일하는데 모두가 손님을 접대하느라 분주했다. 주말마다 이곳을 찾는다는 손님 켐벨씨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칼렌더의 대표 브런치메뉴 에그 나폴레옹은 허니딜 소스 크림과 구운감자가 곁들여졌다.
$15이면 커피와 함께 푸짐한 브렌치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 칼렌더. 이번 주말에는 친구들과 함께 수다 떨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나누는 여유 있는 주말을 계획해 보는 것도 좋겠다.

Kalendar Restaurant and Bistro
546 College Street
416-923-4138
Takeout/ LLBO 가능

월~수 오전8시~새벽 12시
목 오전8시~새벽1시
금 오전8시~새벽2시
토 오전10:30~새벽2시
일 오전10:30~새벽12시
(브런치 토,일, 공휴일
오전 10:30~오후3시)

by 100명 2007. 6. 23. 21:00
채식주의자들의 안식처
커멘셜 (Commensal Fine Vegetarian Cuisine)




▲ The Foggy Dew의 입구
‘웰빙’의 열풍 탓으로 무공해 식품이 인기를 끄는 시대다. 이에 따라 자연 그대로의 맛을 즐기는 요리법이 개발되고 있다. 어느 집이건 식단은 육식에서 채식으로 변화중이다. 토론토 도심한가운데 위치한 채식뷔페 음식점 커멘셜(Commensal Fine Vegetarian Cuisine)을 찾았다. 이곳은 고기보다는 채식을 즐겨먹는 분 뿐 아니라 다양한 야채요리를 맛보고 싶은 분에게도 꼭 소개하고 싶은 식당이다.

토론토 경제를 움직이는 주요 금융/증권회사들이 밀집된 베이 스트릿(Bay Street), 빌딩 안에 있는 커멘셜은 겉모습이 여느 빌딩 안의 샌드위치샵과 다름 없어 보였다. 식당 안은 이른 저녁을 먹는 손님이 있었고, 생각보다 넓은 실내, 환하면서도 아늑하게 꾸며진 인테리어와 구석구석에 전시되어있는 건강 책자와 건강 스낵은 채식전문식당으로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35년 전 홍콩에서 이민 온 식당주인인 수잔나 영씨는 예전 영양사로써의 경험과 마케팅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이 음식점을 운영한다고 했다. 영씨의 안내로 음식이 진열되어있는 뷔페 라운지로 들어갔다. 커멘셜의 또 하나의 특징은 본인이 먹고 싶은 음식을 원하는 만큼 접시에 담고 그 무게로 음식값을 낸다는 것.

▲ The Foggy Dew의 입구
뷔페는 뜨거운 요리(Hot Buffet), 차가운 메뉴(Cold Buffet), 그리고 디저트 등 세가지로 분류된다. 핫 뷔페(Hot Buffet)에는 각종 야채 수프와 라자니아, 파이, 스튜, 세이탄(Seitan), 두부, 콩 요리 등 종류가 수십 가지가 넘는다. 콜드 뷔페(Cold Buffet)에는 각종 샐러드와 에피타이져가 있는데 역시 종류가 셀 수 없이 많았다. 디저트 뷔페에는 특이하게 콩으로 만든 케익과 타피오카 푸딩 등 자연식품으로 만든 독특한 디저트가 눈길을 끌었다.

계산대 가까이 와서 보니 조금씩 맛본다고 담은 그릇에 음식이수북이 쌓여 더 담을 틈이 없었다. 100여가지가 넘는 음식 중에서 고르려니 한꺼번에 다 맛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음식이 가득 담긴 그릇을 보고 식당주인 영씨는 대뜸 ‘건강에는 소식(少食)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많이 먹으면 해(害)가 된다’며 뼈있는 한마디를 전했다. 이 음식점은 먼 지역에서 찾아오는 단골손님도 많고 변호사, 전문 직종에서 일하는 사무원, 학생 등 손님의 층도 다양하다고 한다.

▲ The Foggy Dew의 입구
커멘셜의 다채로운 음식은 각 나라의 특색 있는 요리법으로부터 전수됐다. 아시아를 비롯 유럽, 중동, 아프리카의 요리법을 이용하여 만든 야채요리는 맛과 향이 모두 독특하다. 그 중 베지 파테(Veggie Pate)는 프랑스식 요리로 각종 야채와 감자를 으깨서 단단하게 만든 과자로 맛이 부드러우면서 진하다. 남미 안데스로부터 전해진 퀴노아 샐러드(Quinoa Salad)는 각종 곡식에 생강과 톡쏘는 소스를 첨가해 만들어 맛이 색다르고, 인도네시아의 섬으로부터 전해진 템페 샐러드(Tempeh Salad)는 각종 콩과 오이를 식물성 마요네즈와 버무려 맛이 고소하다. 라즈베리 샐러드는 여러 곡식에 라즈베리를 섞어 단백 하면서도 새콤했다. 또한 오리엔탈 세이탄(Oriental Seitan, 콩고기)은 밀의 단백질을 이용하여 오븐에 구운 세이탄을 타마리(콩의 종류)와 토마토 소스에 버무렸다. 세이탄은 오뎅맛과 비슷했다. 음식 하나하나가 특색 있고 맛이 훌륭했다. 특히 핫 뷔페의 음식은 고기대신 섭취할 수 있는 식물성 단백질 음식이 다양했다. 채식의 다양한 종류에 놀라고 그 맛에 한번 더 놀라게 된다.

▲ The Foggy Dew의 입구

커멘셜이 주는 또 하나의 이벤트. 매주 금, 토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라이브 재즈공연을 연다. 색소폰, 피아노, 기타, 바이올린 등 공연도 다채롭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며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 몸과 마음이 몇 배로 건강해질 것 같은 느낌.

매일 똑 같은 식사에 질려 새로운 음식을 경험해보고 싶거나 몸에 좋은 음식을 보다 맛있고 색다르게 먹어보고 싶은 이에게 채식전문뷔페식당 커멘셜을 적극 추천한다.

핫 뷔페 & 콜드뷔페 $2.13/100g
디저트 뷔페 $2.43/100g
점심: 대략 $10~$15
저녁: 대략 $15~$30

영업시간

월/화 11:30am~9:30pm,
수/목/금 11:30am~10pm,
토 12pm~10pm,
일 12pm~9:30pm
주차: 38 Elm Street 지하 주차장 (월~금 6pm 이후 2시간 가능, 주말 어느 때나 2시간 주차가능)
Takeout 가능/ LLBO
655 Bay St.(Elm St 입구)
416-596-9364
www.commensal.ca

by 100명 2007. 6. 23. 20:59
일본 요리의 마지막 보루
타케스시 (Ta Ke Sushi)




▲ 제대로 된 일식을 선보이고 싶었다는 유건인 사장(원내)과 '타케스시' 입구
일본요리사가 조리, 맛도 그릇도 일품 1인당 $55~95

스시는 동, 서양인 모두가 좋아하는 일본의 대표음식이다. 토론토 곳곳에 넘쳐나는 스시 레스토랑을 보면 그 인기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일식점이 체인점으로 대형화되고 맛과 스타일이 평준화됨에 따라 식당마다의 차이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횟감의 종류도 연어, 참치, 장어, 새우 정도. 주인은 대부분 한국인, 아니면 중국인이다.

보통 일식점과 차별화된 일식 정통 고급 식당은 토론토에 없을까? 있다. 부동산 값이 높기로 유명한 프론트/영스트릿 거리에 있는 타케스시는 2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가진 순수 일식당이다. 오래된 역사만큼 유명한 것은 타케스시만의 메뉴, 오마카세(Omakase). ‘오마카세’는 요리사가 알아서 메뉴를 선택하여 대접한다는 뜻이다. 메뉴판을 보면서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쉐프가 알아서 계절에 따라 가장 신선하고 좋은 음식을 만들어 내온다. 나오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1인당 세가지 $55, $75, $95 짜리가 있다. 오마카세 $55요리를 주문했을 경우, 에피타이저에서 디저트까지 7~8종류의 음식이 나온다.

▲ 사시미를 담은 그릇또한 예술이다.
조갯국부터 시작해서 생선알로 만든 포, 바다 송어회, 생 메추리 알이 얹어져 있는 생굴, 일본에서 수입한 생선 캄파치(암바작)회 등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일품이다. 예쁜 사기 그릇에 조금씩 담겨 나오는 음식이 보기도 좋았다. 유건인 사장은 “맛 뿐 아니라 분위기를 판다. 일본에 가지 않고도 그곳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 이 식당의 차별된 특징이다”라고 했다. 20여명의 종업원 중 95%가 일본인이고, 특히 5명의 쉐프 중 3명은 일본의 요리학교출신. 그릇, 장식품도 일본에서 수입했다. “식탁에 왜 깔끔하게 식탁보를 깔지 않냐”는 질문에 유사장은 “나무식탁에서 나오는 자연의 기(氣)가 음식과 어우러지도록 하기 위해 깔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에피타이져에 이어 계속해서 음식이 나왔다. 고기말이과 무말이. 고기말이는 아스파라거스, 버섯, 맛살이 곁들여져 있었고, 무말이는 연어와 각종 야채가 무에 말아져 나왔다. 맛도 생김새도 정갈했다. 특히 무말이는 아사아삭한 무와 부드러운 연어가 새콤달콤한 소스와 어우러져 맛이 좋았다. 스시는 긴 배모양의 그릇에 나오는데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쁘게 만들어졌다. 블랙새우는 남아프리카에서, 쉬마아지(스트라이프 잭)은 일본에서, 호스마크로는 포르투갈에서, 바다송어는 벤쿠버에서 바로 온 것이다. 일본인 쉐프장 스스무 와다씨는 “타케스시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수입된 생선을 그날 바로 신선하게 맛볼 수 있다”고 했다. 일본에서 수입되는 생선으로 만든 스시는 두 개에 10불이 넘었다. 그렇게 비싸도 그 스시만 찾는 손님이 있다고 한다.

▲ 길다란 그릇에 담겨져 나온 스시들
와다씨는 오사카에 있는 일본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1981년에 캐나다로 이주, 12년간 타케스시에서 일한 베테랑 요리사이다. 와다씨는 “일본 전통 요리법을 지키면서도 서양요리법을 이용하여 늘 새로운 메뉴를 만든다”고 했다. 스시에 들어가는 밥도 고급 쌀을 쓴다면서 주방에서 두 종류의 쌀을 가져와 보여주었다. 작은 쌀알이 맛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그는 덧붙여 설명했다. 손님이 맛있게 먹고 행복해할 때 가장 기쁘다는 와다씨의 겸손한 말속에 일본요리 전문가로의 자부심이 강하게 느껴졌다.

꼬들꼬들한 밥알과 함께 씹히는 부드러운 블랙 새우 스시는 먹는 즐거움을 더해 줬다. 모든 요리가 양이 아닌 질로 가치를 높였다. 다음 요리는 무엇이 나올까 하는 호기심도 갖게 하고, 보고 먹고 기다리는 매 순간이 흥미진진했다. 메밀국수, 생 메추리알을 국물에 넣고 와사비, 파를 넣어 먹는 그 맛이 시원하고 개운했다. 일본 녹차와 함께 나오는 달콤한 무스케 과일 디저트로 오카카세요리는 마무리된다.

세 시간 동안 일본식 정통 요리를 먹으면서 일본을 여행하고 온듯했다. 종업원의 깍듯한 테이블 매너, 일본에서 건너온 싱싱한 생선회, 소박하지만 정갈한 실내 인테리어. 겉보기에는 초라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내용은 꽉 찬, 평생토록 한 우물만 파는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이 20년 역사를 가진 일본정통음식점, 타케스시에도 배어있는 듯했다. 닛산 및 마즈다 자동차 딜러십을 소유한 유사장은 토론토에 정통 일본 음식점이 3~4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유사장은 다운타운 아드레이드 스트릿에 ‘나미’식당을 소유했다. 그는 음식점 경영을 종업원에게 거의 다 맡기고 별로 간섭하지 않는다는 경영방법을 가졌다.

▲ 스케다시들도 앙증맞게 정갈하고 맛있다.
Ta Ke sushi
22 Front St. W
416-862-1891
월~ 금 점심 11:45~2:15
저녁 5:30~10:00
토 저녁 5:30~10:00
일 Closed
메뉴 : Omakase $55, $75, $95
스시롤, 샐러드, 테리야끼 등
다양한 일본식 메뉴($15~$30)
LLBO

by 100명 2007. 6. 23. 20:59
재즈의 무드 속에 가을이 익는다
이탈리안 퓨전 알리캐츠(Alleycatz Jazz Bar)




▲ 식사와 곁들인 무드 넘치는 재즈연주는 디너 분위기를 돋군다.
허스키한 목소리의 흑인 여가수, 리드미컬한 재즈 피아노의 선율, 강하면서도 감미로운 색소폰 연주. 가을로 한걸음 바짝 다가선 9월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라이브 재즈바 알리캐츠를 찾았다. 알리캐츠가 위치한 애글링턴은 분위기 있는 음식점이 많기로 유명하다. 길 안쪽에 위치해서 쉽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색소폰이 그려져 있는 간판을 보고 찾을 수 있었다. 실내는 약간 어두웠고 무거운 톤의 색감으로 그려져 있는 벽화는 재즈바의 느낌을 물씬 풍겼다.

이탈리안 퓨전 음식점인 알리캐츠는 해물, 파스타, 리조또가 주요 메뉴였다. 종업원 마크씨의 추천으로 그릴 치킨 리조또($17.95)와 온갖 해물로 만들어진 펑키 링귀니($17.95)를 맛보았다. 리조또는 이탈리아의 주요음식 중의 하나로 우리의 밥과 같은 음식이다. 닭 가슴살과 각종 야채를 토마토 소스와 함께 버무린 후 위에 치즈를 얹은 그릴 치킨 리조또는 맛이 부드러우면서 고소했다. 녹아 내린 치즈의 쫄깃함이 토마토 소스와 어우러져 그 맛을 더했다. 펑키 링귀니는 계란을 듬뿍 넣어 만든 쫄깃한 면에 랍스타, 큰 새우, 조갯살, 아스파라거스를 넣어 크림소스에 무친 전형적인 해물 파스타였다. 진한 크림소스와 부드러운 해물의 속살이 무척 잘 어울렸다.

음식점 주인과 주방장이 이탈리아 사람이라 그 맛이 이탈리아 정통 음식에 가까운 듯. 이탈리아 북쪽 지방은 리조또와 같이 버터와 쌀로 요리된 음식이 발달했고, 남쪽 지방은 올리브유와 파스타로 된 음식이 발달되었다 한다. 버터를 이용한 크림소스와 치즈로 만들어진 음식은 매끼 김치와 된장찌개를 먹는 한국사람에게 약간은 느끼할 수도 있다. 그래도 가끔 유럽음식의 느끼함을 맛보는 것은 기분 전환에 좋다. 하지만 피클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하는 생각. 올리브 피클은 준비되어 있으므로 아쉬운 대로 부탁해도 좋다.

▲ '그릴 치킨리조또'는 이태리인들의 밥이다.
8시 50분, 재즈바는 부드러운 피아노 소리로 분위기가 한층 아늑해졌다. 흑인 여가수의 부드러우면서 파워풀한 목소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Don’t know why, Over the rainbow, Blue Moon 등 아름다운 음악을 라이브로 듣고 있으려니 점점 알리캐츠의 매력에 빠져들어가는 것 같았다. 또 하나 이곳의 특징은 2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마티니 종류. 여러 과일 마티니와 독특한 향과 색을 가미하여 만든 마티니는 들려오는 재즈음악과 무척 잘 어울렸다. 마티니는 달콤한 맛과 새콤한 맛 두 가지로 나눠진다. 그 중 선택한 푸시 캐츠(Pussy Catz)는 보드카에 오렌지주스, 크랜베리가 들어있어 달콤한 과일주스 맛이었고 퍼플 캐츠(Purple Catz)는 라스베리 보드카에 블루 쿠라소, 크랜베리 주스가 첨가된 마티니로 맛이 약간 달콤 쌉싸름했다. 가격은 $10.25.

음악을 들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몇몇 사람들은 앞으로 나와 라이브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너무 형식적이거나 고급스럽지 않은 알리캐츠는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의 음식점이었다. 특별히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가 재즈음악의 자연스러움과 닮아있었다. 회사 일을 마치고 친구, 동료, 연인이 함께 음악을 들으며 쉴 수 있는 곳이다.

▲ '펑키 링귀니'는 일종의 해물 파스타. 크림소스의 맛이 일품.
알리캐츠는 매일 저녁 공연과 연주를 선보인다. 스윙, 재즈, 소울 등 다양한 장르를 생음악으로 들을 수 있는 장소이다. 매일 다른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특히 월요일에는 5불을 더 지불하고 살사댄싱도 배울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이민 온 음식점 주인 벨리니씨는 몇 블록 옆의 스파코 빌리아드 바(2415 Yonge St)도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재즈바 알리캐츠, 친구, 연인과 함께 오면 더 좋을 듯. 아무 말없이 음악만 듣고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고 분위기가 포근해진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알리캐츠에서 분위기 있게 계절을 즐길 계획을 세워보자.

공연일정

월 8시 살사(Salsa) 나이트
화 8:30 스윙과 재즈
수 8:30 재즈와 소울
목 9:30 펑크, 소울, R&B, 레게
금/토 9:30 펑크, 소울, 레게, R&B, $10추가부담

Alleycatz
2409 Yonge St
416-481-6865
LLBO
샐러드 $7~$15, 애피타이저 $6~$15, 파스타 $16~$19, 리조또 $18~$19, 앙트레 $23~$37, 와인 $7~$9, 마티니 $10.25
파티옵션 ($25~$44) 예약필요.

by 100명 2007. 6. 23. 20:58
어린이들이 주고객인 특수 패밀리 레스토랑
레인포리스트 카페 (Rainforest Cafe)




레인포리스트(Rainforest)라 함은 한마디로 아마존의 정글과 같이 늘 비가 오는 곳의 삼림, 숲을 말한다. 열대우림(雨林).

▲ 레인포리스트 카페입구
토론토 최고의 쇼핑센터 중 하나인 더퍼린 스트릿 &401 욕데일 몰(Yorkdale Mall) 안에 위치한 레인포리스트 카페(Rainforest Cafe)는 어린아이들이 좋아할 인테리어로 꾸며졌다. 평일 점심시간에도 자녀들을 동반한 가족들로 좌석의 2/3 정도가 찬다.

입구 오른쪽으로 각종 의류며 장난감, 디자인 용품들이 있어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어린이들을 유혹한다. 좌석배정을 기다리는 곳에는 커다란 ‘ㄷ’자 모양의 수족관이 있어 각종 열대고기가 산호초 사이로 유유자적 유영을 즐긴다. 이것도 아이들에겐 볼거리라면 볼거리.

테이블 옆 벽에는 고릴라인지 침팬지인지 영화에 나오는 ‘킹콩’류의 실물대 인형들이 줄이어 서 있었고 시간에 맞춰 천둥소리와 함께 일제히 울부짖으며 움직여서 기자는 영문을 모르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아이들은 식사하다 말고 일제히 달려 와 재미있다는 듯이 구경을 한다.

인테리어는 약간 조명이 어두운 가운데 열대림 짐승들의 모형이 복잡하게 배치되어 있고 시간에 맞춰 움직였다.

종업원이 추천하는 디저트중에 이집에서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볼케이노(Volcano, 화산)란 것이 있었는데 아이스크림위에 초코렛을 얹고 그위에 불꽃놀이 봉을 꽂아 불을 붙여주는 것이다. 옆 테이블을 보니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다.

메뉴는 대체로 캐리비안 음식류였다. 대체로 멕시코 - 아메리칸 스타일의 퓨전(복합, 섞는 것)에 가까운 요리였는데 멕시코요리인 또르띠야와 타코를 기본으로 갈비나 육류요리와 해산물 종류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애피타이저라는 것도 좀 과한 (Heavy) 것들이다. 요리 하나하나가 한두명이 간단히 먹기에는 무리가 있는 걸로 봐서 패밀리 레스토랑의 성격이 나왔다.

▲ 에피타이저 어드벤처는 전체요리가 아니라 메인 요리나 다름없었다.
화려함에 이끌려 주문한 애피타이저 어드벤처는 $14.99짜리로 생선튀김, 타코, 또르디야에 각종 재료를 섞어 만든 케사디야(quesadilla), 오징어링튀김, 감자튀김 등 다양한 재료와 게살치즈그라탕소스와 허니머스타드 소스, 칠리소스, 야채 샐러드와 함께 모둠으로 나와 한번에 멕시칸요리를 모두 맛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 게살치즈그라탕소스는 특별히 맛이 훌륭했고 또르띠야에 잘 어우러졌다.

메인으로 주문한 레인포리스트 파엘라(Rainforest Paella)는 $24짜리. 닭가슴살과 오징어, 홍합, 새우, 게살, 소시지 등에 쌀을 넣고 익힌후 카레와 양념 볶아서 만든 것으로 멕시코식 카레볶음밥이라 할 수 있다. 맵지않게 부탁한 덕분에 약간의 매콤한 맛을 즐길수 있었고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매니저의 부탁으로 우리의 질문에 일일히 답변해준 종업원 제프(Jeff)는 서빙하느라 정신이 없는 가운데서도 웃음속에 싫은 내색하지 않아 정말 마음에 들었다. 레인 포리스트는 미국의 프랜차이즈로서 미국 전역에 27곳의 체인점을 갖추고 있고 캐나다에는 토론토와 나이아가라 2곳, 해외 6개국에 지점이 있다.

이곳 멤버십에 가입하면 체인점과 미국 전역의 가맹점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특별히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은 한번 들러봄직도 한데 음식 하나하나는 비싼 편이지만 이것저것 같이 시켜 먹으면 다양함을 맛본다.

또한 청소년들이 데이트하기 좋은 곳이고 특히 노인들이 동심에 젖어 기쁜 표정으로 식사하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가격은 에피타이저가 $7~15 정도, 메인디쉬가 $15~25정도, 디저트가 $7~15 정도.

Rainforest Cafe
3401 Dufferin St. Toronto
(욕데일 쇼핑몰, 찹터스 서점쪽)
문의 : 416-780-4080
주중: 11:30am~9:30pm
금: 11:30am~10:30pm
토: 11:00am~10:30pm
일: 11:30am~9:00pm
L.L.B.O.

by 100명 2007. 6. 23. 20:57
미각으로 떠나는 지중해 여행
밀리스 (Millie's Bistro & Gourmet Market)




▲ 밀리스 비스트로 &구어메마켓 레스토랑의 입구
애비뉴 거리의 수많은 레스토랑 속에서 밀리스 비스트로 앤 구어메 마켓(Millie’s Bistro & Gourmet Market)을 찾았다. 하얀 커튼 사이로 비치는 햇빛과 원목으로 만들어진 테이블,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의 레스토랑이다. 밀리스 비스트로는 지중해 음식 전문 레스토랑이다. 프랑스 남부, 스페인, 터키, 북아프리카, 중동 등 각 지역 음식의 영향을 받아 지중해 음식은 그 맛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생선 . 고기 . 야채요리 그 종류도 다양하다. 밀리스 비스트로의 수많은 음식과 그 안에 들어간 다채로운 재료는 지중해 요리의 다양함을 보여주는 듯.

종업원 사무엘씨는 코코넛가루를 묻혀 구운 새우와 망고, 생강, 칠리소스가 곁들여진 에피타이저와 주 요리로는 로즈마리, 마늘 마리네이드, 버터 넣어 으깬 감자, 그릴에 구운 페퍼, 샬롯, 당근과 함께 어울어진 채끝등심(Striploin) 스테이크를 추천했다. 기대 가득 찬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사무엘씨는 먼저 마늘버터에 구운 말랑말랑한 빵을 올리브 오일과 함께 가져다 줬다. 건강음식으로 각광받는 올리브 오일은 지중해 음식에 없어서는 안될 기본재료이다. 빵에 잼이나 버터를 발라 먹지 않고 올리브 오일을 찍어 먹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나름대로 고소하기도 하고 빵의 맛을 더 살려주는 듯했다.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모든 음식이 홈메이드이기 때문인지 맛이 더 신선하다.

▲ 포테이토 폴드 슈림과 망고소스의 만남은 환상적인 맛을 제공해준다.
감자채가 실같이 감은 후 튀겨낸 새우 요리는 모양도 맛도 일품이다. 특히 망고와 생강이 어우러진 소스는 특별하다. 망고의 상큼하고 달콤한 맛과 생강의 톡 쏘는 향은 새우의 고소한 맛을 한층 더해 준다. 먹어보고 맛없으면 음식값 내지 말라며 자신 있게 권하던 사무엘씨는 우리의 만족스런 표정에 함께 즐거워했다. 새우가 다섯 마리만 담겨 싸울 수 있으니 처음부터 여섯 개로 주문하는 것도 좋은 생각.

적당하게 익힌 채끝등심 스테이크도 맛과 모양이 예사롭지 않았다. 부드럽게 으깬 감자와 그릴에 구운 각종 야채 위에 보기 좋게 얹혀진 스테이크, 그 위에 드레싱된 버섯소스. 채끝등심은 스테이크용으로 사용되며 슬라이스한 단면이 뉴욕주 지도모양과 비슷하여 뉴욕 스테이크라고 불린다고 한다. 고기는 연하고 촉촉하며 곁들여진 소스가 고기와 잘 어울린다. 와인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저녁 메뉴.

개업한지 3년이 지난 밀리스 비스트로 앤 구어메 마켓은 짧은 기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성공한 음식점이다. 건강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제철음식과 유기농 음식으로 제격이다. 사무엘씨는 “아이스크림까지 직접 만든다”며 자랑스레 이야기했다. 한쪽 벽에는 전세계에서 수입된 150여 종의 와인도 보기 좋게 전시되어있다. 이 음식점의 또 하나의 특징은 요리사 게리 호이어씨와 함께 지중해 음식을 배우는 요리교실이 열린다는 점이다. 사무엘씨는 “요리 배운 사람 중에 한국인도 있었는데 아주 성실하고 훌륭했다”고 말했다.

▲ 채꿀등심으로 만든 스테이크요리는 이 집이 자랑하는 메뉴다.
밀리스 비스트로는 집과 같이 편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음식점이다. 식사하는 중 틈틈이 찾아와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종업원의 섬세한 서비스는 꼭 친구 집에 초대 받아 식사를 대접받는 느낌을 주었다.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음식 가격대가 약간 세다는 점. 직접 구운 빵은 $3정도, 타파스(Tapas)는 $8~$14선, 주 요리는 $15~$30선, 디저트는 $7~$9서선이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도 다양하다. 채식 추천메뉴는 파스타로 만들어지지 않은 라자니아이다. 리크, 스위트 페퍼, 버섯, 염소 치즈소스가 곁들어진 독특한 라자니아다. 그 외에도 특색 있는 타파스는 각 지역의 지중해 음식을 맛볼 기회를 준다. 타파스 메뉴 중에서 ‘바이사르’는 이집트, ‘제이룩’은 모로코, ‘마토’는 프랑스 음식을 대표한다. 주 요리보다도 타파스 메뉴가 더 흥미를 끄는 이유는 가격이 싸면서도 특색이 있기 때문. 신선한 유기농 재료, 각 지역의 특별한 요리법으로 만들어진 음식을 한번에 맛볼 수 있는 밀리스 비스트로, 이번 주말 가족, 연인과 함께 지중해 맛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지.

Millie’s Bistro & Gourmet Market
Mediterranean Cuisine
416-481-1247
1980 Avenue Rd.
오전11:30~오후11시
American Express, Cash,
Debit Card, MasterCard, Visa
주차가능, 캐터링 가능
L.L.B.O.

by 100명 2007. 6. 23. 20:57
북아프리카 - 모로코의 별을 따다
술탄 텐트 & 카페 (Sultan Tent & Cafe Moroc)




치르륵 치르륵, 챙 챙, 손끝에서 발끝으로 이어지는 소리. 매끄러우면서 흐르는 듯 하고 강렬하면서 부드럽게 돌아가는 몸짓. 매혹적인 벨리댄스(Belly Dance)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여성 춤이다. 다이어트의 한 방법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벨리댄스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토론토 중심가에서 신비롭고 강렬한 벨리댄스 쇼를 보면서 모로코 전통음식을 즐길 수 있는 음식점, 술탄 텐트(The Sultan’s Tent)를 찾았다.

벨리댄스에 대한 호기심으로 찾은 술탄텐트, 그 곳이 모로코 음식점이라 더 눈길을 끈다. 미지의 나라 모로코를 음식과 문화로 경험하고 배우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영화 카사블랑카로 더욱 유명해진 모로코는 지역상 아프리카와 유럽, 중동지역과 맞붙어 있다. 각 지역의 영향을 받아 복합문화가 발달했다. 유럽의 영향으로 호화스러운 실내장식이 발달했고 독특한 의상과 춤은 아랍문화에서 비롯됐다. 또한 모로코의 접대문화는 베르베르 유목민족의 생활양식에서 출발했다. 모든 술탄(이슬람교의 종교적 최고 권위자인 칼리프가 수여한 정치적 지배자)은 아름답게 장식된 텐트를 가지고 있었다. 그 텐트에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모든 사람들을 불러모아 음식을 나눴다 한다. 그 당시의 호화로운 술탄텐트가 그대로 토론토 거리에 옮겨진 것이다.

술탄텐트는 다른 느낌의 두 식당으로 분리되어있다. 식당으로 들어서면 바로 카페 모로코가 있고 안으로 깊이 들어가면 술탄텐트로 이어진다. 카페는 영화 카사블랑카의 분위기를 살려 깔끔하고 모던하게 꾸며졌고 술탄텐트는 유목민의 전통을 살려 고풍스럽고 신비롭다. 두 식당 사이 벽에는 현 모로코 왕이 선물로 보낸 양탄자가 걸려있는데 식당의 분위기를 한껏 고급스럽게 만든다. 어둡게 비추는 램프, 하늘하늘 비치는 커튼 사이로 보이는 테이블, 각 텐트 안에서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 꼭 아라비안 나이트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다.

매니저 맥과이어씨로부터 술탄텐트에서 가장 전통적이면서 인기 있는 음식을 추천 받았다. 케스케수 쿠스쿠스(Keskesu Couscous)는 버섯, 아몬드, 말린 토마토, 치즈가 곁들여진 독특한 샐러드다.

쿠스쿠스는 한국 사람에게 쌀과 같은 비중을 차지하는 음식으로 모로코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아몬드와 치즈의 고소한 맛에 특유의 향료가 배어있는 쿠스쿠스의 조화는 신선하다. 특히 올리브 오일과 각종 식초로 조리된 버섯의 새콤달콤한 맛은 일품이다.

렉 오브 렘(Rack of Lamb)은 술탄텐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 중에 하나이다. 아름답게 꾸며진 그릇 안에 여섯 대의 양고기가 놓여있다. 꿀과 허브, 달콤한 생강으로 만들어진 소스는 고기의 연한 맛과 어우러져 입에서 살살 녹는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양고기를 천천히 음미하고 있는데 갑자기 실내조명이 밝아지더니 아라비안 나이트에서나 본듯한 한 여인이 매혹적인 몸짓으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양쪽 텐트 사이에서 멋지게 춤을 추더니 각각의 텐트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벨리댄스를 선보였다. 댄서는 혼자만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춤의 동작을 가르쳐주고 함께 즐기도록 분위기를 만들었다. 보고만 있어도 절로 흥이 났다. 엉거주춤 춤을 추고 있는 아저씨를 보고 모두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술탄텐트 안의 분위기가 갑자기 화기애애해지고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술탄텐트만의 매력이다.

술탄텐트는 25년의 역사를 가진 음식점이다. 2002년, 현재 위치인 프론트 거리(Front St)로 옮겨지기 전에 베이 거리(Bay St)에 위치했다. 맥과이어씨는 “전(前) 식당은 전통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어서 특색이 있었지만 솔직히 지금의 모습이 더 아름답다”고 말했다.

모로코 음식이 주로 매콤하다(Spicy)고 알려져 있는데 그렇지 않다. 맵다기 보다는 향이 강하다. 하지만 향의 강한 정도는 걱정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프랑스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인지 낯설지 않은 향과 맛이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특별 메뉴도 있다.

저녁 식사 가격은 $39.95부터 시작된다. 4코스가 제공되며, 코스음식 중 각각 하나씩 선택한다.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지만 특별한 사람과 함께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게 해줄 최상의 음식점이다. 단, 밸리댄서가 손 내밀어 함께 춤추기 권할 때 거부하지 말고 한번 도전해 보길 바란다.

Sultan Tent & Cafe Moroc 점심: 11:30~15:00(월~금)
저녁: 매일 17시부터
벨리댄스 쇼
금, 토: 6:30pm, 8:45pm, and 11:00pm
일~목: 8:15pm
49 Front Street East
416-961-0601(예약)
www.thesultanstent.com
주류면허

by 100명 2007. 6. 23. 20:56
세계를 정복했던 몽골의 힘을 맛본다!
징기스칸 그릴 (Genghis Khan Mongolian Grill)




광활하게 펼쳐진 푸른 초원을 달려 땅을 정복한다. 힘은 계속 강해지고 결국 세계의 중심이 된다. 중국, 중앙아시아, 중동과 무역을 시작하면서 영향력이 유럽까지 미친다. 주변 부족들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종교와 문화는 날로 번성하고 발전한다. 이것이 1200년대 몽골의 모습이었다. 몽골민족의 당당한 기세, 전투적인 민족성이 음식에 배어나는 곳이 몽골리안 음식점 징기스칸 그릴(Genghis Khan Mongolian Grill)이다.

원목으로 세련되게 꾸며진 실내 구석구석에 비치된 소품은 여느 고급 중국 레스토랑과 다를 바 없었다. 몽골식당만의 독특한 뭔가가 있겠지 싶어 두리번거리는데 저 안쪽에서 불이 번쩍, 순간 시선이 그곳으로 고정됐다. 지글지글, 번쩍번쩍, 600도가 넘는 고열의 커다란 철판 위에 놓여 있는 재료들이 불 속에서 춤을 춘다. 요리사 헤페이의 손 놀림이 얼마나 재빠른지 볶는 시간이 채 2분도 안 걸린다. 챙챙, 칙칙, 커다란 철판 앞에서 들리는 소리가 마치 전쟁 나가기 전 군사들의 사기를 돋우는 쇳소리와 흡사하다. 상상과는 다르게 몽골 철판 구이의 유래는 이러했다. 몽골 정복 시기, 전쟁터에 나와있는 병사들은 식기구가 부족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방패를 이용하여 요리를 해야 했다. 천막 주위에 불을 지펴놓고 방패를 사용해서 양을 구워먹던 몽골병사의 모습이 지금 ‘징기스칸 그릴’에서 재현된 것이다.

징기스칸 그릴은 뷔페식당이다. 원하는 만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우선, 양, 닭, 돼지, 소고기중에서 선택한다. 몽골에서 붉은 고기의 지방질은 혹한기를 견디게 하는 원천이고 부(富)의 상징이다. 몽골음식을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 기름이 약간 붙어있는 양고기를 선택하고 버섯, 배추, 당근, 호박 등 여러 가지 야채와 국수를 담았다. 중요한 것은 소스. 각 나라의 음식은 소스 맛으로 구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향이 짙은 인도음식과는 달리 몽골음식은 담백한 것이 특징. 그래서인지 몽골음식만의 특별한 소스가 없는 듯 했다. 셀 수 없이 다양한 소스와 향 재료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 생강, 마늘, 콩으로 만들어진 몽골소스를 선택했다. 이것 저것 담은 그릇을 헤페이 요리사에게 가져다 주니 뜨거운 철판에 신나게 볶아 순식간에 그릇에 담아 만족스런 표정으로 건네준다. 몽골 전통 생활방식에서 따온 독특한 조리스타일과 엄숙한 표정으로 철판 앞에서 음식을 볶는 요리사의 손놀림은 ‘징기스칸 그릴’의 주요 볼거리다.

맛과 향은 다른 중국음식과 구분이 안됐지만 몽골민족의 게르(전통적인 전통주택)를 변형한 인테리어와 벽에 그려진 몽골인 그림이 몽골 분위기를 한껏 북돋았다. 가족과 함께 음식점을 찾은 필립씨는 ‘동양의 맛과 분위기가 좋다’며 만족해했다. ‘징기스칸 그릴’은 던밀점과 스틸점(퍼시픽 몰) 두군데 있다. 매니저 첼시 영씨는 ‘6년 된 스틸점은 보다 동양적이고 던밀점은 웨스턴 스타일로 꾸며졌다’고 덧붙였다. 20년 전 대만에서 이민 온 음식점 주인 프래드 리 씨는 타고난 음식점 사업가이다. 10년 동안 중국음식점 ‘369 샹하이’를 운영했고 현재는 ‘징기스칸 그릴’을 프랜차이즈 음식점으로 확장하려고 추진 중이라 한다. 그는 대만에서 유행하는 몽골음식점을 토론토에 처음으로 선보였고 꾸준히 대중화시켜왔다. 매니저 영씨는 ‘11년 동안 현 주인과 함께 일해왔는데 그는 징기스칸과 닮았다’고 덧붙였다. 몽골음식으로 캐나다를 정복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는 듯.

게르(전통주택)에서 먹는 몽골리안 음식, 비린내가 베어있는 양고기, 기름이 둥둥 떠있는 전통 차. 옛날 세계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던 몽골(‘세계의 중심’이라는 뜻)의 화려하고 용맹했던 문화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곳.

저녁식사는 $18.99~$19.99, 점심은 $11.99~$12.99. 주말 점심에 는 한국손님이 많다고 한다. 몽골음식과 중국음식을 푸짐하게 맛볼 수 있는 ‘몽골리안 그릴’에서 잊혀져 가는 나라, 몽골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Genghis Khan Mongolian Grill
900 Don Mills Rd.
416-449-8228
www.genghiskhanmongoliangrill.com
Take Out / LLBO

영업시간:

월~금: 11:30am~3:00pm
5:00pm~10:00pm
토: 11:30am~3:30pm
4:30pm~10:30pm
일: 11:30am~3:30pm
4:30pm~10:00pm

by 100명 2007. 6. 23. 20:56
최근 경제가 가장 잘나가는 아일랜드, 그곳의 편안함
아닐랜드 식당 포기 듀(The Foggy Dew)




20세기 초반 아일랜드 이민자 가족을 다룬 영화 '안젤라스 애쉬스(Angela's Ashes)를 보면 감자 스튜 음식을 먹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감자는 애초 남미에서 관상용으로 들여왔으나 아일랜드에서 곧 서민층의 인기식품으로 자리잡게 됐다. 아일랜드 인들은 감자와 베이컨 등을 비축하여 겨울을 대비하곤 했는데, 감자를 주 농작물로 삼았다는 사실은 아일랜드 전체가 매해 감자 수확량에 큰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을 의미했다. 실제로 1800년대 중반에 몰아닥친 유명한 '감자 기근'으로 인해 10만명이 넘는 아사자가 발생하고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아일랜드를 떠나야 했다.

▲ The Foggy Dew의 입구
감자에 대한 얘기를 왜 이렇게 늘어놓는가 하면 감자는 아일랜드 전통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아일랜드 음식에는 감자가 빠지지 않는다. 물론 기자가 주문했던 음식들인 '기네스 스테이크&버섯파이'와 '피쉬&칩스'에도 감자는 들어있었다.

▲ 아일랜드인들이 즐겨먹는 기네스 스테이크&버섯파이에는 큼직한 버섯이 통째로 나온다.소스가 일품

'기네스 스테이크&버섯파이'는 부드러운 쇠고기 등심이 버섯 모양의 파이 속에 들어있는 음식으로 으깬 감자ㆍ버터와 함께 살짝 익힌 완두콩들과 곁들여 나왔다. 버섯파이는 이름 그대로 버섯처럼 생겼는데 맛은 괜찮은 편이지만 우리 입맛에는 약간 짜게 느껴졌다. 하지만 감자와 콩들이 버섯파이의 짠 맛을 상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피쉬&칩스'는 가자미 생선을 일종의 튀김처럼 구운 것인데 아일랜드식 전통 딥ㆍ감자 튀김과 함께 나왔다. 생선이라 약간 비린내를 예상했지만 오히려 스테이크보다 비린내가 훨씬 덜했다. 그냥 먹어도 괜찮지만 같이 나오는 크림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겉은 바삭바삭한데 속은 부드러운 것이 꽤 독특한 느낌을 준다.

▲ '피쉬&칩스'는 여늬 것과 비슷한듯해도 아일랜드 전통의 딥에 찍어먹는 담백한 가자미튀김이 맛있다.

식당 내부는 부드러운 전통식 원목 가구들과 어두운 조명들로 인해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또한 식당의 코너마다 배치된 테이블은 더욱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위스키ㆍ마티니ㆍ아일랜드 전통 맥주 등 매우 다양한 술을 맛볼 수도 있다. 아일랜드의 맥주와 위스키의 질은 세계수준이다. 메뉴에 빽빽하게 들어찬 술 종류를 보니 아일랜드 사람들은 주말에 교회보다 주점을 더 자주 찾는다고 나왔던 어느 신문의 통계가 생각났다.

식당 가운데 대형 스크린이 있어 월드컵 경기도 볼 수 있다. 종업원 줄리스 스피나씨는 "월드컵 기념 특별 메뉴도 선보였다"며 "프랑스는 프랑스식 양파 수프, 영국은 로즈마리 훈제 닭고기, 호주는 구운 양고기 빵 등 출전국별로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업원들은 친절한 편이지만 아쉬운 점은 음식이 늦게 나온다는 것.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음식을 주문한 후 약 20분을 넘게 기다려야 했다.

'The Foggy Dew'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오붓한 저녁시간 또는 술자리를 갖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좋아하는 팀을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응원하기에도 알맞은 장소이기도 하다.

by 100명 2007. 6. 23. 20:55
정통 일식의 참맛을 찾아서
일식전문점 젠 (Zen)




스시는 일본 음식의 대명사. 캐나다에선 적어도 먹을줄 모르면 시대에 뒤쳐진 사람처럼 되어 버렸다. 케네디역에서 116번이나 86번 버스를 타고 5분정도 동쪽으로가다 댄포스/에글린튼에서 내리면 오른편에 일본어 ‘선(禪)’에서 따온 ‘젠’(zen) 이란 이름의 일식집이다.

일본인이 직접 경영하는 일식집이다.

실내는 깔끔하고 아담한 규모의 일본스타일 분위기다. 식당 중앙은 10석의 흰색 천 테이블이 놓여져 있고 식당 안쪽은 쉐프와 손님간의 정서적 교감이 이루어질 수 있는 스시바(bar)를 마련해 두었고 스시바 앞에는 일본정통 다다미방을 마련해 보다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 일본 여행 중 맛 본 정통 스시맛을 잊지 못하는 나는 이곳 젠(Zen)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수준 높은 정통일식을 맛볼 수 있어 두배의 만족이었 다.

▲ 젠일식집의 입구.윈도우에 토론토 추천맛집이란 증서가 여럿있다.
스시쉐프이자 주인장 세이찌 카시와바라씨는 일본 카나가와에서 7년간 일식집을 경영한 후 토론토로 이민을 와 2000년 1월부터 이곳에서 일식집을 경영 중이다.

“일식요리는 눈으로 먼저 맛보고 나중에 입으로 먹는 것”이라며 “요리를 만드는 법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요리를 담아 내는 방법이며 그릇에도 위아래가 있어서 그릇의 그림이 요리를 먹는 사람의 정면에 오도록 음식을 담아야 하고, 스시의 경우에는 머리가 왼쪽으로 가게 하고 배는 앞쪽으로 오게 담아야 한다”며 자세히 설명해주는 세이찌씨 목소리에는 요리사의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주 고객층은 일본계, 중국계를 포함한 비 한인이 90%를 차지한다.

“한인들은 가격이 다소 저렴한 한인이 경영하는 일식집으로 가는 듯하다”며 한인들에게도 일본 정통 스시맛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너스레와 재치있는 말솜씨로 현지 캐네디언 단골고객이 많은 편인데 토론토 지역에 한인이 경영하는 일식집이 많아 스시가 한국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인터뷰 내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야키토리(Yakitori$4.50), Gyutan Shio($4.50), 아게다시 토푸(Agedashi Tofu$4.50), 에다마메(Edamane $4.50) 등을 비롯한 다양한 에피타이져는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30여가지가 넘는 주 메뉴 중에서 무엇을 고를지 자신이 없다면 점심 때 들러 런치세트를 맛 볼 것을 추천한다. 특히 가장 인기있는 메뉴인 쇼카도 벤또(Shokado Bento ) 런치스페셜은 새우와 각종 야채 튀김(Tempura), 신선한 스시 그리고 테리야끼(beef, chicken or salmon)를 동시에 맛 볼 수 있으며 그다지 강하지 않은 맛과 달콤한 테리야끼 소스가 일품이다. 음식 맛에 비하면 가격 또한 합리적이다($13.50).

요리사의 추천 메뉴 두 번째는 스시밥 위에 여러 종류의 신선한 사시미(생선회)를 먹음직스럽게 올려놓은 찌라시 스시(chirach sushi)는 가케우동(kake udon)과 콤보를 이루는데 입안에서 고소하게 씹히는 사시미(생선회)와 우동국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12.00)

▲ 가장 인기가 높은 Shokado Bento 런치스페셜
오늘의 스페셜 스시(Today special nigiri sushi 9 pieces)는 세이찌씨가 일주일에 두, 세번 새벽시장에서 직접 고른 신선한 스시를 맛볼 수 있어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메뉴중 하나이다($13.80).

디너메뉴로는 No.2 Chicken Teriyaki($12.50)과 No.7 Tempura ($14.50)가 인기메뉴이며 겨울철에 주로 찾는 Sukiyaki($15.00)와 스프종류인 Yosenabe($16.50)은 건강식이라고 적극 추천하는 메뉴이다.

식사를 마친 후 홈메이드 Mandarin Pie($3.80)를 비롯한 각종 아이스크림 디저트가 있는데 절대 무료는 아니다. 일본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듯이 미소스프 추가 시 $2.50이란 점도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스시를 먹을 때 채 썬 무와 무순을 씹어 입안을 한번 씻어내고 혀의 감각을 새롭게 한 다음 다른 종류의 생선회를 맛보면 맛이 더욱 고소하다

정통 스시뿐 아니라 서양인의 입맛에 맞춘 캘리포니안 롤(우리나라 김밥처럼 말아 놓은 스시)을 비롯한 각종 롤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으며 오이, 아보카도 초밥처럼 다이어트와 건강을 생각하는 롤 종류도 있다.

일식집 특유의 아기자기하지만 감질나는 음식 서빙 때문에 약간의 배고픔을 감수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일본선술집에서 맛 볼 수 있는 다양한 사케(전통 주)또한 입구에 진열되어 있는데 게케이칸이라는 잔으로 시켜 먹을 수 있는 사케가 있고 한인들 입맛에 적격이라는 교토 산 다이긴죠($87.00)와 후꾸시마 산 다이긴죠 오끄노마쯔($82.00)는 병으로 판매 한다.

Zen Japanese Restaurant
2803 Eglinton Ave. E.
Scaborough. Ontario. M1J 2E1
416-265-7111

영업시간: 화~금 12:00~2:30(런치타임),
5:30~9:30(디너타임)
토 5:30~ 9:30(디너타임)
일 5:30~9:00(디너타임)
월 휴점

by 100명 2007. 6. 23. 20:55
멕시코의 매운 맛에 취하다
잘라페노 (Jalapeno)




전통 멕시칸 음식점 잘라페노 는 한국 고추장의 매운 맛과 다른 매운 맛을 경험 할 수 있는 이색 레스토랑이다.

기대와는 달리 조금은 조촐해 보였다. 눈에 띄는게 있다면 현관앞의 귀여운 의자들이 전부였다. 그러나, 식당에 들어서자 귀에 익은 멕시코 특유의 기타소리가 들렸고 여기저기 그림이며 장식물들은 멕시코를 흠뻑 연출하고 있었다.

멕시코 음식을 소개 하자면

첫번째 특징은 옥수수 사용이다. 기원전 7000년경부터 재배한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중앙아메리카문화를 옥수수문화라고도 한다. 이는 토양이 옥수수 재배에 적합하여 대규모생산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멕시코의 대표적인 음식을 들자면 바로 '따꼬'(taco)를 꼽을 수 있다. 옥수수가루로 만든 또르띠야(만두피 모양으로 만들어 구운 것)에다 어떤 음식이든지 다 싸서 먹는다.

두 번째로 옥수수와 함께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고추 사용이다. 입안이 얼얼할 정도의 작고 빨간 것에서부터 별로 맵지 않은 피망에 이르기까지 약 200여 종의 다양한 고추가 있다. 각종 소스를 만드는데 쓰이는 고추는 요리의 재료로도 매우 중요하다. 멕시코 요리에는 옥수수와 고추가 거의 빠지지 않는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접한 멕시코에는 바다음식이 풍부하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랍스터, 랑구스틴 (langoustine - 작은 랍스터류), 조개, 새우 등이며, 불에 구워져서(a la plancha) 나오거나 마늘로 양념(al mojo de ajo)되어 나온다. 멕시코 사람들이 가장 즐겨먹는 디저트로 flan이 있다. '카라멜 크림'(crema caramel)으로 거의 모든 메뉴판에 나와 있다.

잘라페노가 제공하는 음식은 크게 스프, 샐러드, 타코스, 해산물, 몰레(mole), 또르띠야로 나뉜다. 특히 음식이 제공 될 때 마다 매운맛의 ‘살사’(salsas)라는 소스가 같이 나오는데 이것은 음식의 맛을 한층 돋구기 위해서라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소스는 salsa cruda(싱싱한 야채로 만들어진 소스) 이다.

잘라페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엔칠라다 잘라페노스(Enchiladas Jalapeno’s) 로 $16.45 의 다소 높은 가격이지만 매운 맛을 보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하고싶다. 부드러운 또르띠야 위에 잘게 찢겨진 닭가슴살이 주를 이루며 그 위에 치즈와 싸우어 크림이 뿌려진다. 소스는 green과 red 살사중 선택할 수 있다. 매운 까닭에 밥과 같이 제공되며 섬유질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으로 콩을 갈아서 튀긴 refritos 도 서빙된다. 맵게 해달라고 주문 한다면 정말 혀가 찌릿하도록 매우니 보통으로 주문하는 게 현명한 선택.

타코 중에서도 Tacos- Roast Beef Alambre는 캐나디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음식이다. 가격은 $14.95 로 역시 비싼편. 그러나 양은 두 사람이 먹어도 될 만큼 많다. 구운 쇠고기에 양파, 고추, 베이컨, 모짜렐라 치즈 등이 음식의 보는 맛도 더한다. 먹는 방법은 따끈따끈한 또르띠야에 식성에 따라 redritos를 발라 갖은 재료와 구아카몰레를 듬뿍 넣고 싸서 입에 넣으면 끝. 참고로 엔칠라다와 같이 버무려 먹으면 환상적인 맛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Cochinita Pibil, Mole Poblano, Tamales 도 추천 할 만 하다.

음식의 가격이 좀 비싸다 싶으신 분들을 위해 이 식당은 런치 스폐셜, 데일리 스폐셜 그리고 브런치를 제공한다.

먼저 런치 스폐셜은 오전 11시 30부터~오후3시 까지. 주방 장 추천 메뉴는 또르띠야 스프($4.5)와 타코스 도라도스($6.95)이며 타코스 도라도스의 경우 닭과 소고기중 선택 가능 하다.

흥미롭게도 이 가게는 데일리 스폐셜이 월요일과 수요일에만 있다. 월요일은 치킨과 각종 야채가 곁들어진 파지타스(Fajitas Jalapeno, $18.50)를 수요일에는 엔칠라다($16.45)를 ‘반값’에 제공한다. 8/20일 이후 시행되는 브런치는 일요일 오전 10시~오후3시 까지만 제공된다. 달걀요리($4.95)와 오물렛($7)도 있다.

식당 주인 구아다로페 파체코(Guadalope Pacheco)씨는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 씨티에서 태어나 15살때부터 조그만 식당의 주방 헬퍼로 시작하여 큰 호텔의 주방장을 역임하는 등 무려 32년의 경력 소유자다. 그녀는 1997년에 이민와서 식당을 차렸다. 그녀는 “멕시코 식당은 토론토에 꽤 많은 편이지만 원조 멕시코 음식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야무진 눈빛으로 말했다.

매주 금요일, 토요일 밤 8시~10시에는 멕시코 전통 음악을 감상 할 수 있는 공연이 열린다. 특히, 멕시코의 독립기념일인 9월16일에는 토론토에서 꽤 유명한 마리아치 밴드의 특별 공연을 관람 할 수 있다.

Jalapeno (Mexican Restaurant)

-725 King St. W. (King & Tecumseth St. 에서 도보 1분)
-(416) 216-6743
-가격대: 약 15 달러

영업시간

월~금 오전 11시30분~오후10시
토 오후 3시 ~오후 11시30분
일 오후 6시~ 오후 10시
-식당내 14석 파티오 10석
-주류면허(20여가지가 넘는 데킬라가 자랑)
* www.jalapeno.ca 참조

by 100명 2007. 6. 23. 20:55
바쁜 도심지역 한 가운데의 아늑한 휴식처
티벳식당 리틀 티벳(Little Tibet)




▲ 우리나라 만두와 흡사한 티벳식 만두 '모모'. 양념된 야채와 함께 나오는데 맛은 중국식 만두와 비슷하다.
‘티벳’이라고 하면 우리는 주로 안개깔린 산자락에 위치한 고요한 마을에서 스님들이 명상하는 장면을 쉽게 떠올린다. 다운타운 한복판에서 퀸 스트리트를 걷다 우연히 발견한 티벳 전통 음식점 Little Tibet은 티벳에 대한 이런 나의 선입견(?)을 더욱더 강화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사실 한국사람들 중 티벳 음식에 대해 잘 아는 이는 드물 것이다. 나도 티벳은 고지대라 곡물재배가 어려워 보리를 빻아 만든 참파라는 음식을 주식으로 한다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 티벳 음식에 대해서 전혀 아는바가 없었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느꼈던 분위기는 마치 산중의 고요한 암자를 방문한 느낌이었다. 티벳의 조용하고 잔잔한 명상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식당의 푸른 빛 천장은 우리나라 전통 사찰의 단청과 매우 비슷하게 보였다. 대나무, 전통 도기 등 식당에 장식된 티벳 전통 물건들도 손님들이 마치 티벳에 와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독특했다. 조용한 음식점은 문 밖의 붐비는 다운타운 번화가와 묘한 대비를 이루는 또 다른 세계였다.

식당 주인과 종업원들은 '저 아저씨(아줌마)가 외국말도 하네'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한국사람과 비슷하게 보였다. 음식도 우리 입맛에 과연 맞을까 의아해하며 시켰는데, 왠 걸 음식도 한식과 매우 흡사한 것이 아닌가.

우선 텐툭(Tentuk)이라는 수프는 우리나라의 수제비국과 유사했다. 시금치, 쇠고기, 수제비 등이 들었는데 따뜻하고 약간 매콤한 것이 겨울철에 먹으면 참 좋을 것이다.

모모(Momo)는 일종의 만두였다. 티벳에서 아주 인기있는 전통 음식이라고 하는데 찌거나 구워서 먹는다. 철에 맞는 푸른 야채 샐러드와 함께 나오며 쇠고기나 새우 등 속에 넣는 것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주인장 남 걀씨는 “모모는 많은 이들이 찾는 인기 식품”이라고 귀띔했다.

칙샤(Tsik-Sha)는 우리나라의 돼지 갈비찜같았다. 칙샤는 장이라는 티벳 고유의 보리 와인에 절여져 핫소스와 함께 요리된 것으로 쌀밥이나 빵과 같이 먹는 음식이다.

티벳은 고산 지대에 위치, 예로부터 산양, 야크, 염소 등의 고기를 많이 섭취했다.

식당은 처음 들어갔을 때 꽤 한적했으나 손님이 끊임없이 들어와 내가 저녁식사를 거의 다 마쳤을 즈음에는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 꽉 차버렸다. 티벳음식이 많은 이들에게도 어필하는구나하는 놀람과 동시에 불고기 외에 다른 한국음식도 다른 민족들의 인기를 끌 수 있도록 메뉴가 개발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주인장 남 걀(Nam Gyal)씨는 중국이 티벳을 침공했을 때 달라이라마와 함께 인도로 피난했다고 했다. 인도에서 8년동안 티벳음식점을 운영하다 10여년 전 캐나다로 이민했다고. 7년 동안 욕빌에서 식당을 운영 했으나 3년전에 현재 위치로 옮겼다.

티벳음식이 한국과 놀랄만큼 비슷하다. 티벳사람들은 중국인들처럼 야채를 기름에 볶거나 굽지않고 양념을 쳐서 무친다. 이것도 한국음식의 특징과 같다.

테이블마다 비치돼 있는 핫소스도 우리의 고추장과 유사하다. 장류는 아니고 중국음식점에선 흔한 고추가루를 빻아 기름에 볶은 것이다. 한국인들에게는 그리 매운 편은 아니다.

평균 식사 가격은 10달러 내외로 매우 저렴한 편이다. 굳이 흠을 잡자면 바쁜 시간에 방문한다면 음식이 그리 빨리 나오지 않는다는 정도. 이국적이면서도 아늑한 음식점을 찾는 이들에게 Little Tibet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by 100명 2007. 6. 23. 20:54
이베리아 반도의 깊고 풍부한 맛 - 포르투칼 식당
피리피리




▲ 향긋한 생선요리 바칼라우는 화이트 와인과 곁으이면 금상첨화다.
‘보통 서양음식하면 대개 프랑스 또는 이탈리아 음식을 떠올리겠지만 포루투갈인들도 그들의 말 Riqueza (히께자; 풍족함)가 상징하듯이 매우 건강하고 풍성한 식탁을 자랑한다. 독일월드컵 기간 중 포르투갈의 예선전이 치뤄지던 날 포르투갈 전통 음식점 Piri-Piri Grill House를 찾았다.

모든 나라의 음식들이 그 나라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반영하는 법이다. 포르투갈도 예외가 아니다. 포르투갈에는 수세기에 걸쳐 켈트족, 페니키아인, 카르타고인, 로마인 등 많은 이민족들이 지나갔다. 또한 15~16세기의 소위 대항해 시대로 불리던 기간동안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그리고 아시아로의 항해를 주도하면서 다른 문화의 새로운 습관들을 받아들여 실험해보고 유럽 전역에 보급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문화에 적극적으로 융화시켰다. 따라서 국토의 크기는 작을지언정 지역에 따라 음식의 다양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대항해 시대 때 들여온 후추와 생강, 고추 그리고 계피 등은 오늘날 포르투갈 식생활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향신료다. 포르투갈 인들의 식탁에서 매번 오르는 음식들을 꼽으라면 아메리카 대륙에서 들여온 감자와 토마토, 그리고 아시아에서 가져온 차와 쌀을 들 수 있을 만큼 포르투갈의 식생활에 끼친 타문화의 영향은 강렬하다 하겠다.

나는 이날 포르투갈 사람들이 가장 많이 즐겨먹는 요리인 Piri-Piri Chicken과 Bacalhau(바칼라우)를 주문했다. 피리피리 치킨은 구운 닭고기를 소금과 올리브 등 갖가지 향신료로 맛을 낸 음식으로 매콤한 Piri-Piri 소스와 곁들여져 나왔다. 피리피리소스는 마음좋게 생긴 주인아저씨 코스타씨도 제조비법과 성분을 끝끝내 밝히지 않을 만큼 식당만의 특별한 소스였다. 맛은 약간 새콤달콤하면서도 끝맛이 약간 톡 쏘는 데 우리나라 음식에서 김치가 차지하는 역할처럼 포르투갈의 어떤 음식에도 잘 어울리는 듯 했다.

Bacalhau는 포르투갈의 가장 대중적인 요리로 거대한 대구를 소금에 절여 2~3일 동안 물에 담가 소금기를 뺀 후 요리되는 것이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이 바칼랴우를 사용해서 1천여가지 이상의 요리를 만들 뿐 아니라, 부활절과 크리스마스 등 명절 때 새끼양 요리와 함께 빠지지 않고 식탁에 올린다. 재미있는 것은 리스본을 비롯한 남부 지방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칠면조 고기를 먹지만, 북부 포르투갈인들은 이 바칼랴우를 주로 먹는다는 점이다. 바칼랴우는 구이로 또는 삶아서 식초와 올리브 기름을 쳐서 먹기도 하고 달걀, 크림 등 여러 가지 재료와 함께 먹기도 한다.

주음식 외에 빵도 나오는데 빵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포르투갈에서 가장 맛있는 것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서슴없이 `빵'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포르투갈의 빵 맛은 최고라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빵이라는 말이 포르투갈어임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포르투갈에서 `빵'을 말할 때는 아무 것도 넣지 않은 순수한 빵을 말하는데, 우리 나라의 케이크 등과 같이 단 종류의 빵은 `볼루(Bolo)'라고 부른다. 이 빵은 밀가루뿐만 아니라, 보리, 옥수수, 호밀 등 다양한 곡물로 만들며, 재료에 따라 빵의 맛과 질감이 틀려지는데, 잼이나 버터 등과 곁들여 먹지 않아도 될 만큼 맛있다. 브라질의 빵도 포르투갈의 빵만큼 맛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많은 포르투갈 이민자들이 브라질로 이주해 주로 빵집을 열었고 그들의 제빵 기술을 그 곳에 뿌리내렸기 때문이라고.

매콤한 맛과 해산물을 특히 좋아하는 이들에게 Piri-Piri Grill House의 포르투갈 음식을 꼭 권하고 싶다.

by 100명 2007. 6. 23. 20:53
[이지상의 세계문화기행]<109> 불가리아 소피아
슬라브 여인만큼 예쁜 도시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밤 11시에 불가리아의 소피아를 향해 떠나는 밤 기차가 있다.

이 길은 예전에 오리엔트 특급열차가 달리던 길이었다. 이스탄불에서 소피아∼베오그라드∼베니스∼파리를 거쳐 런던까지 왕복하던 오리엔트 특급열차는 현재 운행이 중단되었지만, 여전히 이 길을 달리는 기차는 내부 인테리어가 고풍스럽기 그지없다.

새벽 4시쯤 국경을 통과하여 불가리아 영토로 들어서면 기온은 뚝뚝 떨어진다.

한여름이라도 서늘해서 두터운 스웨터를 입어야 하고, 한겨울에는 차가운 냉기에 잔기침이 나온다. 창밖으로는 수목이 울창한 산들이 물결처럼 굽이치고 그 사이를 계곡물이 흐른다. 불가리아는 전체 국토의 90%가 산악지대고, 수도 소피아는 해발 545m에 위치하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수도다.

낮 12시쯤 소피아에 도착해 영어 알파벳을 거꾸로 쓴 것 같은 키릴 문자를 보는 순간 여기가 러시아인들과 같은 슬라브족의 나라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역사에는 조그만 사설 환전소와 숙소를 소개하는 여행사와 레스토랑들이 있어 삶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데, 요즘 이곳에 처음 들르는 여행자들은 이런 풍경이 초라해 보이겠지만 1990년대 초반 공산주의가 망하던 무렵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발전한 밝은 모습이다. 그동안 불가리아의 정치와 경제는 불안했었다. 90년부터 97년까지 7년 동안 무려 일곱 번이나 정부가 바뀌었으며 경제도 엉망이었다.그러나 현재 개혁 정책과 외자유치 등에 성공했고, 2007년에는 유럽연합(EU)에 가입함으로써 밝은 미래로 향하고 있다.

소피아는 예쁜 도시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함께 밝고 깨끗하게 리노베이션한 건물 안에 들어선 깜찍스러운 상가와 거리를 달리는 트램이 눈길을 끈다. 또한 불가리아의 여인들은 한눈에 보아도 옷맵시가 뛰어나다. 불가리아인들의 조상은 6, 7세기 경부터 이 땅에 들어온 남슬라브족인데, 그들은 왕국을 세우고 한동안 비잔틴 제국의 지배를 받다가 반란을 일으켜 독자성을 유지했지만 14세기 중엽부터 약 500년 동안 오스만투르크의 지배를 받게 된다.

◇소피아 거리.

불가리아인들이 터키에서 독립한 것은 19세기 후반이었는데, 제정 러시아에서 크게 도와주어 그때부터 러시아와 정치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이때 터키와 대립하던 러시아는 군대를 파병했는데 전사자가 무려 약 20만명이었다고 한다. 이들 러시아 전사자를 위해 세운 비잔틴 양식의 정교회 사원이 알렉산드르 넵스키 사원이다. 황금색 돔이 아름다운 발칸반도 최대의 이 사원은 내부가 러시아와 불가리아의 유명한 화가들이 그린 성화들로 가득 차 있으며, 오늘날에도 신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정교회 사원에서는 가톨릭이나 개신교처럼 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성가대의 노래만으로 예배를 하는데, 경건한 노래를 듣노라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인간의 목소리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근처에는 세인트 소피아 교회도 있다. 6세기에 세워진 건물로 수도 이름인 소피아가 이 사원에서 유래되었다는 소박한 사원이다. 그 외에도 몇 개의 교회들이 있고 터키인들이 세운 바냐바시 모스크, 대통령궁과 국립 박물관들이 있지만 여행자들의 눈길을 확 잡아끄는 거대한 명소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이 도시는 매우 매력적인 구석이 많다. 5월이면 장미 축제가 열리는 나라답게 소피아의 백화점에서 싸고 질 좋은 장미 향수를 구할 수 있고, 요구르트의 나라답게 맛 좋은 요구르트를 즐길 수가 있다. 원래 요구르트는 터키, 중동, 지중해 연안, 불가리아 산악 지방에서 즐겨 먹었다. 그러다가 1910년 러시아의 생물학자 메치니코프가 수명이 긴 불가리아 산악부족을 연구하면서 그 장수비결을 그들의 요구르트에서 찾았고, 그때부터 전 세계적인 인기식품이 됐다.

◇대통령궁의 경비병들.

또한 벼룩시장이나 재래시장을 다니며 상인들과 몸짓으로 대화를 나누는 재미도 있는데, ‘예스’와 ‘노’에 대한 고갯짓이 우리와 반대인 사람도 볼 수 있다. 즉 ‘예스’라고 할 때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노’라고 할 때는 고개를 끄덕이는 이 관습은 일설에는 터키인들을 속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현재까지도 이같이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가끔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여행자들에게는 그 모든 것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술을 좋아하는 슬라브인들이라서 그럴까, 아침부터 맥주를 들이켜는 그들과 어울려 술잔을 기울이거나 트램 안에서 승객처럼 앉아 있던 검표원들이 갑자기 일어나 표검사를 하고 다니는 낯선 풍경을 보며 문화가 전혀 다른 이국 땅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 이렇게 이방인이 묘한 설레임을 맛볼 수 있다는게 소피아의큰 매력일지도 모른다.

by 100명 2007. 6. 23. 20:47
[이지상의 세계문화기행]<110>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공산독재' 상흔 지우고 시민들 활기
◇벼룩시장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는 이곳에 처음 거주한 양치기 부쿠르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공원과 가로수가 많고 숲에 둘러싸여 있어 상쾌한 도시이지만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암울한 이미지를 띠고 있었다. 부쿠레슈티는 1980년대 후반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질 때 유혈혁명이 일어났던 곳. 독재자 차우셰스쿠는 인터콘티넨털 호텔 앞의 광장에 모여 민주화 시위를 하던 군중에 총격을 가했다.

공산주의가 몰락한 직후의 부쿠레슈티는 암담했다. 저녁이 되면 온 도시는 암흑으로 변했고, 낮에는 생필품을 사기 위한 긴 줄이 곳곳에 보였다. 거리의 에스컬레이터는 멈추고 인심도 싸늘했다. 인터콘티넨털 호텔 근처의 광장에는 민주화 시위 도중 희생당한 이들을 위한 촛불이 켜져 있었다. 40년간 공산주의를 건설하고자 했던 노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사라져 초췌한 잔해만 남았고, 무너진 경제와 암담한 정치현실 속에서 사람들의 표정은 그늘져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부쿠레슈티는 많이 달라져 있다. 거리와 상점들은 활기찬 모습으로 변했고 사람들의 표정도 밝다. 민주화를 열망하는 낙서가 가득했던 부쿠레슈티 대학 근처의 을씨년스런 담벼락은 철거됐고, 그 앞에는 예쁜 분수들이 있으며 따스한 햇살 아래 평화롭게 헌 책방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불가리아, 체코, 슬로바키아 등의 슬라브족과는 달리 루마니아인들은 동유럽에서 유일하게 라틴족이어서 행동이 얼핏 거칠게도 느껴지지만 정열적이고 다감한 면도 보인다. 그래서 가이드 북을 보면 프랑스 파리와 연관시키는 구절도 보이지만 부쿠레슈티에 유명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은 별로 없다.

◇동방정교회 사원.

인구 220만명의 이 도시에는 부쿠레슈티 역사박물관·국립미술관·민가 등이 보존되어 있는 농촌박물관·미술관 등이 있으며, 시의 남부에는 거대한 스탈린 시대의 건축물인 의회 건물이 있다. 차우셰스쿠 시대에 2만명이 동원돼 3교대로 5년 동안 만든 이 건물은 세계에서 미 국방성 다음으로 크다. 현재도 루마니아 의회가 들어서 있고 관광도 할 수 있다. 어처구니없게도 이 거대한 의회 건물을 만든 이는 국민과 국회의원을 존중한 지도자가 아니라 지독한 독재자 차우셰스쿠였고, 그는 측근들에 의해 살해되었으니 그 앞에 서면 역사의 아이러니를 생각하게 된다.

시의 북쪽에는 제1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축하하며 파리의 개선문을 모방해서 만든 개선문이 있다. 화려하고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파리의 개선문과는 달리 텅 빈 로터리에 을씨년스럽게 서 있다.

◇거리의 책방.

부쿠레슈티에서는 이런 유적지를 다니는 것보다도 길을 걷다 우연히 동방정교회 사원에서 진실된 표정으로 기도를 드리는 사람과 그 사원 앞에서 구걸하는 노파에게 돈을 주는 따스한 마음을 지닌 여인들을 보고, 예쁜 분수대 옆에 앉아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구경하거나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더 행복하다.

그들과 얘기를 나누어 보면 ‘세상에 이같이 반공정신이 투철한 이들이 어디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은 공산주의라면 치를 떤다. 독재에 대한 쓰라린 추억 때문이다. 어디에나 비밀경찰이 득실거렸고, 시키는 대로 손을 흔들고 구호를 외쳐야 하는 등 숨막힐 듯한 분위기였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런 곳에서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모를 겁니다. 박수는 쳤지만 우리 속마음은 그게 아니었지요.”

◇민주화 투쟁 당시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곳.

그래서 이들은 남한에서 왔다고 하면 꼭 북한에 대해서도 질문을 하며 많은 관심을 보인다. 물론 북한 사람들이 딱하다는 얘기를 꼭 곁들이면서. 그리고 경제발전을 이룩한 남한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 본다.

부쿠레슈티에서는 많은 것을 보느라 정신을 뺏기기보다는 생소한 문화와 사람들을 관찰하고 느끼는 재미가 있다. 이런 마음으로 바라보면 거리의 개들조차 흥미를 끈다. 차우셰스쿠 시절에 도시를 개조하면서 사람들이 이주해야 했는데, 이때 개들을 많이 버렸다고 한다. 그 버려진 개들이 계속 번식해서, 지금도 시내 어딜 가나 집없이 어슬렁거리는 개들이 눈에 많이 띈다. 이런 풍경 속에서도 사람들이 살아온 내역과 문화가 읽혀진다면 과장일까? 그러나 이런 풍경도 점점 사라질 것 같다. 루마니아는 2007년 유럽연합(EU)에 가입했고 조만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여행작가(blog.naver.com/roadjisang)

≫여행 에피소드

1992년 초에 방문했을 때 부쿠레슈티의 상황은 암담했다. 부쿠레슈티 역에서 나오니 어둠이 짙게 깔렸는데, 웬 여인이 다가와 민박을 권유했다. 낡은 아파트에서 외국 손님을 묵게 하는 불법 민박이었는데, 1박에 5달러였다. 실업자인 남편과 아이 둘, 그리고 늙은 시어머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이 여인은 하루하루 연명하는 것이 힘들어 보였다. 그래도 독일로 가는 터키 밀입국자를 비롯해 나같은 배낭 여행자들이 종종 묵고 가서 벌이가 됐다.

그러다 며칠 후 루마니아를 여행하던 한국 학생들을 기차 안에서 만났는데, 그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한다는 루마니아 대학생과 얘기를 나누다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십년 후에 다시 오세요. 우리는 일어서 있을 겁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전율이 일었다. 젊은 사람들이 그런 의지를 갖고 있다면 어찌 그 나라가 일어서지 않겠는가. 그로부터 10년 후인 2002년도에 다시 갔을 때 루마니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드디어 2007년에 EU에 가입했다. 앞으로 또 10년 후에 가면 엄청나게 변해 있을 것이란 예감이 든다. 루마니아는 이렇게 시차를 두고 여행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는 나라다.

≫여행정보

부쿠레슈티 역 근처와 시내에 호텔이 있는데, 10∼20달러 정도의 저렴한 호텔부터 비싼 호텔까지 다양하다. 역 근처의 저렴한 호텔은 별로 쾌적하지 않아 피하는 것이 좋고, 가끔 도난사건도 일어난다는 현지인의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by 100명 2007. 6. 23. 20:47
[이지상의 세계문화기행]<108> 싱가포르
생존의 위기에서 일군 번영
◇하늘로 뻗은 싱가포르의 고층 빌딩
여행자들의 싱가포르 이미지는 대개 두 가지로 갈린다.

잘살고 깨끗하며 쇼핑하기에 좋은 나라라는 긍정적인 이미지와 거리에 침을 뱉거나 화장실에서 물을 안 내리면 벌금을 내야 하는 규제의 나라요 청렴하지만 독재적인 분위기의 숨막힐 듯한 도시국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다.

어쨌든 싱가포르에 도착하면 기분 좋은 풍경이 펼쳐진다. 넓고 시원하게 뚫린 도로, 하늘 높이 치솟은 아름다운 고층 빌딩들, 무성한 나무 숲이 드리워진 거리, 은은한 조명 아래서 재즈와 클래식이 울려 퍼지는 지하철 역사 그리고 시내 곳곳에서 즐길 수 있는 푸짐한 음식들, 선선한 바닷바람을 쐬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해변 카페 등은 편안하고 쾌적하기 이를 데 없다. 물론 연중 고온다습하고 후텁지근한 날씨지만, 어딜 가나 에어컨 바람이 서늘하다.

그러나 40년 전만 해도 싱가포르는 현재와 정반대 상황이었다. 13세기 수마트라의 왕자가 이곳을 지나다 사자를 발견해 싱가푸라(사자의 도시)란 이름이 유래했는데, 중국에서 차와 도자기 등을 수입하던 영국은 19세기 초반 이곳을 중계무역 거점으로 삼기 위해 새로운 도시를 건설한다. 그 과정에서 중국과 인도에서 노무자들이 건너왔는데, 죄수와 범죄 집단들도 섞여 들어왔다. 100명밖에 안 되던 인구는 몇 년새 수만명으로 늘어나면서 도시는 무법천지가 되어갔다. 그리고 1941년 일본군이 이곳을 지배하며 중국인들을 학살했고, 1945년 영국군이 다시 돌아왔을 때는 공산주의자들이 저항하기 시작했다.

◇바다와 인접한 도시 풍경.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유학한 리콴유는 1959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총리가 된 후 자원도 없고 물마저 말레이시아에서 사다 먹어야 할 정도의 악조건 속에서 생존을 위해 1960년대 초 말레이시아연방에 가입한다.

그러나 싱가포르에서 인종 갈등으로 말레이계가 폭동을 일으키며 말레이시아와의 관계는 악화되었고, 결국 1965년 싱가포르는 연방에서 탈퇴해 ‘원하지 않는 독립’을 하게 된다. 국가 존망의 위기에 처한 싱가포르가 택한 길은 적극적인 해외 투자 유치였다. 그리고 공직자 부패를 철저히 척결하고 공무원 사회를 투명하게 만들어, 현재의 번영을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싱가포르의 발전과 독재는 모두 생존의 위기에서 비롯되었는데, 리콴유의 독재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40년 전 혼란 속에서 번영을 이룩한 그의 공적에는 후한 평가를 내린다.

싱가포르 시내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오처드 거리다. 우리가 통상 생각하는 가로수와는 전혀 다른, 엄청나게 거대한 나무들이 하늘로 치솟은 거리를 걷노라면 신성한 기운조차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곳에 들어선 건물들은 백화점, 쇼핑센터, 음식점 등 극히 세속적인 것들이다. 성스러움과 세속의 것이 어우러진 이 거리에서는 자연 앞에서의 겸허함을 느끼는 동시에 삶의 즐거운 욕망이 솟구치게 된다.

싱가포르에서는 국립박물관을 비롯한 박물관들, 교회, 유명한 호텔 등의 건물을 감상하는 맛이 각별하고, 중국인 거리·인도인 거리·아랍인 거리 등에서는 서민적인 분위기를 맛볼 수도 있다.

◇반은 물고기이고 반은 사자인 머라이언 상.

그러나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은 관광지로 개발한 센토사 섬이다. 이곳에 가면 우선 거대한 머라이언 상이 눈에 띈다. 얼굴은 사자고 몸은 물고기인 신화의 동물로 싱가포르의 상징이다. 근처에는 워터 테마 파크, 화산을 체험할 수 있는 곳, 그리고 좁은 통로를 지나가며 온갖 물고기들을 관람할 수 있는 환상적인 수족관, 수많은 종류의 나비를 구경할 수 있는 나비공원도 있다.

또 싱가포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동물원이다. 세계에서 가장 잘 가꿔진 동물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이곳에는 오전 9시에 오랑우탄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관광객들은 식당에서 오랑우탄 두 마리와 함께 식사하다가 오랑우탄과 함께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주롱 버드 파크에 가면 얼음물 속에서 수영하는 펭귄을 비롯해 30m짜리 인공폭포 그리고 약 8000마리의 새들이 펼치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싱가포르는 잘 짜여진 계획도시다. 이 도시의 치밀함과 계획성을 답답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들에게 쾌적하고 즐겁게 다가오는 매력적인 도시임에 틀림없다.

여행작가(blog.naver.com/roadjisang)

◇동물원의 오랑우탄과 함께하는 관광객들.

◇버드 파크의 플라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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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무렵 싱가포르에 간 적이 있었다. 어느 날 버스를 타고 가는데 버스 안의 학생들이 갑자기 모두들 입을 모아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고함을 질렀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까 아이들이 흥에 겨워 장난 삼아 그랬던 것 같다. 그 모습을 보며 잠시 웃음이 나왔다. 싱가포르의 크리스마스는 땀이 흐를 정도로 무덥다. 하지만 백화점 앞에는 옷을 단단히 차려 입은 산타클로스 인형이 전시되고, 백화점 안에는 눈에 뒤덮인 크리스마스 트리들이 놓여져 있었다. 더운 나라에서 맞는 크리스마스는 또 다른 풍경이었는데, 거리 한복판에는 이런 내용의 간판이 걸려 있었다.

“What could be more fun than shopping?”즉 ‘쇼핑보다 더 즐거운 것이 무엇이겠는가’고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보며 문득 40년 전 그들이 생존의 기로에 섰을 때 깨달았던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아무 자원이 없는 이곳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본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었으며, 지금도 그 전략은 치열하게 수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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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포르를 방문한다면 주의할 점이 있다. 이상하게도 기차를 타고 국경을 통과할 때 말레이시아 이민국에서는 출국 도장을 찍어 주지만, 싱가포르를 방문한 후 다시 입국할 때는 입국 도장을 찍어 주지 않는다. 즉, 여권만 보면 밀입국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출국할 때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때 싱가포르에서 산 쿠알라룸푸르행 기차표를 제시하면 문제가 없다. 이런 증거물이 없으면 밀입국으로 간주해 벌금을 물리는 경우도 있다. 아마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정부의 사이가 좋지 않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

by 100명 2007. 6. 23. 20:46
[이지상의 세계문화기행]<107> 인도 마두라이
힌두교인들에게 종교란…
◇미낙시 사원의 고푸람
남인도의 타밀나두 주에는 마두라이(Madurai)란 도시가 있다. 조그맣지만 약 2500년의 역사를 지닌 오래된 도시다. 많은 여행자들이 이 도시를 찾는 이유는 스리 미낙

시 사원이란 힌두교 사원 때문인데, 들어가면서부터 사원 옆에 높게 솟은 탑문인 고푸람이 눈길을 끈다. 높이가 40∼50m 정도 되는 고푸람에는 신화에 등장하는 3만3000위의 신과 악마의 조각들이 새겨져 있어 현란하기 그지없다. 사원 주변에는 신화 속의 거대한 동물 조각들이 사람들을 압도하고, 사원에 들어가기 전에 몸을 씻는 연못인 가트도 보인다.

사원 안은 수많은 힌두교 순례객들로 번잡스럽다. 코코넛 기름 태우는 냄새가 코를 찌르고, 지성소 안에서는 시뻘건 불이 담긴 쟁반을 든 사제 앞에서 힌두교인들이 기도를 한다. 한쪽에서는 바닥에 새겨진 연꽃 주위에서 가족이 둘러앉아 기도문을 외우기도 하고, 두 손을 합장한 채 신상 앞에서 기도를 하거나 시바신의 남근을 상징하는 둥근 기둥 형태의 링가 앞에서 명상하는 사람들도 있다. 땀 냄새와 불기운, 그리고 신자들의 종교적 열기가 뒤얽힌 묘한 분위기로 인해 종교라면 성스럽고 경건한 분위기를 연상하는 우리는 충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는 우리의 관점일 뿐, 인도의 힌두교인들에게는 종교란 원래 이런 것이다.

모든 힌두교인들에게 힌두교는 종교 이전에 오랫동안 몸속에 짙게 배어버린 생활이자 관습이다. 인도 땅에는 그동안 축적되어 온 수많은 신, 의례, 샤머니즘적인 요소가 고등 종교의 교리와 의식에 지배당하지 않고 그대로 살아 남았는데, 이는 과거 우리의 모습이기도 했다.

스리 미낙시 사원은 2500년 전에 만들어졌다가 17세기에 다시 증축되었는데 여기에는 신화가 서려 있다. 마두라이에는 물고기 모양의 눈과 3개의 젖가슴을 지닌 처녀 미낙시가 살았는데, 예지자로부터 그녀의 남편은 히말라야에 사는 시바신이며, 그를 만날 때 젖가슴 한 개가 없어질 것이라는 예언을 들었다. 이 말을 들은 미낙시는 히말라야의 카일라슈 산에 살고 있는 시바신을 만나러 갔고, 그를 만나자마자 가운데 젖가슴이 사라졌다고 한다. 시바신은 우선 미낙시를 돌려보냈고, 8년 후에 순다레슈와라라는 화신의 형태로 이곳에 와서 미낙시와 결혼했다고 한다. 지금도 이 사원에서는 매일 밤 9시30분에 순다레슈와라가 탔다고 믿는 가마를 순다레슈와라의 처소에서부터 미낙시의 처소로 운반하고, 아침 6시30분이 되면 다시 그 가마를 미낙시의 처소에서 순다레슈와라의 처소로 옮기고 있다. 즉, 신화 속의 일들이 매일 현실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미낙시 사원의 신상

힌두교 신화에는 창조의 신 브라마, 보호·유지의 신 비슈누 그리고 파괴의 신 시바신이 있다. 이렇게 창조, 유지, 파괴가 순환하면서 동시에 삼신은 일체를 이룬다. 이 같은 체계는 세월이 흐르면서 서서히 형성된 것이지 누군가 만든 것이 아니다. 힌두교에는 교조가 없다. 그리고 수많은 지방에서 발달한 토속신들은 힌두교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비슈누신과 시바신의 화신으로 통합된다. 미낙시 사원에는 시바신의 또 다른 화신인 춤의 신, 나타라자의 조각도 보인다. 남신들은 각자의 배필인 여신들이 있는데, 여신들 또한 수많은 화신을 갖는다. 그래서 어떤 지방에 가면 시바신의 부인이 칼리 여신이고, 어떤 지방에서는 두르가 여신, 파르바티 여신 등으로 이름이 달라진다. 그래서 힌두교 신화나 현장을 접하는 사람들은 신들의 관계가 매우 복잡하고 가끔 모순되는 얘기를 접하게 되어 혼란스러운데, 각 지방의 토속신들을 화신 사상으로 통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발생한 현상들이다.

13세기 남인도를 방문했던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보면 남인도의 힌두교 사원들을 묘사하는 가운데 이 같은 얘기가 나온다.

◇미낙시 사원의 가트

“이 지방 사람들은 남신과 여신들이 쾌락을 즐긴다고 믿고 있는데, 힌두교 사제들에게 자기 딸들을 바치기도 한다. 가끔 사제들이 남녀 신들의 사이가 틀어졌다고 하면 소녀들은 사원의 우상들 앞에서 춤을 춘다. 그 다음날 아침 사제는 소녀들의 춤으로 인해 남녀 신들의 사이가 좋아졌다고 말한다. 이 소녀들은 살집이 얼마나 팽팽한지 살집의 어떤 부분도 손으로 집거나 꼬집을 수 없을 정도다.”

물론 지금은 이 같은 풍속을 볼 수 없다. 그러나 마두라이의 힌두교인들은 여전히 시바신의 화신인 순다레슈와라와 그의 부인인 미낙시가 현재도 사원 안에 살고 있다고 믿으며, 오늘도 꽃다발을 바치고 기도를 하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 이런 광경을 어떻게 판단하는가는 우리의 자유겠지만, 수많은 종교적 전통과 관습이 삶 속에서 이어지고 있는 인도는 매력적인 땅임에 틀림없다.

◇미낙시 사원의 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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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에피소드

마두라이의 미낙시 사원을 처음 방문했던 7월 중순경은 매우 더웠다. 사원의 그늘 밑에서 쉬고 있는데, 아이들 둘이 접근했다. 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들은 간단한 영어를 할 줄 알았다. 아이들 아버지는 도망갔고 사원에서 재스민꽃을 엮어 파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아이들은 하루 두 끼 혹은 한 끼를 먹을 때도 있는데 모두 ‘노 프러블럼(괜찮다)’이라며 웃어 보였다. 어린 나이에 체념을 배운 아이들이 너무도 안쓰러워 밥과 아이스크림을 사 줬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배고픈 서러움이란 똑같지 않겠는가.

인도인들도 똑같은 사람이기에 가난이 서럽고 힘들며, 생존하기 위해 악착같이 살아간다. 또한 인도는 온갖 모순들로 가득 차 있으며 비참한 일들이 일어나는 땅이다. 그러나 모든 가난한 인도인들이 불행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양 극단의 것이 공존하는 인도는 천당과 지옥이 뒤범벅이 된 땅이다. 그리고 그 극단 속에서 다른 나라에서는 할 수 없는 진한 체험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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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도의 어느 지역에서든 마두라이까지 버스와 기차가 연결된다. 숙소는 미낙시 사원의 서쪽 부근에 많이 몰려 있어 편리하다. 미낙시 사원 안의 지성소는 다른 사원과는 달리 힌두교도들 이외에는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by 100명 2007. 6. 23. 20:45
[이지상의 세계문화기행]<106>인도 라지기르·나란다
부처, 가르침을 펴다!
◇왕사성 유적지
기원전 6세기경, 인도에는 소왕국들이 있었다. 현재의 네팔과 인도 접경 지역에는 부처가 태어난 카필라 왕국이 있었고, 근처에는 코살라 왕국, 그리고 동쪽으로 수백㎞ 떨어진 곳에는 마가다 왕국이 있었다.

마가다 왕국은 매우 강성했다. 출가한 싯다르타 왕자가 득도한 곳은 부다가야였는데, 이곳은 변방이 아니었다. 부다가야에서 북쪽으로 약 50㎞ 정도 올라가면 마가다 왕국의 수도였던 라지기르가 있었으니, 싯다르타는 오지가 아니라 세상의 중심에서 수행했던 것이다. 그 당시 마가다 왕국의 왕 빔비사라가 수행자로서 명성이 높았던 싯다르타 왕자를 찾아가 자기 왕국에서 일해 달라는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깨달음을 얻거든 자신에게도 가르침을 달라고 부탁했다. 부처는 후일 약속을 이행했고, 빔비사라 왕은 불교도가 된다.

라지기르는 한국 불교 경전에서는 왕사성(王舍城)이라 기록되어 있는데, 산성으로 둘러싸인 구 왕사성 터와 평지의 신 왕사성 터의 흔적이 남아 있고, 무너진 성벽과 사원 터, 수행자들이 도를 닦던 손반다르 동굴, 빔비사라의 감옥 터 등이 보인다.

빔비사라 왕은 말년이 안 좋았다. 친아들인 아자타샤트는 반역을 일으켜 왕권을 잡고 부처의 사촌 동생 데바닷타는 부처를 죽이고 교단을 접수한다는 음모를 꾸몄다. 부처를 죽이겠다는 데바닷타의 음모는 실패했지만 아자타샤트의 반역은 성공해서 빔비사라 왕은 감옥에 갇히게 된다. 아들은 아버지를 죽이기 위해 음식물을 끊었고 왕비는 맨몸에 우유와 꿀을 반죽한 쌀가루를 바르고 면회를 가서 왕에게 먹게 했다. 그러나 이것마저 발각되어 아자타샤트는 어머니마저 가둬 버렸고 결국 빔비사라 왕은 죽게 되니 권력욕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준다. 부처가 열반에 들기 8년 전의 일이었다.

◇나란다 대학 유적지.

부처는 왕사성 일대, 특히 영취산에서 많은 설법을 행했다. 현재 그 산으로 오르다 보면 빔비사라 왕이 닦았다 하여 ‘빔비사라의 길’이라 불리는 길이 나온다. 이곳을 오르다보면 데바닷타가 부처를 죽이기 위해 산 위에서 바위를 굴렸고 그로 인해 부처가 발을 다쳤다는 지점이 있으며, 부처와 제자들이 수행했다고 전해지는 작은 동굴들도 있다. 그리고 정상 부근에는 부처가 설법했다는 향실(香室) 터가 나온다.

주변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독수리처럼 생겼다. 신령스러운 독수리산이라는 뜻의 영취봉(靈鷲峰)이란 이름이 여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곳의 풍경은 장엄하지만 수많은 대중이 모이기에는 협소하여 과연 여기가 불경에 나오는 영취산인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라지기르에는 불교 최초의 절이라 할 수 있는 죽림정사(竹林精舍) 유적지도 있다. 빔비사라 왕이 부처를 위해 만든 사원으로 부처는 이곳에 자주 머물며 가르침을 폈다. 원래 대나무가 많아서 죽림정사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현재는 대나무가 많지 않고 그나마도 근래에 일본 사람이 심은 것이라고 한다. 근처에는 경전에도 나오는 칼란다카 연못이 있고 온천도 있다. 그 시절에 부처와 제자들도 이용했다는 이 온천은 현재는 비눗물이 뒤범벅되어 혼잡한 공중목욕탕 같은 분위기다.

◇죽림정사 옆의 칼란다카 연못.

라지기르에는 500여명의 승려가 모여 집회를 가졌다는 칠엽굴도 있다. 기원전 483년, 부처가 열반에 든 지 3개월 후 말로 전해진 부처의 가르침이 제멋대로 퍼질 것을 염려한 제자들은 이 굴에 모여 ‘나는 이렇게 들었습니다 (如是我聞)’라고 말한 후, 서로 가르침을 확인하며 경전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것을 1차 결집이라고 하고, 100년 후 바이샬리에서 모여 다시 경전을 정리하는 것을 2차 결집이라고 한다.

이같이 부처의 가르침은 제자들의 노력에 의해서 널리 퍼졌고, 5세기경에는 라지기르에서 약 13㎞ 떨어진 나란다라는 곳에 거대한 불교대학도 생겼다. 7세기에 이곳을 방문한 당승 현장에 의하면 상주하는 승려들과 객승들이 1만여명이나 되었고 교수들이 2000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대학 내 100여곳에서 강의가 열렸으며 교실 외에도 연구실, 도서관, 회의실, 사원, 기숙사, 식당 등의 시설이 있었다고 한다.

◇나란다 대학을 방문한 티베트 승려들.

이같이 번성했던 나란다 대학은 12세기경 침입한 이슬람교인들에 의해 처참하게 파괴되어 지금은 성벽들만 폐허로 남아 있다. 당시 대학의 승복을 입은 승려들도 무사들로 오인받아 무참하게 살해됐다.

부처의 왕국도 망했고 그 법을 최초로 인정하고 받아들인 빔비사라 왕은 아들에 의해 죽었으며, 부처의 사촌 데바닷타는 부처를 죽이려고 했었다. 평생 이 같은 아픔을 겪었던 부처의 가르침은 세상의 흔적이 아니라 법을 통해서 남겨졌다. 그리고 기원전 3세기 최초로 북인도를 통일한 마가다 왕국의 아쇼카 왕에 의해 불교는 세계로 전파되었으니, 부처가 내린 씨앗이 크게 꽃피는 데 약 300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

여행작가(blog.naver.com/roadjisang)

◇라지기르의 온천.

# 여행 에피소드

인도를 여행하는 불교 성지 순례자들이 가장 긴장하고 피곤해 하는 지역이 비하르(Bihar)주다. 이곳은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이고, 식량이 부족해 많은 사람들이 다른 도시로 이주한다. 콜카타의 빈민 중에서도 비하르주 출신이 가장 많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들의 인심도 팍팍하며 가끔 무장 강도들도 나타나 버스를 통째로 털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곳이다. 그러나 불교인들이 들르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은 바로 이 비하르주에서 부처가 성도했고 많은 불교 유적지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처음 이곳에 갔을 때 한국 단체 순례자들의 도움을 받아 버스를 같이 타고 다녔는데, 영취봉에 갈 때는 무장경찰관이 동승하기도 했다. 2500년 전 인도에서 가장 번성했던 지역이 현재는 가장 곤궁한 지역이 된 것을 보며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 여행정보

일단 기차를 타고 가야(Gaya)나 파트나(Patna)로 오면 라지기르나 나란다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가야에서는 불미스런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도둑과 강도는 물론 약물을 이용해 잠들게 만든 뒤 금품을 털어가는 이들이 있으니 이유 없이 친절한 사람들, 특히 먹을 것을 주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by 100명 2007. 6. 23. 20:44
죽기 전에 꼭 맛보아야 할 요리 50선 1
중앙일보 | 기사입력 2007-06-22 17:20
[중앙일보 이장직 기자] ‘음식 종류는 많고 인생은 너무 짧다’. 어떤 음식은 단지 괴상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평생 한번도 맛보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가장 흥미있는 요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온 것이지만, 겁먹지는 말라. 죽기 전에 꼭 맛봐야 할 요리 50가지를 연재한다.

1. 거미 튀김(캄보디아)

거미 튀김이게 거미 공포증의 치료제란 말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북동쪽으로 75㎞ 떨어진) 스쿠온 지방에서는 거미 튀김을 매일 먹고 세계 최고의 요리로 알려져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거미를 ‘아핑’이라고 부르는데 크기가 손바닥 만하다. 구덩이에 넣어 기르거나 야생으로 잡아서 죽인다. 거미에 인공조미료의 일종인 MSG와 함께 설탕, 소금을 섞은 빵가루를 발라 마늘을 다져 넣은 다리가 딱딱해지고 내장이 흘러내리지 않을 때까지 기름에 튀긴다. 거미를 먹는 법은 바닷가재나 대게를 먹는 방법과 비슷하다. 하지만 껍데기를 제거할 때 별도의 기구가 필요없다. 다리 안에 맛있는 살이 들어있는데 거미의 머리 안에 들어있는 흰살이 가장 맛있다. 캄보디아인들은 거미의 알이 들어있는 내장 부분이 맛있느냐 아니면 먹을 수 없을 정도냐에 따라 거미의 품질을 나눈다. (캄보디아인들은 거미가 호흡기 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고 믿으며 살아있는 거미를 사서 쌀로 빚은 술에 넣기도 한다. 미식가들에게 최상의 거미 요리는 정글의 땅굴에서 잡아낸 털이 숭숭하고 독이 있는 거미를 적갈색으로 될 때까지 장작불로 튀긴 것이다)

2. 복어(鰒魚ㆍ일본)

복어 사시미복어에 든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독성분은 청산가리의 1200배에 달한다. 복어 한 마리에 든 독성은 성인 30명의 목숨을 한꺼번에 앗아갈 정도다. 복어를 요리하려면 복어조리사 자격증을 따야 한다. 복어의 간과 난소를 먹는 것은 절대 금지다. 물론 복어 요리를 먹을 때 혀끝에 특이한 느낌을 주는 것은 극히 적은 양의 독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복어 요리의 본고장은 오사카다. 얇게 썰어서 폰즈 소스에 찍어 먹는 후쿠사시미(복어회)가 일품이지만, 기름기 많은 뱃살 부분을 참기름과 소금에 양념해 숯불에 구워먹는 복어불고기도 맛있다.


3. 피단(皮蛋ㆍ중국)

영어로는 ‘century egg’라고 하는데 이 표현에는 약간 과장이 섞여 있다. 몇주 또는 몇달 동안 발효시킨 중국의 알 요리이기 때문이다. 100년까지 두었다가 먹는 경우는 없다. 오리알(또는 달걀, 메추라기알)을 진흙, 재, 소금, 라임을 섞은 반죽에 넣고 짚으로 싸서 단지에 보관해 두면 된다. 진흙 반죽이 딱딱하게 되면 라임에 들어있는 신맛이 부패를 막아준다. 3-4개월이 지나면 알을 까서 먹으면 된다. 피단의 흰 자위는 거무튀튀하면서 단단하게 변하고, 노른 자위는 쑥색을 띠면서 젤리처럼 된다. 중국인들은 피단을 전채나 오향장육, 오믈렛에 곁들여 먹는다. 일본인들은 생강초절임이나 두부, 간장, 참기름과 함께 먹는다. 최고급 피단은 베이징의 야시장에서 볼 수 있다.

4. 오도리 에비(踊り海老ㆍ일본)

복어보다 안전하면서도 맛있는 일본 요리는 오도리 에비. 직역하자면 ‘살아있는 새우’‘춤추는 새우’라는 뜻이다. 스시의 일종인데 먹을 때 새끼 새우의 더듬이와 발이 살아 움직인다. 새우를 사케에 담궜다가 특별한 소스에 찍어서 바로 먹는다.

5. 이구아나 고기(엘살바도르)

이구아나 고기 요리는 엘살바도르의 밀림에서 시작되어 남미 이민자들을 통해 최근에 미국에 들어왔다. 이구아나 고기는 감기약에서부터 정력제까지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검증할 수 없지만 닭고기와는 다르지만 그 대용으로 훌륭한 식품임에는 틀림없다. 닭고기와 맛은 비슷하지만 약간 향이 강하고 질기다.


6. 고베 육회

육회는 일본에서는‘비후 사시미’라고 부른다. 일본 고베 지방에서 나는 소고기는 와규 중에서도‘흰 스테이크’라고 부른다. 마블링에 흰색 부분이 두껍게 포함되어 있기 떄문이다. 이 부분이 특유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낸다. 육즙도 풍부하다. 생선 사시미처럼 얇게 썰어서 폰즈 소스에 찍어 먹는다. 덩어리채로 껍질 부분만 불에 살짝 익히거나 뜨거운 물에 데친 다음 썰어서 다다키로 먹기도 한다.

7. 랑고슈(헝가리)

랑고슈헝가리인들은 기나긴 겨울동안 감자 반죽에 마늘 다진 것을 곁들인 튀김을 즐겨 먹는다. 방금 구워냈을 때 치즈를 토핑처럼 끼얹어 먹는다. 겨울뿐만 아니라 더운 여름날 맥주와 함께 즐겨 먹는다. 설탕 파우더나 잼을 위에 바르면 훌륭한 디저트가 된다. 하지만 마늘을 곁들인 게 가장 맛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헝가리 국경을 벗어나면 맛있는 랑고슈를 맛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8. 말고기

말고기를 먹는 나라로는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전설에 따르면 1807년 나폴레옹 전투 때 나폴레옹의 수석 군의관 바롱 도미니크 장 라레가 전장에서 죽어가는 병사들을 위해 말고기를 요리해 먹을 것을 권했다고 한다. 방패를 냄비 삼아 화약으로 양념해서 먹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프랑스인들은 말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세 명 중 한 명이 말고기를 먹는다는 보고도 있다. 19세기말 파리의 생활비가 치솟자 서민들은 소고기,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는 여유가 없자 1866년 파리 동부에 말고기를 저렴하게 파는 가게가 문을 열었다. 지금도 프랑스에서는 의사가 환자에게 말고기 식사를 권하는 경우도 있다. 고단백, 저지방, 저알레르기성 식품이기 때문이다.


말 사시미말고기는 이스라엘, 영미권이나 브라질, 루마니아 등지에서는 금기시되는 음식이다. 이슬람권에서는 금지되지는 않지만 권장하지도 않는다. 개나 애완동물처럼 인간과 가깝게 지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 독일, 아이슬랜드, 멕시코,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퀘벡주), 칠레, 네덜란드, 폴란드, 슬로베니아, 스웨덴, 스위스 등에서 말고기를 먹는다.

말육회, 즉 바사시미(馬刺し)는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요리다. 핑크빛이 감돈다고 해서 ‘사쿠라니쿠’라고도 한다. 생강과 양파, 다진 파 (또는 간 마늘)을 곁들인 간장 소스에 찍어 벅는다. 말고기로 만든 아이스크림도 있다. 현재 일본에서 유통되는 말고기는 미국이나 유럽산이나 살아있는 말을 수입해 일본에서 비육한 것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제주도에서 주로 말고기를 먹는다. 고려 충렬왕 2년 몽골이 제주를 점령하면서 군용과 농경 사낭용으로 조랑말을 들여왔다. 여기서 길러진 말은 원나라로 보내졌다. 제주도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말고기를 즐겨 먹는다. 한국식 불고기, 육회, 갈비탕도 맛있다.

by 100명 2007. 6. 22. 17:57
남자를 달리고 싶게 만든다 - 포르세 카이맨 (Porche Cayman)

젊은 포르쉐 마니아들을 위한 보급형 모델
최고 258km, 245마력, 파격적 6만달러 선



작년 초가을 포르셰가 선보인 미드엔진의 스포츠 쿠페, ‘카이맨 S’에 새로운 라인업이 추가 되었다. 그냥 ‘카이맨’으로 저가형 모델이라고 보면 맞다.

카이맨 S에 장착되었던 3.4 리터 수냉식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이 2.7 리터로 축소된 것이 최대의 포인트이다. 물론, 엔진출력이 작아진 것은 틀리지 않지만, 카이맨에서는 2.7 리터 엔진을 마음껏 돌려 미드 엔진섀시를 뜻대로 컨트롤 할 수 있다. 게다가 카이맨 S와 같이 스티어 필(steer feel)이 맹렬하지만 섬세하다. 보디가 쿠페인 것도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효과를 발휘해 스포츠카로서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순수한 스포츠 모델이기 때문에 남자를 드라이빙에 몰아내는 매력을 지녔다.

■ 새삼 카이맨을 선보인 이유는?

포르쉐가 박스터의 쿠페를 개발 중이라는 소문이 흐른 것은 상당히 오래전 일이다. 그러나, 포르쉐는 그것을 단순한 박스터·쿠페가 아니고, 카이맨이라고 하는 다른 모델로 키우고 세상에 내보냈다.

박스터와 같은 프론트 트렁크룸에 테일 게이트로부터 용이하게 짐을 출납할 수 있는 트렁크룸을 리어에 마련한 미드엔진 2인승 쿠페, 카이맨은 평상시에도 실용적인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포르쉐의 새로운 모델이다. 앞모습은 이름에서 상징하는 악어 얼굴이지만 리어 모습은 박스터보다 육감적인 펜더라인과 테일 게이트를 절묘하게 섞어놓아 매력적이다.

물론 이 보디는 단순히 보여주는 즐거움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고 루프로 인해 박스터와 비교해서 휨 강성이 2배, 비틀림 강성은 2.5배 정도 강화되었다. 특히 비틀림 강성은 997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 강인한 보디가 카이맨이 박스터와는 다른 주행감각을 주는 최대의 요소가 된다. 게다가 카이맨의 경우 그 미드십에 2.7 리터 플랫 6기통 엔진을 장착했기 때문에 카이맨 S보다 중량이나 파워, 토크에서도 보디와 섀시에 여유가 느껴진다.

서스펜션은 카이맨 S와 같이 PASM(포르쉐·액티브·서스펜션·매니지먼트)가 옵션으로 설정되었으며 휠&타이어도 18 인치, 19 인치까지 옵션 가능하다. 그렇더라도 경쾌한 인상의 5 더블 포크(double fork)의 표준 휠과 17 인치 타이어의 조합이 마음에 든다. 외관상으로는 카이맨 S의 실버에 대해서 블랙 처리된 프론트의 립 스포일러, 트윈 머플러가 하나로 합쳐진 것 등이 다르다.

■ 플랫 6기통 엔진은 마음껏 돌려야

2.7 리터라고 해도 엔진은 06년형 박스터의 그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박스터 유닛은 바리오캠이 적용되었지만 카이맨의 경우 911용과 같이 밸브 리프트도 가변되는 바리오캠·플러스가 장착되어 배기량은 같은 2687 cc이지만 최고출력240 ps에서 245 ps로 증가되었다. 트랜스미션은 5단 MT가 기본이지만, 5단 팁트로닉 S와 카이맨 S와 같은 6단 MT도 옵션으로 선택 가능하다.

카이맨의 차중은 5단 MT장착 차의 경우 1,300 kg로 06년 모델의 카이맨 S보다 40 kg 가볍다. 그리고 동력 성능은 5단 MT사양으로 0-100km/h 6.1초, 0-1000m 26.0초, 최고속도 258 km/h를 낸다.

2,000 rpm 전후의 저회전부터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토크를 뿜어내는 한편, 낮은 기어로 풀 가속을 하면 7,200 rpm의 레드 존까지 단번에 올라서 등 바로 뒤에 얹힌 플랫 6기통의 쾌음을 연주한다. 멀티 실린더의 대배기량 엔진과 같은 토크로 밀어 내는 박력은 없지만, 파워를 남기지 않고 다 사용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덧붙여서 MT는 VW제의 5단형에서도 성능적으로 불만은 없지만, 게트락제사의 6단형이 기어로부터 기어에의 연결이 부드럽고 시프트 터치도 한층 매끄러우며 상쾌했다.

■ 충격적인 가격

카이맨은 기대했던 대로 단순한 염가판이 아니고 명확한 매력을 가진 스포츠카로 완성된 때문인지 시판 가격도 꽤나 충격적이다. 07년 모델의 카이맨 S가 6단 MT기준으로 $88,500, 팁트로닉 S는 $98,000인데 비해 카이맨은 스포츠 패키지로서 PASM 옵션 포함($3,500) $59,000이다. 911이 12만 달러대임을 감안하면 보급형으로서의 매력은 충분히 갖춘셈이다.

■ 포르쉐의 진수가 담겨 있다

오픈에어에 의지하지 않는 스포츠 쿠페이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드라이빙 팬의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강직한 조종 감각을 실현하면서 일상적으로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실용성, 신뢰성, 쾌적함을 갖춘 카이맨. 게다가 저렴한 가격을 지녀 매력적이다. 밸런스 잘 잡힌 카이맨과 같은 스포츠카는 포르쉐 이외의 메이커에서는 좀처럼 태어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언뜻 보기에 단순한 염가 모델 같으면서 사실은 고성능으로 펀투드라이빙(fun-to-driving)을 실현하고 실용적이라는 컨셉에서 356의 시대부터 내려온 포르쉐의 진수가 그대로 담긴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by 100명 2007. 5. 22. 08:24
긴박한 스피드(Exigence of Speed)를 위한 로켓카
- 엠비알 이오에스 (MBR EOS)

유일무이한 3인승 수퍼카 제작이 목표
최고 322km, 무려 500마력, 55만 달러 선



EOS는 영국 신생 스포츠카 메이커 MBR이 내놓은 3인승 미드십 수퍼카다.

에어로다이내믹스에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모노코크 새시와 보디패녈은 고강도 카본파이버 복합소재로 만들었다. 마더 레이싱이 공급하는 V8 4.0X 엔진은 50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고 무게당 마력비가 0.5에 이른다. EOS는 0→100km에 도달하는데 3.5초에 지나지 않아 Ferrari Enzo와 Pagani Zonda를 능가하고 있으며 가벼운 차량 무게 덕분에 322km/h (200mph) 까지 최고 속력을 낼 수 있다. 막강한 파워는 6단 수동기어박스를 통해 엄청 큰 뒷바퀴로 전달된다.

MB로드카(MB Roadcars, MBR)는 유일무이한 수퍼카를 만들기 위해 세워진 영국의 자동차 메이커다. 맥라렌 F1 이후 빈 자리로 남아있는, 아주 제한적인 3인승 수퍼카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목적. EOS는 MBR이 내놓은 첫 작품이다.

MBR은 지난 5월 모나코에서 열린 '최고의 스포츠카 쇼(Top Marque Show)'에서 EOS를 선보였다. EOS는 '긴박한 스피드(Exigence of Speed)'를 뜻하는 말. 전직 F1 디자이너들과 에어로다이내믹스 전문가가 만나 극한의 도로용 스퍼카를 만들어 냈다. MBR의 부품공급은 쟁쟁한 업체들이 맡고 있는데 브레이크는 Alcon, 외관 디자인은 Primary Designs, 타이어는 Toyo, 조향장치는 Dymag , 인테리어 디자인은 Aerotrim, 부품은 Jetblades, Panther Composites 등이다.

에어로다이내믹스와 첨단 신소재의 결합

최초의 EOS 컨셉트카는 50% 스케일 모델로 지난 1월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오토 스포츠 쇼'에서 베일을 벗었다. 이번에 선보인 것은 실제크기의 쇼카. EOS는 MBR의 최첨단 기술력을 드러냄과 동시에 수퍼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맥라렌 F1 스타일의 3인승 레이아웃을 추구하는 EOS는 가운데 운전석이 있고 뒤 양쪽에 두개의 조수석을 배치했다.

에어로다이내믹스는 EOS의 가장 근원작인 관심사다. 디자이너의 드로잉 보드가 아닌 컴퓨터 디자인을 통해 태어났다는 사실은 이 점을 극명히 드러낸다. 혁신적인 에어로다이내믹 보디와 두 개의 프론트 윙, 사이드 윙은 F1 기술을 접목해 디자인했다. 최첨단 공기역학을 우아한 디자인으로 승화시킨 프론트 윙은 다운포스를 만들어 내고 고속에서의 낮은 항력을 실현했다. 이는 탁월한 냉각효과는 물론이고 커다란 각도의 리어 디퓨저와도 조화를 이룬다.

스포츠카에 고강도 카본 파이버같은 복합소재를 쓰는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EOS처럼 새시 자체에 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고강도 모노코크 새시와 보디 패널은 우주선에 쓰이는 수준의 카본파이버 복합 소재로 만들었다. 이 소재는 유연성이 높고 비틀림 강성이 클 뿐만 아니라 매우 가볍다. 덧분에 차체 무게는 1천 KG에 불과해 비슷한 크기의 수퍼카에 비해 20% 정도 가볍다.

엔진은 마더 레이싱(Mader Racing)으로부터 공급받는다. 마더 레이싱은 GP2 레이스용 알루미늄 V8엔진을 EOS에 맞게 손보았다. 미드십에 새로 배치한 엔진은 4.0X 배기량에 최고 출력 500마력에 이른다. 레이싱 엔진답게 회전한계는 1만 rpm에 육박하고 최고출력은 9천 500rpm에서 발휘된다. 가벼운 차체때문에 kg당 마력은 0.5, 환경친화성을 높여 유로4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시킨다. 6단 수동 트랜스 미션은 관성 모멘트을 최소화 하기 위해 엔진에 나란히 배치했다. 레이싱카에 바탕을 둔 앞뒤 위시본 서스펜션과 정밀한 튜닝은 최상의 핸들링을 이끌어낸다.

MBR은 2006년 프로토타입을 선보이고, 2007년 초부터 연간 20대씩 생산할 예정. 인테리어와 장비는 고객의 주문에 맞춰 주문생산한다.

EOS는 최첨단 소재와 항공우주공학의 결합 등 수퍼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거대 메이커가 섣불리 손댈 수 없는 새로운 시도는 무모하게 보일 정도로 용감한 도전이다. 날고 기는 많은 수퍼카가 현존하는 시장에서 신생 메이커가 만든 $55만 달러에 이르는 값비싼 수퍼카가 먹혀들어갈지 궁금하면서도 기대된다.

by 100명 2007. 5. 22. 08:24
꿈의 목록 1호 스포츠카 케이터햄 수퍼 7 (Caterham Super 7)

본인이 직접 조립하는데 80시간 소요
최고속도 260km, 260마력, 0→100km 3.1초



퓨어(pure) 스포츠의 정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꿈의 차, 케이터햄 수퍼 세븐을 일반도로와 트랙에서 이틀간 타봤다. 57년 로터스의 콜린 채프만이 만든 초경량 스포츠카 세븐은 73년 케이터햄에 인수되어 명맥을 잇고 있다. 오늘날 수퍼 세븐 키트카(kit car)에 가장 많이 쓰이는 파워트레인은 포드의 2.0L 제텍 엔진과 5단 MT. 운전자세가 불편하고 비실용적이기 이를 데 없지만 운전자와의 완벽한 교감, 매니아만이 이해할 수 있는 컬트(cult)적인 분위기가 압권이다

■ 콜린 채프만의 경량화 철학에 기초

운송수단으로서의 기능보다는 운동성능과 운전의 즐거움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차들 중에서도 보통사람들이 접하기 어려운 수퍼카나 이그조틱(exotic)카가 아니고, 점차 무겁고 호화로워지는 요즘의 스포츠카와도 철저히 다른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케이터햄 수퍼 세븐은 로터스(Lotus) 세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로터스는 콜린 채프만이 설립한 소규모 회사에서 출발했다. 첫 작품은 30년식 오스틴 세븐을 개조한 경주용 모델로, 로터스 MkI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952년 그는 로터스 엔지니어링을 창립하고 그 때까지 오스틴을 베이스로 해오던 것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섀시를 갖춘 로터스 6을 개발해 53년부터 팔기 시작했다. ‘자동차는 가벼워야 한다’는 채프만의 철학에 따라 가볍고 강성이 높은 스페이스 프레임에 얇은 알루미늄 보디 패널을 덮은 초경량 스포츠카였다. 당시의 영국 자동차 세법은 완성차에 세금을 매겼으나 자동차 부품은 면세였다. 로터스 6은 가격경쟁력을 위해 부품상태로 팔렸다. 강관 스페이스 프레임의 가벼운 섀시와 값싼 영국 포드의 부품을 쓴 로터스 6은 적당한 값에 당시로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로터스 6으로 자신감을 얻은 콜린 채프만은 본격적인 로드카 제작에 뛰어들어 사세를 확장, 로터스 엘리트의 개발을 시작했다. 엘리트의 개발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회사에 지속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모델이 필요했던 그는 동시에 로터스 6을 개량한 로터스 7을 만들었다. 로터스 세븐은 기본적인 구성이 앞 모델 식스와 비슷하지만 차체가 조금 더 크고 앞 서스펜션에 더블 위시본을 썼다.

1957년 10월 런던 모터쇼에서 로터스 세븐 시리즈 1과 로터스 엘리트의 프로토타입이 공개되었다. 로터스 세븐은 6과 마찬가지로 고출력 엔진이나 복잡한 서스펜션에 의지하지 않고 가벼운 차체로 고성능을 이끌어내는 차였다. 일반적으로 엔지니어가 스타일링까지 맡은 차들은 외관이 상당히 어설지만 완벽한 기능미를 자랑하는데 세븐은 후자에 속한다. 레이싱카의 영향을 많이 반영한 차체 구조와 가벼운 몸무게를 통해 구현되는 높은 수준의 운동성능으로 로터스 세븐은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게 되어 엘리트의 개발을 위한 자금확보뿐 아니라 로터스의 명성을 높이는 공까지 세웠다.

■ 73년 로터스 세븐의 생산판매권 인수

1959년 새 공장을 건립한 로터스는 엘리트의 양산과 함께 로터스 세븐 시리즈 2를 시장에 내놓았다. 스페이스 프레임의 일부 강관을 없애고 리벳으로 고정된 보디 패널이 그만큼의 하중을 나눠 지게 한 세븐 시리즈 2는 차체가 더욱 가벼워졌을 뿐 아니라 파이버글라스로 만든 노즈 콘과 펜더를 사용, 가격도 내렸다. 채프만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때로는 차의 내구성을 희생하기도 했다. 1등으로 피니시 라인을 들어온 뒤 차가 주저앉는 것은 그에게 문젯거리가 되지 않았다. 때로는 계산을 잘못하거나 드라이버의 스타일이 맞지 않아 레이스 도중에 차체가 뒤틀리거나 균열이 생기는 일도 있었다.

이렇듯 안전성이 뒤떨어지니 그를 ‘드라이버를 위험으로 내모는 악당’이라고 평하는 사람도 있었다. 로터스 세븐 시리즈 2도 경량화의 대가로 내구성을 희생했다. 1961년 재규어 E타입이 출시되자 로터스 엘리트의 판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 완성차이면서 고성능과 럭셔리함을 겸비한 재규어 E타입이 엘리트보다 그리 비싸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세븐은 지속적인 인기를 끌어 로터스에 안정된 수익을 가져다 주었다.

1969년 10월 로터스는 시리즈 2의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프레임의 내구성을 보강하고 포드 엔진에 자체개발한 트윈캠 헤드를 얹은 시리즈 3을 선보였다. 로터스 세븐 시리즈 3은 6개월 뒤 시리즈4에 자리를 물려주었다. 시리즈4는 3보다 차체가 크고 스타일링도 완전히 바뀌었다. 글라스파이버(glass fiber)와 알루미늄 보디 패널을 함께 쓴 3과 달리 시리즈 4의 보디패널은 100% 글라스파이버였다.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기구도 바뀌고 커진 차체에 어울리게 인테리어도 넓어졌다.

1973년 콜린 채프만은 세븐을 단종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로터스 세븐의 총판을 맡고 있던 케이터햄사가 남아 있던 부품 재고는 물론 차체 제작에 쓰인 모든 공구와 함께 세븐의 저작권까지 인수해 자동차 제작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시리즈 4를 생산했으나 채 100대를 완성하기도 전에 글라스파이버 후드를 만들던 납품업체가 값을 터무니없이 올려 난항을 겪게 되었다. 마침 많은 세븐 팬들이 케이터햄에 시리즈 3의 부활을 요청하고 있던 터라 케이터햄은 시리즈 4 대신 3을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 포드의 2.0L 제텍 엔진 얹은 키트카

이렇게 탄생한 케이터햄 세븐은 여전히 57년 처음 만들어진 시리즈 1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나 세부적인 부분에서 많은 개선이 뒤따랐다. 세븐을 기초로 안전성과 내구성을 보완했지만 주행에 직접적인 필요가 없는 편의장비들은 철처히 삭제한 초경량 스포츠카라는 컨셉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편안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차다. 물론 편안함을 버린 대신 운동성능은 다른 차가 따라올 수 없는 경지에 도달해 있다. 엔진 튜닝에 따라 달라지지만 0→ 시속 100km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4초대 이내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팔리는 케이터햄 수퍼 세븐에 가장 많이 쓰이는 파워트레인은 포드 포커스, 머큐리 쿠거용 4기통 2.0X 제텍 엔진과 유럽포드 시에라에서 가져온 5단 수동변속기다. 포드 제택 엔진의 블록과 헤드에 실린더 당 하나씩의 드로틀 밸브를 갖춘 인디비주얼 흡기 방식이고, 엔진 제어는 인디카에 많이 쓰이는 팩텔이라는 시스템을 쓰고 있다. 또 고객이 원하면 다른 엔진을 쓰거나 제텍 엔진을 고성능으로 튜닝할 수도 있다. 지금은 4기통 듀라텍 엔진을 기본으로 얹기 위한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제텍 엔진의 본체가 주철인 것과 달리 듀라텍 4기통형은 알루미늄 블록을 쓰고 있다. 이는 경량화를 지상과제로 삼은 콜린 채프만의 철학에도 부합된다.

케이터햄 수퍼 세븐은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뺀 모든 부품이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된 키트카다. 시트와 계기류, 타이어까지 포함되어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팔리는 케이터햄 수퍼 세븐에 기본으로 달린 타이어는 금호 제품이다. 키트 조립에 걸리는 시간은 숙련도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80시간 내외이고 기본적인 공구와 리벳 건만 있으면 된다.

■ 낮고 불편한 운전자세로 바퀴까지 보여

필자의 드림카 목록 최상위권에 자리잡은 케이터햄 수퍼 세븐으로 도로주행을 잠깐 해보고 트랙에서 이틀을 보내는 황금 같은 기회가 주어졌다. 차에 타고 내리는 것이 고난도의 요가나 체조를 방불케 할만큼 불편한 세븐은 낮게 앉아 팔 다리를 쭉 뻗은 운전자세를 만든다. 운전석에서 바라보는 헤드램프 버킷에 반사되는 풍경이 아름답다. 이 차는 고정식 펜더와 사이클 펜더의 두 가지 보디 스타일이 있는데, 사이클 펜더 모델은 운전석에서 앞바퀴 움직임이 그대로 보여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스티어링 움직임에 따라 각도를 바꿀 뿐 아니라 요철을 지날 때마다 바퀴가 위아래로 들썩들썩하는 모습이 색다르게 느껴진다. 대시보드는 대단히 심플하다. 헤드라이트 와이퍼, 히터 등의 스위치와 턴 시그널용 토글 스위치 등은 자동차용이라기보다 세운상가에서 구해 조립한 가전제품 같은 느낌이 들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스포티한 분위기를 낸다.

클러치 무게는 생각보다 가볍지만 반 클러치 영역이 조금 좁은 편이다. 클러치 용량보다는 차가 너무 가벼워서 생긴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차 무게는 옵션에 따라 달라지지만 500kg에서 왔다갔다하는 수준이다. 진공 부스터가 달리지 않은 브레이크는 좀 무겁게 느껴지지만 제동 컨트롤이 쉽다. 초반에는 좀 무거운 듯하다가도 밟아주는 힘에 비례해 제동력이 살아나는 느낌이 포르쉐 브레이크와도 비슷하다.

스티어링 반응도 아주 샤프해 차가 독심술을 품고 운전자의 의도를 미리 헤아리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스티어링 휠이 조금 무겁게도 느껴지지만 조작할 때는 약간의 지체도 없이 운전자가 꺾는 방향으로 파고든다. 포르쉐나 코베트 같은 고성능 스포츠카들도 스티어링의 반응이 빠르고 민감하지만 감각적인 면에서 적잖은 차이가 있다. 파워 스티어링이 아니어서 느낌이 직접적인 데다 차가 가벼운 만큼 움직임이 시작될 때와 끝날 때의 여운이 깔끔하다.

슬라이드가 일어나도 차체의 거동은 안정적이고 갑작스럽게 예측불능의 상황에 빠지지 않는다. 트랙에서 타임 트라이얼을 하는 동안 운전 실수나 오버 스피드로 코너에 진입하는 바람에 몇 번의 스핀 위기에 빠진 적이 있다. 차가 상당히 큰 각도로 드리프트하는 동안에도 카운터 스티어를 쓸 시간을 충분히 벌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 차와의 교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ABS나 VSC 같은 전자장비의 도움 없이 인간의 감성만으로 차를 컨트롤하는 운전의 원초적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스포츠카가 바로 수퍼 세븐이다. 가벼운 차체 때문에 승차감은 다소 튀는 느낌이고 공기저항 때문에 최고속도도 낮다. 비좁은 차 안으로 바람이 휘몰아쳐도 빈약한 히터는 발목 부분만 달구어줄 뿐 몸을 녹여주지 못하는 등 불편하고 비실용적이기 이를 데 없는 차다. 그러나 자동차와 운전자와의 교감이라는 측면에서는 더 이상 따라올 차가 없을 만큼 뛰어나다.

차와 인간이 파워 어시스트와 전자장비라는 동시통역사 없이 곧바로 의사소통을 하는 운전감각은 첨단장비로 무장한 최신형 스포츠카와 극단적으로 차별화된 부분이다. 운전석 옆으로 지나가는 사이드 파이프에서 들려오는 자극적인 배기음, 아무런 파워기구도 없는 스티어링과 브레이크가 주는 직접적인 운전감각, 낮은 눈높이에서 오는 과장된 속도감, 가벼우면서 잘 설계된 차가 갖는 뛰어난 운동성능……. 이런 모든 것이 케이터햄 수퍼 세븐이 가진 매력이다. 거기에 카매니아가 아니면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차라는 ‘컬트’적인 분위기도 한몫 한다.

(클래식카 전문가 이민재)

* 가격은 22,000~45,000 달러선

by 100명 2007. 5. 22. 08:23
`도박 혹은 열정` - TVR 터스칸 컨버터블 (TVR Tuscan Convertable)

매니아들이 열광하는 고성능에 가격은 $8만
최고 312km, 400마력, 0→100km 3.8초



TVR은 영국 최대의 스포츠카 전문 생산업체다. `영국 최대라는 타이틀에 비해 일반인들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연간 생산량이 1500대에 불과하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지난주 소개한 영국의 케이터햄처럼 TVR도 손으로 조립하는 키트카 업체로 출발해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다.

양산차라고 하기엔 너무 생산량이 작고, 생산공정도 100% 수작업에 의존한다. TVR이라는 생소한 브랜드는 1947년 이 회사를 설립한 트레버 윌킨슨(Trevor Wilkinson)의 이름에서 따왔다. 트레버의 풍부산 상상력을 그대로 자동차에 적용하면서 초창기부터 개성있는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지만 회사는 경영난으로 1962년 도산했다.

이후 릴리 가문과 필터 휠러 등의 개인 소유주를 거쳐 지난해 러시아의 재벌인 SBS-아그로방크의 창립자인 알렉산드르 스몰렌스키의 아들 니콜라이 스몰렌스키에게 인수돼 본격적인 양산차 업체로 변화를 모색중이다. TVR은 전통적으로 파격적이면서 볼륨감이 뚜렷한 곡선 위주의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존 트레볼타가 주연한 영화 `쏘드 피쉬(Sword Fish)가 제작될 때 도메닉 세나 감독이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환상적인 자동차를 물색하다가 고른 것이 바로 TVR 투스칸(Tuscan)이었다는 일화도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슈퍼카에 버금하는 속도와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하지만 뛰어난 디자인과 주행성능으로 매니아들을 사로 잡으면서도 TVR을 사는 것은 언제나 도박과 같은 일로 여겨진다. 소수 매니아층를 벗어나 보다 대중적인 브랜드로의 성장을 가로 막는 최대 큰 약점은 안정적인 품질에 대한 신뢰성이다. 수작업에 의존한 소량생산만 하다보니 양산업체들과 같은 체계적인 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신차 개발에도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TVR의 새 주인인 솔렘스키는 현재 이 같은 문제점을 풀기 위해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 중이다. 그는 우선 북미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투스칸 2와 사가리스 등 후속 모델의 생산과 개발을 전면 중단 또는 연기시켰다. 대신 미국 같이 소비자들이 까다롭고 특히 소송이 난무하는 나라에 진출하기 위해서 내부적으로 효율적인 품질관리 시스템을 확립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아프리카와 북극에서 기후적응 테스트를 실시한 것도 전에 없던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출시된 것이 바로 2006년형 터스칸 컨버터블이다. 터스칸은 원래 1988년 경주용차로 탄생했다. 당시 개발된 터스칸은 4400cc 로버 V8엔진을 장착하고 최대출력 400 마력에 최고시속 265 킬로미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에 도달하는 정지가속이 3.8초 달했다. 경주용으로 제작돼 형식승인을 받을 수 없었지만 극성스런 마니아들이 편법을 동원해 자동차 등록증을 받아내기도 했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현재는 시중 판매용으로 모델을 따로 개발해서 판매 중이다. 일반 판매용 은 TVR의 전통인 경량화에 충실해 무게가 1100 킬로그램에 불과하다. 350마력의 힘을 내는 3600cc 엔진을 얹었고 최고시속 280km에 정지가속은 4.4초로 슈퍼카 수준의 성능을 발휘한다. 2006년형 컨버터블은 터스칸 모델 최초의 컨버터블 차량이다.

또 실내구조를 좌우대칭으로 만든 것은 TVR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북미시장을 겨냥해 좌핸들로 전환하는 비용을 낮추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값비싼 주문제작형 제품 대신에 포드 몬데오 같은 양산 차의 계기판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게 한 것도 눈에 띄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 수작업으로 생산된 컨버터블의 인테리어는 최고급의 품위를 잃지 않고 있다. 디자인에서는 경기용 자동차의 느낌을 살려 3개의 램프를 수직으로 늘어 놓았던 기존의 전면부에 손을 대, 2개의 램프를 수직배열하는 구조로 바꾼 것이 가장 눈에 띤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곡선이 풍부하고, 도발적인 색감을 살린 TVR 특유의 매력적인 디자인은 여전하다는 느낌이다. 엔진 배기량에 따라 3600cc 모델과 4000cc 모델이 있다.

4000cc 모델의 경우 최대출력 400 마력(bhp)에 최고시속 312킬로미터, 시속 100킬로미터에 도달하는 데는 3.8초가 걸린다. 디자인과 주행성능에서는 기존 모델의 명성을 그대로 잇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가격은 6만9000 달러에서 8만 달러대 초반으로 수제품`의 고급 이미지에 비해 상당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새 주인의 야심찬 계획에 따라 `대중적 이미지를 계속 높여가고 있지만, TVR은 여전히 가슴속의 `열정에 이끌려 선택하는 매니아 자동차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터스칸 컨버터블은 도박`이나 열정, 혹은 확고한 개성과 도전정신이 필요한 자동차임에 틀림없다.

by 100명 2007. 5. 22. 08:23
주문에 의한 수작업 생산하는 - BMW 750Li Exclusive Line 시승기

최고급 스포츠세단을 지향하는 BMW의 수작
최고속도 250km, 367마력, 20만 달러짜리



“Sports Sedan, Premium Brand, Trendsetter.” BMW하면 떠 오르는 단어들이다.

스포츠 세단

새로배치 직렬 6기통, 뒷바퀴 굴림방식, 그리고 50대 50의 철저한 중량배분. 달리는 즐거움을 가장 이상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밸런스를 갖추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바로 그 균형 잡힌 차체와 그것을 받쳐 주는 파워 트레인과 섀시로 다이나믹한 주행성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 BMW다. 그래서 우리는 BMW를 스포츠 세단의 대명사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트렌드 세터

BMW는 전 세계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의 벤치 마킹 대상이다. 항상 시대를 리드해 가는 새로운 그 무엇을 제시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디자인에서부터 엔진 및 파워 트레인의 테크놀러지, 새로운 개념의 섀시 및 안전 기술의 개발, 그리고 장르별, 세그먼트별로 소비자들을 BMW는 그것을 실현해 오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BMW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도로 위를 달리는 머신’으로서의 성격을 최대한 부각시켜 다른 브랜드와는 다른 벽을 구축한 것이다. BMW 관계자들에게 대표적인 경쟁상대를 꼽으라고 하면 메르세데스나 아우디, 재규어 등이 아닌 BMW 자신이라고 서슴없이 대답한다.

750Li 익스클루시브 라인은 구체적인 시장에 따른 차이를 고려한 차 만들기를 보여주고 있는 모델이다. 규모의 경제의 지배를 받는 자동차산업에서 같은 차를 많이 만들어 팔아야 이익을 낼 수 있던 시절에 BMW는 특정 시장의 취향을 고려한 소량 판매 모델을 개발해 내놓았던 것이다.

오늘날 자동차시장은 개인의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소품종 다량 생산’ 시대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BMW는 그런 시장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인디비주얼(Indivisual) 사업부를 설립해 익스클루시브 라인과 같은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오늘 시승하는 750Li 익스클루시브 라인에는 4,799cc V8 DOHC 32밸브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 367bhp/6,300rpm, 최대토크 490 / 3,400rpm을 발휘한다.

트랜스미션은 6단 AT로 시프트 바이 와이어 기술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760Li의 것과 같다. 스탭트로닉 수동기어 모드를 설정하고 있다. 스티어링 휠 상의 버튼으로 시프트 업다운을 할 수 있다. 앞쪽에 있는 두 개의 버튼은 시프트 다운, 뒤쪽 새끼 손가락 부분에 있는 것은 시프트 업용이다. 밀면 다운 당기면 업 하는 BMW의 플로어 방식과 같은 컨셉이다.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50km/h에서 2단, 105km/h에서 3단, 165km/h에서 4단, 그리고 첫 번째 벽을 넘고 조금 지나 5단으로 시프트업이 진행된다. 이럴 때 솔직히 말하자면 직접 동시에 시승을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V형 12기통과의 차이를 감지할 수 없다.

다른 측면에서 말하자면 12기통 엔진은 메이커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말 그대로 상징적 존재로서의 의미가 강하고 실제 시장에서는 V형 8기통 엔진이 볼륨을 올려준다. 국내 수입차 시장도 마찬가지. V형 8기통 모델의 비중이 BMW가 70%, 메르세데스 벤츠는 50% 전후, 아우디는 약 65%에 이를 정도라는 것이 이를 반증해 준다.

5단으로 달리다가 2단까지 시프트 다운을 해도 차체가 움찔거린다거나 하는 거동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반응이 뒷좌석 탑승자에게 안락함을 주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운전석 시트의 타이트한 착좌감을 살리면서도 뒷좌석에서의 안락한 감각도 손상시키지 않는, 차의 성격에 걸맞는 세팅이 돋보인다.

제원표상의 0-100km/h 가속성능은 6.0초. 이 역시 이 세그먼트의 차에서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배기량에 따른 당연한 성능이기에 그보다는 다른 측면에서의 주행성을 더 중시한다는 것이다. 물론 5시리즈나 3시리즈와는 달리 가속감은 사운드 등은 극단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달리는 맛을 약간은 반감시킬 수 있는 대목이다. 거의 모든 것을 자동차가 해결해 준다는 얘기이다. 운전자가 끼어 들 여지는 오른발과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 정도다. 쇼파 드리븐카로서의 용도에 맞는 세팅이라고 할 수 있다.

서스펜션은 ARS(Active Roll Stabilization)를 채용한 새로운 알루미늄 타입의 에어 서스펜션으로 바디 롤을 최대한 억제해 준다. 앞뒤 스태빌라이저를 기계적으로 제어해 롤을 억제하는 다이나믹 드라이브 전제제어 댐퍼를 사용한 액티브 서스펜션 EDC-C도 BMW다운 주행성을 살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여기에 안티 스핀 디바이스 DSC, 레이저로 앞차와의 거리를 조정하면서 달리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가능한 모든 하이테크를 만재하고 있다.

이 차가 채용한 새로운 장비들이 다른 메이커들에도 보편화되는 것을 보고 예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BMW는 익스클루시브 사업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가격은 보통 750Li가 11만 달러짜리나 주문형 익스크루시브 라인은 최고 20만달러 수준.“Sports Sedan, Premium Brand, Trendsetter.”

BMW하면 떠 오르는 단어들이다.

스포츠 세단

새로배치 직렬 6기통, 뒷바퀴 굴림방식, 그리고 50대 50의 철저한 중량배분. 달리는 즐거움을 가장 이상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밸런스를 갖추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바로 그 균형 잡힌 차체와 그것을 받쳐 주는 파워 트레인과 섀시로 다이나믹한 주행성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 BMW다. 그래서 우리는 BMW를 스포츠 세단의 대명사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트렌드 세터

BMW는 전 세계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의 벤치 마킹 대상이다. 항상 시대를 리드해 가는 새로운 그 무엇을 제시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디자인에서부터 엔진 및 파워 트레인의 테크놀러지, 새로운 개념의 섀시 및 안전 기술의 개발, 그리고 장르별, 세그먼트별로 소비자들을 BMW는 그것을 실현해 오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BMW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도로 위를 달리는 머신’으로서의 성격을 최대한 부각시켜 다른 브랜드와는 다른 벽을 구축한 것이다. BMW 관계자들에게 대표적인 경쟁상대를 꼽으라고 하면 메르세데스나 아우디, 재규어 등이 아닌 BMW 자신이라고 서슴없이 대답한다.

750Li 익스클루시브 라인은 구체적인 시장에 따른 차이를 고려한 차 만들기를 보여주고 있는 모델이다. 규모의 경제의 지배를 받는 자동차산업에서 같은 차를 많이 만들어 팔아야 이익을 낼 수 있던 시절에 BMW는 특정 시장의 취향을 고려한 소량 판매 모델을 개발해 내놓았던 것이다.

오늘날 자동차시장은 개인의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소품종 다량 생산’ 시대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BMW는 그런 시장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인디비주얼(Indivisual) 사업부를 설립해 익스클루시브 라인과 같은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오늘 시승하는 750Li 익스클루시브 라인에는 4,799cc V8 DOHC 32밸브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 367bhp/6,300rpm, 최대토크 490 / 3,400rpm을 발휘한다.

트랜스미션은 6단 AT로 시프트 바이 와이어 기술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760Li의 것과 같다. 스탭트로닉 수동기어 모드를 설정하고 있다. 스티어링 휠 상의 버튼으로 시프트 업다운을 할 수 있다. 앞쪽에 있는 두 개의 버튼은 시프트 다운, 뒤쪽 새끼 손가락 부분에 있는 것은 시프트 업용이다. 밀면 다운 당기면 업 하는 BMW의 플로어 방식과 같은 컨셉이다.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50km/h에서 2단, 105km/h에서 3단, 165km/h에서 4단, 그리고 첫 번째 벽을 넘고 조금 지나 5단으로 시프트업이 진행된다. 이럴 때 솔직히 말하자면 직접 동시에 시승을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V형 12기통과의 차이를 감지할 수 없다.

다른 측면에서 말하자면 12기통 엔진은 메이커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말 그대로 상징적 존재로서의 의미가 강하고 실제 시장에서는 V형 8기통 엔진이 볼륨을 올려준다. 국내 수입차 시장도 마찬가지. V형 8기통 모델의 비중이 BMW가 70%, 메르세데스 벤츠는 50% 전후, 아우디는 약 65%에 이를 정도라는 것이 이를 반증해 준다.

5단으로 달리다가 2단까지 시프트 다운을 해도 차체가 움찔거린다거나 하는 거동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반응이 뒷좌석 탑승자에게 안락함을 주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운전석 시트의 타이트한 착좌감을 살리면서도 뒷좌석에서의 안락한 감각도 손상시키지 않는, 차의 성격에 걸맞는 세팅이 돋보인다.

제원표상의 0-100km/h 가속성능은 6.0초. 이 역시 이 세그먼트의 차에서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배기량에 따른 당연한 성능이기에 그보다는 다른 측면에서의 주행성을 더 중시한다는 것이다. 물론 5시리즈나 3시리즈와는 달리 가속감은 사운드 등은 극단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달리는 맛을 약간은 반감시킬 수 있는 대목이다. 거의 모든 것을 자동차가 해결해 준다는 얘기이다. 운전자가 끼어 들 여지는 오른발과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 정도다. 쇼파 드리븐카로서의 용도에 맞는 세팅이라고 할 수 있다.

서스펜션은 ARS(Active Roll Stabilization)를 채용한 새로운 알루미늄 타입의 에어 서스펜션으로 바디 롤을 최대한 억제해 준다. 앞뒤 스태빌라이저를 기계적으로 제어해 롤을 억제하는 다이나믹 드라이브 전제제어 댐퍼를 사용한 액티브 서스펜션 EDC-C도 BMW다운 주행성을 살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여기에 안티 스핀 디바이스 DSC, 레이저로 앞차와의 거리를 조정하면서 달리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가능한 모든 하이테크를 만재하고 있다.

이 차가 채용한 새로운 장비들이 다른 메이커들에도 보편화되는 것을 보고 예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BMW는 익스클루시브 사업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가격은 보통 750Li가 11만 달러짜리나 주문형 익스크루시브 라인은 최고 20만달러 수준.

by 100명 2007. 5. 22. 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