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세계최초 내성소 생산이라 호들갑떨다 일본가서 무소식
전수검사안한 미국, 광우병소 3마리만 발견…일본? 30마리넘어[데일리안 이미숙 과학칼럼니스트]
광우병에 관한 수다 ①“광우병은 원인이 밝혀졌고 곧 사라지게 될 질병"
②"광우병 감염 위험성이 있는 소라 하더라도 고기나 우유는 안전하다."
③"프루시너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프리온 단백질이 광우병의 원인임을 밝혔고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광우병을 일으킬 수 있는 동물성 육골 사료를 모두 금지시켰다“
④"광우병은 호흡기, 접촉 등으로 걸릴 수 있는 전염병이 아니라 프리온이 든 물질을 먹어야만 걸릴 수 있는 전달병(transmissible disease)"이므로 "이미 밝혀진 SRM이 축적되는 부위만 전 세계가 통제할 수 있다면 광우병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⑤"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수억 마리의 소가 도축됐지만 그중 3마리만 광우병에 걸렸을 뿐"
⑥"식품에서 100% 안전한 것은 없으며 이 정도 확률이면 우리가 흔히 먹고 있는 식품보다도 더 낮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상은 5월 8일자 모 신문 기사에서 읽은 이영순 서울대 수의대 교수의 발언이다. 어떤 분이신지 호기심이 발동해서 구글을 잠시 찾아 봤다. 애들 말로 확 깨는 발언을 더 찾았다.
"광우병 걸리기는 골프장서 벼락 맞기보다 어렵다"(2004년 8월 28일, 연합뉴스)
(통상 벼락 맞아 죽을 확률은 백만분의 일이라고 위해도 평가를 한다고 함)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다음의 대화가 오갔다. 실제로 누군가와 주고받은 이야기는 아니고, 필자의 생각이다.
- 저거 다 올바른 주장인가요?
- 1번은 말도 안 되는 소리군요. 광우병의 원인은 아직 논쟁 중입니다.
- 곧 사라지려면 어떤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나요?
- 병에 대해 잘 모르니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알려진 것들만 가지고 이야기 하라면, 쇠고기를 안 먹는 것이 최선의 방법 아닌가요?
- 미션 임파서블이군요.
- 모든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안 먹이고, 모든 도축 소를 다 검사하는 방법이 차선책이죠.
- 너무 가혹한 조건인데요. 연구가 광속으로 진행되어 안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야겠습니다.
- 사실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피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선택이죠.
- 스스로 선택할 수 있나요?
- 선택할 수 있어야겠죠...
- 저 분이 우리 일반인들이 미처 모르는 최신 연구 결과를 알고 계신 것 아닐까요?
- 그럴 지도 모르겠습니다. 교수님이시니까요. 네.
- 2번도 확신할 수는 없죠. 말초신경계에도 변형프리온이 축적된다는 발표가 얼마 전에 있었습니다. 일본의 연구였죠.
- 살코기에도 프리온 존재가능이란 기사가 있었군요.
- 동물성 사료가 전 세계적으로 금지되었나요?
- 소에게 먹이는 것은 금지되지 않았나요? 전 세계는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 ‘SRM 축적 부위를 전 세계가 통제할 수 있다면‘이란 말은 아직 통제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말 아닌가요?
- 그래도 광우병 소 발견 사례가 확 줄었으니 없어지긴 하겠죠.
- 사료 통제가 제대로 된다면?
- 네, 제대로 된다면...
- 미국에선 광우병 소가 3마리
“만” 발견되었군요.
- 미국에선 광우병 소가 3마리만
“발견”되었죠. 미국은 전수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 너무 엄격하신 거 아닙니까?
- 일본에서 서른 마리 넘게 발견되었다고 하더군요.
- 일반 식품보다도 더 낮은 수치라는 말은 맞는 말 아닙니까?
- 물론, 매년 식중독으로 사망 사고 심심찮게 나죠. 복어 먹고 돌아가시는 분 꼭 계시고.
- 그런데 왜 저 말이 맘에 안 드는 걸까요?
- 글쎄요.
위험성 하나 추가요~! 하는 것 같아서겠죠. 감성적인 반응입니다. 말 자체는 맞는 말이니까요.
- 잘난 척 하겠습니다. 사람들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보다는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폰 노이만이 말했다죠.
- 골프장에서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말씀은 명언이군요.
- 벼락 맞아 죽을 확률은 보통 1백만분의 일이라고 합니다. 금속 막대기를 들고 잔디밭을 돌아다니면 벼락에 맞을 가능성이 매우 커지지 않을까요?
- 골프 안 치는 사람들에겐 확률이 0입니다.
- 광우병 걸릴 확률이 매우 낮다는 것은 틀린 말은 아닙니다. 로또 당첨될 확률도 매우 낮죠. 그런데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사람은 이론적으로는 1년에 52명입니다. ‘쇠고기 청문회’와 ‘쇠고기 백분토론’이 끝난 후에 뉴스를 보는데 ‘발병할 확률이 10억분의 1이라면 1년 동안 4명의 환자가 발생한다고 계산됩니다’라는 대목이 귀에 팍 들어오더군요.
- 구체적으로 몇 명이라고 들으니 좀 무섭네요.
- 물론, 10억분의 1이라는 확률은 ‘매우 낮은 가능성’이라는 뜻으로 쓴 말일 것이고, 계산한 사람은 그래도 안전하다고 말하는 건 아니라고 주장하려는 것 이외의 다른 뜻은 없겠죠.
- 우리나라에서 매년 4명의 광우병 환자가 발생할거라는 뜻은 아니란 거죠?
- 물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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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우석 박사팀이 세계 처음으로 생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광우병 내성(耐性)소'가 실제 광우병 내성을 가졌는지에 대한 검증작업을 위해 2005년 5월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되고 있다. ⓒ 연합뉴스 |
- 오, 이영순 교수는 서울대 수의대 IRB(임상시험심사위원회) 위원장도 역임하셨군요.
-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 때 위원장이셨죠. 둘이 친하다는 기사도 있었네요
- 유유상종인가요?
- 기사를 액면 그대로 생각할 필요는 없겠죠. 사교적인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 그러고보니 황우석 연구 중에 광우병 내성소 개발도 있지 않았나요?
- 있었죠. 광우병 내성소를 4마리 만들어 한 마리는 광우병 예방 효과를 확인하려고 일본으로 보냈네요. 가만 있자... 2005년 5월 13일에 비행기 태웠네요.
- 그 소는 지금 뭐하고 있나요?
- 알려진 바 없네요. 상업성은 없다고 했습니다.
- 국 끓여 먹었을까요?
- 일본에 있는 소는 유전자 조작한 동물이라고 안 건드렸을 겁니다.
- 한국에 남았다는 세 마리는요?
- 잊혀졌죠.
- 역시 광우병에 관한 질문의 답 중엔 “모르겠습니다“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광우병이란 이슈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머리 아프게 과학 공부 할 일은 거의 없군요.
- 광우병에 내성을 갖게 되는 원리가 뭐였죠?
- 잊어버렸습니다만, 신경 쓸 필요가 있을까요.
- 그 문제에 대해선 과학자들이나 관심을 가지겠군요.
- 논문이 나온다면 그렇게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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